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인베스팅 The Investing - 개인투자자들에게 10루타 잭팟을 선사한 ‘반전율’의 모든 것!
박완필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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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술적 분석인 '반전율'에 관한 이론과 실전에 관한 책이다. 반전율이란 '엘리어트 파동이론'을 근간으로 저자가 만들어낸 이론으로, 하락하던 주가가 어느 지점에서 상승으로 반전되는가, 상승하던 주가가 어느 지점에서 하락으로 반전하는가를 파악하여 매수, 매도의 시점을 잡는 기법이다. 가장 큰 장점은 하락 종목을 과감하게 매수할 수 있고, 매매가 쉽고 성공확률도 높다. 기존 이평선이나 다른 보조 지표가 많고 언제 들어가서 나와야하는지 확실하지 않은데다 성공률도 높지 않기 때문에 혼란스러운데 반해 '반전율'은 단순하고 강력하다고 주장한다. 반전율을 배워보자.

투자는 장세와 상관없이 주도주를 선별해서 압축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별한 주도주들을 회수와 투자의 반복을 통해 회전율을 올리면서 투자수익의 복리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러면 어떻게 종목선택을 하는가? 업종과 섹터를 구분하여 선별한다. 저자는 탑다운 방식으로 시장을 매일 체크하면서 스마트 리포트를 작성하는데, 세계경제상황, 주요 뉴스, 업종과 섹터 특이사항, 주요기업 이슈들 정리한다. 이를 통해 통찰력을 갖게 되고, 종목선택을 선별하는 실력을 쌓는다. 예를 들어, 2018년 6월 경 지수 급락시기에 성장섹터로 전기차와 같은 대체 에너지 섹터의 2차전지 대표 종목을 몇 개 선별하였는데 지수가 10%급락하는 중에 최대 50%의 수익이 있었다고 부언한다.

주도주와 주도 섹터를 선별하는 작업이 끝났으면, 어느 시점에 매수하고 매도하는가? 이 때 '반전율'을 이용한다. 주가 저점에서 고점을 선으로 잇고, 고점과 저점을 종으로 1/3, 1/2, 2/3 지점에서 가로 선을 긋는다. 주가의 추세를 지켜보면서, 주가가 상승하다가 하락하는 시점에서 다시 반등하며 이러한 반전율의 분기구간에 근접했을 때 추세의 힘이나 거래량이 수반되면 매수한다. 매도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한다. 욕심을 부리지 말고 정해놓은 목표수익률에 이르면, 분할매도라도 한다. 그러나, 목표한 매도가에 이르렀으나,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면 굳이 매도하지 않는다. 단, 20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지거나, 일목균형표의 주봉상 전환선의 흐름을 이탈하지 않는다면 보유한다.

반전율은 파동이론이나 추세선, 보조지표인 MACD나 RSI와 함께 활용하면 수익의 반전을 이룰 수 있다. 단 차트는 일반차트가 아닌 로그차트(같은 수익률을 같은 봉으로 보이게하는)를 이용한다.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회전율을 높이면서 모멘텀 투자를, 시장이 대세상승으로 접어들면 중장기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실현하도록 한다. 주식과 함께 물가연동채권이나 달러화, 금, 선진국 ETF를 투자대안으로 일부 담는 전략도 고려한다.

책이 좀 자극적이다. 반전율로 1년6개월도 되지 않은 기간에 계좌 1000%가 나왔다거나, 계좌를 폭파시키는 반전율이라거나, 리딩방에서 주고 받은 수익률 공개들이 그렇다. 반전율에 대한 이론을 이해하기도 전에 성공 결과를 과시하는 것이 독자의 집중력을 모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글쎄, 나와 같은 독자에게는 좀 부담스러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전에서 어떻게 반전율이 적용되는지 잘 보여주고 있어 저자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차트를 보면서 설명하는데, 아쉽게도 바탕색이 초록색이라 검은색 글씨와 가는 그래프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바탕색이 없었으면 더 나을 뻔했다.

이 책은 기술적 분석에 관한 용어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어렵지 않을 책이다. 엘리어트 파동이론, MACD, 숏커버링, 모멘텀 투자, 로그차트 등과 같은 용어가 익숙하다면 말이다. 하지만, 초보자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부하면서 읽으면 좋을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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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부자처럼 주식 투자하라 - 5000억 자산가 지중해 부자의 투자 시크릿
박종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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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부자'는 5천억 자산가로 저자의 스승이다. 저자는 그에게서 올바른 투자 원칙을 배웠고 자신만의 자산 증식 방법을 찾았다. 현재 투자일임회사(금융기관과 개인에게 자산을 일임받아 운용해주고 성과에 대한 보수를 받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저자가 보기에 주식투자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의 조건은 '10-10-10'이어야 한다. 10년 이상 투자하였고, 10억 이상 운용하며, 연평균 10%이상 수익을 내는 사람이다. 이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저자는 이 조건을 충족한다니, 그의 투자 시크릿을 배워보자.

책은 16개의 Story로 되어 있다. 1. 주식투자의 유혹, 2. 정보제공 업체의 유혹, 3. 유혹을 피하는 법, 4.욕심의 범위를 정해라, 5. 관심을 가져라, 6기술적 분석을 믿지 마라, 7. 주식 전문가들, 8. 레버리지와 대출은 절대 금물, 9. 혼자서 판단하지 마라, 10. 훌륭한 파트너를 구해라, 11. 부자처럼 투자해라, 12. 저축은 기본이다, 13. 절제하라, 14. 책을 가까이, 시세확인은 멀리, 15. 긍정적이어야 한다, 16. 좋은 운을 쌓아라. '총정리'와 '부록'에는 주식투자에 도움이 되는 팁이 있다.

투자 시크릿은 무엇일까? 주식은 사고 팔아 수익을 내기 보다 장기적으로 보유하면서 자산을 증식시키는 도구로 이용해야한다. 가장 성공한 주식투자자인 버핏의 투자비결을 보면, 우량한 주식을 골라 기준가격을 정해놓고 그보다 떨어질 때마다 사들이고 장기 보유하면서 평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저자는 가치 투자자의 스탠스를 취한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주의할 점도 조언해 준다. 먼저, 절대 대출이나 레버리지를 쓰지 마라. "2배 빨리 망하고 싶으면 레버리지를 쓰고, 2배 더 고생하고 싶으면 대출 받아서 투자해"라는 '지중해 부자'의 명언이 귀에 박힌다. 또한, 기술적 분석에 의한 단기매매는 장기적으로 수익을 얻기도 힘들 뿐더러 건강을 헤치기 쉽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 그리고, 종종 증권방송은 작전에 이용되기도 하므로 조심하라고 조언한다.

주식 투자의 자세를 알았으니, 어떻게 투자해야할 지 들어보자. 먼저, 주식투자는 자금이 적은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게임이다. 자금이 크면 안전성을 중요시하고, 자금이 적으면 수익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저 주식 투자를 위해 목돈을 모은다. 그리고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면, 별도의 통장에 수익금을 저축한다.

포트폴리오를 짤 때에는 장기투자 50%, 단기/중기 30%, 현금20%의 비율로 하되, 장기 투자 외에는 수시로 변화를 준다. 장기는 5년 이상 보유할 종목을, 중/단기는 일 년 이내의 투자기간을 두고 매매할 종목을 선택한다. 예상 매도가가 언제 도래할 지 모르므로 단기가 되기도, 중기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주식 투자 시크릿을 에피소드 위주로 하나씩 설명해주기 때문에 술술 읽히고 이해도 쉽고 재미있다. '지중해 부자'와의 대화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식투자 초보자들에게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미리 알려 주는 에세이 식이기 때문에, 투자전략이나 기법을 알고자 했다면 아쉬울 듯하다. 주식 투자 초보자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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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무사시 - 병법의 구도자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우오즈미 다카시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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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병법의 구도자인 미야모토 무사시(1582-1645)는 아즈치모모야마 시대부터 에도시대 초기의 사람이다. 그는 소설과 가부키, 영화를 통해 과장된 허구의 모습으로 가미되어왔다. 이 책은 무사시의 <오륜서>를 비롯한 객관적 기록에 근거해 그가 병법의 도리를 깨닫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밝혀본다.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되어있다. 1장에서 3장까지 무사시의 생애를 통해 그의 사상을 알아보고, 4장에는 그의 병법의 도를 <오륜서>의 내용을 통해 알아본다. 마지막 종장에서는 일본의 사상 안에서 무사시를 거시적으로 판단한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농민가문에서 무사가문으로 양자로 보내진다. <오륜서>에 따르면, 아홉살이 되기 전 양자로 들어가 무예를 단련하였다. 양아버지는 '하늘 아래 다시 없는 병법자'로 칭해졌다. 무사시는 13세에 첫 승부에서 이기고, 천하를 돌며 60여 차례 승부에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다. 이것이 그가 28,29세까지의 일이다. 그 유명한 마지막 승부가 간류섬에서 고지로와의 승부인데, 긴 목검의 일격으로 승부가 났다. 30세 이후 그는 비교적 평화롭게 지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내내 무사시의 가공되지 않은 사실적 요소에 대해 지리하게 따지고 있다. 출생년도, 가계도, 양부와 양아들, 간류 고지로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사건, 30세 이후의 삶 등을 여러 책을 두고 어느 것이 더 객관적인 사실이고 어느 것이 허구로 과장되어 있는지를 밝힌다. 이미 무사시에 정통하고 있는 독자라면 흥미로울지 모르겠으나, 무사시에 대해 막 알아가려는 독자에게는 지루한 과정이고 흐름을 끊는 요소다.

무사시가 활동했던 시대적 배경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서군의 참패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쇼군에 오른다. 막부를 강화하기 위해 다이묘 힘을 약화시키는 법이 만들어지고, 다이묘들에게 다도나 노가쿠(能樂: 피리와 북소리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가면 악극)에 대한 소양이 요구되던 시대로 변화한다. 전국시대 무장이었던 다이묘들이 참근교대(다이묘들이 에도와 자신의 영지 번갈아 생활하던 제도)로 살롱문화에 심취하게 된다. 21세에 교토에 올라가 천하 병법자들을 만나 수 차례 승부를 벌이던 무사시도 30세 이후에는 후다이 다이묘에서 회화에 능한 무사시는 '유우의 명사'라 불렸다.

1640년부터 죽을 때까지 5년간 그는 구마모토의 호소카와 번에서 지내며 죽기 2년전부터 <오륜서>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약 1년후 병에 걸리자 여러 물건을 나누어 주는데, <오륜서>는 데라오 마고노조가 받았다. 그러나 자필본이 불에 타 사라지고 필사본이 여러권 전해진다. 메이지 유신이후 무사계급이 해체되자, 검술은 간신히 연명되어 지다가, 1909년 <오륜서>가 일반인에게 공개되며, 검도가 학교교육에도 도입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무사시의 병법의 도를 알아보자. <오륜서>는 <손자병법>과 함께 동양 최고의 병법서다. 오륜은 불교의 다섯가지 큰 바퀴로 땅, 물, 불, 바람, 공(비어있음)을 의미하는데, 무사시의 독자적인 사상을 5권으로 나눠 적었다.

1. 땅의 장: '병법의 도'의 기반을 다지는 권이다. 무사시 검술 유파를 '니텐이치류'라고 하는데, 그는 늘 두 자루의 검을 차고 다니며, 다치(큰칼)와 와키자시(작은 칼)을 잘 다룰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 다치를 잘 다루면 혼자서 열명, 백명, 그 이상도 이길 수 있다. 그에게 무사의 정신이란 모든 방면에서 이기는 것이다.

2. 물의 장: '검술 이론'을 논한다. 24세에 저술한 <병법35개조>의 검술론을 정리하고 체계화한 것이다. 검술의 기초 5개조(마음가짐, 몸가짐, 눈초리, 다치 드는 법, 발동작)을 논하고, 검법의 이치 8개조를 설명하고, 적과 대결하는 지침 23개조를 정리한다. 그는 '유구무구(겨눔세가 있으되 겨눔세가 없다)'와 같이 겨눔세를 배우되 완전 체화시켜서 자유로이 적을 벨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3. 불의 장: 한 사람과의 승부를 통해 대규모 전투에도 적용 가능한 전투방식의 이론이다. 실제로 목숨을 걸고 싸운다면 한 명(일대일), 열 명 등(대규모 전투)과 싸워도 이길 수 있는 도를 아는 것이 병법이다. 그는 전투 공간을 파악하고, 항상 자신이 선을 쥐어야한다고 설명한다.

4. 바람의 장: 다른 유파 검술의 잘못된 점을 비판한다.

5. 공의 장: '올곧은 도'에 대해 말한다. 도리를 터득해도 그 도리에 얽매이지 않는다. 마음의 흔들림이 없는 경지가 공의 경지인데, 병법의 도에서 자유로워지며, 박자를 알아 자연스럽게 치고, 맞추는 것이 모두 '공의 도'다. 도리를 터득해도 그 도리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은 미야모토 무사시의 출생부터 죽음까지의 흔적을 객관적 기록을 통해 고증해내는 책이다. 그의 병법에 대해 화려하고 스펙타클한 싸움 장면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집요하리 만큼 사실과 허구를 구분해내려는 노력을 통해 진실한 무사시의 일생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다인 책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사에 대해 모른다면, 배경지식을 쌓은 후 읽기를 권한다. 전국시대 후기의 분열된 시기에서 에도막부에 이르는 시대가 배경이므로, 엄청나게 나오는 가문이름과 지역이름이 당혹스러울 수 있다. 이제, 미야모토 무사시에 대해 과장된 허구로 만들어진 소설이나 영화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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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럽
레오 담로슈 지음, 장진영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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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럽'은 1764년 화가인 조슈아 레이놀즈가 위대한 작가 새뮤얼 존슨의 우울함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 작은 모임을 만든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클럽의 회원은 지식인, 예술가, 정치인, 역사가, 경제학자를 망라한다. 그들은 선술집인 터크즈 헤드 태번(Turk's Head Tavern)에 매주 금요일 저녁에 모여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며 논쟁을 벌인다. 신입회원은 투표로 선출하고, 만장일치로 찬성하여야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 회원으로는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 연기자 데이비드 개릭, 식물학자 조셉 뱅크스, <로마제국쇠망사>를 쓴 에드워드 기번과,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 등이다. 1764년~1784년까지 약 20년간 '더 클럽'을 거쳐간 사람들의 삶, 관심사, 우정, 경쟁의식과 업적이 보즈웰의 기록에 잘 드러난다. 이 클럽은 오늘날 '런던문예학회'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책은 총 21개의 챕터로 되어있다. 챕터 1,2는 새뮤얼 존슨의 이야기를, 챕터 3-6은 제임스 보즈웰에 대한 이야기를, 챕터 7은 더 클럽의 탄생을, 챕터 8부터는 더 클럽 멤버들에 대한 이야기가 19까지 이어지고, 챕터 20과 21은 말년의 존슨과 보즈웰에 대한 이야기로 막을 내린다.

이 책의 주인공은 <영어사전>을 완성한 새뮤얼 존슨(1709-1784)과 그를 아버지처럼 따르고 <존슨전> 을 남긴 변호사이자 전기작가인 제임스 보즈웰(1740-1795)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존슨은 50대 초반이고, 보즈웰은 20대 초반이었는데, 존슨은 우울증과 강박증으로, 보즈웰은 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그들의 삶이 이 책에 자세히 소개가 되고 있다.

새뮤얼 존슨은 아버지가 서점을 하는 집에 태어났다. 어머니의 난산으로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머리를 갖게 되었다. 옥스포드 대에 다니다가 돈이 없어 그만두게 되고 우울증에 걸린다. 발작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흠칫 놀라기를 잘 했던 그는 20살 연상의 엘리자베스와 결혼했고, 라틴어학교를 설립했으나 망해버려, 런던에서 작가로 먹고 산다. '존슨체'는 복잡하고 과장된 산문체인데, 그는 라틴어에 뿌리를 둔 긴 단어를 좋아했다. 그의 도미문(문장 끝에 이르러 비로소 글의 뜻이 완성됨)은 난해하여 독자는 긴 문장을 읽어내려가며 결론에 이르게 된다. 1746-1755년까지 10년에 걸쳐 <영어사전> 편찬을 완료했다. 존슨 사망 200주년에 <더 타임즈> 논설위원은 '이 지구 상에서 천재적인 작가가 사전을 편찬한 유일한 언어가 영어다"라고 극찬했다. 4만개의 단어와 12만개의 인용문이 실려있다. 애덤 스미스도 "다른 사전과 비교하면 그의 사전에선 작가의 매우 훌륭한 가치가 드러난다"고 후기를 썼다. 그의 예문은 주로 셰익스피어의 글에서 뽑았는데 셰익스피어가 다양한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가난하고 궁핍한 생활을 하던 존슨은 이 공로로 1762년부터 영국정부로부터 연금을 받으며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다. 말년에 52명의 영국 시인들의 전기와 작품론을 정리한 <영국 시인전>을 발표하였다.

제임스 보즈웰은 판사의 아들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새뮤얼 존슨이 유약한 아버지와 지배적인 어머니 아래에서 자랐다면, 보즈웰은 지배적인 아버지와 유약한 어머니 아래서 자랐다.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애덤 스미스의 철학과 수사학 수업을 잠시 들었다. 보즈웰은 아들을 무시하는 아버지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민법시험에 합격하지만, 즐겁게 사는 것에 집중한다. 그는 결혼 전이나 후에도 난잡한 성생활을 하다가 결국 성병에 시달려 사망하게 된다. 사촌 페기와 결혼해 5명의 자녀를 두었다. 당대에 존슨에 관한 책이 몇 권 나왔으나, 보즈웰의 <존슨전>이 '새뮤얼 존슨의 재연'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 두사람은 30살 차이에도 불구하고 존슨이 죽을 때까지 깊은 우정을 나눈다. 보즈웰은 존슨에게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했고, 존슨은 보즈웰에게서 아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보즈웰의 성격은 즉흥적이고 반항적이고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사교적이지만, 존슨은 심각하고 도덕적이었다. 존슨은 보즈웰을 부모처럼 꾸짖으면서도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했다.

두 주인공의 일생 뿐 아니라 보즈웰이 기록한 '더 클럽' 멤버들의 이야기라 술술 잘 읽힌다. 중간중간 사진과 그림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18세기 건물이나 사람들의 옷차림, 도시의 풍경, '더 클럽' 멤버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또한, 18세기 영국의 익숙치 않은 지명, 인명, 작품들이 대거 등장한다. 또한, 존슨의 <영어사전>에 올라가 있는 단어를 언급하며, 그가 얼마나 박학다식했는지를 설명해준다.

18세기 영국 지식인들의 일생과 '더 클럽'에서의 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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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한 유산 - 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떠난 이유
제준.제해득 지음 / 안타레스(책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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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제준과 아빠 제해득이 쓴 이 책은 가족 미국 횡단 여행기다. 2019년 4월 8명의 가족이 40일간의 여행을 떠난다. 아빠, 엄마, 큰 매형, 큰 누나, 작은 매형, 작은 누나, 22개월 조카, 그리고 나다. 이들은 미국 서부에서 동부를 캠핑카로 횡단을 한 후, 캐나다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 하와이로 가서 여행을 마친다.

책은 19세 아들의 관점에서 쓰다가 50대 중반 아버지 관점에서 번갈아 쓰기 때문에, 저자가 바뀌는 관점에 따라 이번은 누구 이야기일까 생각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여행을 하며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의 관점은 젊은이의 패기와 비판적 사고가 느껴지는 반면, 아버지는 인생에 대한 통찰력과 약간의 엄격함과, 뒤에서 지지해주는 묵직한 리더십이 느껴진다. 화려한 사진과 여행지에 대한 세세한 정보 보다는 한 장소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를 적었기 때문에 여행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많지 않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 시작하여 감동적인 요세미티 국립공원, 생각보다 금방 질리는 그랜드 캐년, 밤과 낮이 다른 라스 베가스, 일절의 서비스가 없는 뉴욕행 로컬 비행기를 타고, 우여곡절끝에 자유의 여신상을 만나는 크루즈는 노을과 더불어 아름답다. 특히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1시간 남짓 돌아보려는 시도는 무모해 보인다. 정말 그 앞에 숙소를 잡고 일주일 내내 봐도 성에 차지 않을 텐데 말이다. 많이 아쉬웠을 일정이다.

아들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중이었지만, 여행을 통해 약 없이 이 병과 함께 잘 지내기로 한다. 그가 설명하는 '공황장애'란 '옆에서 누가 놀래키면 긴장하고, 심장이 미친 듯 빨리 뛴다. 위험에서 나를 지키려는 몸의 자동반응 때문이다. 필요 이상으로 이 반응의 횟수가 많아지는 것이 공황장애다'. 사전적인 의미보다 조금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병이다.

여행에서는 각자 업무를 분담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다가도 일이 꼬이기도 한다. 이를 테면, 여유를 부리다가 비행기표를 사지 못해 일정이 하루 더 소비된 날도 있고, 지도를 보지 않고 움직여 만나기로 한 시간에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아버지가 화가 난 상황도 있다. 아버지는 사업을 오랫동안 해 와서 규율에 엄격한 듯 한데 일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화를 삭히며 스스로의 생각을 진정시킨다. 아버지의 생각을 들어보자.

'이번 여행을 통해서 선장은 동승한 선원들을 평가하고 징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평가하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대안을 찾아주며 포용하는 바다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165, 아버지의 글).'

가는 곳곳마다의 사진과 감상 위주의 일반 여행기와는 다르게 여행 내내 느끼는 감상과 소소한 행복, 가족 간의 다툼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옳은지에 대한 마음 속 이야기를 쓰고 있다. 8명이 작은 캠핑카에서 한 달 넘게 지내는 것은 쉽지 않았을 텐데, 일상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아버지는 앞으로 또 다시 이번 여행 같은 시도를 계속하며 유산으로 남겨줄 것이라고 다짐한다. 멋진 유산이다.

구성원이 독특했고, 캠핑카로 움직이는 것이 신기해서 읽게 된 책이다. 구성원 중에서 22개월짜리 손녀가 가장 걱정이 되었으나, 의외로 가장 건강하게 그리고 모든 어른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니 반전이다. 아이는 이 여행을 온전히 기억하지는 못해도 자기 안 어딘가에 이 여행의 경험을 쌓았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여행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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