북극여행자 - 북위 66.5도에서 시작된 십 년간의 여행
최명애 글.사진 / 작가정신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정말 말도 안되게 덥다. 이런 날에는 몰입할 꺼리가 필요하다.

물론 몰입하다가도 너무 더워서 순간 집중력을 놓쳐버리긴 하지만...

 

이런날에 딱 읽기 좋은 게 바로 이 책이다.

소재가  북극이고, 이 책의 저자는 베테랑 기자라 책의 문체가 흡입력있다.

읽기 시작해서 앉아서 몇 시간동안 이 책을 계속 읽었다. 단지 흡입력있는 문체 때문만은 아니고 재미가 있어서(윗트있다!ㅋㅋ)

어느새 더위에 대한 짜증도 잊어버리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처음에 보고 되게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북극에 대해 아는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진짜 별로 없었다.

북극곰, 오로라, 세종기지....

그래서 더 궁금했다. 북극여행은 어떨까 하고.

보통 여행이나 휴가를 생각할때 동남아,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을 생각하지

북극.. 을 생각하진 않으니까.

 

여행기 홍수의 시대다.

인터넷에 도시 이름만 치면 가지각색의 여행기가 나온다. 서점에 가면 모험담같은, 어떤 사람들을 만난 것이 서술되어 있는 여행기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그런 여행기들 중에서 러시아나 핀란드, 아이슬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와 스발바르제도, 알래스카나 북극곰투어가 담겨 있는 책은 희소하다.

이 자체만으로 프레쉬한 느낌이다.

 

생소한 곳에 대한 감상이나 일정투어 경험들만 주구장창 나오는게 아니라 그 땅의 역사라던가 주민들의 동향, 도시 배경지식, 그리고 생태관광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 꽤 유익하다.

(생태관광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 책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생태관광이란 여행자들이 자연에 미치는 자신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자신의 여행이 산업 개발로부터 자연을 지켜내고, 현지 주민들의 삶의 여건을 개선할 수 있게 애쓰는 노력이라고 한다.(p12))

책 뒷부분에는 에고 트래블 가이드도 담아놓아 북극투어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북극에 대해 진짜 많은 것을 알게 됬다.

아이슬란드에는 한국 사람이 딱 10명 산다는 것부터 영화 프리윌리의 범고래의 한많은 일생 이야기, 반지의 제왕에 오크들이 나오는 배경의 그 땅이 '인랜드'에 실제로 펼쳐진다는 것, 오슬로의 물가는 완전 비싸다는 것, 북극곰 투어는 10월, 11월이 좋다는 것, 지구 온난화로 북극곰은 먹이도 줄어들고 얼음이 없어서 수영하다가 익사하기도 해 세계적 멸종위기 종이 되었다는 것, 에스키모 인들은 고래가 잡힌것이 아니라 잡혀준 것이라고 믿는 다는 것, 알래스카의 호시노 미치오 등...

 

이 책을 보기 전엔 절~대로 알 수 없는 사실들이었다.

 

 

책에는 진짜 북극곰과 가짜 북극곰이 등장하는데,

진짜 북극곰은 곰이고

가짜 북극곰은 함께 북극을 여행한 저자의 남편의 애칭이다.

프롤로그부터 '북극곰'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처음엔 으응? 했었다는ㅋㅋ(괄호치고 설명 좀 넣어주지.. 일부러 빼셨나;;)

북극곰이건 반달곰이건 뜻이 맞는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여행하는 건 참 좋고 부럽게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지명이 좀 어려워서 어디가 어딘지 빨리 인지가 안되서 그렇지.

정말 실감나는 여행기다. 아침, 점심, 저녁의 일정을 고소란히 덤덤히 써놓아 같이 동행중인 일행의 일기로 느껴지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이런 앙큼한 여행기 같으니라고.

 

책의 문체는 진짜 발랄하게 웃기다.

대략 이런식이다.

'북극곰은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고독한 동물일 것이다. 이 거대하고 하얀 동물은 무리를 짓지 않는다. 혼자 산다... (중략) 새끼는 생후 육 개월 정도만 어미곰과 함께 지낸뒤 헤어져 제 갈길을 간다. 아빠곰은 엄마곰과 짝짓기만 하고 이미 떠났다. 이 '콩가루 가족'은 약 이십 년의 생애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p214)'

분명 이건 작가의 색깔이다. 다른 사람이 북극에 갔다와서 여행기를 쓴다 한들 이런 여행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사진이 많이 적었다는 것.

그나마 조금이라도 담긴 사진들은 다 화보같은데...

글과 매치되는 사진이 있었으면 덜 지루하고(별로 안 지루하긴 한데.. 그 와중에도), 더 상콤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북극곰 투어.

특히 북극곰이 있는 캐나다 처칠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더 설레서..

어머 이건 죽기전에 꼭 가봐야돼.  했다는.

개인적으로 요르단의 낙타투어를 발견한 이후로 두번째로 땡기는 여행상품이다!! 흐흐

 

 

가끔 살다가 힘들면...내가 왜 살지? 할 때가 있는데 

이럴땐 차라리 여행을 가야 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서 북극곰 한 번 오로라 한 번 못보고 백야 한 번 경험도 못해보고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그냥 삶을 마감하는건 너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이 책을 덮고 나서 들었다.

 

 

과연 살면서 언젠가는 나도 북극에 갈 수 있을까?

(북극에 가고 싶다는 꿈을 꾸는 의지★)

 

여행기를 보고 그 지역에 대한 여행을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면... 성공한 여행기가 아닐까?

하고 1초동안 생각했다. 풋

이 책은 성공한 여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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