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 여사의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고질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결론이 싱겁고 반전이 거의 없어서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에 급격히 힘이 빠진다는 것. 추리소설의 큰 매력 중 하나인 사건 추리와 해결의 카타르시스가 적다는 건 대단한 약점일 수 있으나, 미미 여사는 작품마다 특유의 메시지를 깊은 울림을 담아 전달하는 것으로 그 약점을 상쇄해왔다. 이 작품 <진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래도 추리소설이 가져야할 덕목은 빠짐없이 갖추고 있어서 끝까지 긴장하게 만든다.
곤충에 대한 멋진 에세이가 아닐까 하는 기대에 철저히 어긋나는 책. 70% 이상의 내용이 (여성)곤충학자가 세상에 어떻게 보여지는지와 저자의 신변잡기에 대한(물론 곤충과 관련있는 내용이지만) 것으로 채워져 있다. 그리 재미있지도, 도움이 되지도 않는 책.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스탈린그라드전투에 대한 가장 뛰어난 역사서. 역사서라기보다 장대한 비극적 서사시를 읽는 듯한 빼어난 문장력이 돋보인다. 뿐만 아니라 여타 전쟁 역사서와 달리 소련군/독일군 지휘관 뿐만 아니라 하급 장교, 병사들의 기록까지 다루고 있어서 읽는 내내 스탈린그라드라는 절망의 지옥도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지금, 애플의 심장이자 아이덴티티 그 자체인 남자. 명실상부한 잡스의 후계자(왠지 그렌라간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명성에 비해 알려진 바가 별로 없어, 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읽어본 책이다. 낯간지러울 정도로 아이브를 찬양한다는 게 거슬리긴 하지만, 아이브가 애플에서 이룬 업적은 충실히 기술하고 있다. 그 이면까지 보여주지는 않는 지극히 평범한 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