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 에코리브르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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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처음 출간된 1960년대의 시대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 책의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초제와 살충제 등의 화학물질이 인간과 자연에 끼치는 폐해의 사례집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너무나도 비슷비슷한 사례들이 300여 페이지에 걸쳐 지루하게 나열되어 있어 참으로 읽기 힘들었다. 그러나 레이첼 카슨이 이 책을 쓴 1960년대는 과학기술의 진보가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던 때였고, 살충제의 유해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 점을 이해한다면 이 책이 미국 사회와 생태주의 운동에 미친 영향 또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지금 읽기엔 쉽지 않은 고전인 것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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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제국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의 세계를 탐험하다
칼 짐머 지음, 이석인 옮김 / 궁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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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어릴 때만해도 학교에서 1년에 한 번씩 구충제를 나눠줘서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아재 인증?). 기생충이라고 하면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을 떠올리는 분들께 권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기생충이 지구 생태계의 주인이다’라는 도발적인 주제를 던집니다. ‘기생충은 개체 수가 많은 종을 숙주로 삼기 때문에 개체 수가 적은 종이 피해를 적게 입는다, 그래서 기생충은 다양한 종이 등장하는 원인이 되었다’라고 주장하죠. 암수가 만나 일어나는 유성생식도 기생충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기생충에 대항하기 위한 숙주들의 노력으로 생긴 다양한 독과 항생물질의 진화도 보여줍니다. 기생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나게 많이 퍼져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려주죠(북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바닷가재의 80%가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결국 기생충은 숙주와의 진화적 경쟁을 통해 전지구적 생태계의 다양성을 이끌어가는 주된 동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에 비해 인간은 지구 생태계를 착취하여 전방위적이고 괴멸적인 피해를 입히는 진정한 기생충(영화 <매트릭스>에서 스미스 요원이 모피어스에게 이런 대사를 하죠?)이라고 비판합니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롭고 도발적인 책입니다. 이 책을 완독하고 나면 기생충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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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 - 옛이야기를 통해서 본 여성성의 재발견
고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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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옛이야기를 통해서 본 여성성의 재발견’입니다.

저자가 신화학 박사이며 꿈 분석가인 만큼, 이 책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래동화들(심청전, 콩쥐팥쥐, 해님달님 등)에서 보여지는 상징과 이미지를 신화적/심리적으로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옛이야기들에 숨어 있는 태곳적 여성성을 회복하려고 시도합니다.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여성성이라고 해서 여성들만 갖고 있는 건 아닙니다.

남성성을 아니무스, 여성성을 아니마라고 하는데, 칼 융에 따르면 인간의 내적 인격은 아니무스와 아니마로 구성됩니다.

따라서 남자든 여자든 아니무스와 아니마를 전부 갖고 있죠. 어느 정도의 비율이냐가 문제지만요.

사람들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자아와 외면을 동일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한국과 같은 지극히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사람들은 더욱 더 남성적인 남성이 되려고, 남성적인 여성이 되려고 노력하죠.

하지만 이로 인해 내적 인격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이는 개인의 심리상태나 대인관계에 문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남성적인 것만 인정하는 사회에서 우리의 여성성은 상처받고 내면에 꼭꼭 숨어 있게 마련입니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여성성의 복원을 통해 우리의 내면 심리를 건강하게 복원하고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우리가 어릴 때부터 들어온 옛날 이야기를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되는 책입니다.

직장 생활을 통해 어쩔 수 없이 남성성을 투사받고 있는 여성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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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 유재현의 아시아 역사문화 리포트, 프놈펜에서 도쿄까지 유재현 온더로드 1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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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본적으로 여행기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여행기는 아니죠.

저자는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대만, 일본 등 아시아를 여행하며 각국의 2차대전 이후 그늘진 현대사를 조명합니다.

때문에 이 책은 여행기인 동시에 역사서이기도 하지요.

사회운동 단체에서 활동한 이력 때문인지, 저자는 미국의 패권주의와 각국의 군부독재에 굉장히 강력한 비판을 가합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묻혀 있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아시아의 어두운 기억을 끄집어 내죠.

저자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각국의 역사적 진실을 우리의 역사와 연결합니다.

대만의 2.28 학살에 6.25 양민학살을, 태국의 군부 쿠데타에 박정희, 전두환의 쿠데타를, 일본 좌파의 몰락에 한국 진보의 위기를 대입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역사를 우리의 역사로 치환하여 같은 아시아권에서 동일한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를 찾고자 합니다.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멋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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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김앤장 - 신자유주의를 성공 사업으로 만든 변호사 집단의 이야기 우리시대의 논리 10
임종인.장화식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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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방영했던 <풍문으로 들었소>라는 드라마를 보면, 유준상이 정∙재계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로펌의 대표로 나옵니다.

아마 김앤장을 모델로 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다들 김앤장이 대형 로펌 1위라는 사실만 알고 있지, 이들의 정체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들이 갖고 있는 권력이 얼마나 엄청난지(조금 과장하면 삼성과 맞먹는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얼마나 파렴치한 집단인지 깜짝 놀라게 됩니다.

지금의 한국이 과연 법치국가와 민주주의 국가인지에 대한 좋은 해답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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