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의 지도책 - 국제 정세의 흐름을 읽는 데이터 지리학
델핀 파팽.브뤼노 테르트레.세마르탱 라보르드 지음, 이수진 옮김 / 윌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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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저자가 세 명이다. 파팽은 프랑스 파리 지정학 박사를 받고 <르 몽드> 인포그래픽 부서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테르트레는 국제정치학자이자 국제 안보와 군사전략 전문가다. 라보르드는 <르 몽드> 인포그래픽 부서 기자이자 지도제작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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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정학과 정치학, 국제 안보와 군사 전략 전문가의 지식과 정보를 한 눈에 알아보기 쉬운 지도로 표현했다. 나라와 나라를 구분짓는 국경선은 산맥, 바다, 강과 같은 자연환경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하고, 아프리카 대륙처럼 제국주의 국가들이 인위적으로 그어버리기도 하고, 미국과 멕시코 혹은 남한과 북한처럼 장벽을 쌓아 나누기도 한다. 독특하게도 쿠바의 콴타나모만은 미국이 테러리스트를 수감하는 임차지로 국가 안에 다른 국가의 치외법권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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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처럼 지금도 호시탐탐 국경을 넓히려는 튀르키에와 러시아, 중국의 야욕을 지도를 통해 볼 수 있다. 이들의 영토확장은 각각의 명분과 이유를 갖고 국경분쟁이나 전쟁을 불사한다. 튀르키에는 과거 오스만제국을 회복하겠다는 명분으로, 러시아는 구소련 공화국을 다시 병합하겠다는 이유로, 중국은 육상에서 이미 복잡한 국경선 분쟁을 치루고 있지만, 바닷길을 얻기위해 남중국해의 암초를 매립해 인공섬을 지어가며 베트남, 필리핀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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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외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보수적이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경을 지키거나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된다. 전쟁의 배경에 국경문제가 바닥에 깔려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끊임없는 분쟁과 전쟁 이슈, 중국이 인공섬에 해군함대를 배치하며 주변국을 위협하는 뉴스의 저변에 국경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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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아프리카 여러나라는 연합(AU)을 통해 EU처럼 화폐를 통합하고 여권을 공용으로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로써 국가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 협조하고, 나아가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을 위한 초석이 되지 않을까. 탐욕적인 국경분쟁 이야기 속에서 긍정적인 움직임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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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마다 전반적인 설명을 한 후, 구체적인 국경선을 지도에서 볼 수 있게 해서 세계의 정치, 군사, 지정학적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했다. 뉴스를 보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이 책에서 대략의 답을 얻을 수 있겠다. 어른들을 위한 지도책으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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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니체 필사책
아르투어 쇼펜하우어.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강용수 편역 / 유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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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어 쇼펜하우어(1788-1860)는 염세주의 철학자고,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실존주의 철학자다. 쇼펜하우어는 인생을 고통과 욕망의 비관적 세계관으로 이해했고, 동서양 철학의 유사성을 짚어냈다.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았지만 자기 삶을 스스로 창조하라는 긍정의 철학을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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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단순한 베껴쓰기가 아니라 철학자의 사유를 직접 체험하는 방법이다. (중략) 필사를 할 때는 저자가 말하고자 한 뜻을 먼저 곱씹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어있는 의미를 음미해야 한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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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쓴 작가이자 교수가 쇼펜하우어의 인생론과 니체의 인생론을 두 파트로 나누어 100개의 필사 문장과 자신의 에세이 10편을 넣었다. '삶이란 무어인가?'라는 형이상학적 질문보다 '어떻게 살아야할까?'에 좀더 방점을 두었다. 두 독일 철학자는 남의 눈보다 나를 중심에 두라고 조언한다.

쇼펜하우어는 인간관계에서 겨울을 지내는 고슴도치처럼 서로 상처를 주고 받지 않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온기를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타인과 지나치게 가까운 것도 너무 소원한 것도 좋지 않다.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살다보면 행복한 순간이 오지만 불행도 함께 상상하라고 조언한다. 새옹지마처럼 행복과 불행은 엇갈려 찾아오기도 하므로, 불행에 이르렀을 때도 행복을 생각한다. 현재를 명랑하게 살라고 한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의 시간을 망쳐서는 안된다. 오늘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또한, 돈은 '절대적 선'인데,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조언에 인생선배의 말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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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쇼펜하우어보다 좀더 적극적이다. 쇼펜하우어가 인생은 고통이고 자신을 잘 챙기라는 정신적 수양을 이야기한 반면, 니체는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 가라고 말한다. 자신을 탐색하고 세상을 경험하고, 같은 신념을 가진 사람을 친구삼아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며 살라고 조언한다. 한 번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통해 완성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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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독일의 두 철학자의 인생관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힘을 준다. 평가 받고 경쟁하고 상처주고 받는 인생에서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며 살라는 조언이 가득하다. 필사하다보면 체화되어 좀더 나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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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필사책 -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주는 부처님 말씀
정운 엮음 / 유노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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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필사책이 등장했을 때, 의아했다. 불교에서는 '필사'라고 하지 않고 '사경'이라고 하는데 2,000여 년 동안 수행의 하나로 실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경이란 경전내용을 그대로 베껴쓰는 것이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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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불교학자 정운 스님이 네 개의 경전인 <법구경>, <숫타니파타>, 아함부경전, <금강경>에서 100개의 구절을 필사할 수 있도록 선별했고, 스님의 에세이 10편을 덧붙였다. <법구경>, <숫타니파타>, 아함부경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를 포함하는 초기불교 경전이고, <금강경>은 대승불교 경전이다. <법구경>와 <숫타니파타>는 짧은 시 구절로 되어있고, 마음공부와 연관되어 있어 비교적 쉬운 반면, 대승 불교 경전인 <금강경>은 어려운 불교학과 신앙적 측면이 강하고, 한자를 번역한 것이어서 정운스님이 필사하기 쉽도록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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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편의 말씀은 마음을 고요히 하고, 모든 존재를 너그러이 보고, 지혜롭게 살아가고, 삶의 무게를 견디고, 오늘을 귀중하게 여기라는 5개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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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들여다보면, 세상사에 힘든 현대인의 마음을 위로해주기도 하고 제대로 살아갈 방법을 일러주기도 한다. 인간관계에서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쉽지 않을 때,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내 욕망을 잘 다스리면서 자유를 찾으라. 세상의 모든 존재를 존중하고, 내가 행복을 추구하듯 그들도 그러함을 깨달아라. 인간관계에서 서로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말아라. 친구가 없다면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누구의 칭찬을 받아도 비난을 받아도 휘둘리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라. 삶의 행복은 나의 노력과 나의 의지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타인에 의지하지 말아라. 과거를 쫓지 말고 미래를 염려하지 말고 현재를 살아라. 어찌 보면 개인주의적이지만 휘둘리지 않고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북돋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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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스님의 에세이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깨달음 끝에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호스피스 병동에 무연고로 들어온 의식이 없는 스님에게 <반야심경>을 조용히 읽어드린 신부님 이야기는 존경스럽다. 의식은 없지만 노스님의 종교를 존중하고 노스님이 마지막에 들으면했을 불경을 읽어주는 마음이 감동이다. 그 신부님의 건강과 천주님의 은총을 기원하는 정운스님의 맺음말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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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에 치여 내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주거나 받아서 힘들다면, 정운 스님이 골라놓은 말씀을 필사해 보는 것도 좋겠다. 현재에 집중하고, 남이 아닌 내 마음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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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더 잘 쓰게 된다 - 스토리의 힘을 키우는 작법 수업
이기원 지음 / 오늘산책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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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드라마 <하얀거탑>과 <제중원>을 쓴 경력 30년 차의 작가로 공대출신이다. 자신이 연구한 작법을 공식으로 소개한다. 공식은 다양한 작법서를 읽고, 영화와 소설을 분석하고, 직접 써가면서 만들었다. 현업에 있는 작가 장강명, 이낙준, 김태희의 애정어린 추천사와 저자 자신의 자뻑에 가까운 '작가의 말'이 읽기 전 기대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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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3개의 파트로 되어있다. 파트1은 서사의 나침반, 2는 서사의 엔진, 3은 세상의 모든 서사구조다. 1부 서사의 나침반에서 로그라인, 주제, 하이 콘셉트를 설명하고, 2부 서사의 엔진에서 주인공, 매력, 감정이입, 딜레마, 적대자/조력자/멘토, 케이스 스터디 1를 이야기하고, 3부 서사 구조에서 영웅서사, 케이스스터디 2, 패러다임 이론, 세이브더 캣, 트랜드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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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쓰면서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쓰기 전에 미리 주제와 인물, 구조와 결말을 정해놓은 상태에서 살을 붙이고 배치를 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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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서사의 구조 소개이다. 저자가 말하는 '세상의 모든 서사의 구조'는 3막이다. 조지프 캠벨의 영웅서사는 기본이지만, 더 잘 쓰고 싶다면, 시드 필드의 패러다임 이론, 블레이크 스나이더의 BS2(The Blake Snyder Beat Sheet), 존 요크의 프랙탈 구조를 알 필요가 있다. 이들은 서사의 기본 3막 구조를 좀더 세분화한다. 영웅서사는 12단계, 패러다임 이론은 8단계, BS2는 15 비트, 프랙탈 구조는 프랙탈처럼 3막 아래에 원하는 만큼 3막 구조를 끊임없이 반복할 수 있다. 이 작법가들은 수많은 작품을 분석하고 공통점을 찾아냈는데, 저자는 다시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한다. 영웅 서사는 캐릭터의 여정이라는 관점에서, 패러다임 이론은 주제가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BS2는 대중의 눈에 재미있는 것을, 프랙탈구조는 완결된 이야기 단위를 중첩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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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작법 노트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소제목 아래에 하고자 하는 말을 한 줄로 요약해 두었다. '로그라인'은 개요나 간단한 줄거리를 의미하는데, '한 문장으로 세계관을 용약하는 법'이라고 적는다. 읽기 전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예상하게 하고, 다 읽고 나서 머리에 남겨야 할 것이라고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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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용어를 쉽게 설명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과 같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하이 콘셉트'는 "당신의 작품은 어떤 작품과 비슷합니까(55)?"에 대한 답이다. 세상에 독창적인 작품은 없다. 작품은 이것과 저것을 섞은 것인데 무엇을 섞었는지 말해달라는 질문이다. 미드 <하우스>가 제너럴 호스피털이 셜록 홈즈를 만난 것이라는 저자의 설명에 바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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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못 가르칠 자신이 없(13)"다는 저자의 자신감 넘치는 말 그대로 정말 작법의 핵심을 잘 가르치는 책이다. 이론을 번호를 매겨 설명하고, 다 설명한 후 도표로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여준다. 무엇보다 친숙한 작품을 들어 이론에 따라 분석하고, 어디가 잘 되었고 어디가 약한지 판단한다. 또한, '톱스타와 동사무소 직원의 계약결혼'이라는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다시 분석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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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에게 작법의 공식을 제공하지만, 그 작품을 감상하는 일반인에게도 작품의 아웃라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작법을 공식으로 풀어냈으니 창작자는 보다 부담없이 창작을 할 수 있고, 소비자는 여러 작품을 깊이있게 즐길 수 있겠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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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나의 두 번째 토론 수업 - 생각하는 십 대를 위한 다섯 가지 이슈를 디베이트하다 ㅣ 청소년을 위한 나의 토론 수업
홍진아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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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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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TV 프로그램 중에 고등학생들의 디베이트 프로그램이 있었다. 4명의 학생이 두 팀으로 나뉘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찬반의 주장을 펴고, 서로 상대의 주장에 반박하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변호사처럼 마무리 발언을 하고 끝낸다. 심판들이 여러 항목을 평가하는데, 주어진 시간에 많은 말을 하는 것 보다 논리적이고, 상대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했는지 체크한다. 지금은 이 프로그램을 볼 수 없지만, 팀을 이루어 머리를 맞대고 논리를 세워가는 디베이트의 매력은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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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디베이트 책이다. 저자는 기독교 국제학교에서 국어와 한국사, 전략적 글쓰기를 가르친다. 일반학교에서는 한 과목만 담당하는데 여러 과목을 담당하는 것이 독특하다. <청소년을 위한 나의 첫 토론 수업>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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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5개의 파트로 되어있다. 기술과 윤리, 공정과 정의, 미디어와 사회, 환경과 책임, 개인과 공동체에 대해 홍쌤과 4명의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을 주고 받는다. 한 파트의 주제는 다시 작은 주제로 나누어서 하나의 주제가 끝나면 홍쌤이 관련 이론을 정리하고, 원포인트 레슨으로 토론을 좀더 잘 하기 위한 방법을 조언하고, 논술대비를 위한 조언도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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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디베이트는 '기술과 윤리'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보호하고 평화를 지키는데 있어야한다는 묵자의 사상이 현대에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AI를 장착한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낼 경우 운전자가 책임을 진다. 제조사는 이익만 챙기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인가. 향후 AI가 인간의 통제를 넘어갈 때 기계가 인간에게 끼칠 위험은 더 높아지지 않을까. 기술의 발달은 기업의 매출과 이익보다 인간의 안전을 우선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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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속에 깨달음의 포인트가 상당히 많다.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산다는 것은 지구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그저 기업 마케팅의 일환일 뿐이다. 환경을 보호하려면 소비에 중점을 두기 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건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쓰는 '비소비의 가치'에서 바라볼 것을 조언하는데 날카롭다. 정신없이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쇼츠나 SNS를 보다가 잠시 '1초 멈추고 질문해보라'는 조언도 의미심장하다. 이 쇼츠가 왜 떴을까? 확증편향에 갇혀 타인의 생각을 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나아가 뭔가 불편하지만 가볍게 웃고 넘기는 영상에 대해 '이건 아니지 않아'라는 정색이 필요하다. 계단에서 구르는 노숙인을 담은 영상에 '스트라이크'라는 자막을 보며 키득대고, 좋아요를 누르고, 높은 조회수를 올리고, 후원금을 주는 행위가 결국 혐오를 생산한다. 카운터 스피치(대항표현)로 '저분도 시민인데 영상은 인권침해가 아닐까요'라는 댓글을 달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은 설득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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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트 형식을 기대했다면 좀 아쉽다. 논쟁거리를 두고 찬반 양팀으로 나누어 각 팀의 주장을 던지고, 교차질의를 하고, 반론, 요약, 최종 변론의 순으로 진행되는 식이 아니다. 대화체로 되어 있고, 학생 4명이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고, 홍쌤이 학생들과 함께 토론에 참여하며 설명을 덧붙이는 식이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지만 강력한 논리전개를 기대했다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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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트나 논술이 우리나라 교육과정 중에 들어갔으면 한다. 정답을 고르는 교육이 마냥 부정적이지만은 않지만, 혼자 공부해서 얻은 많은 지식을 자기 기준을 세우는 논쟁을 통해 더 강화시킬 수 있다. 상대의 주장을 듣고, 요지를 파악하고, 의문이나 논리적 모순이 있다면 반박한다. 학생들이 세상에 나와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길러지고, 자신의 기준으로 현상의 이면을 보고, 불편함의 이유를 찾아내고, 타인과 나의 관계를 좁히는 성숙한 어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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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물론 성인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자기만의 관점을 세우고,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을 키우고자 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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