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다. 재밌다. 스릴도 있다. 드라마로 만들면 재밌을 거 같다.
그때 구남이가 우리 아빠를 구해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나는 세상에 있었을까? 아빠에게는 그 이후로도 두세 번쯤 죽을 고비가 더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친구 오토바이 타고가다가 죽을 뻔, 군대 있을 때 고문관 수류탄에 죽을 뻔했단다. 우리 엄마도 한두 번은 죽을 뻔했을 테고, 할머니, 할아버지, 그 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죄다 그럴 텐데・・・・・・ . 그러고보면 내가 지금 여기 있다는 건 어마어마한 기적이다. 지구상에 단백질이 처음 생겨나고, 생명체가 등장하고, 물속 생물이육지생활을 시작하고, 원숭이를 거쳐 인류가 등장해 강무순에게 전달될 때까지 나의 DNA는 수억 년을 무사고 배달된 셈이다. 그 숱한 죽을 뻔한 고비를 숱한 행운과 숱한 구남들의도움으로 이겨낸 위대한 기적, 생존하는 모든 생물은 기적의결과물이다! 말해놓고 보니 무슨 사이비 종교 지도자 같구만. - P173
108배를 하다가 중단했었다. 일단 교대 근무를 하면서 정한 시간에 하는 게 쉽지 않았고 한참 하다보면 감정을 차분히 들여다 볼 여유가 생기질 않았다. 어떤 때는 짜증이 나고 더 화가 날 때도 있었다. 오히려 절하기 전과 후에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감정의 실체가 더 분명해졌던 거 같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는 못 했다. 이게 바른 표현인지 모르겠는데 수행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명상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은 제목 그대로 명상의 기원, 역사, 여러가지 명상법에 대해 그림과 함께 간결하고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108배에 대한 내용은 없다. 그러나, 나는 108배를 책에서 말하는 역동적인 명상으로 이해했다. 초심자가 다양한 명상 기법을 몸에 익히기 위해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도 잘 설명되어 있다. 미니 명상도 따라 해 봤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절대라는 건 없기 때문에 조금씩 시도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한다. 명상을 하기 전에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따로 메모해서 가끔 읽으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명상이 목적하는 바 효과를 드러내려면 가볍게는 몇주, 혹은 몇달, 여러 해가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단기에 뭔가 달라지길 기대해서는 안 된다. 내가 너무 큰 욕심을 부렸구나, 반성도 했다. 길을 걷거나 직장에서나 일을 하고 일상 생활을 영위하면서 마음을 모으고 집중 할 수 있는 방법들도 있다.명상에 관해 좋은 교과서가 될 것 같다.
몇 마디 말로 다 뭉뚱거리는 사람들 속에 살다보니 답답할 때가 많다. 이게 울 상황인지 웃을 상황인지 화낼 상황인지 하는 걸 판단을 잘 못 하고 오해에 오해가 쌓여 감정의 골들이 깊어진다. 사람들은 질까 봐 겁낸다. 몰려오는 감정의 파도에 삼켜지지 않으려고 버틴다. 살아내느라고 급급하면 내 감정의 실체를 살필 겨를이 없다. 먹고 사는 일이 우선이라 차분하게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 하고 되는데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탓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적절한 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그 사람들의 ‘공식‘이 아닌가 싶다. 나라고 사는 게 수월하진 않지만, 그래도 책을 읽고 더 나은 내가 되고자 노력하는 나라면 조금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호흡을 고르고 ‘감정의 진정 스위치‘를 누르고. 나의 감정을 누구보다 스스로 오해하지 않고 바로 알아야겠다.
원제는 Authentisch Leben이다. 독일어 사전을 찾아 봤는데 ˝진정한 삶을 살다˝그 정도 뜻인 거 같다. 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연구하고 전하는 협회가 있다고 하며 그 협회에 있는 라이너 풍크가 에리히 프롬의 글들을 묶은 책이다. 일러두기에 나와있다시피 국내에 발표되지 않은 글들과 강연, 일부는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발췌한 내용이다.인간은 자연의 변덕이다. 유일하게 자기 자신을 자각하는 생명체이다. 인간은 자연에 살면서 동시에 자연을 초월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자기 자신과 자신의 과거, 자신의 미래를 자각한다. -18쪽-그렇기 때문에 대충 주어진대로, 흘러가는대로 살 것이 아니라 있는 힘껏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기계와 기술에, 쏟아지는 정보들과 외부의 압력에 휘둘리면서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다. 주도적으로 살아가지 못 하고 자아를 잃은 결과는 무기력함이다. 누군가가 외부의 무엇이 삶에 변화를 가져오기를 바라지만 단호히 발걸음을 내딛어 변화를 향해 나가야 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다. 대략 이런 내용인 거 같다. 여러 곳에서 발췌하다보니 가장 오래 된 내용은 1937년, 가장 최근 글은 1974년이다. 우리는 용기만으로 극복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21세기를 살고 있다. 핑계대지 않으면서 마음의 건강도 지켜내야 한다. 쉽지 않다.
실존이란 내가 사는 세계에서 나를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자신이 처한 상황과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것들을 부정하고 도피하는 이들은 자신의 삶을 산다고 말하기 어렵다. 또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타인과 맺어져 있으며 타인의 존제로 인해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이 관계 맺은다른 이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갖는다. 이러한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고 관계에서 단절된 삶 역시 실존은 아닐 것이다.자신의 존재를 자각한 순간부터 실존은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부과된다. 실존이란 기왕 태어난 김에 죽지는 못하고 살아지니까 사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 사는 대로 흘러가듯 살아가는 것도 아니며, 주어진 조건에 적응하고 때로는 극복하며삶의 주인으로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 P211
행복한 사람은 고난과 고통이 없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런것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평정과 충일함을 느낄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현실의 곤경을, 자신을 고양시킬 기회로 여긴다. 즉, 니체가 말하는 힘이란 고난과 고통을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힘, 실존의 능력을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낼 때 행복할 수 있다. - P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