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의 관점 - 주식투자 대가가 가치를 찾는 법
강방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유튜브에서 본 가치투자가 강방천님의 인상은 꾸밈없이 직선적이고 시원스럽다. 가치투자가들은 저평가된 주식을 싸게 사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때까지 보유한다는 원칙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투자스타일도 다르고, 요즘같이 4차산업혁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성장주의 가치평가는 기존의 PER만으로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저자의 투자관점이 궁금하다.

책은 3부로 되어있다. 1부 '만남'이 저자의 흥미진진한 성공과 굴곡있는 투자에 관한 개인의 이야기라면, 2부 '해석'은 주식 고르는 법에 대한 저자의 관점을 설명한다. 주식을 고르는 측정도구에 K-PER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점이 독특하다. 기존 PER에 미래 프리미엄에 대한 값을 곱하는 방식이다. 과거의 데이터 분석은 물론 미래환경을 예상해야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3부 '바람'은 짧게 주식투자 시 당부와 DMZ와 새만금 관광개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에 입각해 기부에 힘쓰는 점도 멋지다.

인생을 회상하는 전반부를 읽다보면 어느 정도 운이 따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기업을 고르는 방법을 개발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좋은 기회가 온다해도 기회가 아니다. 준비된 자신에게만 성공의 기회인 것이다. 예로, 개인투자자로 활동하던 1992년에 '자본시장자유화'로 외국인이 우리 주식시장에 유입되었는데 저평가된 기업을 매수하는 그들의 성향과 저자의 방법이 일치하여서 자신이 매수한 종목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저자가 최상의 주식을 고르는 측정도구는 시총, 이익의 질(지속성, 변동성,확장가능성,예측가능성),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MDN, 제4의 생산요소)이다. 특히 새로운 혁신기업의 가치평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공식을 제시한다.

미래 시총(가치) = K-PER* x 미래 이익**

* K-PER: 과거 PER(주가수익비율)에 '이익의 질'에 따라 프리미엄을 곱한다. 이익의 질은 지속성, 변동성, 확장성, 예측성이다. 프리미엄은 기업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성숙기 기업을 중심으로 도입-성장기에 있는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쇠퇴기 기업은 낮게 평가한다. 또한, 업종, 시간 경과에 따라 좋아지는 기업인지 여부와 침투율을 고려한다.

** 미래이익: 미시적으로 재무제표 분석을 하고, 거시적으로 미래수요와 경쟁을 봐야 한다. 재무제표는 현금흐름표에서 설비투자과 잉여현금흐름을 확인한다. 설비투자가 높지 않은 기업을 선호한다. 잉여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이 주주환원정책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미래이익의 질에서 확장성을 중시한다.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MDN)는 미래 투자에 대한 키워드다.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개발함으로써 시작된 MDN의 세계는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과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이 플랫폼 중심으로 빅데이터를 쌓아가면서 시장의 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빅데이터를 모으는데 유리하므로 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제조업의 변신을 지켜봐야한다.

늘 궁금한 매도시점에 대한 언급도 있다. 대체재가 등장할 때, 경쟁자가 등장할 때, 잠재적수요의 끝이 보일 때, 기업의 키값이 변할 때, 더 좋은 기업을 만날 때이다. 역시 주가와 상관없이 기업의 상태에 주목한다. 일등기업이라도 늘 바뀔 수 있으므로 항상 의심하라는 조언이 유익하다.

주식을 고르는 5단계는 다음의 질문을 해본다.

1. 이 산업이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까?

2. 이 산업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지속될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까? 경쟁기업은 얼마나 될까?

3. 주주의 몫이 큰 회사는 어디일까?

4. 프리미엄(K-PER)을 얼마나 줘야할까? (산업의 지속성과 확장성이 크고, 충성도가 높으며, 평균이상의 PER이라면 높은 점수를 준다 )

5. 투자판단

구체적인 종목이나 분야를 분석하지 않는다. 관점에 포커스를 두기 때문이다. 오랜기간 펀드매니저로서 고민하고 정반합에 따라 정착시킨 원칙들을 풀어놓기 때문에 한 번 읽어서는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읽을 필요가 있다.

근래에 읽은 주식투자 책 중에 가장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유익하게 읽었다. 투자관점을 일찍 정립하고 운도 어느 정도 따라주는 인생이어서 투자로 성공한 사람의 개인 역사와 함께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역사를 둘러본 느낌이다. 꼼꼼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할까를 고민한 문구가 많고 생소한 용어들이 난무하지 않아서, 초보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주식 초보자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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