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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한국, 일본다루기
김현구 지음 / 이상미디어 / 2020년 1월
평점 :
일본은 한국에게 어떠한 나라인가? 한국은 일본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깊이 알지 못하고, 일본이 한국에 대해 아는 만큼도 상대를 모른다는 자성이 늘 있어왔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경제보복과 그에 대응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및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같은 일련의 일들의 배경은 무엇인가? 앞으로 일본을 대하는 한국의 자세는 어떠해야하는가? 이 책이 충실하게 설명한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는 한일관계를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3국의 역사적 관계 속에서 이해하는 배경설명을 담고 있다. 2부와 3부는 일본이 어떠한 나라인지와 미래가 어떠할지를 다방면으로 설명한다. 4부는 미래에는 EU의 벨기에가 그랬듯이,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왜 균형자역할에서 나아가 통합의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득력있게 설명한다.
특히 3부는 일본에 대해 모르고 있는 내용을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저자의 통찰력이 빛난다. 20세기에는제조업 강국인 일본이 세계 무대에서 크게 활약했다. 그런데, 21세기에는 창의력과 스피드가 중요한 정보화 사회인데 과연 일본이 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조업강국이었던 일본은 종신교용제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이 밑받침되었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힘을 잃고 있다. 일례로 미국에서 발생한 도요타의 리콜사건이 그러하다. 또한, 매뉴얼사회인 일본이 매뉴얼에 없는 상황에 대처하는 창의력과 순발력이 부족함을 보여준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후 일본의 우왕좌왕하며 수습하지 못하는 모습이 그러하다. 이에 비해 한국은 특유의 창의력과 빨리빨리 문화의 속도감이 있는 나라이며, 만약 북한과의 통일도 성사된다면, 21세기는 한국이 세계에 나설 때가 아닌가한다. 설득력있다.
역사에 대한 왜곡 부분도 바로 잡는다. 일본은 일제식민지에 대한 배상으로 1965년 한일협정을 통해 한국에 약8억불을 제공했다. 그러나, 1965년부터 2018년까지 대일 무역누적적자는 6천억불에 이른다.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이번 아베의 경제보복을 통해 한국기업이 얼마나 일본에 의존적인지 자성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기술이 가능한데도 일본의 부품과 기자재를 사용해온 것을 자각하고, 자립화를 서두르니 다행이다. 나아가 일본이 북한에 대해 한국에게 했던 것처럼 제2의 한일협정을 통해 북한의 산업을 일본의존적이게 만들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개발과 같은 남북한 교류가 필요한 이유이다.
달라진 한국은 더이상 미국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는 상투적인 말 그대로 한국은 경제적 이득을 살필 필요가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2018년도 중국의존도가 25%, 미국10%, 일본 6%이다. 사드설치로 롯데가 중국에서 철수하고, 한국방문 중국인 관광객 수가 현격히 줄어 한국경제에 어려움을 가져왔던 경험을 기억해야한다. 이제 이념보다 경제적 이득이 중요한 시기다.
저자 김현구는 한국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일본사로 석박사를 받은 역사가다. 한일관계를 풀 방법은 역사에 답이 있다고 주장한다. 과거 신라 김춘추가 당과 왜 사이에서 뛰어난 조정능력으로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었듯이 한국이 그런 역할을 해야한다.
이 책에는 엄청난 정보가 담겨있고, 알고 있었으나 하나로 꿰지 못했던 산발적인 지식들을 잘 엮어준다. 전근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한,중,일,미 관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필독 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