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지 않는 정리법 -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게 뭔데?
박신영 지음, 린지 그림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으로 가지 않는 정리법>이라고? 언뜻 요즘 유행하는 집안 정리의 비법 책인가 싶었는데 이 책은 생각정리법을 전하는 책이다. 복잡하고 장황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도식화해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상대가 제대로 이해하게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야기가 산으로 가지 않고 핵심으로 가게하는 생각정리법이다.

저자는 기획 회사에 다니면서 상대를 제대로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을 겪다가 복잡한 생각을 한 장의 도식으로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계기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게 되었고, 이 책을 비롯한 '기획 교과서'시리즈를 출간하게 되었다.

"구구절절 설명말고 한 장 그림으로 보여주자."



책은 처음부터 결론을 보여 주며 시작한다. 앞으로 설명할 내용이 이 한 장에 다 들어 있고, 다 읽고 나서도 이 한 장만 어딘가 붙여두고 계속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좋은 발상이다.

전하고자 하는 말을 아홉 가지의 그림 중 하나로 도식화한다. 그러려면, 뭐랑 뭐가 핵심인지를 아는 것, 그것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일으킬 변화를 아는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 늘 봐왔던 도식이므로 그 자체를 이해하는데에 어려움은 없지만, 긴 이야기를 추려 도식화하는 과정은 생각을 이리저리 해야하므로 연습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9개의 도식 중 마지막 칸의 key image는 뇌리에 한 방을 남기는 것인데,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맥북 에어를 서류봉투에서 꺼내는 제스처가 뇌리에 박히는 한 방이라고 했다. 나아가 포스터같은 것들도 이에 해당할 것 같다. 그림만 보고도 바로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식화는 기획안을 올리거나, 바이어에게 제안을 할 때, 보고서를 올릴 때는 물론이고, 책을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할 때, 글을 쓰기 위해 아웃라인을 잡을 때, 심지어는 복잡한 길을 알려줄 때도 활용하면 좋을 방식이다. 도식화를 하다보면 핵심이 부각되고 그림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상대가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는 장점이 있어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굉장히 창의적이고 신선한 책이다. 아홉 가지 도식을 내 것으로 체화할 때까지는 연습이 많이 필요할 것 같기는 하지만 가치있는 작업일 것같다. 문득 저자의 다른 책들도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 삶의 무기가 되는 책읽기의 쓸모
김애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사람들이 책을 어떤 방식으로 읽는지에 관심이 많다. "기적의 네 줄 노트, 하루 15분 단계별 독서법, 1% 독서법 등 읽고 쓰는 독서가 가져온 극적인 변화"라는 이 책 띠지의 문구는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20대에 천 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인생의 변화를 경험했고, 다양한 책 읽기와 글쓰기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최고의 독서법은 '읽고 쓰는 독서'이다. 매일 1꼭지를 읽고, 4 줄로 정리하는 독섭법을 100일간 실천해 습관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많은 책을 읽으며 저자가 시도한 다양한 독서방법에는 동사형 독서, 읽고 쓰는 독서, 나만의 독서대학 만들기, 모닝페이지 쓰기가 있다. 이 중 '동사형 독서'는 읽은 것을 실천하는 독서다. 예로, 달리기에 관한 책을 읽고 달려보는 것, 아침형 인간에 관한 책을 읽고 새벽 공부를 시작해 보는 것이다. 보통 책을 읽으며 공감하는 것에서 그치지만 읽은 것을 실천한다면 인생이 변화할 것 같다.

책을 읽어 꾸준히 읽어 오면서 나 역시 좀더 한 분야에 정통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하나의 주제에 관한 여러 책을 읽는다거나, 한 작가의 책을 모조리 읽는 것과 같은 계획을 세웠었는데, 이와 비슷한 것이 저자의 '나만의 독서대학 만들기'이다. 반갑다. 저자는 이미 실행에 옮겼으므로 참고할 만한하다. 한 가지 주제로 30~40권 정도의 책 리스트를 정하고, 일정 기간에 완독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짠다. 서평작성과 읽은 내용을 실천하기로 마무리한다.

읽고 쓰는 '독서노트'는 나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틀이다.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칸이 따로 있는 것이 좋아 보인다. "단 한 페이지를 읽어도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라"는 저자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좀 아쉬운 것은 다양한 장르의 책에 대한 독서노트를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문학, 경제, 철학, 사회학, 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책에 대한 독서노트를 어떻게 작성했을지 궁금하다. 또한 저자에게 익숙한 분야의 책과 아닌 책이 어떠한 것인지도 궁금하고,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책은 어떻게 접근하며 독서노트를 작성하였을지 설명이 궁금하다.

이 책은 책읽기에 관한 경험을 쓴 에세이다.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독서법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할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금부자들 - 100세 인생, 평생월급 500만원 만들기, 개정판
이영주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100세 인생, 평생월급 500만원 만들기"라는 표지의 문구가 매력적이다. 무슨 수로 평생 매달 5백만 원을 받을 수 있을까? 은퇴 후 30~40여년을 월급 없이 가지고 있는 목돈을 까먹으며 살아야할 것 같은데 일정 수입을 안정적으로 벌어들이는 방법이 궁금하다.

저자는 유튜브 '연금박사'를 운영하는 베테랑 재무설계사이자 연금전문가이다. 평생월급 5백만 원을 만들어줄 방법은 '연금'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 개인연금보험, 주택연금을 이용하여 기초생활비 150만원, 적정생활비 150만원, 여유생활비 200만원을 수령하면 월 5백만원을 연금으로만 받을 수 있다. 부부합산이며 부부 한 쪽이 책임을 다 지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각자 관리한다.

새로 알게 된 사항을 적어보자.

1. 국민연금은 납부 20년을 초과하면 가입기간이 1년씩 늘 때마다 연금수령액이 5%씩 는다. 많이 내는 것보다 오래 내는 것이 유리하다. 연금 개시연령 이후 5년간 일정금액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국민연금이 감액지급되므로 지급시기를 늦추어도 좋다. 또한 지급시기를 늦출수록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18세 이상 자녀의 경우 소득여부와 상관없이 국민연금부터 가입시켜라.

2. 연금저축은 연금저축신탁(은행)과 연금저축 보험(생보사, 손보사)은 둘 다 안정적이지만 수익성이 떨어져 최근에는 연금저축펀드(증권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채권, 펀드, ETF에 투자할 수 있다. 불릴 때는 연금펀드, 받을 때는 연금보험으로 하라. 왜냐하면 펀드는 적립액이 소진되고, 수익률 변동이 있으나, 보험은 정해진 금액을 종신형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연금수령은 연금 개시시점에 선택하는데, 비율을 지정할 수 있다. 예로 종신연금 50%, 확정기간형 30%, 상속형 20%로 나눌 수 있다. 일시납 연금은 1억 비과세 한도를 활용하라.

4.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은 역모기지 대출을 받다가 상속받은 사람이 상환하면 주택을 계속 보유할 수 있다. 대출이자는 1.75%이다. 조건은 만 55세이상, 공시가격 9억원이하, 거주용일 것. 부부 중 연소자를 기준으로 연금액을 산정한다. 산정된 시기의 집값을 기준으로 동일한 연금액을 평생 수령하므로 감정평가업체를 최대활용한다. 집값이 더 오르면 상속시 남겨진 자산의 규모가 늘어난다.

이 책은 깔끔한 구성이 돋보인다. 여러 연금의 종류를 자세히 설명하는데 일정한 틀에서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가 쉽다. 먼저 각 연금의 개념 설명과 종류, 숙지할 점을 설명하고 차이점과 유의점을 짚어준다. 비교분석을 통해 내게 맞는 연금의 종류 및 우선해야하는 연금과 내 스타일에 맞는 연금을 고를 수 있다.

연금에 대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정보들을 하나로 꿰어 설명하고 있어서 연금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룬 책이다. 전체에 흐르는 저자의 당부는 은퇴 후 절대 '목돈'을 갖고 있지 말고, 매달 수령하는 '연금'으로 생활하라는 것이다. 목돈은 사기의 대상이 되어 잃을 수도 있지만, 매달 받는 연금은 사기를 당하더라도 금액이 한정되어 있다. 또한 충동적인 투자나 투기를 방지할 수도 있다.

노후를 위해 경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필독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의 선택 - 21세기 미중 신냉전 시대
이철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세기 미중 전쟁에서 중국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트럼프부터 바이든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제재는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지론이다. 이러한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선택한 것은 '쌍순환 경제'다. 내순환과 외순환을 합쳐 쌍순환 경제라고 하지만 실상은 내순환 경제에 더 큰 의미를 싣는다. 장차 미국의 제재로 필요한 것을 수입할 수도, 수출할 수도 없을 경우를 대비해서 중국은 필요한 것들을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의존도를 낮추자는 것이 이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또한 일대일로로 많은 기업들이 적자를 보면서도 지속하고 있는 이유 역시 미국의 제재에 대비하기 위해 육로와 해로를 통해 원유나 가스와 같은 에너지를 확보하고 이송할 길을 마련하는 것이다. 통찰력 있는 설명에 보통 책이 아니라는 느낌이 오는 책이다.

저자는 중국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고 아내도 대만 출신의 중국인이기 때문에 중국인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 비즈니스 거래나 유학을 통해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수준을 넘어서 중국이 어떤 판단을 왜 내리는지, 중국 공산당 조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왜 중국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설명을 한다. 예를 들면, 중국인들은 인간관계를 철저히 '우리'와 '남'으로 구분한다. '우리'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무한한 베품과 배려가 존재하지만, '남'에게는 배타적일 뿐아니라 무관심하다. <아큐정전>으로 유명한 루쉰이 일본에서 의학공부를 하다가 의사의 길을 접고 미개한 자국민을 계몽하기 위해 문학을 선택하게 된 일화가 생각난다. 루쉰은 일본 수업 시간에 틀어준 뉴스에서 일본군에게 처형당하는 중국동포들을 구경만하고 있는 중국인들을 보며 구경꾼이라고 비판하한다. '남'에 대해 무관심하니 구경꾼이 될 수 밖에 없고 이는 미개해서가 아니라 중국인의 특성인 것이다. 과연 루쉰이 중국인의 이러한 생각을 고쳤을는지 의심스럽다.

최근에 읽은 <1984>에서 처럼 중앙권력이 시민을 통제하는 모습이 중국과 매우 유사해서 놀랍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소설 속의 진리부처럼 중국의 선전부는 사건을 위조하고 언론을 조작한다. 해외 인터넷 매체가 모두 차단되고 중국이 발표하는 수치나 정보는 조작되어서 신뢰도가 낮다. 중국인들조차 이에 대해 비판적이다. 향후 인터넷과 언론이 개방된다면 중국인민의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좀더 자유롭고 창의적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예상이다.

중국의 중장단기 계획은 단순하고, 측정할 수 있으며, 모든 인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일단 세우기만 하면, 느리더라도 흔들림 없이 목표를 성취해나간다고 한다. 미국의 제재에 대비하는 중국의 치밀함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아울러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취해야할 자세도 중요해 보인다. 미중 충돌이 일어난다면, 제3국인 한반도와 일본의 센카쿠 열도나 대만의 남중국해일 것이라고 하는데, 한반도가 아니기 위해서 한국의 외교적 결정이 매우 중요해보인다.

저자는 지속적으로 유튜브에 중국관련 뉴스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본문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들어가면 저자의 설명을 시청할 수 있다.

이 책은 중국과 중국인들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원한다면 반드시 읽어야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본) - 톨스토이 단편선 현대지성 클래식 3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홍대화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표지 그림은 글 쓰는 데 몰입해 있는 톨스토이의 강렬한 모습이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1828-1910)는 러시아의 사상가이자 문호이다. 1852년 <유년시절>로 작가에 데뷔한 후 1869년 <전쟁과 평화>, 1877년 <안나 카레니나>, 1899년 <부활>을 발표하며 명망을 쌓는다. 종교와 인생, 육체와 정신, 죽음에 대한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은 1881년부터 1886년에 쓰여진 동화로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교훈을 담고 있다. 교육수준이 낮은 민중을 계몽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한다. 톨스토이의 비폭력 사상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 마하트마 간디라고 하는데 톨스토이가 죽기 1년전부터 두 사람이 서신을 주고 받았다고 한다.

이 책에는 톨스토이 단편선 10편이 수록되어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있다', '두 노인', '초반에 불길을 잡지 못하면 끌 수가 없다', '촛불', '대자', '바보이반', '사람에게는 얼마만한 땅이 필요한가', '노동과 죽음과 질병', '세 가지 질문'이다.

다른 동화들처럼 10개의 단편들 역시 교훈을 담고 있는데 상당히 기독교적이다. 하나님을 공경하고,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며, 사랑하며 살아야하고, 복수는 서로를 파멸로 이르게 하며, 탐욕을 부리면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교훈이 이야기 흐름을 통해 자연스럽게 파악되기도 하지만 말미에 가서 정리를 해주는 배려도 있다. 독자가 톨스토이의 의도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교훈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짧은데도 스토리 전개가 흥미롭고 반전이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바보이반>, <사람에게는 얼마만한 땅이 필요한가>를 다시 읽었는데도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바보이반>을 읽으며 <유토피아> 내용과 겹치는 부분을 만나 반갑다. 바보들만 사는 이반왕국에 이반의 형들을 파멸시킨 늙은 마귀가 신사로 나타나 금으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신기한 물건이라 하나둘 금을 사보지만, 필요 이상으로 흔해지자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유토피아와 바보이반왕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금이란 그저 일상용품이지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 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두 나라 모두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한다는 설정도 동일하다. 시대는 다르지만 두 고전이 묘사하는 이상국의 모습이 동일해서 흥미롭다.

기독교적인 색채가 워낙 강하지만, 톨스토이는 대단한 이야기꾼이다. 반전과 호기심은 계속 글을 읽게 하는 동력이고, 결말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긴 여운을 남긴다. 정신적으로 여유를 갖게하고 치유되는 느낌이다. 글이 워낙 쉽게 쓰여 있어서 초등학생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