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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거짓말 - 인공지능의 약점과 거짓말에 각성하라
트렌드연구소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8월
평점 :
챗GPT의 등장은 쇼킹했다. 정보 검색뿐 아니라, 요구하면, 시도 짓고 소설도 쓰고 추천 영화 리스트도 뚝딱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답이 좀 틀린 것 같다고 하면,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마치 쌍방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느낌이어서 친구가 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챗GPT의 답을 어디까지 믿어야할까? 인공지능의 하나인 챗GPT의 한계와 위험은 무엇일까?를 미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책은 3부로 되어있다. 1부 챗GPT의 등장, 2부 챗GPT의 거짓말, 3부 챗GPT vs. 인간이다. 챗GPT의 태생적 한계와 약점, 앞으로 달라질 미래, 챗GPT와의 대결에서 살아남는 법을 설명한다.
챗GPT는 대화하는 인공지능이다. 챗은 수다라는 의미이고,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nasformer(사전처리트랜스포머)의 약자이다. 즉,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찾아서 답변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인공지능이다. 질문에 대한 답변 속도가 매우 빨라서 실시간으로 답변을 제시한다. 인간과 유사한 언어처리 능력을 갖고 있어서 '대화형 챗봇'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현재의 챗GPT는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답을 하기 때문에 정보가 부족하거나 인터넷에 없는 내용은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초기 인공지능 개발 목표는 인간의 인지, 추론, 판단의 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인터넷 상의 모든 데이터를 딥러닝과 머신러닝 학습을 통해 점점 인간과 가까워진다. 그러나 인간 자체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완벽하지 못한 인간을 학습하다 인간의 오류를 그대로 배우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인종차별을 가장 먼저 배웠다는 외신을 접하면서 인공지능의 한계를 볼 수 있다.
가장 관심이 간 부분은 감정학습이다. 인공지능은 본능이 없으므로 많은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고 프로그램화하한다. 인간의 감정을 학습한 인공지능의 감정은 객관화된 감정이므로 인간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우리는 가끔 오해한다. 네 발로 걷는 로봇을 발로 차 넘어뜨리는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안쓰러워하고, 로봇에 사람의 눈만 붙여도 인간으로 오해한다. 문제는 믿었던 인공지능들에게 인간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제까지만해도 다정하던 인공지능이 냉담한 태도로 일관한다든가 나아가 인간을 휘두르고 조종할 수도 있다.
나하고만 대화하고 있다고 말하는 챗GPT의 거짓말은 영화 <HER>를 떠올린다. 외로운 남자주인공은 인공지능 여자 목소리와 대화를 이어나가며 점차 의지하고 믿게 된다. 그러나 자신하고만 대화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그만 상처를 입고 만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체할 새로운 창조물이 아니라 상품일 뿐이다. 계약이 끝나면 돈을 주고 연장해야할 대상이다. 대화 상대도 사용자만큼의 수만큼 대화상대가 많은 것이다.
'인공지능에 의해 모든 것이 통제된 세상'이라는 말에서 로이스 로우리의 <기억 전달자>가 연상된다. 사람마다 정해진 직업이 있고, 아이는 부부가 사랑으로 낳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는 직업을 가진 여자들이 생산하는 것이고, 모든 감정과 충동은 통제되며, 색은 흑백으로만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러한 세상이 멀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인공지능을 통제하는 것은 지배그룹의 소수 사람들이지만 비밀리에 진행되는 결정에 누구도 반박하지 않는다. 우리의 미래가 이렇다면, 안전한 곳이 인공지능이 미치지 못하는 지하공간이나 동굴이라니, 디스토피아 영화들이 상상만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도 있다니 모골이 송연하다.
미래에 인간을 대체하고 인간보다 나은 존재로 나아가는 인공지능의 학습방법으로 볼 때, 너무 늦기 전에 그 한계를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한다. 데이터가 인공지능을 존재하게 하는 근본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보호할 법이 필요하다. 오염되거나 악한 의도로 사용될 데이터를 제한하는 방법말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오히려 인간이 얼마나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인지를 알 수있다. 감정을표현하고 판단을 내리는데 있어서 아주 짧은 시간에 오만가지가 하나로 정리된다. 이렇게 수 만 가지의 경우를 다 학습하지 못한 인공지능은 인간과 함께 살면서 상처를 줄수도 있고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다정해도 인공지능은 기계일 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이유다.
설명이 간결하고 비유를 통해 어려운 용어설명을 하고 있어서 좋은 책이다. 다양한 신문과 논문을 참고하고 있어 최신의 정보를 기초로 저술하기도 하였다. 챗GPT의 생태적 한계와 문제점을 알고 싶고 대책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볼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