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소녀경 - 여성호르몬과 아름다운 난자를 만드는 48가지 요가
스즈키 마리 지음, 북스타 편집부 옮김 / 북스타(Bookstar)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도시대 유녀에게 배우는 요가라니, 제목부터 뭔가 야시시하다. 유녀란 '에도 시대 유곽에 속한 매춘부'라는 뜻인데 메이지 시대에 들어서면서 게이샤로 흡수되었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저자는 춘화에서 따온 포즈 48개를 요가와 접목시켜 만들고, 이를 자신의 살롱에서 가르치며, 많은 수강생들이 효과를 보았다고 전한다.

책은 3장으로 되어 있다. 1 장은 '48수'의 유래와 효과를 설명하고, 2장은 실전편이다. 누워서 하기(1-23수), 쪼그려 앉아하기(23-39수), 몸통 강화하기(40-48수)로 나누어 설명한다. 3장은 원하는 효과별로 하루 10분하는 트레이닝을 소개한다.

저자 자신이 여성호르몬과 관련한 증상에 시달려 왔기 때문에 이 '조호레치'운동을 개발했다. 조호레치는 여성호르몬+스트레치의 합성어로 여성호르몬과 밀접한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호르몬 분비를 돕는 운동이다. 조호레치에 체력강화를 위한 동작은 춘화전에서 목격한 남녀간의 성행위 자세인 '오에도 48수'에서 힌트를 얻어 '48수 요가' 동작을 만들었다.

이 요가는 여성만을 위한 요가인데, 여성은 28세를 피크로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며, 이로 인해 살찌기 쉽고, 부종, 어깨결림, 냉기, 초조함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 요가를 통해 한 달에 2회, 하루 10분 정도 시간을 내서 시작하면 여성호르몬이 증가하고, 대사가 촉진되어 여성답게 s라인을 만들어주고, 피부결을 개선시켜주고, 생리통, 불임치료, 생리불순, 갱년기 증상 등과 같은 여성 질병과, 이명, 현기증,우울증과 같은 스트레스 증상을 개선시켜준다. 이 요가는 여성호르몬의 균형을 잡아주고, 면역력과 치유력을 향상시켜 체질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실전편은 세 단계로 소개한다. 먼저, 누워서 하는(1-23수) 동작은 여성 호르몬을 활성화 시켜준다. 신경성 증상이 있거나 피로로 힘든 사람에게 권한다. 다음, 쪼그려 앉아하는(23-39수) 동작은 하반신을 강화하여 체력을 키워준다. 엉덩이와 다리 근육을 강화시켜 매끈한 다리와 예쁜 엉덩이 라인을 만들어 준다. 마지막으로, 몸통을 강화하는(40-48수) 동작은 난이도가 높은 자세들인데 몸의 균형감각을 길러준다. 실전편을 다 배우고 나면, 각자가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집중으로 10분간 하는 요가 시퀀스를 소개한다. 질수축, 변비 해소 및 다이어트, 호르몬 밸런스, 수면의 질 향상처럼 각자 원하는 효과를 찾아 하면 된다.

가장 가장 마음에 끌리는 효과는 10kg 감량 효과다. 저자는 50분짜리 레슨을 월 2회만 했는데, 6개월 후 10kg의 체중감량을 했다.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월 2회다. 거기다 요요현상도 없다. 어려운 자세도 아니고, 장소도 침대 위에서 편하게 하면 되는 것이 많다. 아침이나 밤에 뭔가 스트레칭을 해야할 것 같은데 늘 뭘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마침 반갑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하면 더욱 좋다. 여러모로 매력있다.

그런데, 문화차이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정보를 공개하는 데 조금은 당황스럽다. 자신의 에스트로젠 수치가 상승한 기록을 보여주고, 불임으로 고생하였다가 임신에 성공한 한 수강생의 난자 사진까지 보여준다. 그 만큼 효과적인 요가이겠지만, 왠지 부담스럽긴 하다.

어쨋든, 흥미로운 책이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여자만 겪는 증상과 병을 고쳐 주거나 바로 잡을 수 있다. 모든 여자들이 일독하면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5,000원 집밥 만능 레시피북 - 외식과 배달음식에 지친 당신을 위한 현실 집밥 108
강지현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19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그간 외식을 하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은 회수는 열 손가락을 꼽는다. 매일 집에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하는 엄마로서는 밥을 먹으며 다음 끼를 걱정한다. 뭘 먹을지. 그래서 이런 집밥 요리책이 나오면 든든하다. 메뉴 선정에 골머리를 썩일 필요없이 한 달간 먹을 집밥 메뉴를 따라하면 될테니까. 또한, 구하기 힘든 재료가 하나라도 들어가면 집밥요리가 될 수 없다.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바로 요리해서 낼 수 있는 만만한 레시피가 필요하다. 하루 세 식구 고기와 채소를 곁들여 5천원에 대접할 수 있는 집밥 레시피를 살펴보자.

책은 8개의 챕터로 되어있다. 4주차 식단으로 반찬과 요리 레시피를 제시하고, 조금 특별한 날이나 앞에 소개한 식단에 추가로 상차림을 하기 위해 4개의 챕터를 추가하였다. 반찬없이 차리는 빠른 한 그릇, 푸짐하게 먹는 주말 요리, 단골재료 신김치 활용요리, 두고 먹는 보관요리가 그 것이다. 아무래도 한 그릇요리인 콩나물밥, 죽, 칼국수는 점심 메뉴로 딱 좋을 듯하다. 특이한 점은 '오래 보관하고 먹는 요리'에 미역국, 된장국을 넣었다. 보통 국은 먹다가 남기면 버리는데, 만들어서 소분 후 냉동 보관하고 그때그때 꺼내 먹는다. 좋은 생각이라 맘 속에 담아둔다.

저자는 한식, 양식, 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이 있고, 동국대 전통 사찰 음식 과정을 수료했다. 그래서인지 레시피의 간이 그리 강하지 않고 양념의 갯수가 많지 않다. 심심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낸다. 레시피대로 '소고기 채소볶음'과 '명란 두부탕', '멸치 고추장볶음'을 따라 해보았는데 평소 먹는 것보다 간이 좀 약해서 간을 조금 더 했다. 차차 싱겁게 먹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본격 레시피 소개 전에 제시한 저자의 조언이 아주 유익하다. 음식을 빨리하기 위해 몇 가지 갖추고 있으면 좋은 것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멸치육수를 진하게 끓여 냉동시켰다가 사용 시 물과 희석해서 쓴다든가, 매콤요리를 위해고춧가루와 간장 베이스의 만능양념장을 만들어 둔다든가, 갈은 소고기 볶음을 냉동보관하였다가 볶음밥이나 죽을 만들 때 넣는다든가, 찹쌀밥을 냉동해두고 죽을 만들거나 김치할 때 풀 대신 유용하게 사용한다든가이다. 그때그때 만들어 쓰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다음에 하자고 미루게 되는데, 미리 준비된 재료들이 있으면 바로 요리해 차려내기에 좋겠다.

책에 소개된 레시피의 조리시간은 보통 10분 정도이고, 최장 30분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 매력이다. 더운 여름날 불 앞에 오래 서 있을 필요가 없으니 부담이 준다. 특히, 어렵다고 생각해서, 한 번 하려면 반 나절은 맘 잡고해야하는 동치미나 깍두기, 파김치도 재료와 양념이 너무 간단하고 요리과정도 심플해서 얼른 시도해보고 싶게 한다.

거의 대부분의 메뉴가 일상에서 흔히 먹는 국, 반찬, 메인 메뉴다. 화려한 요리 레시피는 아니지만 매우 실용적이다. 요리 초보이거나, 늘 같은 요리를 하면서도 자신이 없고, 매번 만들 때마다 약간씩 맛이 달라지면서 맛있을 성공확률이 낮은 사람들에게 강추하는 책이다. 일정한 요리실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정일의 한국의 암자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암자'의 사전적 의미는 '큰 절에 딸린 작은 절, 또는 승려가 임시로 거처하며 도를 닦는 집'이다. 저자에게는 세상을 잠시 벗어나 가고 싶은 곳이다. 사찰은 잘 알려진 곳도 많고 가본 곳도 꽤 되지만, 암자는 이렇다하게 기억나는 곳도 없는 걸 보니 사찰에 갔을 때 주의 깊게 둘러 보지 않은 듯하다. 사찰에 속한 작고 소박한 건축물인 암자를 찾아 떠나는 답사는 어떨까?

저자는 '우리 땅 걷기' 이사장으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가져온 도보답사의 선구자다. '해파랑길'이 저자가 다녀온 코스를 개발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니 '아하!'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된다.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을 따라 걷는 우리나라 최장의 도보길인 해파랑길은 이름만큼 아름다워서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길이다.

책은 저자가 답사한 전국 21개의 암자 소개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인 파주 고령산 도솔암을 제외하고는 모두 충청, 전라, 경상, 강원도에 위치한다. 깊은 산 속 사찰에 딸린 작은 암자들은 보통 소박한 한 채의 건물이다. 암자는 모두 산 속에 위치하므로 암자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어느 산에 있는 어느 사찰의 암자인지 알아야 한다. 이를 테면, 도솔암은 여러 곳에 있는데, 경기도 파주 고령산 보광사에도 있고, 전북 고창 선운산의 선운사에도 있고, 통영 미륵산 용화사에도 있다.

답사는 암자만 보고 내려오는 것이 아니다. 가는 길에 만나는 산, 계곡, 바다, 명승지, 탑, 흔적만 남은 터, 장승, 바위에 새겨진 부처님상은 물론, 사찰에 도착해서는 대웅전을 비롯한 다양한 건축물과 불상, 불화를 꼼꼼히 살피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암자를 보고 내려오는데, 오히려 암자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짧게 느껴질 정도다. 어디서 부터 걸어 어떻게 가는지 지도를 그려 주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사찰 건축의 세세한 부분까지 다 관찰하는 모습도 놀랍다. 지붕의 모양, 공포와 추녀, 단청, 대웅전 외벽벽화, 내소사의 문살만큼 아름다운 산청 율곡사 대웅전의 사분합문, 대들보의 조각, 천장의 구조 모두 아는 만큼 보인다. 용어와 설명이 낯설지만, 사진을 보며, 사전도 찾아 이해해본다. 사찰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들로 처음 몇 장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예를 들면, 사찰 내에 있는 '요사채'는 스님들이 머무는 건물이고, '말사'는 본사의 관리를 받는 작은 절이다. 조계종을 예로 들면 전국을 25교구로 나누고 본사를 둔다. 그 아래에 본사의 관리를 받는 사찰이나 암자를 말사라 한다. 회사로치면 본사와 지사의 개념이다. '도량석'은 새벽 3시에 목탁을 치며 경내를 돌며 찬가를 외는 의식인데, 도량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 외에 잠들어 있는 천지만물을 깨운다는 의미가 있다. 불교와 불교 건축물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함을 자각하게 한다.

사찰 내 암자의 위치를 알고 싶어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아 확인해 보면 의외의 정보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사찰의 주말 프로그램이나 템플스테이, 스님과의 차담 같은 행사는 불교가 좀더 개방적이라는 느낌이다. 가고자 하는 암자나 사찰을 마음 속에 찍어 두었다가 힐링을 하고 싶다면 어느 때라도 방문해도 좋을 것이다. 종교와 상관없이 말이다.

작은 크기의 책으로 화질 좋은 사진이 삽입되어 있지만 번쩍이지 않고 차분하니 얌전한 책이다. 진솔한 저자의 소리를 담은 이 책을 가방 속에 넣고 암자를 향해 떠나고 싶게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대한 분기점 - 8인의 석학이 예측한 자본주의와 경제의 미래
폴 크루그먼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테크놀로지가 지배하는 미래에 자본주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일본인 국제 저널리스트는 세계적인 석학 7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이를 책으로 냈다. 이미 다양한 저서를 냈고 세계 무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경제학자, 저널리스트, 문화인류학자, 사상가, 빅데이터 연구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은 어떤가? 세계적인 시각을 살펴보자. 마지막 장에서 한국의 최배근 교수는 7인의 인터뷰 내용을 비판적으로 읽고 석학들의 의견에 오류를 집어 내고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한다.

책은 7장과 Special 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의 '우리는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2장은 퓰리처상을 세 차례 수상한 토머스 프리드먼의 '홀로세가 끝나고 인류세가 시작되다', 3장은 문화인류학과 교수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직업의 절반이 사라지고 헛된 일자리만 늘어난다', 4장은 체코 경제학자 토마스 세들라체크의 '성장을 추구하는 경제학이 세계를 파괴한다', 5장은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의 '테크놀로지가 노동자의 격차를 벌린다', 6장은 젊은 사상가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기본소득과 하루 3시간 노동이 사회를 구한다', 7장은 빅데이터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의 '데이터 자본주의가 불러올 격변의 미래사회를 준비하라'이고, Special chapter는 경제학과 교수 최배근의 '근대산업 문명과 경제 체제의 종언을 마주하다'이다.

각 석학들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완전히 뺏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모두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물론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AI로 많이 넘어가겠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데이비드 그레이버가 <Bullshit Jobs>에서 주장했듯이, 현재 '쓸데 없는 일(bullshit jobs)'을 하는 관리직이 증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케인스 시대는 25%였던 관리직이 현재 75%까지 늘어난 나라도 있다고 하는데, 그가 언급한 '쓸데없는 일'을 하는 유형 중 하나는 '중간관리자'다. 그는 직원들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존재하는데, 직원들은 그가 요구하는 자료를 만들기 위해 본연의 업무에 추가적인 업무를 부과받게 되어 생산성이 저하된다. 중간관리자들은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없어져도 조직은 굴러간다. 일례로 네덜란드의 젊은 사상가 브레흐만이 제시한 사례는 설득력이 있다. 네덜란드의 한 헬스케어 회사는 모든 매니저를 없애고 대신 간호사로 구성된 셀프 디렉션팀을 구성해서 활동하였는데 경쟁사보다 더 저렴하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흥미로운 관점이다.

또 하나 인상적인 질문은 부의 분배에 관한 '기본소득 지급'에 관한 질문이다. 미래에 로봇이나 기술을 소유한 극소수 상위층은 부유하지만 대부분은 근근히 살아가는 격차사회가 올 것이다. 이에 따라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불해야하는가?라는 문제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이 부분은 석학들에 따라 서로 이견을 보인다. 찬성하는 석학도 있고, 반대하는 석학도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은 보편적 기본소득 지급을 반대한다. 왜냐하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는 경제적 불평등을 정치로 풀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최 배근 교수의 비판 포인트다. 이에 반해 브레히만은 기본소득의 목적은 모든 사람이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로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해 주는 시간에 인간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존재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일을 하는게 가장 이상적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밑받침되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배근 교수가 동의하는 포인트다. 공짜로 돈을 주면 사람들이 게을러진다고 우려하는 소리에 그는 TV시청이 긴 나라는 미국,터키,일본처럼 노동시간이 긴 나라이지 노동시간이 짧아지면 자원봉사, 고령자돌보기, 예술활동을 한다고 근거를 댄다. 인간은 빈곤선을 넘으면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것이다.

최배근 교수는 일본 아베노믹스의 기반이 되는 이론을 제공한 폴 크루그먼의 오류를 집어내는데, 그 중 하나가 일본 노동생산성에 대한 오류다. 폴 크루그먼이 일본의 노동생산성이 G7보다 좋다고 했으나, 실제로 2017년 일본의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64%로 G7국가 중 최하위다. 타일러 코웬 역시 일본 일자리 문제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비판하고, 오히려 토머스 프리드먼이 일본이 기술혁신에서 뒤떨어지는 원인이 교육시스템이나 인프라, 사람들의 재능에서 뭔가 결여되어 있다는 직관이 더 옳바르다고 지적한다.

미래에 기술진보로 인간의 노동 시간은 줄어들 것이다. 그 여유로운 시간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면 모두가 꿈꾸는 풍요로운 인생이지 않을까한다.

이 책의 장점은 배려 깊은 구성이다.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두명 정도 밖에 모르는데, 각 장마다 미리 석학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더불어 그들이 저술한 책과 주장하는 이론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해준다. 본격적인 인터뷰로 들어가기 전 석학들의 배경을 알면 익숙해져서 내용이해가 더 쉽다. 석학들이 자신의 저서를 기반으로 대답을 했기 때문에 좀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그들의 저서를 찾아 읽으면 되겠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를 향해 일하고자 하는 젊은이라면 미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석학들의 서로 다른 의견을 참고하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0대, 관계에서 비워야 할 것들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유미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50대는 젊지 않다. 젊어서 쌓아 놓은 많은 인간 관계 속에서 조금씩 정리할 것은 하고, 비울 게 있다면 비워야 하는 나이다. 정신과 의사이자 일본 대인관계요법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인생 후반전의 행복을 위해 인간관계 정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책은 200여 쪽의 얇고 작은 책이다.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부부, 부모와의 관계를 위한 처방전, 2장은 자녀, 형제와의 관계를 위한 처방전, 3장은 친구,직장동료와의 관계를 위한 처방전, 4장은 불안과 고독을 위한 처방전이다. 그리고, 각 장 마지막 쪽에는 설명한 내용을 간단한 문장으로 정리해 두어 기억하기 쉽게 해준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배우자와 부모, 자녀와 내 형제, 친구와 직장동료를 비롯한 타인과의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처방해주고, 나이 들어 가는 나 자신의 불안과 고독을 다스릴 방법도 모색해 준다.

50대가 아니더라도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 있다. '시댁이나 처가와의 관계에서 거북한 말이나 감정이 상할 만한 말은 친자식이 하는 것으로 원칙을 세우고 지킨다'는 말이다. 부모님들은 자식의 이야기는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듣지 않기 때문에 며느리나 사위가 이야기하기 보다 자식이 부모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관계를 상하지 않고도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합리적이다.

부모의 간병에 관한 조언도 현실적이다. 의사로서 '간병은 가능한 사회적으로 타인의 힘을 빌리고, 정신적으로 부모를 돌보라'고 조언한다. 좀 냉정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현실적이지 싶다. 아내든 남편이든 스스로의 가정을 희생하면서까지 부모님의 간병에 매이는 것은 부모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위로가 된다.

성인이 된 자녀들에 대한 태도도 달라져야한다. '성인이 된 자녀는 성인으로 대한다'고 간단명료하게 조언한다. 성인이 된 자녀는 부모와 다른 가치관과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내 마음대로 조종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자녀가 좌절하거나 고민에 빠지면 '엄마 아빠는 항상 네 편이야'와 같은 자세를 보여주며, 필요하다면 적극 도와 준다. 자녀가 뭔가 실패하거나 어려운 일에 빠져도 스스로 생각해서 살아남을 선택을 결정하는 능력은 아이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성인이 된 자녀를 늘 아이 대하듯 간섭하지 않을 일이다.

주위 사람들이 떠나가면서 고독감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남에게 베풀라고 조언한다. '얻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면 상대가 조금만 부족하게 해 줘도 불만이 생기지만, 베푼다면 관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여러 곳에 얼굴을 내밀어보고 '여기는 나랑 맞는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다양하게 인생을 즐기며 자유를 즐기라고 조언한다 .

일본인 저자의 조언이 한국 상황과 크게 맞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놀랍게도 고민상담의 내용이 한국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고민거리여서 그 답변을 듣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좋다. 큰 일이 닥쳤을 때 남의 눈치를 보거나 남의 비위를 맞추기보다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보고 감내할 수 없다면 자기 중심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이 들어 다양한 인간관계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일독할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