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잡는 스트레칭 - 스포츠재활전문가 문훈기 박사, 최신개정판
문훈기 지음, 윤재영 의학감수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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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집에서만 지내니 체중이 점점 늘어 나고, 운동삼아 산책이라도 할라치면, 무릎이 슬슬 아파온다. 나이가 들면서 어깨와 목, 손목, 무릎같이 부위별로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풀어 줄 수 있을까? 일반인과 프로 운동선수들의 재활치료를 담당해온 스포츠재활 전문가의 통증치료로서의 스트레칭을 알아보자.

책은 이론편과 실천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론편에서는 우리 몸의 관절과 뼈의 위치, 근육의 이름과 위치를 그림으로 상세히 알려주며 각 부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한 곳이 아프면 다른 부위도 함께 풀어주어야 통증이 해소된다고 설명한다. 실전편에서는 통증부위를 허리, 등, 목, 어깨, 팔꿈치, 손목, 골반, 무릎, 발목, 발바닥의 10개 부위로 나누어 통증을 없애주는 스트레칭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시연하는 사진 위주로 설명하고 있어서 동작 하나하나를 정확히 따라 하기에 좋다. 어느 정도 동작이 익숙해 지면, 통증 부위별 동작을 한 페이지로 만든 부록의 사진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따라하면 좋겠다.

저자가 소개하는 스트레칭은 재활운동으로서, 치료나 수술후 회복, 만성환자 관리를 위한 것으로 통증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다. 만성통증환자는 평생 하고, 가벼운 증상의 환자라면 일상생활 활동량만큼만 하라고 조언한다. 주의사항은 내 몸에 맞는 운동을 정확한 동작으로 하고,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신경반사(운동강도가 강해지면 근육에 고통이 생기면서 무의식적으로 반대로 저항하려는 힘)가 생기기 전까지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즉, 시원함을 넘어서 아프다고 느끼기 전 까지의 강도로 하면 된다.

먼저 스트레칭을 하기 전에 '기본 통증 체크 리스트'를 확인하고 스트레칭을 실시한 후 효과가 있으면 지속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병원치료를 받은 후에 스트레칭을 할 것을 조언한다. '심화통증 체트리스트'는 생활이 불편할 정도의 증상들로 나열되어 있는데 이 중 3개 이상이면 병원진단을 받고, 치료 및 회복을 한 후 꾸준히 스트레칭할 것을 조언한다.

평소 자주 아픈 '어깨통증'을 위한 스트레칭 실전편을 살펴보자. 6가지 스트레칭 동작을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옆으로 누워 손목 잡고 누르기, 등뒤에서 팔꿈치 당기기, 가슴높이에서 팔 걸고 당기기, 문틀에 팔꿈치 대고 어깨 늘이기, 등 뒤에서 수건 위로 올리기, 팔 힘 빼고 늘어뜨려 돌리기다. 동작은 책에서 QR코드를 찍어 동영상을 보며 익힐 수도 있고, 유튜브에서 "통증잡는 스트레칭"을 검색해서 "단행본 브랜드예문아카이브"를 찾아보면 된다.



근육을 단련시켜주는 스트레칭법은 잘못된 자세와 운동습관으로 생긴 몸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주고, 나이가 들어 근육과 관절이 노화돼서 탄력을 잃고 오그라드는 만성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인한 통증도 예방해주므로, 꾸준히 실천할 일이다.

병원에 갈만큼 심한 통증이 아니라서 집에서 한 번 시도해 보고 효과가 있다면 평생 계속해 볼 의사가 있는 사람, 나이 들어도 유연하고 통증없이 단련된 근육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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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왜? - 반일과 혐한의 평행선에서, 일본인 서울 특파원의 한일관계 리포트
사와다 가쓰미 지음, 정태섭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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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과 혐한의 평행선에서, 일본인 서울 특파원의 한일관계 리포트

1988년 모은 돈이 한국여행을 할 정도밖에 되지 않아 전혀 기대하지 않고 한국에 온 일본 대학생이 안동에서 한 할머니로부터 "좋은 일본인도 있고 나쁜 일본인도 있듯이 한국인도 그렇다"는 말을 듣는다. 다음해 서울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1999년부터 4년 반, 2011년부터 4년 간 마이니치 신문 서울 특파원으로 한국에서 생활한다. 이 책은 한국통이라는 일본인 기자가 본 21세기 한국사회의 변화를 일본 독자들에게 전하는 책이다.

책은 6장으로 되어있다. 1장 문재인 정권은 반일인가, 2장 서로의 생각을 안다고 착각하는 한국과 일본, 3장 강해진 한국이 내민 도전장, 4장 일본이 보는 한국의 통일관, 5장 한국이 좋다는 청년과 싫다는 중장년 남성, 6장 한일은 사이좋게 지내야하는가.

내가 이해하는 '20세기의 한국'은 자존감을 철저히 짓밟힌 시기이자, 급속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다사다난한 세기이다. 동아시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중국의 선진문물을 소화해서 일본에 전달해준 우리의 우월의식은 일제강점기를 지내며 여실히 깨져버렸고, 광복후 친일세력을 처단하지도 못한 채 6.25전쟁을 지나 최빈국에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다. 정치적으로는 군사독재정권을 끝내고 피로 물든 민주화를 쟁취하며 문민정권으로 들어선 세기다.

이에 반해 21세기에 들어선 한국은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을 내며 선진국 반열에 들기 위해 전진 중이다. 한편 일본은 헤이세이 시대(1989-2019) 내내 '잃어버린 30년'의 경제적 하향의 길을 가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에 대해 가졌던 우월감은 이제 자민당과 같은 우익 정치조직과 고령인구 층에서 혐한이나 반한의 감정을 내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근래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은 자민당이 할 수 있는 한국 겁주기였다. 한국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문제판결에 대해 보복적으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곤란에 빠뜨리기 위해 무역보복을 시도했으나 한국의 소부장 자립의 계기가 되었고, 장기간에 걸친 일본제품 불매운동 대응으로 한일 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다.

일본인 기자의 눈에 비친 현재 한국의 모습이 '분열'로 느껴지는 것이 좀 의외다. "문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의 같은 시기에 비해 높은데, 정권비판 또한 역대 정권에 비해 격렬하다. 그만큼 한국사회는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다(36)." 과거 군사독재시대에는 결코 허용되지 않는 표현의 자유가 현 정권에서는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반대를 허용하는 성숙한 모습이다. 정치적으로 적극적으로 반대의견을 개진하는 한국인의 모습에서 '분열'을 읽는다는 것은 일본의 자민당 외에 강력한 야당이 없어 '단합'된 모습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저자가 놓치고 있는 부분도 사실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1965년 일본에서 제공된 자금과 기술로 한국이 경제발전을 이루었다(130)고 하지만, 2차대전 패배로 폐허가 된 일본이 중공업을 다시 일으키고 선진국 대열에 서게 된 배경에 '6.25 한국전쟁'이 이용됬음을 빼놓아서는 안된다. 한국전쟁에 무기를 팔고 그 자금을 모아 공업을 발전시켰으니 한일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처지인 것이다. 또한, 김현구님의 <달라진 한국, 일본 다루기>에 따르면, 일본이 1965년 한일협정을 통해 한국에 약 8억불을 배상했지만, 1965년부터 2018년까지 대일 무역누적적자는 6천억불에 이른다. 일본에서 봤을 때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기자로서 양국의 무역 비중을 공평하게 서술해야하지 않을까.

저자는 남북한의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통일에 대한 여론이 낮게 형성되어 있고, 통일 비용이 많이 들며, 저출생과 고령화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는 것이 통일의 어려움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투자 대가인 짐 로저스는 남북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북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남북통일 이후 한국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의 천연자원과 잘 교육된 사람들이 합쳐지면 큰 시너지를 내게 될 것이고, 남한의 저출산, 고령화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되며, 통일 한국은 급성장할 것임을 여러 인터뷰와 그의 책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에서 밝히고 있다. 오히려 빚과 저출산으로 어두운 미래를 앞둔 일본에 대해 투자매력이 없다고 일축하였다.

번역의 문제일까? 읽기 불편한 부분이 많다. 이를테면,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썼던 같은 해 여름까지의 문 정권이었다면 적어도 일본의 신경을 거스르는 것 같은 대응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52)"에서 '일본의 신경을 거스르는 것 같은'의 원문이 궁금하다. 우리에게 일본이라는 나라는 신경을 거슬리게 하면 안되는 높은 곳에 존재하는 나라인가? 번역의 문제이리라 생각된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다가, 박근혜라고 했다가, 이어령 교수라고 했다가 이어령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호칭을 통일하지 않아 불편을 느끼게도 하지만, 보통의 경우 직함을 넣어 함께 부르는 한국 독자들에게 이질감을 주므로 수정해야한다.

한국통이라는 일본 기자의 눈으로 양국의 관계를 공정하게 기술하는데 부족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마지막 장의 한일양국의 윈윈을 위해 화해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고는 있지만 앞 장에서 나열한 불편한 사실들이 독자로하여금 결론에 공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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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주식 투자 이야기 - 더욱 진화해 돌아온 투자 고수, 숙향이 안내하는 경제적 자유의 길
숙향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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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85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하여 은퇴 후에도 전업투자자로서 평생 주식투자자로 살겠다는 저자의 가치투자에 관한 생각과 원칙 및 전략을 소개한다.

책은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그후 4년'에서는 전작 출판 이후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간단한 주식투자일지를 통해 저자의 가치투자에 대한 생각을 에세이처럼 풀어가고 있다. Part 2 '가치투자 실전'은 저자의 종목선택, 매수, 보유, 매도를 알기 쉽게 설명하며, 실제 투자했던 4개의 종목에 대해 이야기한다. Part 3 '나의 은퇴계획'에서는 전업투자자로서의 일상과 생활비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고, Part 4 '가치투자는 계속된다'에서는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 운용하고 있는 펀드 소개와 추천도서 104선을 꼼꼼하게 추천한다.

'투자라기 보다 저축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미래를 위해 주식투자를 반드시 하되 투자시간은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은 저자의 투자 철학을 잘 나타낸다. 시중의 예금 금리보다 2배 이상 배당을 주는 주식이라면 저평가 되었을 때 분할 매수했다가 주가가 가치에 도달하면 분할 매도하거나 계속 보유한다.

투자 종목선정 조건은 4가지로 비교적 간단하지만 배당이익률을 먼저 고려한다: PER10 이하, PBR 1이하, 배당수익률은 은행정기예금 금리이상, 순현금이 많은 기업. 네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종목 10개 정도를 5년이상 장기투자하면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후 만든 방법이다. 단, 대형주는 기관들의 매매대상이므로 기업의 가치보다 수급에 좌우되지만, 소형주는 대형투자자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어 상당기간 저평가 상태에 있으므로 소형주를 선호한다. 예외로, 이 네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더라도 건설, 항공, 해운, 은행과 같이 경기에 초민감주는 손익이 지나치게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제외하고, 일부 바이오업종, 카지노, 담배도 투자하지 않는다.

추천도서 104선은 혼자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을 선정한 것인데, 꼼꼼히 이유를 달았다. 벤자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과 같은 가치투자 대가들의 책부터 주식시장의 원리,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재무제표 관련 책들처럼 가치투자자라면 읽어야할 책과 기술적분석 책인 '차트의 기술' 책도 한 권 추천하고 있다.

이 책은 주식초보자에게 가치투자법에 대해 친절하고 쉽게 설명하고 설득한다. 주식 투자 책을 여러 권 읽다보면, 여러 저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지점이 나오는데, 그런 부분도 친절히 해결해준다. 이를테면, 초보자에게는 집중투자보다는 다양한 종목을 조금씩 사서 지켜보며 공부하는 것을 권유한다.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추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자마자 주가가 내리면 더 사면 될 텐데 뭘 걱정하느냐고 쿨하게 조언한다.

가치투자는 어찌 보면 매수와 매도에 많은 시간을 쏟지 않는 투자방식이라 직장인이나, 은퇴 후 안전하게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과,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하게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맞는 투자방법이다. 자신의 투자성향을 곰곰이 들여다보고 스타일에 맡는다면 일독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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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당뇨 밥상 - 영양학 전문가의 맞춤 당뇨식
마켓온오프 지음 / 리스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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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인구 천만 시대라고 한다. 당뇨병은 생명에 지장을 주는 병은 아니지만 완치되지 않는 병이고, 혈당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는 합병증이 무섭다. 맞춤 건강식 브랜드 마켓온오프에서는 영양상담을 통해 축적한 임상식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뇨환자들이 맛있게 먹으며 관리할 수 있는 메뉴를 소개한다.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누구가 걸릴 수 있는 당뇨, 제대로 알기'에서는 당뇨에 대한 설명을 하고, 2부 '맛있는 당뇨밥상'에서는 한상차림, 한 그릇, 브런치, 샐러드 및 음료, 도시락까지 다양한 레시피를 공개한다.

당뇨는 포도당이 소변으로 나오는 병이다. 혈액 속에 떠돌던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쓰이기 위해 세포 안으로 들어가려면 인슐린이 필요한데 인슐린이 제 역할을 못하면 당뇨가 발생한다. 대표적 증상은 다식, 다갈, 다뇨이고, 갑작스러운 체중감소, 피로감, 손발 저림, 시야 흐림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과체중인 사람에게 나타나며 40세 이후 서서히 나타난다.

당뇨의 가장 큰 원인은 비만과 운동 부족이다.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사이토카인이 인슐린 흡수를 방해하므로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운동을 통해 근육이 생기면 근육이 혈액 속 포도당을 많이 사용하므로 혈당을 떨어뜨린다. 최소 2-3일에 한 번씩은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30-40분 정도 한다.

식습관 역시 중요하다. 탄수화물은 체내에 빨리 흡수되는 단순당(과일, 음료수)보다 복합당(잡곡,콩류)을 섭취한다. 지방없는 닭가슴살, 흰살 생선, 쇠고기 안심과 같은 단백질, 채소와 해조류에 많은 식이섬유를 챙겨 먹는다. 식사 때마다 익히지 않은 샐러드를 챙겨 먹는 것이 좋다. 과식, 급히 먹기, 짜게 먹는 것은 좋지 않고, 식후 과일은 혈당을 크게 높이므로 제한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레시피는 그리 어렵지 않고 일상에서 바로 바로 만들 수 있도록 재료는 물론 순서도 간단하다. 설탕대신 올리고당을 사용하고, 고추장 대신 고추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주의할 점이다. 레시피는 채소뿐 아니라 다양한 단백질 재료와 파스타까지 골고루 포함하고 있어서 일반식으로도 알차 보인다.

가족 중 당뇨환자가 있다면 비슷한 식생활을 공유하는 다른 식구들의 식생활도 점검하고 고칠 게 있다면 고쳐야할 것이다. 영양학 석박사와 셰프들이 모여 만든 레시피가 담긴 이 책에는 열량을 재고, 고른 영양소를 포함시키고, 맛을 고려해 만든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으므로 그대로 따라해보는 것도 좋겠다. 아울러 건강한 밥상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허브 닭다리살 구이

건두부해물볶음

두부마요 참치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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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이야기 2 - 진보 혹은 퇴보의 시대 일본인 이야기 2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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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혹은 퇴보의 시대

이 책은 <일본인 이야기> 시리즈 5권 중 두번 째 권이다. 저자는 역사를 시대순이 아닌 쟁점을 잡아 저술하는 시리즈를 내는데, 이번 책은 '일본 농민의 일생과 그들을 치료해준 의료, 의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소제를 '진보 혹은 퇴보의 시대'라고 달았는데, 에도시대(1603-1868)에 지배층의 쇄국정책은 퇴보이고, 피지배층의 생존권 유지에 있어서는 진보라고 설명한다. 지배층인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문을 연 에도시대는 데지마 인공섬에 네덜란드인들을 격리시키고 그들을 통해서만 교섭을 하였기 때문에, 여러 유럽국들과 다방면에서 교류하며 발전을 이뤘던 전국시대보다 퇴보했다. 반면 피지배민들은 이러한 쇄국정책으로 당시 군사경쟁에 휘말려 있던 유럽과는 다르게 생존을 보장받으며 비교적 평화로운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진보한 것이다. 지배층의 착취는 심했지만 전쟁에 투입되지 않았으니 목숨은 건졌던 때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보통 왕과 같은 지배자들의 역사이고, 일반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크게 궁금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흥미롭다. 역사인구학을 통해 피지배층의 삶을 엿볼 수 있는데, 에도시대에 카톨릭교도를 없애기 위해 농민들을 불교종파에 속하게 했고, 절에 보관된 피지배층의 출생, 결혼, 사망을 기록한 <과거장>과 같은 기록을 통해 당시 서민들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하는 사실이 흥미롭다.

한중일 동아시아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로서 저자는 일본 농민의 삶을 우리나라와도 비교하는데 좀 불편한 부분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에도시대의 영아살해는 기근이 심했던 일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조선시대 북부지역에서 부역을 피하기 위해 사내아이를 묻었던 것처럼 피지배층에서 자행되었다고 한다. 또한, 에도시대의 여성이 자유로이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는 일본 여성이 성적으로 자유롭다는 사실은 옳지 않다. 이 역시 조선에서도 양반을 제외한 계층에서 행해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럴리가..'하는 근거는 주석을 통해 제시하므로 반기를 들기 어렵다.

또한, 오해하고 있는 부분도 지적한다. 이를테면, '독농'은 근면하게 농사를 짓는 농민을 말하는데, 이러한 일본의 근면함이 일본인의 민족성이고, DNA에 타고 전해진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실은 일본에서 중세까지 예속민의 노동은 채찍을 맞아 가며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고역을 의미했고, 에도시대에 독실한 농민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어 현재에 이르는 것이다. 신분적 한계에 의해 자행된 근면함이지 유전적일 수 없고 그만큼 농민들의 삶은 피폐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성실하고 똑똑한 민족성을 지녀서 세계 10대 강국을 만들어냈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하다(178-179)"고 주장한다.

책을 읽으며 '대청제국'이라는 이름을 굳이 사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대로 보통 '청', '청나라'라고 칭하는 중국의 왕조를 왜 생소하게 '대청제국'이라고 부를까? 사전을 찾아보니 같은 의미이지만, 굳이 학교교육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대청제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밝히고 있지 않아 궁금하다.

농민의 일생 외 또 하나의 주제인 에도시대 의학에 관한 이야기는 좀 생소하지만 흥미롭다. 일본은 에도시대를 포함해 1177년에서 1887년 메이지 정부까지 근 천년간 농민들은 신분상승을 꾀할 방법이 없었다. 중국과 우리에게 있었던 과거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사들은 지식인을 낮게 취급했고, 지식인들은 신분상승을 위해 중국에서 전해온 한의학을 읽고 의사로 이름을 얻은 후 막부나 번에 고용되어 관리가 될 수 있었다. 따라서 일본의 의사는 농민의 신분상승 방법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송에 유학한 승려가 의사를 겸하였고, 글을 읽을 줄 아는 유학자가 의사를 겸하는 유의가 중심이 되다가, 점차 일반인도 읽을 수 있는 가나로 씌여진 의학서가 나오며 대중화되었다. 그리고 백여년간 유의들은 난의학을 금지하다가 1858년 쇼군의 치료를 난의학자 이토 겐보쿠가 맡게 되고, 막부로 임용되면서 난의학이 발전하기 시작한다. 난의학의 가장 큰 공헌은 우두법으로 천연두를 예방한 것이고, 서양의학소(도쿄대 의학부의 전신)를 설치하며 체계화된다.

사실 난의학은 16세기 전국시대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해부학과 외과 치료법은 물론, 한센병 치료 병동을 포함한 종합병원, 고아원과 같은 시스템을 제공했다. 그러나 도쿠가와 막부는 쇄국을 통해 퇴보되었고 다시 회복되기까지 3백년이 걸린다.

이 책은 마치 답사 여행기를 읽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본문에서 언급하는 많은 사람들의 집이나 묘, 묘비, 절과 같은 실물 사진들이 많다. 에도시대의 유물이 현재까지 존재한다는 현실감을 높이면서, 동시에 직접 찍은 사진인 것으로 보여, 열심히 역사의 흔적을 찾아 다닌 저자의 노력이 느껴진다.

일본에 대해 느끼는 우리의 감정은 곱지 않다. 국뽕으로 이 책을 읽게 되면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 속 피지배층의 삶은 일본이나 우리나 유사한 점이 의외로 많음을 깨닫게 된다. 서장에 적은 저자의 말이 새삼 의미심장하다.

"한 명이라도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국수주의자가 될 수 없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더 많은 한국 시민이 더 많이 해외에 여행, 연수, 유학을 가서 더 많이 해외를 보고 느끼고 친구를 사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 것만이 동북아 국가들의 지배집단이 일부러 국가간의 갈등을 조장해서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는 현재의 구도를 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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