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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위기, 뒤집어보면 기회다
사키야 미호.야나세 히로이치 지음, 김대식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현재 일본은 인구 고령화로 젊은층이 줄어들고 있을 뿐아니라 그 젊은이들도 '내성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서 대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한다. 내성적으로 변해가는 일본 젊은이들의 성향을 극복하고, 국제적 산업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대학을 세워 이 위기를 극복한 학교를 소개한다.
벳푸에 위치한 리츠메이칸 Asia Pacific University(APU)는 리츠메이칸 대학교에서 2000년에 설립한 대학이다. '3개의 50'이라는 목표와 '뒤섞음'을 통해 2014년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슈퍼글로벌대학'으로 선발될 정도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개의 50'은 창립 할 때의 목표로 유학생 비율 50%, 출신국 수 50개국 이상, 외국인 강사비율 50%을 의미한다. 향후 아시아 태평양지역이 전 세계를 리드할 것이라는 전망을 갖고 이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사는 학생들을 일본에 모아 영어나 일어로 교육을 하고, 일본의 문화와 방식을 익혀 졸업 후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일본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이 대학의 목표다. '뒤섞음'은 다양한 국가 출신의 학생끼리, 교원끼리, 교원과 직원끼리, 학교와 지역사회를 모두 섞어 화합을 통해 꾸려나감을 의미한다.
학생들은 영어지원과 일어지원이 가능하고, 수업 또한 양쪽을 다 들을 수 있다. 졸업 전에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언어를 어느 정도 마스터해야 한다고 하니, 영어권 국가가 아닌 나라에서 간 학생들은 모국어는 물론 영어, 일어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내성적인 일본 학생들을 좀더 글로벌하게 키우기 위한 것이 목표이지만, 각 국에서 온 외국인 학생들 역시 자국과 다른 문화와 시스템을 배우면서 윈윈하는 학교가 된 셈이다. 외국학생으로는 중국, 한국,인도네시아, 베트남과 같은 아시아 지역 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미국,유럽의 학생들도 있다.
수업은 상당히 미국적인 듯하다. 토론이나, 팀 구성으로 PT를 하는 수업이 많다. 이러한 교육을 받아보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좀 어려울 수도 있어서, 1학때 워크숍 수업을 통해 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다른 나라로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나 일본 직장인들의 단기 유학프로그램같은 것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수업을 받고 졸업하면 학생들이 적극적이게 되고 유창한 영어와 일어, 모국어를 구사하게 되는데, 일본 기업에서 이들을 데려 가려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다큐멘터리식 건조한 말투와 같은 내용을 여러 군데에서 자주 반복하는 경향이 있어 좀 지루한 감이 있다. 또한, 지나칠 정도로 자세히 대학 설립과정을 소개하고 있어 누구를 위한 책인지 의아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학의 상황, 1촌1품 운동, 새로운 개념의 이 학교 운영방식과 같은 내용은 흥미로워서 끝까지 읽게 한다.
일본어나 영어가 유창해서 대학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정도가 되는 사람이라면, 이 대학 시도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고교를 졸업하고 부모 곁을 떠나 타국에서 독립적으로 대학생활을 꾸려나가는 것도 좋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한국이라는 좁은 나라에서만 살다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지낸다면 흥미로운 대학생활이 될 것같다. 우리나라도 한국어와 영어로 수업을 하는대학이 생겨 각국의 학생들을 끌어 당길 수 있다면 좀더 한국을 바로 아는 인력들이 전세계에 분포하게 될 것 같아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