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영화 글쓰기 특강
주성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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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1열'이라는 프로그램을 간혹 보는데, 최근 '장국영' 특집편에서 장국영과 홍콩영화를 매우 사랑하는 영화기자 주성철이 나왔는데 그가 이 책의 저자다. 현재 <씨네 21> 편집장으로 영화기자로서 20년을 지내온 전문가다. 

저자에 의하면, 영화평론가와 영화기자의 차이는 영화평론가는 프리랜서로서 자기가 쓰고 싶은 것만 쓰면 되지만, 영화기자는 직장인처럼 출근을 하며 매주 일정 분량을 써야하는 사람이란다. 영화기자인 자신의 입장에서 영화평론가에 대한 약간의 부러움이 묻어나는 듯 하지만, 영화인들과 촬영장에서 같이 호흡을 같이 하며 지낸 시절을 회상하는 내용을 보면 고생스러웠지만,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어서 자신의 일을 소중하게 여기는 느낌이다.

서문에서 글쓰기에 대한 책이 범할 수 있는 '뜬구름 잡는' 책이기를 거부하였듯이 이 책은 영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직업으로서 영화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영화 글쓰기와 인터뷰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꼼꼼하게 제시한다.  

구성은 4부로 되어 있는데, 먼저 영화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영화에 관한 글을 쓰기 전과 글 쓸 때 필요한 것들에 대해, 그리고 감독이나 배우를 인터뷰할 때의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각 파트에서 전반에 방법론을 제시하고 후반에 자신이 쓴 글을 함께 올려서 이론과 실재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점이 매우 유익하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영화기자가 되려면, 최소 세계 명화 100편(1위가 시민케인)을 보고, 영화사조에 대한 공부도 하고, 현대 감독들에 대한 필모그라피도 꿰고 있어야한다는 조언이 매우 구체적이다. 열정이 필요한 직업이다. 영화비평이란 감독에 대한 정신 분석이므로 그의 모든 작품에 대한 연결이 머릿속에서 이루어져야할 뿐 아니라, 어떤 영향을 받은 것인지, 한핏줄영화들은 어떤 것인지도 다 알고 써야하므로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영감에 의해 쓰기보다 구체적인 정보와 자료를 바탕으로 독자의 관심사를 만족시켜야하는 글쓰기를 지향한다.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글쓰기 책으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는 한번 찾아 읽어봐야할 리스트에 적어 두었다. 또한, 박찬욱, 봉준호를 이을 나홍진 감독의 세편의 영화 <추격자>, <황해>, <곡성>을 모두 보지 못했는데 찾아 보고 싶게 한다. 

영화기자가 되려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와 인터뷰 요령에 관한 방법론적인 설명부터, 그저 영화가 좋아서 그 세계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영화관련 책을 찾아 읽는 일반인 모두가 읽기에 성실한 책이라 관심있다면, 일독할 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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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격차 기업의 3가지 원칙 - 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한다
최원석 지음 / 더퀘스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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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재 압도적인 격차를 벌이고 있는 일본의 기업들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저자의 이 질문은 5개의 일본 기업 리더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답을 내리고 있다. 산업용로봇 생산 1위의 화낙, 공장자동화 제어기 생산 기업 키엔스, 자라, H&M에 이어 3위에 위치한 유니클로, 일본 재계 1위인 손정의의 소프트뱅크, 부침 속에서도 일본 1위를 유지하는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초격차 기업들이다. 그 들에게서배울 수 있는 3가지 원칙은 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하는 것이다. 


이 책 구성의 특이점은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 서론이 길고 길다. 언급한 5개 회사 CEO와의 인터뷰 요약, 프롤로그, 목차, 다시 본문에 앞서 '화낙'방문기를 읽고 나서야 3부로 구성된 본문을 읽을 수 있다. 조금 번잡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본문의 구성은 3가지 원칙대로 하나의 장으로 만들어 간단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재미있다. 일본의 초격차 5개 기업뿐 아니라 강한 일본 기업에 대한 상황을 다양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인 현재, 과거를 고집하는 기업들은 쇠락하고, 오래전부터 미래를 계획하며 장기적으로 밀고 온 회사들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음을 다양한 기업의 예를 통해 증명한다. 곁들여 한국의 기업에 대해 쓴소리도 있는데 결과론적인 비판이 아닌가 싶지만 예시가 주는 대단한 설득력이 있다. 이를테면 리콜과 더불어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던 도요타가 내부의 문제를 수정하며 자동차 기업의 미래기술인 자율주행 기술에 연구개발비를 집중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삼성동 신사옥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미래기술보다 양산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극명히 비교된다.

일본 기업문화가 변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일반적으로 책임의 문제가 애매하다고 알려진 일본 기업문화에서 키엔스는 책임제를 분명히 하여 사원의 능력대로 연봉제를 책정하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다.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서 발생한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아직도 수습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일본의 초격차 기업들의 현재 상황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한국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향해 업무를 하고 싶다면 일독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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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속근육 운동 - 통증 다스리고 체형 바로잡는
이용현 지음 / 리스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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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알 수없는 통증을 없애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게해 주는 운동이 있다면, 당장 매일 하고 싶다. 자세교정을 위해 발레 교습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교습소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좀 부담스럽다. 집에서도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면 시도해 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접근성이 좋다. 


저자는 한의학과 운동을 결합해 간단한 속근육 운동을 개발했는데, 속근육이 어디에 있는지 통증이 있는지 먼저 진단한 후에 증상별 통증환화운동법과 체형교정과 통증을 예방하는 속근육 운동을 소개한다. 커다란 사진과 함께 설명하는데 요가수업 때 자주 하던 마사지와 스트레칭, 런지와 플랭크까지 있어 한 번쯤은 해본 자세가 대부분이다. 단지 요가시간에는 선생님만 따라했지만, 왜 해야는지 어디에 좋은 것인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어 알고 하는 운동이어서 설득력이 있다.

속근육운동의 특징은 섬세하고 약하게 천천히 하는 것이다. 속근육을 단련해야 척추를 비롯한 뼈를 지탱하는 근육의 힘으로 자세가 바로 서고 이로 인해 앞으로 발생할 통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일단 속근육이 단련되면, 겉근육과 함께 단련하기 위해 조깅, 요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함께 한다. 

마지막 장은 앞 장에서 소개한 자세를 매일하는 10분 용, 20분 용 시퀀스로 짜서 꾸준히 연습할 수 있게 했는데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사실 소개된 모든 자세가 다 유용하지만, 매일 하기에는 벅차기도 하고, 어떤 것을 뽑아 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에 요가학원을 다니고 헬스장을 가게 되는데, 이 시퀀스는 내가 여유있는 시간에 집에서 적절하게 외워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하기에 요긴하다.  

통증으로 고생하기 전에 예방 차원에서 매일 조금씩 속근육의 힘을 키우고 싶거나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기 원한다면 일독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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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14
다자이 오사무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 생각뿔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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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듣는 팟캐스트에서 소개한 소설을 실제 책으로 구해 읽기는 이 번이 처음이다.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이어서 작가의 삶도 궁금하고 소설 속에 자신의 삶을 얼마나 녹여 냈을지도 궁금했다. 작가의 삶과 소설 속 주인공의 삶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거의 그대로다. 한 번의 자살미수와 결국 자살로 39세에 생을 마감한 작가는 그와 똑같은 삶을 산 소설 속 주인공 요조를 자기와 똑같이 그려내고 있다.

 

보통 챕터로 이루어진 영미소설이나 소제목을 다는 우리나라 소설과는 다르게 이 소설은 머리말과 3편의 수기 그리고 후기로 나누어져 있다. 작가는 머리말과 후기를 쓰고 중간의 세 편의 수기는 요조라는 사람이 쓴 글을 소개한다. 작가는 카페 여주인으로부터 소설의 소재로 쓰라며 건네받은 요조라는 인물이 쓴 3권의 공책과 3장의사진을 받고 각색없이 이 수기를 그대로 소개하기로 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진심을 내보이는 것에 공포를 갖고 있는 요조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진심을 익살 속에 숨기고 산다. 중학생이 되어 이를 꿰뚫어본 다케이치로 부터 앞으로 여자에게 인기가 많을 것이며 훌륭한 화가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어 미술을 하고 싶었으나 아버지의 뜻대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자주 학교를 빼먹고 여자, 술, 마르크스에 빠지게 된다. 쓰네코라는 여인과 동반 투신자살을 시도하지만 혼자 살아남아 괴로워한다. 호리키라는 요조를 이용하는 친구와 어울리지만, 그에게도 진심은 풀어 놓지 못한다. 여러 여자에게 얹혀 살다 담배가게 아가씨와 결혼하지만, 외갓 남자에게 능욕을 당하는 그녀를 용서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다 모르핀에 중독되어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몇 개월 후 풀려나서 온천지에서 요양한다.

 

요조는 인간으로서는 실격인 인생을 살았다고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자격이 어떠한 것인지 밝히지 않는다. 타인과 진심을 공유하지 못하는 요조가 진심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여자들이었고, 여러 여성들로 부터 모성애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는 부침있는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자신과 가장 가까운 부모, 형제, 친구, 아내,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요조의 외로움은 추락하는 인생의 모습이다. 가식적인 삶과 진심을 이야기할 대상 없이 외로워하는 모습은 현대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많지 않은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모두 겉도는 사람들이다. 그들 속에서 겉도는 요조의 모습과 마음상태가 아주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특이하게도 중간중간 괄호 안에 추가 설명을 덧붙이거나 낱말 뜻을 풀이하는데, 읽는데 거슬리지는 않는다. 복선을 깔면서도 공개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이를테면, 요조의 무력함을 이야기하다가 아내가 외갓 남자에게 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요조의 앞일을 미리 언급하는 것이 그렇다.  

 

읽고 나서도 힘든 결말에 안타까움과 마음이 무거워지는 소설이다. 저자와 요조 모두 극적인 삶을 살았지만 그 고뇌가 공감이 간다. 내 주위에 진심을 털어 놓을 만한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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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진작 배울걸 그랬네 - 인문학적 통찰의 힘을 길러주는 일주일 간의 서양철학사 여행
장즈하오 지음, 오혜원 옮김 / 베이직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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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가 고등학교 때 윤리와 사상을 하도 재미있어 하길래 교과서를 훑어 본 적이 있다. 나의 고등학교 때와 거의 달라진 것 없이 철학사를 따라 철학자와 사상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 정도여서 구체적인 설명이 되어있는 참고서 하나를 더 사서 정리하며 읽었었다. 이 책은 일주일만에 철학을 훑어 준다기에 역시 개론적인 설명만 훑고 지나가리라 생각했었는데 지식으로서의 철학에서 실천 철학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의외로 구성과 내용이 탄탄하고 충실하다.

저자는 대만 중정대학 철학연구소에서 철학 캠프와 강연을 하며 철학교육의 일반화에 힘쓰고 있다는데 이 책을 보면 대만의 철학 수업이 우리와 같은 듯하지만 좀더 나아가 구체적인 철학적 사고와 문제해결 방법을 키워주는 듯하다. 논술에서 나올 법한 다양한 논란의 문제들을 제시하고 이를 어떻게 답해야할 것인지까지 소개하고 있어서 과거 철학자들의 사상을 실생활에 접목시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서 흥미롭다.

이 책은 서양철학만 다룬다. 철학에 대한 개념정리부터 통사적 철학의 흐름과 중요 철학자와 사상에 대한 정리까지가 우리가 익숙하게 정리하는 마음으로 술술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철학이 다른 학문과 결합하여 정치철학, 정신철학, 종교철학, 언어철학, 과학 철학과 같은 학문을 발전시켰는데 이 부분부터가 쉽지 않다. 나아가 철학에 필요한 사고법 소개와 논술시험 문제에나 나올 법한 철학적 문제들을 제시하는데, 그 해설 부분도 난해하다.

논술 시험에 나올 법한 문제 중 하나가 '내가 존재하는 세계는 진짜일까?' 다.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컴퓨터가 지배하는 가상현실 속에 살던 네오가 그 현실을 진짜라고 믿듯, 과거 플라톤은 동굴에 비유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동굴에 비쳐진 그림자인 '허상'이고 진짜 세계는 동굴 밖 '이데아'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 듯,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가 깨어 났으나 자신이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고민했던 것들을 연결하여 설명한다. 철학사에서 유사한 사고들이 하나의 주제로 연결되는 참신한 깨달음을 준다. 나아가 과학자가 시도한 '통속의 뇌' 논증까지 이어져 내가 존재하는 세계가 진짜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다방면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재미가 있다.

고등학교 때 암기하느라 바빴던 윤리와 사상을 조금 더 발전시켜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방식과 하나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다각적인 해설을 내릴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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