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 세계 3대 투자자 짐 로저스가 말하는 새로운 부의 흐름
짐 로저스 지음, 전경아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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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되는 위기의 신호 속에서 무엇에 주목하고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는 역사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이를 감지하여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그런 그가 2019년 이래 '앞으로 내 생애 최악의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어떠한 위기 징조가 나타나고 있는지,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투자 대가의 조언을 들어보자.

책은 7부로 되어 있다. 1부 피어오르는 위기의 징조, 2부 과거의 위기가 알려주는 것들, 3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4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절대법칙, 5부 투자의 거장이 지나온 시간들, 6부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7부 현명한 투자자는 상식을 의심한다.

지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10년 넘게 지속된 글로벌 호황이 끝나가고 있으며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로 경기침체는 시작되었다. 각 나라가 뿌린 헬리콥터 머니로 시중에 풀린 돈이 주식과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낙관적 분위기로 세계 경제가 살아난다해도 많은 부채를 갖고 있는 각국의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위기의 징조는 재정상태의 불건전으로 위기에 처한 여러 나라에서 나타난다. 건전한 독일의 최대 민간은행인 도이치 은행의 적자운영, 채무불이행을 선언을 한 국가들(레바논,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 인도의 경기침체, 지방자치단체의 고갈이 심각한 미국과 미중무역전쟁, 일본정부의 자국 채권과 ETF매수로 금리를 유지하는 위험한 정책들을 제시한다. 위기의 징조이다.

역사를 공부했던 로저스는 10-15년마다 위기가 반복해서 오며, 오히려 이 위기를 이용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투자자로 존 템플턴을 예로 든다. 존 템플턴은 역발상으로 "가장 비관적일 때가 살 때고, 가장 낙관적일 때가 팔 때다"라는 명언을 남기며, 미국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0년대 104곳의 주식을 각 100주씩 매수해서 30개는 파산하고 남은 70개 사의 주가가 대폭 상승해서 1942년 막대한 이익을 올렸던 사람이다.

어딘가에 빠져 제정신이 아닐 때 사람들은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미 과거에 여러 차례 목격한 비슷한 장면이 떠오를 뿐이다.

(205)

그러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 위기를 알아차리고, 평소 공부해서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평소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러시아, 중동, 독일의 뉴스를 신문이나 라디오 혹은 인터넷으로 듣고 그 위기를 알아차린다. 또한, 위기에는 금, 은, 미국달러를 보유하는데, 위기 시 달러가치가 상승하면 팔고 다른 것에 투자한다. 위기가 일어난 후 초기에는 금의 가치가 하락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오른다는 것도 조언한다.

로저스가 진단하는 세계 각국의 경제에 대한 설명이 매우 인상적이다. 세계경제의 패권은 동으로 이동 중인데, 중국과 러시아를 긍정적으로 본다. 이 두나라는 엄청난 천연자원, 광대한 국토,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부채가 적고 자원이 풍부하고 물가가 싼 점이 매력이어서 투자하고 있고, 중국의 일대일로 중 아프리카 철도건설에 큰 의미를 둔다. 인프라 구축은 중국의 미래이득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반도 통일 시너지에 대한 언급을 다시 들을 수 있다. 로저스는 김정은의 경제개혁의지를 높이 사므로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이 책은 로저스의 위기 시 투자에 대한 통찰력뿐 아니라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담고 있어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반복되는 역사를 통해 위기에 의연하고, 철학적 사고를 통해 남의 이야기에 쏠리지 말고 자신이 판단하는 투자철학은 새길 만하다. 40번 실패해도 3번 성공해서 실패를 무마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투자자라는 말을 통해 늘 성공만하는 투자는 불가능함을 알려준다.

'엮은이의 말'을 통해 이 책이 일본인이 짐 로저스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알게 되었는데, 새삼 발빠르게 취재해서 대응하는 일본의 지성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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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챌린지 플래너 - 강력한 습관 만들기로 인생을 변화시키는 100일간의 실천 프로젝트
마티아스 헤클러 지음, 김영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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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를 곁에 두고 촘촘히 시간관리를 하며 살던 시절이 있었다. 해야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모자라는 상황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시기를 보내고 엄청나게 자유로운 시간이 무한처럼 주어졌을 때 플래너를 쓴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문득 이렇게 사는 것에 회의감이 들고, 앞으로 내가 원하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다시 플래너를 찾아보게 된다. 이 플래너는 100일 간 사소한 습관을 변화시켜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기록 프로젝트를 담고 있다.

책은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만든 플래너를 설명하는 부분과, 독자가 직접 100일간 일지를 작성하는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목표한 것을 성취하면 허무함과 무력감이 찾아왔던 저자는 많은 자기계발 책과 강연을 참고로 하여 자신에게 맞는 플래너를 직접 만들어 공유한다.

플래너는 꽤나 조직적이고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다. 오늘의 목표, 동기부여, 해야할 일 3가지, 중점을 두고 있는 핵심가치, 감사하고 행복한 일, 내면의 힘, 오늘의 마음가짐, 오늘의 선한 행동, 내가 성공한 일과 나를 기쁘게 한 일, 그리고 나에게 생긴 기회, 그리고 오늘의 성찰을 매일 100일간 마주하는 두 페이지에 간단히 기록하도록 되어 있다. 추상적인 개념도 있고,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방법이 기존 일지와는 달라서 여러 번 읽어야 제대로 된 기록을 할 수 있어 보인다. 이 일지를 통해 서두르지 말고, 무리하지 말고, 매일 조금씩, 느리지만 성취해 나가는 것을 강조한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것, 장기적으로 되고 싶은 것을 목표에 작성하고 매일의 일지를 작성하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것들을 하느라 하루를 다 소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루에 내가 세운 장기적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일을 3가지 정도 실천하면서 느리지만 조금씩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으로 독서와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내 안에서 끄집어 내어 목표로 삼고, 하루하루 책의 일정 분량을 읽어낸다든가하는 것이다. 아마도 100일후에는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고 그 후에 계속 이어 실천하면 목표를 성취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시각화해서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오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무리하지 말라는 저자의 조언이 부담을 줄여준다. 아침에 15분 정도 하루 계획을 세우지만, 지친 저녁에 결과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아도 되고, 그저 다음날 아침 계획을 잡을 때 전날 과제를 마무리했는지 간단히 확인하는 것으로 끝이다. 또한, 하루에 성취할 일이나 감사한 일 등과 같이 몇 개를 써야하는 항목도 열심히 생각해 볼 일이지만 쓸 것이 없다면 차라리 빈 공간으로 남겨두라고 조언한다. 공간을 채우기 위해 쓰지 말라는 말이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준다.

이 플래너는 단순 일지가 아니라 자기 성찰의 플래너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지만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고, 매일 내 기분을 살펴 가며 내가 언제 행복해하는지 힘들어하는지를 멈춰 생각해보는 나와의 대화는 타인과의 대화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세상이나 남들에 의해 좌우되는 인생이 아니라 내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이루어가는 내 세상을 원한다면 이 플래너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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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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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멋진 신세계>(1932년, 올더스 헉슬리)는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3대 작품 중 하나다. 미래의 모습이 겉으로는 평화롭고 갈등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수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사회다. 어찌 보면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는 이 없이 완벽한 세계이지만 철저한 계급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정해지고, 비판이나 불만없이 시스템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암담한 세계이기도 하다. 이 책 <유토피아>는 시민들을 위해서만 행동하는 지도자와 선한 사람들로 구성된 플라톤이 그렸던 이상적인 국가를 구현한 도시를 그리고 있다는데 과연 어떠할지 궁금하다.

'유토피아'는 그리스어(우토피아)로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는 뜻과 '살기 좋은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좋은 곳은 세상에 존재하기 힘들다는 의미이다.

책은 2권으로 이루어져있다. 1권은 저자 토마스 모어가 라파엘로부터 유토피아 공화국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사유재산이 모든 사회악의 근본원인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2권에서는 사유재산이 폐지된 유토피아라는 나라가 어떤 모습인지 상세히 묘사한다. 말미에는 여러 사람이 유토피아를 읽고 쓴 서신과 시들을 수록하였다.

저자 토마스 모어(1478-1535)는 런던에서 법관의 아들로 태어나 수도사의 삶을 동경하며 고행을 실천하며 수도사처럼 살기도 하고, 성서와 교부철학, 고전문학에 조예가 깊었다. 에라스무스, 존 콜릿과 같은 르네상스 학자들과 친분을 쌓고, 1529년 대법관이 되었으나, 헨리8세의 이혼문제로 충돌하면서 1535년 반역죄로 사형당했다.

토머스 모어는 대법관을 할 정도의 당시의 지도층 인물인데, 왜 이러한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었을까? 당시 시대상황을 보면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영국은 백년전쟁과 장미전쟁을 거치며 무법천지가 되었고, '인클로저 운동'으로 부유한 귀족들은 공유지를 사유지화하면서 농민을 내쫓고 그 땅에 양을 키워 비싼 양모를 팔아 이득을 남기며 날이 갈수록 부유해지고, 농민들은 떠돌다가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었다. 모어는 이를 비판하기 위해 이 소설을 쓰지 않았을까? 모든 사람이 사유재산이 없이 재산을 공동소유함으로써 평등하고 행복한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상은 후에 칼 마르크스(1818-1883)의 <자본론>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야기는 토머스 모어가 '유토피아'라는 섬에 다녀온 포르투갈인 라파엘 히틀로다이오에게 들은 이야기를 기록하는 형식이다. 굉장히 구체적으로 그 섬의 모습과, 도시들, 관리들, 직업, 사회조직, 여행, 분배, 양육과 학문, 노예, 전쟁, 종교에 대해 묘사하고 설명한다. 섬에는 똑같이 생긴 54개의 도시가 있고, 사람들은 같은 양모 옷을 입고, 집은 10년마다 돌아가며 살고, 공동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노예가 있어서 도축이나 불결한 일을 처리하고, 가장을 중심으로 아내와 아이는 아버지에게 순종한다. 관리인과 학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하루 6시간을 일을 하고 생산물은 공동소유한다. 금과 은은 노예의 사슬로 사용하는 세상 천한 물건이고, 철을 확보하기 위해 무역을 한다. 전쟁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을 높이 사지만, 싸워야할 때를 대비해 남녀가 모두 훈련을 받는다.

흥미로운 점은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만 일을 해도 필요한 물자를 생산하는데 충분하다는 상황이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 인구의 절반인 여자들, 수많은 성직자, 불한당같은 대지주, 병자행세를 하고 다니는 거지들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는 반면, 유토피아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이 모두 일을 하고, 일을 안하는 불필요한 직업을 만들지도 않기 때문에 짧은 시간의 노동으로도 충분한 생산을 만들어낸다. 남는 시간에는 정신적 자유를 추구하고 배우기를 힘쓴다. 이것은 <거대한 분기점>에서 네덜란드 사상가 루트허르 브레흐만의 주장을 연상케한다. 그는 쓸데 없이 일을 하지 않는 모든 직종의 '관리자'를 없애고, 생산을 하는 일자리만 증가시키되, 모든 이들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한다면, 하루 3시간 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남은 시간은 인간답게 사는 것을 강조했다. 그의 주장을 읽으며 가능한 이야기인가를 의심했는데 모어의 설명을 들으니 일 안하고 소비만 하는 사람들도 일을 한다면 가능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유토피아의 사회제도에서 의외의 설정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식사는 관청에 모두 모여 먹는데 연장자를 공경하여 그들 앞에는 최고로 좋은 음식을 차리고, 여자와 청소년들은 서빙을 하고,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이 남긴 음식을 먹는다. 어찌 보면 '동양의 어른을 공경하는 모습'이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또한, 환자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지만, 환자가 고통을 끝내고자 한다면 스스로 자살을 택할 수 있다는 점은 카톨릭을 신자인 저자에게는 획기적인 생각이 아니었을까한다. 혼전순결을 강조하고, 결혼 전 서로 알몸으로 상대에게 있을 육체적 결함을 찾아내는 의식 또한 놀랍다. 설명에 의하면, 집에서 키울 짐승을 고를 때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데, 하물며 배우자를 고를 때 이 정도는 살펴야 서로 속이지 않고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혼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락되고 재혼도 제한적이다.

읽으며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여성의 지위를 낮게 평가하는 가부장적인 봉건적인 사고방식도 있지만, 반대로 현재 유럽 여러나라에서 행하고 있는 복지제도는 상당히 닮아 있다. 저자가 법관으로서 '법은 단순해야 지키기도 쉽고 처벌하기도 쉽다는 것'을 강조한 저자의 소신도 설득력있다.

과연 이 완벽해 보이는 유토피아에서 산다면 행복하기만 할까? 매일 루틴하게 6시간 노동 후 책읽기와 배우기 외에 특별한 활동이 제한되어 있고, 죽어가는 환자에게 고통에서 해방시켜주기 위해 자살을 허락한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자살을 권하는 사회라면 좀 두렵다. 남에게 피해 입히지 말아야한다는 강박 속에서 나의 생활을 절제하고, 자유연애와 결혼이 제한되는 사회라면 왠지 답답하다. 뭔가 지나치게 통제되고 있는 사회라는 느낌이다.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듯이 지나치게 완벽하기에 부족해 보이는 유토피아다.

유토피아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저자의 상세한 묘사에 감탄할 것이다. 1516년에 쓰여진 고전이 현재 읽어도 많은 생각을 일으키기에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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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잡는 스트레칭 - 스포츠재활전문가 문훈기 박사, 최신개정판
문훈기 지음, 윤재영 의학감수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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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집에서만 지내니 체중이 점점 늘어 나고, 운동삼아 산책이라도 할라치면, 무릎이 슬슬 아파온다. 나이가 들면서 어깨와 목, 손목, 무릎같이 부위별로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풀어 줄 수 있을까? 일반인과 프로 운동선수들의 재활치료를 담당해온 스포츠재활 전문가의 통증치료로서의 스트레칭을 알아보자.

책은 이론편과 실천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론편에서는 우리 몸의 관절과 뼈의 위치, 근육의 이름과 위치를 그림으로 상세히 알려주며 각 부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한 곳이 아프면 다른 부위도 함께 풀어주어야 통증이 해소된다고 설명한다. 실전편에서는 통증부위를 허리, 등, 목, 어깨, 팔꿈치, 손목, 골반, 무릎, 발목, 발바닥의 10개 부위로 나누어 통증을 없애주는 스트레칭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시연하는 사진 위주로 설명하고 있어서 동작 하나하나를 정확히 따라 하기에 좋다. 어느 정도 동작이 익숙해 지면, 통증 부위별 동작을 한 페이지로 만든 부록의 사진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따라하면 좋겠다.

저자가 소개하는 스트레칭은 재활운동으로서, 치료나 수술후 회복, 만성환자 관리를 위한 것으로 통증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다. 만성통증환자는 평생 하고, 가벼운 증상의 환자라면 일상생활 활동량만큼만 하라고 조언한다. 주의사항은 내 몸에 맞는 운동을 정확한 동작으로 하고,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신경반사(운동강도가 강해지면 근육에 고통이 생기면서 무의식적으로 반대로 저항하려는 힘)가 생기기 전까지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즉, 시원함을 넘어서 아프다고 느끼기 전 까지의 강도로 하면 된다.

먼저 스트레칭을 하기 전에 '기본 통증 체크 리스트'를 확인하고 스트레칭을 실시한 후 효과가 있으면 지속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병원치료를 받은 후에 스트레칭을 할 것을 조언한다. '심화통증 체트리스트'는 생활이 불편할 정도의 증상들로 나열되어 있는데 이 중 3개 이상이면 병원진단을 받고, 치료 및 회복을 한 후 꾸준히 스트레칭할 것을 조언한다.

평소 자주 아픈 '어깨통증'을 위한 스트레칭 실전편을 살펴보자. 6가지 스트레칭 동작을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옆으로 누워 손목 잡고 누르기, 등뒤에서 팔꿈치 당기기, 가슴높이에서 팔 걸고 당기기, 문틀에 팔꿈치 대고 어깨 늘이기, 등 뒤에서 수건 위로 올리기, 팔 힘 빼고 늘어뜨려 돌리기다. 동작은 책에서 QR코드를 찍어 동영상을 보며 익힐 수도 있고, 유튜브에서 "통증잡는 스트레칭"을 검색해서 "단행본 브랜드예문아카이브"를 찾아보면 된다.



근육을 단련시켜주는 스트레칭법은 잘못된 자세와 운동습관으로 생긴 몸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주고, 나이가 들어 근육과 관절이 노화돼서 탄력을 잃고 오그라드는 만성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인한 통증도 예방해주므로, 꾸준히 실천할 일이다.

병원에 갈만큼 심한 통증이 아니라서 집에서 한 번 시도해 보고 효과가 있다면 평생 계속해 볼 의사가 있는 사람, 나이 들어도 유연하고 통증없이 단련된 근육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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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왜? - 반일과 혐한의 평행선에서, 일본인 서울 특파원의 한일관계 리포트
사와다 가쓰미 지음, 정태섭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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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과 혐한의 평행선에서, 일본인 서울 특파원의 한일관계 리포트

1988년 모은 돈이 한국여행을 할 정도밖에 되지 않아 전혀 기대하지 않고 한국에 온 일본 대학생이 안동에서 한 할머니로부터 "좋은 일본인도 있고 나쁜 일본인도 있듯이 한국인도 그렇다"는 말을 듣는다. 다음해 서울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1999년부터 4년 반, 2011년부터 4년 간 마이니치 신문 서울 특파원으로 한국에서 생활한다. 이 책은 한국통이라는 일본인 기자가 본 21세기 한국사회의 변화를 일본 독자들에게 전하는 책이다.

책은 6장으로 되어있다. 1장 문재인 정권은 반일인가, 2장 서로의 생각을 안다고 착각하는 한국과 일본, 3장 강해진 한국이 내민 도전장, 4장 일본이 보는 한국의 통일관, 5장 한국이 좋다는 청년과 싫다는 중장년 남성, 6장 한일은 사이좋게 지내야하는가.

내가 이해하는 '20세기의 한국'은 자존감을 철저히 짓밟힌 시기이자, 급속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다사다난한 세기이다. 동아시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중국의 선진문물을 소화해서 일본에 전달해준 우리의 우월의식은 일제강점기를 지내며 여실히 깨져버렸고, 광복후 친일세력을 처단하지도 못한 채 6.25전쟁을 지나 최빈국에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다. 정치적으로는 군사독재정권을 끝내고 피로 물든 민주화를 쟁취하며 문민정권으로 들어선 세기다.

이에 반해 21세기에 들어선 한국은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을 내며 선진국 반열에 들기 위해 전진 중이다. 한편 일본은 헤이세이 시대(1989-2019) 내내 '잃어버린 30년'의 경제적 하향의 길을 가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에 대해 가졌던 우월감은 이제 자민당과 같은 우익 정치조직과 고령인구 층에서 혐한이나 반한의 감정을 내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근래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은 자민당이 할 수 있는 한국 겁주기였다. 한국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문제판결에 대해 보복적으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곤란에 빠뜨리기 위해 무역보복을 시도했으나 한국의 소부장 자립의 계기가 되었고, 장기간에 걸친 일본제품 불매운동 대응으로 한일 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다.

일본인 기자의 눈에 비친 현재 한국의 모습이 '분열'로 느껴지는 것이 좀 의외다. "문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의 같은 시기에 비해 높은데, 정권비판 또한 역대 정권에 비해 격렬하다. 그만큼 한국사회는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다(36)." 과거 군사독재시대에는 결코 허용되지 않는 표현의 자유가 현 정권에서는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반대를 허용하는 성숙한 모습이다. 정치적으로 적극적으로 반대의견을 개진하는 한국인의 모습에서 '분열'을 읽는다는 것은 일본의 자민당 외에 강력한 야당이 없어 '단합'된 모습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저자가 놓치고 있는 부분도 사실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1965년 일본에서 제공된 자금과 기술로 한국이 경제발전을 이루었다(130)고 하지만, 2차대전 패배로 폐허가 된 일본이 중공업을 다시 일으키고 선진국 대열에 서게 된 배경에 '6.25 한국전쟁'이 이용됬음을 빼놓아서는 안된다. 한국전쟁에 무기를 팔고 그 자금을 모아 공업을 발전시켰으니 한일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처지인 것이다. 또한, 김현구님의 <달라진 한국, 일본 다루기>에 따르면, 일본이 1965년 한일협정을 통해 한국에 약 8억불을 배상했지만, 1965년부터 2018년까지 대일 무역누적적자는 6천억불에 이른다. 일본에서 봤을 때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기자로서 양국의 무역 비중을 공평하게 서술해야하지 않을까.

저자는 남북한의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통일에 대한 여론이 낮게 형성되어 있고, 통일 비용이 많이 들며, 저출생과 고령화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는 것이 통일의 어려움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투자 대가인 짐 로저스는 남북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북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남북통일 이후 한국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의 천연자원과 잘 교육된 사람들이 합쳐지면 큰 시너지를 내게 될 것이고, 남한의 저출산, 고령화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되며, 통일 한국은 급성장할 것임을 여러 인터뷰와 그의 책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에서 밝히고 있다. 오히려 빚과 저출산으로 어두운 미래를 앞둔 일본에 대해 투자매력이 없다고 일축하였다.

번역의 문제일까? 읽기 불편한 부분이 많다. 이를테면,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썼던 같은 해 여름까지의 문 정권이었다면 적어도 일본의 신경을 거스르는 것 같은 대응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52)"에서 '일본의 신경을 거스르는 것 같은'의 원문이 궁금하다. 우리에게 일본이라는 나라는 신경을 거슬리게 하면 안되는 높은 곳에 존재하는 나라인가? 번역의 문제이리라 생각된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다가, 박근혜라고 했다가, 이어령 교수라고 했다가 이어령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호칭을 통일하지 않아 불편을 느끼게도 하지만, 보통의 경우 직함을 넣어 함께 부르는 한국 독자들에게 이질감을 주므로 수정해야한다.

한국통이라는 일본 기자의 눈으로 양국의 관계를 공정하게 기술하는데 부족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마지막 장의 한일양국의 윈윈을 위해 화해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고는 있지만 앞 장에서 나열한 불편한 사실들이 독자로하여금 결론에 공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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