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나의 두 번째 토론 수업 - 생각하는 십 대를 위한 다섯 가지 이슈를 디베이트하다 청소년을 위한 나의 토론 수업
홍진아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과거 TV 프로그램 중에 고등학생들의 디베이트 프로그램이 있었다. 4명의 학생이 두 팀으로 나뉘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찬반의 주장을 펴고, 서로 상대의 주장에 반박하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변호사처럼 마무리 발언을 하고 끝낸다. 심판들이 여러 항목을 평가하는데, 주어진 시간에 많은 말을 하는 것 보다 논리적이고, 상대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했는지 체크한다. 지금은 이 프로그램을 볼 수 없지만, 팀을 이루어 머리를 맞대고 논리를 세워가는 디베이트의 매력은 강렬하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디베이트 책이다. 저자는 기독교 국제학교에서 국어와 한국사, 전략적 글쓰기를 가르친다. 일반학교에서는 한 과목만 담당하는데 여러 과목을 담당하는 것이 독특하다. <청소년을 위한 나의 첫 토론 수업>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책은 5개의 파트로 되어있다. 기술과 윤리, 공정과 정의, 미디어와 사회, 환경과 책임, 개인과 공동체에 대해 홍쌤과 4명의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을 주고 받는다. 한 파트의 주제는 다시 작은 주제로 나누어서 하나의 주제가 끝나면 홍쌤이 관련 이론을 정리하고, 원포인트 레슨으로 토론을 좀더 잘 하기 위한 방법을 조언하고, 논술대비를 위한 조언도 곁들인다.

인상적인 디베이트는 '기술과 윤리'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보호하고 평화를 지키는데 있어야한다는 묵자의 사상이 현대에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AI를 장착한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낼 경우 운전자가 책임을 진다. 제조사는 이익만 챙기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인가. 향후 AI가 인간의 통제를 넘어갈 때 기계가 인간에게 끼칠 위험은 더 높아지지 않을까. 기술의 발달은 기업의 매출과 이익보다 인간의 안전을 우선해야할 것이다.

토론 속에 깨달음의 포인트가 상당히 많다.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산다는 것은 지구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그저 기업 마케팅의 일환일 뿐이다. 환경을 보호하려면 소비에 중점을 두기 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건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쓰는 '비소비의 가치'에서 바라볼 것을 조언하는데 날카롭다. 정신없이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쇼츠나 SNS를 보다가 잠시 '1초 멈추고 질문해보라'는 조언도 의미심장하다. 이 쇼츠가 왜 떴을까? 확증편향에 갇혀 타인의 생각을 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나아가 뭔가 불편하지만 가볍게 웃고 넘기는 영상에 대해 '이건 아니지 않아'라는 정색이 필요하다. 계단에서 구르는 노숙인을 담은 영상에 '스트라이크'라는 자막을 보며 키득대고, 좋아요를 누르고, 높은 조회수를 올리고, 후원금을 주는 행위가 결국 혐오를 생산한다. 카운터 스피치(대항표현)로 '저분도 시민인데 영상은 인권침해가 아닐까요'라는 댓글을 달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은 설득력있다.

디베이트 형식을 기대했다면 좀 아쉽다. 논쟁거리를 두고 찬반 양팀으로 나누어 각 팀의 주장을 던지고, 교차질의를 하고, 반론, 요약, 최종 변론의 순으로 진행되는 식이 아니다. 대화체로 되어 있고, 학생 4명이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고, 홍쌤이 학생들과 함께 토론에 참여하며 설명을 덧붙이는 식이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지만 강력한 논리전개를 기대했다면 좀 아쉽다.

디베이트나 논술이 우리나라 교육과정 중에 들어갔으면 한다. 정답을 고르는 교육이 마냥 부정적이지만은 않지만, 혼자 공부해서 얻은 많은 지식을 자기 기준을 세우는 논쟁을 통해 더 강화시킬 수 있다. 상대의 주장을 듣고, 요지를 파악하고, 의문이나 논리적 모순이 있다면 반박한다. 학생들이 세상에 나와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길러지고, 자신의 기준으로 현상의 이면을 보고, 불편함의 이유를 찾아내고, 타인과 나의 관계를 좁히는 성숙한 어른이 될 것이다.

청소년은 물론 성인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자기만의 관점을 세우고,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을 키우고자 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