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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전쟁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평점 :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치열한 외교는 철저히 자국이익에 근거한다. 그 가운데 한국은 자신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열강들의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이러한 열강들에 맞서 북한은 핵폭탄에서 수소폭탄 개발의 성공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핵심세력은 누구이며 과연 북한이 그 공격 대상인 것일까?
이 책은 1부 풍계리 수소폭탄, 2부 백악관 워룸으로 구성된 합본이다.
세계은행 특별조사요원 김인철 변호사는 아프리카 몇 개국에 지원한 돈이 초단기 투기 자본으로 사용되는 것을 조사하기 위해 세계은행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 파견된다. 자신에게 정보를 주기로 한 요한슨이 자살하자 배후를 캐기 시작하는데, 거대한 손이 있음을 밝혀낸다. 그 거대한 손, 이브라힘을 만나려다가 습격을 당해 칼에 맞은 김이철을 최이지라는 여인이 도와 준다.
한편 북한 리홍섭은 지하 1,000m 에서 수소폭탄 시험을 성공시키고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이 수소폭탄을실어 미국을 공격할 태세를 갖추라는 명령을 받는다. 트럼프는 백악관 워룸에 모여 북한을 날려버릴 계획을 짜는데, 북한 공격에 방해가 되는 문재인 태통령의 스탠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브라힘을 쫓던 김인철은 케이맨 제도까지 가지만, 우연히 FBI요원 아이린과 함께 추적하게 되며, 그 검은 돈이 트럼프 선거자금에 쓰인 사실을 알게 된다. 러시아 철도회사 자금이 미 셰일석유로 옮겨가 큰 돈을 벌며, 트럼프가 무엇을 하든 러시아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파악한다. 미국과 러시아가 한 편이다.
시진핑은 7명의 상무위원 중 리커창과 자신 뺀 나머지 5명을 모두 물갈이 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공고히 한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요구에 일단 순응하며, 남중국해 도발하려는 미국과 야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의 갈등을 도광양회하며 참을성있게 기다린다.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열강들을 만족시킬만한 'Theory of everything'은 존재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최이지는 독일에서 청와대로 옮겨와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킬 이 방정식을 풀기로 한다. 풀리지 않는 문제는 뛰어난 분석력을 가진 김인철의 도움을 받아 함께 풀어보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결정이 난다. 그러나, 그 주축에 대한민국을 두면 문제가 풀린다. 한국을 중심으로 핵심세력인 미국과 러시아, 중국과 북한을 설득시켜 나가는데....
국제관계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국가 원수끼리 서로 웃으며 악수하고 좋은 외교관계를 이어나갈 듯 보이지만, 그 뒤에 숨은 의미를 파악하면 틀어지는 국제관계가 의아하거나 놀랍지 않을 것이다. 막대한 돈을 중심으로 거대한 정치가 엉켜있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적국과 손을 잡기도 하고, 놓기도 하는 국제정서를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중국의 일대일로, 미국 셰일 가스 이슈, 남중국해 갈등, 라스베가스의 비밀 저택에서 거행되는 8인의 성배 수호 기사들의 은밀한 권력 회의, 김정은의 은신처와 같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뉴스거리들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시진핑, 푸틴, 트럼프와 같은 현재 원수들이 대거 등장하여 소설인지 실제인지 잠시 헷갈리게 한다.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는 물론 영화를 보는 듯이 선명한 인물묘사와 사건묘사로 몰입도를 최고로 끌어올린다. 소설의 배경 또한 서울, 미국, 중국, 오스트리아, 조세 피난처 캐이맨 제도, 러시아, 북한까지 광대하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며 뒤통수를 치고, 자국의 이익을 챙긴다. 이러한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입장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한국은 얼마나 순진한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급 비밀들이 오가고 결정된다. 소설의 결말이 현실가능할 수도 있어서, 현실적으로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어느 나라도 우리를 대신해 우리의 안보와 국익을 보호해줄 수 없다.
멋진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