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제국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의 세계를 탐험하다
칼 짐머 지음, 이석인 옮김 / 궁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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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어릴 때만해도 학교에서 1년에 한 번씩 구충제를 나눠줘서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아재 인증?). 기생충이라고 하면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을 떠올리는 분들께 권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기생충이 지구 생태계의 주인이다’라는 도발적인 주제를 던집니다. ‘기생충은 개체 수가 많은 종을 숙주로 삼기 때문에 개체 수가 적은 종이 피해를 적게 입는다, 그래서 기생충은 다양한 종이 등장하는 원인이 되었다’라고 주장하죠. 암수가 만나 일어나는 유성생식도 기생충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기생충에 대항하기 위한 숙주들의 노력으로 생긴 다양한 독과 항생물질의 진화도 보여줍니다. 기생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나게 많이 퍼져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려주죠(북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바닷가재의 80%가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결국 기생충은 숙주와의 진화적 경쟁을 통해 전지구적 생태계의 다양성을 이끌어가는 주된 동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에 비해 인간은 지구 생태계를 착취하여 전방위적이고 괴멸적인 피해를 입히는 진정한 기생충(영화 <매트릭스>에서 스미스 요원이 모피어스에게 이런 대사를 하죠?)이라고 비판합니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롭고 도발적인 책입니다. 이 책을 완독하고 나면 기생충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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