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의 보물 고대 그리스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손바닥 박물관 2
데이비드 마이클 스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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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너무 넓어서 한 층을 다 보고 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차라도 한 잔 마시고 다시 관람을 해야하는데, 이 책은 책장만 넘기면 고대 그리스 유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실물을 보는 것 만큼 실감이 안날 것이라고 실망할 필요가 없다. 실물크기를 가늠해볼 수 있도록 사진 옆에 손바닥이나 전신 모양의 표시가 유물의 크기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스 유물들은 그리스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터키 등 10개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에 소장중인데, 흩어진 고대 그리스의 유물 200점을 보러 떠나보자.

고대 그리스는 기원전 20만년 전부터 로마에게 점령당해 망하는 기원전 31년까지이다. 이 책은 시대를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각 시대 별 개요를 설명한 후 유물 하나하나를 설명한다. 소개된 유물을 통해 고대 그리스의 사회상, 예술, 정치와 전쟁, 의례의 모습을 볼 수있다. 다섯 부분의 시대별 특징을 간단히 정리해보자.  

1) BC약20만년~2050년경 구석기 시대에서 초기 청동기말까지: 이 시기의 유물은 우리나라와 유물과 비슷하다. 구석기 수렵생활을 위해 필요했던 양면 손도끼나, 신석기 농경이 시작되며 제작된 토기, 청동기의 무기들이 낯익다.

2) BC약2050년경~1190년경 에게해 중기와 후기 청동기까지: 미케네 귀족들이 엄청난 부를 가지고 대규모 궁전유적지를 남긴다. 후기 청동기 화산폭발로 보존된 축소판 벽화에는 선사시대 소도시의 삶을 알 수 있다. 무덤에서 나온 아가멤논 가면(아래 사진)은 청동기 시대의 상징적인 유물로서, 호메로스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미케네 지배자의 이름을 빌려 명명한 것으로 예술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3) BC약1190년경~700년경 궁전기 후 청동기 및 초기 철기 시대까지: 신전이 나타나고, 지중해 너머로 교역과 식민화가 시작되며, 그리스 알파벳의 채택으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노동과하루하루' 같은 작품들이 나온다.



4) BC약700년경~323년경고졸기와 고전기: 도시국가(폴리스)의 출현과 새로운 도리아와 이오니아 건축양식의 신전과 건물들에 조소가 등장한다. 역사적으로 5세기 펠로폰네소스전쟁(아테네 vs. 스파르타)을 치루고, 마케도니아가 등장하는 시기다. 



5) BC약323년경~31년경 헬레니즘기: 아시아 원정을 통해 그리스의 영향력을 동방에 까지 뻗친 알렉산드로스 왕이 죽은 후로부터 로마에 멸망당할 때까지의 시기로 헬레니즘 시대라 한다. 후계자들 간의 분열로 이집트, 마케도니아, 아시아 지역에서 그리스의 영향을 받은 문화가 발달한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유물들을 역사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책을 읽기 전 고대 그리스 역사를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간결한 흐름을 옆에 적어 두고 읽거나, 유투브 동영상을 찾아 개괄적인 역사를 이해한 후에 읽으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직역인 듯한 번역으로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점은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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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소년, 문학소녀를 만나다 - 한국문학 1 - 신화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진경환.정출헌.고미숙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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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대학생이 된 딸 아이가 고등학교 때 읽었던 책이다. 곁에서 지켜 보기만 하다가 읽게 되었는데, 수준이 상당하다. 저자 중 한 분이 수유너머의 고미숙님이어서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책의 내용은 한국의 대표 고전문학작품을 시대별로 나누어 분석한다. 문학 작품 분석과 작품의 시대 배경 및 당시 문학을 향유했던 사람들을 둘러싼 사회상을 분석한다. 역사, 정치, 사회 등 전방위로 문학 작품을 살펴본다. 제목처럼 논리와 문학을 겸한 분석 작업이다.

이 책은 2개의 시리즈 중 1권이다. 책의 구성은 2부로 되어 있다. 1부는 신화시대에서 고려시대까지 구비문학에서 기록문학으로, 2부는 조선시대의 국문문학의 출현과 문학의 역동성을 다룬다. 고등학교 때 소리내어 외웠던 작품들도 있고, 대부분 익히 알고 있는 작품들이지만, 새삼 다각도로 분석되니 참으로 얕게 배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세 명의 저자(진경화, 정출헌, 고미숙)는 각각 돌아가며 소논문과 같은 보고서를 올리는데, 가장 먼저 '신화는 허구인가, 역사적 사실인가?'라는 다소 논쟁거리가 되는 제목의 글이 흥미를 끈다. 실제로 궁금했던 질문이고, 어떤 대답일까가 궁금했다. 저자 정출헌은 신화를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의 두 맥락에서 함께 읽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합리적 답안을 제시한다. 왜냐하면, 단군신화의 경우, 고려후기 일연의 <삼국유사>에서는 이야기로, 역사서인 <제왕운기><삼국사절요><동국통감>에는 역사 사실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려시대 후기의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작품들도 소개된다. 영화 '쌍화점'에 나와서 잘 알려진 고려시대의 속요 <쌍화점>은 원래 백성들이 상류층의 부도덕함을 풍자하려 만든 것이지만, 고려 후기 방탕한 충렬왕의 환심을 사기위해 간신들이 문란한 내용만을 남긴 가사를 남장한 기생들에게 부르게 한 것이라고 한다. 쌍화점은 만두가게를 의미하는데, 오늘날의 '극장식 레스토랑'처럼 쇼도 보고 음식도 먹으며 남녀가 어울리는 장소로, 원나라 압제기에 들어온 외래 문화(아랍인들)의 문란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반면, <청산별곡>이나 <사모곡>에 보이는 서민들은 지배층의 수탈과 몽골침입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고향을 떠나 떠돌아야하는 아픔을 보여주는 시대상을 반영하니 애닯다.

조선시대의 독특한 한글기록문학도 흥미롭다. 조선시대의 역사 사건은 야사나 정사 모두 보통 한문으로 기록했다. 그러나, 상류층 여성들에 의해 한글로 기록된 문학도 있으니, 이는 사대부 남성들이 한문을 숭상하는 반면, 여성들은 한글을 생활 속에서 사용하였기에 뛰어난 작품의 성취를 이룰 수 있었다. 세 가지 작품이 대표적이다. 인목대비의 측근이 저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목대비의 고초를 저술한 <계축일기>,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굶겨 죽인 이야기를 사도세자 비인 혜경궁 홍씨가 회상하며 저술한 <한중록>은 당대 궁중 풍속을 잘 묘사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인조가 청태종에게 항복한 병자호란을 50여일간의 일기형식으로 저술한 <산성일기>는 국가적 치욕에 대한 기록이자 작자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문학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저서다.

문학을 시대적 사회적 배경과 더불어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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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 영화부터 스포츠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세계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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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역학이면 달리는 자동차가 떠오른다. 공기의 저항을 뚫고 전진하는 자동차 말이다. 사전적 의미로 유체역학은 '기체와 액체 등 유체의 운동을 다루는 물리학의 한 분야'이다. 유체역학 공학박사인 저자는 이를 '흐름'으로 쉽게 정의한다. 시간도 흐르고, 공기도 흐르고, 물도 흐르고, 이 흐름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것이 유체역학이고, 물리학 속에만 가두어 두지 않고 흘러가는 생활 속에서 이 흐름을 보여준다.


책은 9장으로 나뉜다. 영화부터 요리에 이르기까지 유체역학의 원리를 소개한다. 영화의 컴퓨터 그래픽, 교통체증의 해결법, 동맥경화가 생기는 이유와 해결법 , 반 고흐 작품에 표현된 소용돌이에 대한 연구, 주식 시장에 뛰어든 수학자와 물리학자의 활약, 한옥의 난방과 냉방 시스템, 유체저항 줄이는 선수와 과학자가 한 팀을 이루어 기록을 갱신해 나가는 스포츠, 무기의 개발이 오히려 인류문명에 이바지하는 아이러니, 열의 조절로 맛있는 요리하는 법이 소개된다. 이 중 몇 가지를 알아 보자.


과학 영화 <인터스텔라>는 감독의 상상력에 웜홀과 블랙홀, 상대성 이론과 같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현된 것이다. 또한, <겨울왕국>의 엘사 뒤로 내리는 자연스러운 눈의 움직임도 수학적, 공학적, 과학적 노력이 들어간다. 이러한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과학기술상을 과학분야 교수가 수상한다는 것도 처음 알게된 사실이다.


미국 금융권에 과학자들이 진출하게 된 역사적 배경도 신기하다. 미국 주식시장에 경제학자 외에 물리학자와 수학자가 뛰어든 것은 냉전 이후 NASA의 기능이 약화되자 이 곳에서 일하기를 꿈꾸던 학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포브스'지 100대 부호 중 하나인 수학자인 제임스 사이먼스는 메달리어 펀드로 연평균 30%의 수익률을 내며 2018년 기준 자산이 약 20조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수학자가 되었다. 수학과 같은 순수학문의 반전이다.


건축 분야의 유체역학도 신기하다. 한옥의 온돌은 아래로 부터 위로 세 가지의 열 전달 방식의 난방시스템인데, 대류, 전도, 복사를 이용한다. '대류'는 아궁이에서 뜨거운 열기가 고래를 따라 구들장을 데우는 것이고, '전도'는 구들장이 방바닥을 데우는 원리이고, '복사'에 의해 방 전체 온도가 상승한다. 또한, 여름철 마당에는 뜨거운 열기는 위로, 그 공간은 한옥 뒤 산으로부터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채운다. 냉난방을 과학적으로 적극 활용한 조상의 지혜를 알 수 있어 뿌듯하다.


현대는 과학도 하나의 고립된 학문으로 깊이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연관 학문이나 산업과 손을 잡고, 인류에게 좀더 편안하고 나은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한다. '화학자가 요리를, 기계공학자가 스포츠를, 수학자가 컴퓨터 그래픽을, 물리학자가 주식시장을 연구하는 모습이 낯설거나 어색하지 않다(p257)'는 저자의 맺음말에 공감한다.


이 책은 과학도라면 중간중간 언급되는 수많은 공식들을 눈여겨 볼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는 그냥 내용만 파악해도 충분히 흥미롭다. 새로운 관점으로 현상을 이해하기를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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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영어 해독법
남기선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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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문장에서 단어의 순서가 중요하고, 우리말은 기능어인 어미의 사용이 중요하다. 영어를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 두 언어의 차이를 발견하고, 이해하고, 연습하면 영어를 우리말로 우리말을 영어로 옮기는데 수월하다. 또한 문단은 아웃라인을 염두에 두고 읽어나가면,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은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나, 영어원서를 제대로 읽고 싶은 사람이나,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위한 교재다.

저자는 영어 해독법이란 영어의 '해석'과 '독해'의 줄임말이라고 정의한다. '해석'은 한 문장을 이해하는 것이고, '독해'는 글 전체를 이해하는 것이다. 한 문장을 '해석'하기 위해 영어와 우리말의 문법이 다름을 이해해야하는데, 영어는 문장의 위치에 따라 해석을 하고, 우리말은 어미를 바꾸어가며 해석해야한다. 또한, 한 문단을 '독해'하기 위해 문단 내 논리적 흐름을 파악하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4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1에서 Part3까지는 문장에 대한 '해석'비법을 설명하고, Part4는 문단의 '독해'비법을 설명한다. '부록'은 영어 문장의 기초개념과 핵심문법을 정리해 두었다.

공부방법은 본격적인 '해석'을 하기 위해 먼저 '부록'을 숙지해야한다. 중학교 때 배운 영문법의 기초(품사,문장성분, 문장의 구성 및 5 형식)를 정리하여야 이 책에서 말하는 문법 용어와 기초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Part 1을 공부하는데, 이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자 앞으로 Part 3 까지 지속적으로 연습할 기초이다. 저자는 영어 문장을 만드는 원리를 제시하는데, 문장성분 6개의 위치와 10개의 형태를 매칭한 표가 핵심이다. 이를 완전히 이해했다면 Part2에서는 하나의 문단 내에서 개별 문장을 분석하는 연습을 하고, Part 3은 연습문제를 푼다. 또한 수능의 구어문법인 어법문제 풀이 비법을 정리, 연습, 분석해 두었다. Part 4는 문단에서 글의 흐름을 논리로 이해하는 '독해'비법을 공부한다. 수능의 문제풀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기 위해, 문단의 아웃라인을 볼 수 있도록 설명한다.

박사논문을 쉽게 풀어 쓴 것이 아닐까할 정도로 치밀한 구성과 꼼꼼한 설명이 돋보이는 책이다. 단지, 영어 예문은 비교적 쉽게 들어 이해하기 쉬우나, 오히려 우리말 용어나 설명이 좀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고등학교 저학년이 이 책으로 혼자 공부하려면 방학기간을 잡아 무지 열심히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빠른 습득을 위해 이 책으로 지도해주는 선생님의 도움이 있으면 좋으리라 생각된다. 혹은 유투브에 저자가 해설강의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는 중이므로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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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시니어 729일간 내 맘대로 지구 한 바퀴 - 은퇴, 여행하기 딱 좋은 기회!
안정훈 지음 / 라온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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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은 즐거움과 동시에 긴장감을 동반한다. 나는 그 긴장감이 싫어서 늘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는데, 한편으로는 자유여행을 하는 사람들 얘기가 무척 궁금하기도 하다. 치밀하게 준비해서 떠나는 사람도 있고, 그저 한국에서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어서 떠나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은 그 둘도 아니다. 무대포로 떠나는 세계 여행이다. 적지도 않은 나이인 66세의 젊은 할아버지가 대책없이 떠나 약 2년 간 홀로 여행한다. '철부지'와 '시니어'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인데 이 책을 펴는 순간 딱 이해가 간다.

저자는 2017년 5월 3주간 삼국지 역사유적 탐방여행을 위해 회사에 휴가를 냈다가, 사드가 터지는 바람에 취소되자, 배낭 하나와 큰 캐리어 하나를 가지고 혼자 영화 <닥터 지바고>의 러시아로 간다. 일정이 이 주만에 끝나자 아쉬워 북유럽 3개국 여행을 즉흥적으로 계획하고는 회사에 퇴사를 알리고, 2년에 걸친 세계여행을 시작한다. 그에게 세계여행은 이웃 동네에 마실 가듯 마실에서 마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책은 씩씩하고 거침없는 서문을 거쳐, 여행한 순서에 따라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저자의 마음을 나타내는 키워드와 여행지명을 소개한다. 1장 기회: 시베리아 횡단여행, 2장 고독: 발칸의 낯선 도시, 3장 열정: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4장 재충전: 쿠바와 멕시코에서 장기 투숙, 5장 체험: 남미, 6장 성찰: 호주와 뉴질랜드, 7장 치유와 회복: 히말라야 등반과 귀국 후 다시 떠난 필리핀이다. 문체는 미사여구나 꾸밈말 없이 단도직입적이고 직선적이어서 활기가 넘친다.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그 때마다 마음을 고쳐 먹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컴퓨터를 버스에 두고 내리고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라 그냥 짐이 줄었다고 쿨하게 잊어버리고, 국교가 수립되지도 않아 대사관도 없는 쿠바에서 여권을 잃어 버렸을 때도 여권이 나오는 1달을 쿠바 구석구석을 다니는 행운을 얻었다고 생각하니, 분명 초긍정의 마인드다. 또한, 시드니 공항에서 비행기 티케팅을 하며 인종차별의 모독을 참으면서도, 차표를 살 때도 불손하게 구는 현지 직원들에게도, 현지인과 싸우면 외국인만 손해라는 생각에 참고, 이해해줄 사람에게 부탁을 하는 현명함도 멋지다.

무엇보다 이러한 여행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여권파워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여권만 있으면, 거의 모든 나라를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자신이 여행한 근 50개 나라 중에서 도착비자가 필요한 곳은 6개국(벨라루스, 쿠바, 볼리비아, 네팔, 인도, 캄보디아)이고, 온라인 비자로 갈 수있는 나라가 5개국(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미얀마)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여행이 끝나고 4명이 7개월 간 차 한 대로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자동차횡단여행을 갈 것이라고 계획한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기로 했다니 그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저자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좋은 글을 아래와 같이 모아 봤다.

'여행은 적금 타서 떠나는게 아니라 적금 깨서 떠나는 거야. 다리 떨릴 때 떠나지 말고, 가슴 떨릴 때 떠나야 해. 지금이 너의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순간이야. 지금 떠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p56).'

'부자 여행자는 쾌락을 누리지만, 가난한 여행자는 깨달음을 얻는다(109)'

'진짜 여행은 볼거리가 아니라 사람이다(178). '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다(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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