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투자 수익의 정석 - 20년간 연간손실 0원, 국가대표 프랍 트레이더의 완벽한 ‘손익비’ 전략
김진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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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주도주는 시장이 좋을 때만 존재하는 주식입니다(117)."

저자는 21년간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프랍 트레이더'로 활동하면서 연평균 15%의 수익을 꾸준히 올렸다. 위험한 주식시장에서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은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꾸준히 내는 '추세추종 전략'이다. 추세란 방향이고 주도주가 이끈다.

저자의 투자 원칙은 '효율적 시장가설'을 바탕으로, "나는 시장의 판단을 이길 수 없으므로, 전망하지 않고 대응한다"는 태도이다. 시장이 좋을 때 시장을 지배하는 대형 주도주를 매수하여 유지하다가 상승추세가 꺽이면 매도한다. 횡보나 하락하는 주식은 관심두지 않는다. 투자의 위험은 내가 틀리는 것이고, 최악으로만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더 오를 수 있는데 미리 팔아서 기회비용을 놓치는 것보다 상승세가 종료되었는데 보유해서 손실을 입는 것이 더 나쁘다.

시장을 알기 위해 매일 시황을 공부하고 적는다. 경제 애널리스트들이 말하는 저평가, 고평가된 주식이나 일반적으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상식을 뒤엎는다. 이는 예측하는 것이고 예측이 맞기란 사실상 어렵다. 시장이 움직이는 대로 대응할 뿐이다. 어떠한 기업이 상승의 기세에 올라탔다면 이미 오른 가격에도 매수할 수 있고, 상승의 기세가 끝났다면 매도한다.

탑다운 방식이다. 시장이 활황인지, 어느 산업이 주도하고 있는지, 어느 기업이 지배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면서 주도주 종목군을 매수한다. 적당한 수익을 내고, 나머지 국면에서 철저한 손실관리를 한다. 중소형주를 저가에 사서 고가에 파는 고수익 투자 방식이 아니다. 위험을 줄이면서 일정 수익을 내는 비교적 안전한 투자방식이다. 같은 산업의 주도주에서도 변동성이 덜한 것의 비중을 높인다. AI시대 주도주인 팔란티어,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중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다.

매도시점을 결정하는데 저자는 완벽한 변곡점의 판단기준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4개의 변곡점을 유념한다. 추세가 변하는 sell sign(강한매도신호), short cover sign(하락추세종료변곡점-청산신호)과 새로운 추세를 형성하는 long sign(상승추세전환사인,매수신호,), short sign(대차매도신호)이다. 기존 추세보다 가파른 각도가 나오면 변곡점으로 보고, 그렇지 않으면 지속으로 본다. 강한매도신호에 차트가 가파르게 하락하면 순차적으로 매도하고, 매수신호 역시 주가의 기울기가 가팔라지면 확신을 갖고 매수한다. 상승 주식에 불타기는 되지만, 하락주식에 물타기는 하지 않는다. 추세가 끝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도주 투자에 대한 다양한 실례를 기대했기에 조금은 아쉽다. 저자가 20여 년 현업에서 성공적인 투자를 했다고 강조했기 때문에 과거 어떤 상황에서 어떤 주도주를 언제 매수해서 얼마나 가지고 있었으며 어떻게 끝을 맺고, 다시 새로운 주도주를 어떻게 발견해서 보유했는지에 관한 일련의 흐름을 설명해 주었다면 좋았겠다. 또한, 기술적 분석으로 추세를 이해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결국 매수 매도 시점은 차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저자도 상승추세, 하락추세, 비추세를 설명하면서 아리스타네트워크, LG화학, 한전의 그래프를 사용하고 있다.

어느 정도 투자 경험이 있다면 기존의 투자상식과는 살짝 다른 투자 방식을 습득해볼 수 있겠다. 매매빈도가 낮으면서도 위험관리와 꾸준한 수익창출을 기대한다면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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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명카피 필사 노트 - 恋が終わってしまうのなら、夏がいい。사랑이 끝나버릴 거라면, 여름이 좋다. 일본어 명카피
정규영 지음, 김수경 감수 / 길벗이지톡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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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일본어를 잘 하는 방법 중 하나로 필사를 추천하는 사람이 많다. 초급이라면 자신의 글씨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아주 처음부터 시작해도 좋고, 이미 원어민처럼 말을 할 줄 아는 고급이라도 한자가 많은 기사를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사만한 게 없다고 말한다. 필사는 문장의 구성을 이해하고 단어의 활용을 확인하기 위해 좋은 공부 방법 중 하나이다.

저자의 전작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이 한 두 줄 정도의 짧은 카피 모음집이었다면, 이 책은 비교적 길어서 10줄 정도의 광고 카피를 담고 있다. 198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40여 년에 걸쳐 발표된 광고 100편을 약간의 손을 봐서 수록했다.

책의 구성은 왼쪽에 일본어 카피 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적었고, 아래에 단어를 정리해 두었다. 오른쪽에 필사할 줄친 공간이 있고 아래에 저자의 설명을 달았다. 180도로 쫙 펼쳐지는 필사책이어서 책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쓸 수 있어 만족스럽다. 처음 일본어 원문을 보면, 후리가나가 없어서 당황할 수 있다. 그러나 QR코드로 원어민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단어 정리에 요미가나를 적어두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광고 카피의 내용은 서정적으로 감정에 호소하거나, 회사의 신념에 대해 어필하거나, 삶에 대한 응원과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노골적으로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세우기 보다 철학적으로 풀어나가서 얼핏 무슨 광고인지 알아채지 못할 수 있다. 하나 하나의 광고 카피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응축적이고 아름답고 깊이가 있다.

원문을 다 읽어야 언제 만든 어느 회사의 광고인지 알 수 있다. 어느 회사의 광고일지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저자의 설명은 간단하지만 어떤 단어가 어떤 느낌으로 쓰였는지, 좀더 깊은 의미로 이해하면 좋다든지 하는 설명이 친절하다. 처음 보는 광고주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도움이 된다.

길지 않은 카피, 구어체 문장, 원어민 녹음으로 초보도 쉽게 다가갈 수 있을 일본어 필사책이다. 필사를 다 마치고 나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필사책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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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장소 - 유럽 속 이슬람 유산
박단,이수정 외 지음,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기획 / 틈새의시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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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은 유럽 곳곳에 남아 있는 이슬람 세계의 '기억의 장소'를 따라가는 여정이다"(4)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가 기획한 유럽 속 이슬람 유산을 알아보는 책이다. 이 연구소는 유럽과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데,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권의 교류와 갈등을 연구하는 대학교수들로 이루어져있다. 


책은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유럽 속 종교, 문화, 사상과 언어, 일상에서 이슬람의 흔적을 따라가며 21명의 전문가가 설명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비롯해 카톨릭 성당들이 많은 프랑스에서 파리 한복판에 위치한 '파리 대모스크'는 독특하다. 프랑스는 알제리, 모로코를 비롯한 북아프리카의 이슬람국가를 식민지화한 이후부터 이슬람과 인연을 갖게 되었다. 이 파리 대모스크는 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를 위해 헌신한 무슬림 식민지 병사를 기리기 위해 1926년 건립되었다. 2차 대전 중에는 유대인의 피신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오늘날에는 이슬람 테러 단체에 납치된 프랑스인 구출공간으로 이용되었다. 프랑스 이슬람 공동체는 이라크의 이슬람 무장단체가 프랑스 기자를 납치하고 '프랑스 공립학교에서 히잡을 금지하는 법(2004)'을 제정하지 말라고 요청하자, 파리 대모스크 이맘인 달릴 부바쾨르가 이는 프랑스의 문제이고, 프랑스는 이슬람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고 설득해서 인질을 석방한다. 파리 한복판에 있는 이슬람 성전의 역사적 변천과 오늘날 두렵기만 한 존재인 이슬람 무장단체를 상대로 평화적 해결을 이루어낸 프랑스 내 이슬람 공동체의 힘을 알 수 있다.   


유럽 속에는 모스크나 알함브라 궁전과 같이 눈에 보이는 이슬람 양식도 있고, 과학, 수학, 천문학의 영향이나 독일어와 스페인어 속 아랍어 차용처럼 무형의 흔적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림속에서 이슬람의영향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화가의 그림 속에서 이슬람의 흔적은 '홀바인 카펫'이다. 이 카펫은 화가 한스 홀바인(1497-1543)이 작품에 반복적으로 그렸던 붉은 바탕에 다양한 문양이 직조된 카펫을 말한다. 한스 홀바인은 독일 태생의 영국 헨리 8세의 궁정화가로, 사실주의 초상화로 유명하다. <대사들>(1533)에서 탁상 위의 카펫이나 권력과 부를 과시한 <헨리 8세의 초상화>(1540)에서 발아래 깔린 카펫을 찾을 수 있다. 미술사가들은 이 카펫이 15-16세기 오스만 제국의 도시인 우샥에서 직조된 특정 유형의 카펫임을 밝혀낸다. 최고의 카펫은 이란과 튀르키예산으로 고가의 사치품이었다. 카펫은 바닥에 깔거나 벽이나 발코니를 장식하거나 덮개로 사용했고, 회화에서 중요 인물 가까이에 카펫을 두었다. 카펫은 부와 권위의 상징으로, 왕이나 고위 성직자만 소유할수 있었으나, 무역이 발달하며 점차 중산층까지 범위가 확장되었다. 이념이나 종교와 상관없이 일상에서 난방이나 인테리어용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여러 명의 대학의 교수들이 전공을 살려 쓴 자료를 모은 것이라 내용이 충실하고 자세하다. 참고문헌이 풍부한데, 책과 최근의 연구논문이나 인터넷 자료도 비교적 최신이다. 조금 딱딱한 소논문과 같은 형식의 글도 있고, 에세이 같은 글도 있다. 상당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서 가볍게 읽기 보다 유럽과 이슬람의 교류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유럽 역사에서 정복이나 무역을 통해 유럽과 중동이 교류하면서 만들어낸 문화를 들여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 읽고 나면 카톨릭교가 대부분인 유럽 여러 나라에서 왜 이슬람의 흔적이 발견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라비아 반도에서 시작된 이슬람의 역사와 문화의 개괄적인 소개가 책 초반에 있었다면 좋았겠다. 그랬다면, 여러 교수의 연구들이 어느 맥락에서 이야기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쉬웠을 것 같다. 오스만제국의 침입과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한 무역의 발달, 780여년 간 지속된 이베리아반도의 이슬람 축출활동인 레콩키스타와 십자군 전쟁, 프랑스와 영국의 아프리카 식민지 정책에 이르는 근현대까지의 이슬람 역사의 기본적인 설명이 필요해보인다. 


카톨릭이 대세인 유럽 속에서 유니크한 이슬람 문화를 발견하고 싶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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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사찰 힐링숲길 걷기명상 - 수고한 나 자신에게 주는아주 특별한 선물
여태동 지음 / 시간여행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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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아나빠나사띠(숨을 들이키고, 숨을 내쉬고, 숨이 들고 나는 나 자신을 알아차려라)!" (13)

책 표지 사진부터 무장해제시킨다. 천년을 유지해온 사찰의 주변 숲길을 스님과 걷기명상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템플스테이의 휴식형을 선택하면 가능하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혼자서 혹은 친구들과 함께 고즈넉하게 걸어도 좋을 숲길이다.

저자는 불교신문 기자와 대학교수를 했고, 현재 '숲과 문학 치유사'로 활동 중이다. 전국의 사찰에 있는 숲을 걸으며 명상한 것을 불교신문에 연재했고, 그 글을 모은 책이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20곳의 사찰 숲길을 4계절로 구분하여 소개한다.

숲길의 이름은 특색을 잘 반영한다. 송광사 불일암의 '무소유길'은 법정스님을 기리는 길이다. '무소유길'은 송광사에서 조금 내려와 법정스님이 머물렀던 불일암까지 오르는 대나무 숲길이다. 곳곳에 법정스님의 말씀이 담긴 팻말을 음미하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데, 불일암에 도착하면 스님의 부도(사리를 안치한 탑)도 보고, 불일암 앞 후박나무 아래 스님의 유골을 모신 곳도 보고 올 일이다. 소박하고 검소했던 법정스님이 관도 없이 평소 입던 가사를 입고 입적하셨다니 감동스럽다. 스님이 남기신 책을 찾아 읽어야겠다.

어느 계절에 가도 좋을 숲길이지만, 숲속에 사는 풀과 나무, 물에 사는 물고기를 보며 이름을 불러보고 반가워하는 저자의 마음이 숲길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삼국시대부터 있어 온 오래된 사찰인 만큼 사찰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를 듣는 것도 흥미롭다. 숲길은 짧게는 20-30분 걸리지만, 경내를 둘러보고, 산이 있어 등산까지 한다면 몇 시간도 걸릴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걸어도 좋고 힘을 내서 전체를 다 둘러도 좋겠다. 사찰 내에 있는 국보와 보물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다.

각 사찰 숲길의 이야기 뒤에는 'TIP 걷기명상안내'와 약도가 양쪽 페이지로 펼쳐진다. 'TIP 걷기명상안내'는 숲길이 어디서 시작되어 끝나는지, 무엇을 꼭 보면 좋을지, 언제가면 가장 좋을지, 얼마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와 같은 설명이 친절하다. 옆에 그려진 약도는 'TIP 걷기명상안내' 설명을 보면서 코스를 짜는데 도움이 되겠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를 따라 20곳의 숲길을 지나온 느낌이다. 천년사찰 힐링 숲길을 걸어보고 싶어진다. 문체도 편안하고, 요란하지 않다. 읽는 것으로 힐링이 된다. 힐링이 필요하거나 걸을 만한 곳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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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의 지식 - 9가지 질문으로 읽는 숨겨진 세계
윤수용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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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시선을 낯설게 바라보게 합니다.표면적인 평가와 이미지를 넘어, 그 이면의 역사적 맥락과 본질을 파악하려는 태도를 제안합니다."(7)


내가 보고 있는 세상이 다일까? 세계 여러 나라는 각자의 역사 속에 아픔을 묻어둔 채 현재에 이른다. 해소 되지 않은 문제들이 불쑥불쑥 사회문제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조용히 묻혀있다. 저자는 9개국의 역사 속에서 감춰진 문제에 질문을 던지며 지금의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을 설명한다. 선진국인 덴마크, 싱가포르, 미국, 아이슬란드, 일본, 프랑스,영국, 이탈리아와 중국의 역사속으로 들어가보자.


미국은 현재 세계 최강국임을 자타가 공인한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청산되지 않은 과거, 미국: 왜 미국남부 사람들은 유독 친절할까?"이다. 외부인들은 잘 모르지만 미국 사람들은 인지하고 있는 남부사람들의 과도한 친절(남부의 환대: Southern hospitality)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남북전쟁은 노예제를 지지하던 남부 11개 주가 연합하여 찰스턴 항의 섬터 요새를 공격하며 시작되었고, 4년간 지속되다 북군의 승리로 끝났다. 마침내 노예제를 폐지하였지만, 링컨 대통령이 피살된 후 남부 출신 부통령이 대통령자리를 이으며 남부인들의 흑인에 대한 린치와 폭력을 그대로 방치하였다. 그러면서 남부를 여행한 여행문학 작품에서 여행객을 환대하는 백인 귀족사회의 따뜻함을 의미하는 '남부의 환대'라는 말이 나왔다. 남부의 환대 아래에는 흑인린치라는 끔찍한 만행이 가려져있다. 제대로 노예제 폐지를 청산하지 못한 정권 때문에 현재까지도 미국 내 흑인차별은 여전하다. 트럼프는 남부 여러 주에서 압도적 승리를 했는데, 그 원인이  '불법 이민자가 선거를망친다'는 유언비어를 유포시켰고, 사진이 있는 신분증을 소지하지 못한 대부분의 유색인종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친일청산이 제대로 되지않아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처럼 현재 미국에는 백인 우월주의가 아직도 망령처럼 퍼져있음을 이해할 수있다.  


선진국 여러 나라 중에서 중국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의아하다. 중국은 공산주의를 표방하면서도 미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다. 2010년 입소스는 23개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사람의 성공을 나타내는 지표가 돈인가?"에 대한 전세계 응답자는 57%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중국은 한국과 더불어 69%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놀랍게도 미국이 33%였다. 중국이 물질만능주의에 빠지게 된 것은 마오쩌뚱의 정적숙청을 통한 독재와 대기근과 문화대혁명의 지식인과 전통 파괴를 거치면서 중국을 후퇴시켰다. 덩샤오핑은 망가진 중국에 '부자가되는 것은 고귀하다'는 국가 정책을 내세우며 경제발전을 시작한다. 마오는 중국의 유구한 전통과 정신을 파괴했고, 덩은 사상적 공백상태에 물질주의를 심어놓았다. 저자는 마르크스 유물론적 역사관이 중국과 러시아에 잘못 적용된 것을 설명하면서 아직 생산수단을 공유하고 계급없이 필요한 만큼 분배하는 공산주의가 요원함을 이야기한다. 러시아와 중국의 역사를 마르크스 유물론적 역사관과 연결지어 이렇게 간단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놀랍다.   


여러 나라의 역사를 왕이나 권력자 중심이 아닌 구성원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책이다. 역사를 만드는 것이 일반 대중에게 있고 그들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면 불쑥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현상이 되어 나타난다. 그 뿌리를 캐는 작업이라 흥미롭고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다른 나라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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