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일본 경제의 미래 -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가 찾은 경제 위기 돌파 전략
데이비드 앳킨슨 지음, 임해성 옮김 / 더난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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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옥스포드 대학에서 일본학을 전공했고, 1990년이래 30년 넘게 일본에 살고 있는 영국인이다. 일본 문화재 보수 전문 회사 고니시 미술 공예사의 대표로, 일본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는다. 이 책은 다양한 해외 논문과 일본 내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일본경제가 당면한 문제와 그 해결을 제안한다. 일본 경제의 문제점의 원인은 인구감소와 노령화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귀기울여야 할 이야기다.

책은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경제의 골든타임을 놓칠 것인가, 2장 어떻게 자본주의를 고칠 것인가, 3장 해외시장을 노려라, 4장 왜 기업의 규모가 중요한가, 5장 얼마나 최저임금을 올려야하나, 6장 생산성을 높여라, 7장 인재 육성 훈련은 언제까지 필요한가.

일본 경제는 1990년이후 디플레이션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인해 일할 수 있는 인력이 줄어들고, 부양해야할 노령인구는 늘고 있다. 저자는 일본정부가 시행하는 양적완화, 제로금리, 재정 건전화, 외국인 노동자 수요, 소비세 10% 인상 등이 미시적이고 지엽적인 문제해결이며, 보다 근본적인 의식개혁과 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래와 같은 7개의 패러다임(인식)의 대변환이 필요하다.

먼저,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임금인상'과 '생산성 향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도해야한다. 둘째, 독일, 스위스처럼 고부가가치, 고소득의 '고차원 자본주의'로의 의식 개혁이 절실하다. 세째, 공급 과잉조절을 위해 '수출'을 진작하고, 선진국으로부터 중간재의 현명한 '수입'을 통해 생산성향상을 이뤄야한다. 네째, 기업의 M&A를 통해 현재 중소기업의 수를 줄이고, 기업의 평균 규모를 키운다. 다섯째, 정부주도의 '전국동일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켜야한다. 여섯째, 선순환을 가져오는 키스톤(key stone:핵심기조)은 '최저임금의 지속적 인상'이다. 일곱째, 직원을 재교육해서 기술혁신의 보급률을 높이고, 경영자의 교육을 통해 민첩한 기업을 만들어야한다.

경제성장은 인구증가와 생산성에 달려있다. 그러나, 일본은 인구가 줄고 있고, 생산성은 1990년 이후 낮아지고 있고, 다른 선진국과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세계 4위의 인재를 보유한 일본은 세계28위의 생산성을 내고 있다. 노동자의 능력만큼 급여를 지급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최저임금제'를 통해 지속적인 인상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생산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규모를 키워 수출을 증가시키고, 신기술의 보급도 활발해진다. 소득이 늘기에 세수도 늘고, 재정도 개선된다. 이를 위해 기업의 경영자와 정부의 정책이 중요하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연구결과들이 있어 놀랍다. 첫째, 국가경쟁력이 대기업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저생산성, 저소득, 저수출률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통폐합을 통해 경쟁력있는 대기업을 키워야한다. 직원의 급여도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높아진다. 중소기업의 통폐합은 정부차원에서 진행되어야할 일이다. 두번 째, 최저임금제를 매년 인상해야 생산성이 향상된다. 신고전파 경제학의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 부정되고 있다. 영국의 최저임금상승 사례를 보면, 여성, 청년, 노인 등 일자리에서 소외된 계층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최저임금을 올려도 일자리수가 줄지 않았고, 회사의 이익이 줄어도 폐업이 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일본 경제문제의 근본원인은 낮은 소득이다. 연금수급연령을 올리고, 소비세 10%올리고, 국가부채 줄이는 것이 본질적 대책이 아니다. 임금을 올려서 세수를 충분히 확보하고, 소비가 증가하면 자연히 소비세도 충분히 걷힐 것이며, 생산성을 높여 GDP를 높이면 국가부채도 줄어들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인구증가시대의 사고방식으로는 이 난관을 해쳐나가기 힘들다. 일본경제를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일본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책이다.

저자의 시니컬한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세계에서 가장 특허가 많다고 해서 안팔리는 물건만 만들고 있으면 낭비다. 잘 갖춰진 사회 인프라나 교육도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정부는 인구가 줄어들어도,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면, 세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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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 영화를, 고상함 따위 1도 없이 세상을, 적당히 삐딱하게 바라보는
거의없다(백재욱) 지음 / 왼쪽주머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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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문어체로 정중하고 독자를 배려하는 조심스러운 책만 읽다가 이렇게 툭 던지는 욕섞인 구어체 책을 대하니 당혹스럽다. 그런데 묘한 매력이 있다. 돌려 얘기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통쾌함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동네 오빠/형이 '자 여기 앉아봐. 들어봐' 식의 얘기다. 농담같은 이야기 같다가도 어느 순간 철학적이기도 하고, 정치적이기도 하고, 로맨틱하기도 하며 자유자재로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흥미롭다.

책의 구성은 영화 제목과 상연 연도만을 걸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관련 책이라면 흔히 있는 '영화의 한 장면'이나 인상 깊은 '포스터' 한 장도 이 책에는 없다. 저자가 책속에서 지속적으로 말하듯, '궁금하면 찾아 보면 될 일이다'. 저자는 열 살부터 30년이 넘도록 영화를 보아왔고, 배우는 물론, 감독과 작가, 촬영 감독의 기술까지 꿰고 있어 보인다. 또, 호오가 분명해서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 올린 댓글과 시비를 가리고, 시종일관 시니컬하다.

무엇보다 저자의 영화에 대한 해석이 흥미롭다. 이를 테면, 그냥 부르스 윌리스의 재미있는 영화로 알고 있는 <다이하드>가 미국인들이 매우 좋아하는 영화라고 한다. 전형적인 미국남자, 카우 보이 중에서도 터프가이인 블루컬러가 일본 회사 건물에서, 독일 악당을 때려 잡고, 인질로 잡힌 자기 아내를 되찾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1980년대 미국의 모습을 잘 읽었으며,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한다. 즉, 일본의 전자 제품이 미국을 점령하다시피 한 시기에, 일본이 보고 베낀 독일을 물리치고 미국 여자를 구하는 미국 국뽕의 영화라는 의미다. 미국 남자들의 기를 살려주는 이야기다. 영화의 줄거리만 따라가지 말고 그 안에 있는 '상징'들을 읽어내야 영화가 한 단계 높은 의미를 갖는다. 줄거리와 재미가 끝이었던 이 영화를 다시 보게 한다.

영화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도 많다. 정권의 권력을 상업영화에 행사하였던 과거 정권에 대해 일침을 놓는다. 영화는 그 시대 대중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여야하지, 권력자가 원하는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들을 이미 거의 다 보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잔인한 살해장면이 넘쳐나는 슬래셔 무비에 <에이리언>을 포함시킨 것은 장르의 특성을 조금 비틀었을 뿐 스페이스에서 살육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카리오: 암살의 도시>가 그렇게 깊은 뜻이 있는지 몰랐다. 시대 배경에 미국과 멕시코의 마약카르텔과의 관계에 대한 갈등과, CIA, FBI, 복수에 칼을 가는 한 남자로 구성된 팀이 행하는 폭력이 목적만 정당하면 수단이 어찌 되었든 상관없냐는 철학적 질문에 이르게 된다. 난 도대체 뭘 본거지? 이 영화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읽고 있는데 자꾸 옆에서 '그만 좀 웃어' 라고 구박을 한다. 만화보다 재미있는 책이다. 영화 속 상징과 은유를 혼자 이해하기 어려운, 또 세상을 삐딱하게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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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 인문쟁이의 재즈 수업
이강휘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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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한 건 아니지만, 출퇴근 길이 길어서 오가며 재즈를 듣게 되었다는 저자는 오래 전부터 재즈를 즐겨 듣는 국어 선생님이다.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높여주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는 교육관을 갖고 있다. 다양한 방면으로 지적 호기심을 높여주기 위해서였을까? 국어 선생님이 만든 '재즈 듣는 소녀들'이라는 방과후 교실이 흥미롭다. 재즈를 감상하며, 미국의 역사를 배우고, 인종차별에 대해 공부를 하고, 감상문을 써보는 수업이다. 이상적인 융합교육으로 들린다. 낭만적이다. 뭔가 고상하면서도 공부로 힘든 영혼을 위로해 줄 것 같다.

재즈는 흑인의 음악으로 알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노예로 잡혀와 죽도록 일만 해야했던 고달픈 인생에 지친 그들만의 음악. 미국이 사들이기 전 프랑스 식민지였던 루이지애나의 도시 뉴올리언스에서 재즈가 시작되었다. 누구나 아는 루이 암스트롱이 이곳 출신이며, 그의 'what a wonderful world'는 우리나라 광고음악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재즈의 시작은 고달픔을 달래기 위한 흑인들이었지만, 시대에 따라 느릿한 백인의 쿨 재즈도 생기고, 연주뿐 아니라 가사를 입혀 노래하는 재즈 가수도 생기며 다양해진다.

재즈는 1930년대 춤을 추기 위한 스윙 재즈(Swing Jazz)에서 시작하여, 1940년대 즉흥 연주 중심의 비밥(Bebop), 1950년대 서정성이 가미된 백인들의 재즈라 불리는 쿨 재즈(Cool Jazz), 이에 분발한 흑인들의 하드 밥(Hard bop), 그리고, 퓨전재즈(Fusion Jazz)까지 시대에 따라 다양한 종류를 파생시켜 왔다.

스윙재즈의 상징인 '콜먼 호킨스'의 묵직한 테너 색소폰 연주, 비밥의 아버지 '찰리 파커'의 알토 색소폰 연주는 트리오(3중주), 콰트로(4중주), 퀸텟(5중주) 속에서 다양한 악기와 합주를 한다. 쿨 재즈의 왕이라 불리는 '마일스 데이비스'는 오만하고 욕을 달고 사는 사람이었다는데, 그의 트렘펫 연주는 묵직하고 고독하다고 묘사한다. 하드 밥을 대표하는 천재적 트럼펫 연주자 '리 모건' , 드럼의 '아트 블래키' , 알토 색소폰의 '아트 페퍼', 트럼펫의 '클리퍼드 브라운'의 연주를 소개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데이브 브루벡의 Blue Rondo a La Turk와 챗 베이커의 My Funny Valentine이 들어 있는 Chet Baker Sings 앨범곡들을 좋아한다. 쳇 베이커역을 맡은 에단 호크의 영화 <Born to be blue>도 찾아봐야겠다. 앞니 없이 부르는 Born to be blue를 부르는 젊은 날의 쳇 베이커와 마약으로 너무 말라버린 나이든 그의 마지막 인터뷰 모습을 인터넷으로 보니 마음이 아프다.

재즈 연주자이든 가수든 그들의 생애는 재즈의 발생처럼 불우하고 어둡다. 성공해서 스타가 되어도 마약과 술에 빠져 죽어가는 걸 보면 안타깝다. 그 한 예가 빌리 홀리데이다. 빌리 홀리데이에 관한 EBS 지식채널e 영상이 있어 잠시 시청해보니, 20세기 초의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차별이 가슴 아프다. 그녀가 공연의 마지막에 늘 부른다는 'Strange fruit'은 백인들의 린치로 나무에 매달려 죽은 흑인에 대한 묘사인데 가슴이 먹먹하다. 영화 <그린 북>에서도 보여지는 흑인 차별은 연주자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주고 술과 마약에 빠지게 하지 않았을까 한다. 당시 흑인 연주자들은 백인들을 위해 연주를 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자신이 연주한 호텔에서는 식당을 이용할 수도, 숙박을 할 수도 없다. 흑인을 위한 호텔을 찾아가야한다. 그린 북은 그 호텔 리스트를 적은 책자이다.

재즈와 판소리를 비교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판소리에서 더늠(기존 서사에 살을 붙임)을 할 정도면 경지에 오른 소리꾼이어야 하듯, 재즈의 임프로비제이션(improvisation, 즉흥연주)도 이와 같다. 추천한 키스 재럿의 영상을 보니 당황스럽다. 1시간 반이 넘어가는 피아노 즉흥연주를 악보없이 정말 온 얼굴의 표정과 온 몸짓으로 연주한다. 괴이한 소리도 내고, 암튼 독특한 모습이 당황스럽다. 재즈라는 느낌보다 피아노 즉흥연주곡 같다.

책은 한 명 한 명 재즈 연주자를 소개하면서 그들의 사진을 실어 준다. 연주자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소개하거나, 그들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중간중간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해당 연주자의 음악을 바로 바로 들어볼 수 있어 편리하다. 또한, 각 연주자들의 앨범을 하나씩 추천하는데, 앨범에 참여한 연주자들의 이름과 악기명을 적어 두었고, 언제 들으면 좋은지 멘트도 달아주었다.

이 곡을 들어보면 어떤 느낌일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에 자꾸 QR코드로 연결된 재즈곡을 들으며 책 읽는 속도가 느려진다. 그럼에도 좋다. 거친 트럼펫의 날카로운 재즈부터 피아노가 리드하는 부드러운 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즈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즈를 소개하는데 유머와 위트로 가득차 입가에 미소 띄우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재즈 대가들의 음악을 들으며 해박해져가는 것은 저절로 따라오는 보너스다. 재즈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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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고 매혹적인 고대 이집트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손바닥 박물관 3
캠벨 프라이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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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 3권이다. 고대 이집트 유물을 소개한다.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헝가리 박물관에 흩어져 있는 유물 200여 점을 이 책 한 권에서 다 볼 수 있다. 유물의 사이즈도 손바닥으로 표시해서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한 재치도 돋보인다.

고대 이집트는 기원전 5300년전부터 로마지배가 끝나는 서기 395년까지로 근 6천년에 가까운 긴 시간이지만, 그 유물은 잘 보존되지 못한 듯 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집트 정부가 1880-1890년에 고고학자들이 발굴한 유물 중 일부를 해외로 가져갈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 큰 이유일 것이다. 그 외에 발굴 중에 손상되거나 망가지는 것도 있었을 것이고, 도굴꾼에 의해 약탈되기도 하였을 것이다. 게다가 이집트의 현대 도시들이 고대 유적지 위에 세워진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일강을 따라 형성된 이집트 문명이 보여주는 고대 이집트 문화는 신비롭고 현존하는 유물이 이를 설명해준다. 내세신앙을 믿어 정성을 쏟은 미라와 관, 거대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파피루스에 새겨진 상형문자로 대표되는 고대 이집트의 유물은 상당히 세련된 문명의 발달을 보여주며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책은 연대에 따라 7장으로 나뉜다. 왕조 이전 시대와 초기 왕조시대(BC5300-2700년), 구왕국(BC2700-2055년경), 중기 왕국(BC2055-1550년경), 신왕국(BC1550-1069년경), 제3 중기(BC1069-747년경), 후기(BC747-30년경), 로마시대(BC30-AD395년경)이다.

1장. 왕조 이전 시대와 초기 왕조시대(BC5300-2700년): 나일강을 중심으로 이집트 역사가 시작된다. 기원전 3100년 통일로 초기 왕조시대가 시작된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주름잡힌 V자 리넨 옷은 기원전 3천년경 것으로 추정되는데 썩지 않고 보존된 것이 놀랍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조 의복이다. 또한,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 항균기능을 위해 남녀 모두 화장을 했던 이집트인들의 다양한 화장용 팔레트가 소개되는 것도 흥미롭다.

2장. 구왕국(BC2700-2055년경): 이 시기에는 파라오가 태양신 라의 아들이라는 믿음이 등장하였고, 신을 모시는 신전보다 왕의 피라미드 건설에 초점을 두었다. 다양한 조각상과 상형문자가 새겨진 부조들을 볼 수 있다.

3장. 중기 왕국(BC2055-1550년경): 이 시기에는 남부 '테제'를 중심으로 통일하였고, 아문신을 숭배한다. 파라오 조각의 얼굴이 좀더 인간다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피라미드의 규모는 구왕국시기보다 좀 작아졌다. 신화와 의학적 파피루스 문헌(아래 사진 1)이 발견되었다.

4장. 신왕국(BC1550-1069년경): 이 시기는 힉소스인들을 몰아내고, 이집트의 황금기를 맞이한다. 동지중해의 국제무역 중심지가 된다. 태양을 상징하는 오벨리스크와 기둥이 세워진 거대한 신전이 세워지고, 왕의 거주지는 소박하였다. 하트셉수트 여왕, 투트모스3세, 아멘호테프3세, 람세스2세와 같은 친숙한 파라오들의 시대다. 유리는 사치를 상징하는데 향유를 담은 병들이 발견되고, 샌들이 온전하게 발견된다.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투탕카멘의 무덤과 도굴로 사형시킨 남자들에 관한 기록이 파피루스에 남아있다. 이집트 카이로 박물관에 있는 '투탕카멘의 미라 가면(아래 사진 2)'은 보존 상태가 우수하다.

5장. 제3 중기(BC1069-747년경) : 이 시기에 이집트는 정치적으로 분열되어 지방분권화가 나타나고, 나일강의 경로 변경으로 수많은 조상(조각상)들이 북동부의 타니스 지역으로 옮겨가 재활용되었다. 신왕국을 황금기라 한다면, 이 시기를 '은시대'라 한다. 리비아 왕들은 타니스에 신왕국의 황금시대를 모방한 예술형식과 관에 은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미라화 기술이 정점에 이르고, 관 디자인에 변화가 일어났다. 관을 재활용하는 풍습이 유행해 아메넴헤트 왕자의 관(아래 사진 3)을 보면 시커멓게 지우고 아매넴헤트의 이름을 써넣은 흔적을 볼 수 있다.

6장. 후기(BC747-30년경): 이 시기는 쿠시인의 도래를 시작으로 외세의 지배가 시작된다. 천 년 가까이 누비아인, 아시리아인, 페르시아인,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의 통치를 받게 된다. 다문화적 성격을 볼 수 있다.

7장. 로마시대(BC30-AD395년경): 기원전 31년 악티움 전투에서 클레오파트라가 패배한 후 이집트는 로마의 지배하에 들어간다. 많은 유물이 로마로 이송되었고, 영국의 페트리는 상당한 양의 로마 미라와 미라 초상화를 발견하였다. 이집트는 대체로 기독교화되었고, 파라오의 사회 관습은 이슬람시대로 이어졌다.

이 책은 무엇보다 유물 사진의 해상도가 좋아 생생한 점이 좋다. 또한, 고대 이집트 역사를 7개의 시기로 구분하고, 각 장의 초반에 정치적, 문화적 특징을 간단히 소개하고 있어 시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각 유물에 대한 설명도 비교적 흥미로워서 재미있는 박물관 해설자의 이야기를 듣는 듯 읽어 나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기 전 이집트 역사 개관을 인터넷을 통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책을 읽기를 권한다. 그러면, 좀더 친근하게 고대 이집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 문단 전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지 못해 반복해서 여러 번 읽다보니 흐름이 끊기고, 내용연결이 부자연스러워 이해가 힘든 부분이 많다.

고대 이집트 유물에 대한 시대별 설명이 궁금하다면 추천한다.


의학적 파피루스

투탕카멘의 미라 가면

아메넴헤트 왕자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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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인도네시아어 OPI - 4주 만에 끝장 내기
하영지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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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Oral Proficiency Interview)는 일상생활에서 해당언어(인도네시아어)를 얼마나 구사할 수 있는가를 측정하는 전화 인터뷰 시험이다. 전반부는 자기소개, 가족, 회사, 취미, 관심사에 관한 질문과 후반부는 롤 플레이로 구성되어 있다. 시험시간은 30분이다. 10개의 등급 중에서 이 책은 인도네시아 출장 시 요구되는 IL(Intermediate Low)과 주재원 및 취업에서 요구되는 IM(Intermediate Mid)를 목표로 한다.

책은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1은 Basic question으로 자기소개부터 날씨표현까지 기본 질문에 대한 답을, Part2는 Role play로 예약하고 컴플레인하는 등의 상황연습을, Part3은 Issue question으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현안과 의견 말하기 연습을, Part4는 이 시험이 끝나고 무엇을 할것인지에 대한 마무리 질문연습으로 되어 있다. 각 파트는 필수어휘, 패턴, 문법으로 기초를 다지고, IL, IM타겟 별로 예시를 공부한 후 실전 연습하기로 나만의 답안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IL과 IM의 차이는 한 문단 정도를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이다. IL이 한 문단 정도를 말할 수 있다면, IM은 두 문단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문법'은 이미 회화가 어느 정도 되는 중급 학습자들을 위한 교재이므로 ber동사나 me동사와 같은 동사 변화는 숙지한 상태이어야한다. 왜냐하면, 교재에서 소개하는 필수 문법은 주로 접속사 위주이고, 뒤로 갈 수록 문법의 분량이 줄어들면서 두 단어의 차이, 단어들끼리의 뉘앙스 차이, 자주 쓰는 부사와 전치사에 대한 간단한 문법소개가 전부다. '필수 어휘'는 각 주제에 맞게 정리되어 있으나, 충분하지는 않아 보인다. 자신의 스크립트를 쓰려면 더 많은 단어를 알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OPI시험을 위한 교재이지만, 실재 현지인과 회화에서도 바로 사용할 수 있어서 실용적이다. 이를 테면, 파트2 Role play는 실재로 예약하고, 구매하고, 불만을 표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회화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현지인과 양국의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면, 뉴스를 찾아 읽거나 본 것을 이야기해야하는데, 파트3에서 한국의 남북문제, 한류와 인도네시아의 자연재해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수도이전에 관한 예시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이용해 볼 수 있겠다.

책 구성이 깔끔하고 보기 편하다. 모든 파트가 같은 구조로 반복되기 때문에 심플하면서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양한 예시와 연습문제를 통해 나만의 스크립트를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어서 시험을 처음 치루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단지 mp3파일은 명시된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가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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