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장 여행 일기 - 4년간 부부가 함께한, 짧고도 긴 여행이야기 하루 한장 여행 일기 1
이지은 지음 / 불휘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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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펼치면 화보집처럼 수많은 사진들과 함께 저자의 각 지역의 여행경로가 나옵니다여행 경로를 보면 뉴질랜드 구석구석을 관통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오클랜드로부터 시작해서 다시 오클랜드로 이어지는 33번의 숙박지가 모두 표시되어 있는 34일간의 정말 꼼꼼한 여행기라 하겠습니다구체적으로 오클랜드 공항에서 차를 빌려 뉴질랜드 북섬과 남섬을 8자 대형으로 일주하고, 33일 뒤 오클랜드 공항에 반납하는 일정의 자동차 여행일정입니다.

 



한 번쯤 세계 여행을 해보는 것을 막연하게 꿈꿨던 남편과 어렸을 적 막연히 외교관을 꿈꾸었던 작가가 서울에서의 바쁜 일상을 정리하고 세계여행을 시작한 이야기그리고 2년 계획으로 떠난 여행이 4년 간 이어졌던 부부의 세계여행 이야기를 하루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소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사실 여행지에 대한 정보제공을 하는 가이드라기보다는 가까운 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여행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한마디로 여행화보집이자 여행수필이라고 하겠습니다그렇지만 제가 보았을 때 이 책은 자신들의 루트를 자세히 소개함으로서 어느 정도 여행가이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곳들을 눈으로 따라서 여행함으로써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잠시나마 이들 부부의 여행길에 동행하는 듯한 즐거움을 느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처럼 부부가 저렇게 오랬동안 수많은 나라들을 여행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부럽습니다이 부부의 알찬 여행기는 읽고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만 거기에 더해서 해외여행의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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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단편선 - 영혼을 깨우는 이야기
미야자와 겐지 지음, 김미숙.이은숙 옮김 / 하다(HadA)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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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계적인 아동문학 거장인 미야자와 겐지의 대표적인 단편인 은하철도의 밤돌배, 요다카의 별바람의 아들 마타사부로첼리스트 고슈고양이 사무소의 여섯 개의 소설을 수록한 단편 소설집입니다그는 여기 실린 단편들과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주위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세상이 행복해지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합니다이 책의 소설들은 미야자와 겐지가 쓴 감동적인 이야기들의 정수 담긴 작품들이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구구구라는 후렴을 듣기만 해도 영상이 떠오르는 유명한 <은하철도999>라는 애니메이션의 원작 만화를 그린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가 이 소설을 읽고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유명해진 작품인 <은하철도의 밤>이 가장 먼저 실려 있기도 하지만또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교실에서 선생님이 은하수란 무엇인지 설명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하눌타리 열매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등불을 넣어 강에 띄우는 놀이를 하는 은하 축제의 날에 놀 일을 생각하는 친구들과 달리 가난한 조반니는 인쇄소에서 일해야 했는데몇 푼 번 돈으로 빵과 설탕을 사서 집으로 돌아옵니다집에서는 병든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릴 뿐입니다.

 

수줍은 성격에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한 조반니가 외로이 언덕에 올라 밤하늘을 바라보는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언덕 풀밭에 쓰러져 잠시 쉬고 있는데뒤쪽에서 은하정거장은하정거장” 소리가 들리고 갑자기 수억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오듯 밝아졌다가 정신을 차리니 조반니는 어느새 기차 안에 있습니다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 조반니에게는 곁을 지켜주는 친구 캄파넬라가 있었는데기차 안에서 물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새까만 윗도리를 입은 친구 캄파넬라가 죽어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캄파넬라는 은하철도 안에서 엄마가 날 용서해 주실까?라고 하며 계속 엄마를 걱정합니다그리고 누구라도 정말로 좋은 일을 하면 가장 행복한 거지그러니까 엄마는 나를 용서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문자답을 합니다왜 캄파넬라가 엄마에게 미안해하는지왜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지작품을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읽고 나면 캄파넬라가 강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고 죽은 뒤의 꿈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결국 이 소설에서는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묻고 있습니다조반니가 눈을 떴을 때 모든 게 꿈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을에 내려왔을 때 친구 캄파넬라가 축제 때 강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말을 듣습니다꿈속에서 만난 캄파넬라는 실제로 이미 죽어서 지금 저 은하 끝 하늘나라로 사라졌고 자신은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차표 덕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되죠.

 

이외에도 이 책에는 개울 바닥에서 개울 천장을 바라보며 알쏭달쏭한 이야기를 나누는 아빠 게와 두 마리의 아들 게의 이야기인 <돌배>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새 요다카가 먼 우주의 별로 떠나기 위해 간절하게 날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요다카의 별>, 밤이면 밤마다 동물들이 첼리스트 주인공을 찾아와 함께 연주를 하는 저자 특유의 환성적인 느낌이 두드러지는 <첼리스트 고슈그리고 고양이들 간의 귀여운 알력 다툼을 엿볼 수 있는 <고양이 사무소>등이 실려 있습니다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 영혼을 흔드는 세계적인 동화작가의 필독 소설들을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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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평가 나는 프레임워크로 해결한다
이태희 지음 / 하다(HadA)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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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처럼 역량평가에 대해서 설명하는 책입니다여기서 역량이란 일과 연계하여 우수한 성과자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행동 특성을 말하며, ‘역량평가는 역량의 수준을 구조화된 방식으로 측정하는 평가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 책의 부제는 나는 프레임워크로 해결한다로 이 책에서 역량평가에 대처하기 위해서 저자는 구조적 분석의 틀로서 프레임워크의 활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사실 프레임워크 [framework]는 골조나 구조 등을 의미하는 말로여기서는 3C모델, CRF모델, SWOT모델, STAR모델, 4P모델 등 역량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꼭 알아 두어야 할 프레임워크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네 개의 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이 책을 통해서 저자는 특정 사안에 대한 구조적 분석 능력이 실제 역량평가에서 어떤 상황과 마주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이라는 점에서 저자는 프레임워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많이 활용되는 프레임워크는 그 자체만으로도 분석의 틀로서 적용할 수 있겠지만이를 변형하거나 응용할 때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즉 면접 등 역량평가 과정에서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각각의 프레임워크를 조합한다든지 기존의 프레임워크에 자신의 생각을 가미한 전혀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만들어도 된다고 지적합니다즉 상황 또는 사안에 따라 매우 다양한 프레임워크가 설정될 수 있다는 것이죠저자는 이 책에 소개된 프레임 워크 모델들을 통하여 각각의 상황에 맞는 본인의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법을 익혀 역량평가와 업무상황나아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각종 문제들에 대처하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면접 등에서 나오는 발표 과제의 경우 어느 정도 숙달된 사람이라면 대안 추진 시의 기대효과대안 추진 과정에서의 장애요인과 극복 방안 등을 포함하여 발하라고 합니다따라서 발표 내용 중에 이런 부분들이 없으면 평가자들은 반드시 이를 질문한다고 보고 준비해 두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또 지원자의 당시 행동에 대한 답변은 일관성과 신뢰성을 가져야 하는데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행동이나 경험 상황은 시기와 장소가 분명해야 하고그때 본인과 본인이 속한 조직이나 집단이 무엇을 수행하고 있었는지관계된 사람(부서)은 누구였는지당시 본인의 판단이나 느낌은 어떠했는지그 결과가 어떠했으며 본인이 그러한 결과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이 유기적 연계 하에 실타래에서 실이 풀리듯이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하나의 스토리로 정리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요즈음에는 기업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창의력과 개방성민첩성 등의 능력을 갖춘 인재를 알아보기 위하여 민간 부문은 물론 공공 부문에서도 면접의 비중을 늘리거나 종래의 필기시험을 역량평가 방식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 이 책은 면접을 준비하는 책으로도 유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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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오 옮김 / 하다(HadA)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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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이 소설은 일본의 국민 작가로 불리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으로 일본이 근대화를 내세웠던 메이지 시대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린 소설로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학교를 배경으로 일본의 근대 지식인으로서 고뇌하며 살았던 저자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도련님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중학교에서 수학 선생님으로 사회생활의 시작하게 됩니다. "발바닥이 가려울 정도"로 긴장되는 첫 수업을 마쳤지만초짜 선생님을 향한 계속되는 학생들의 장난에 무방비 상태로 내몰리는 상황은 주인공은 썩 유쾌하지 않았죠.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초임지인 학교에서 싸울 상대가 난무하는 적지를 향해가는 듯한 출근길의 무거운 발걸음과 첫 출근 이후로 팍삭 늙어버린 낯빛과 자신을 도련님이라고 따뜻하게 불러줄 기요 같은 목소리는 더 이상 듣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속에 학교 내부에서 벌어지는 편 가르기와 보이지 않는 권력 다툼까지 벌어집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사회 초년생이라면 대부분 겪어야할 통과의례였지만 도련님은 결코 타협하지 않습니다오히려 도련님은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옳지 못한 일을 장려하고 있는 듯하고악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박힌 듯하다며 가끔 솔직하고 순진한 사람을 보면, '샌님'이라는 둥 '어린 녀석'이라는 둥 하면서 트집을 잡고 경멸한다고 지적합니다.


도련님은 세상이 그렇다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윤리 선생이 거짓말하지 말라고 정직하라고 가르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낫지 않은가?라고 반문합니다이왕이면 큰 맘 먹고 학교에서 '거짓말하는 비법'이라든가, '사람을 믿지 않은 술법'이라든가, '사람을 이용하는 술책등을 학과목으로 정하여 가르치는 것이 이 세상을 위하고 당사자를 위하는 길이 될 것이라는 것이죠이렇듯 도련님은 불타는 정의감으로 학교 전체를 뒤흔들며 세상을 향한 신랄한 비판을 퍼붓습니다.

 

이 소설은 백여 년도 전인 1906년도에 일본에서 발표되었지만도련님의 이러한 토로와 풍자는 아직도 그대로 유효합니다그렇다고 도련님이 특별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라기보다는, 단순무지한 면과 막무가내의 모습도 띠고 있는 등 인간적인 약점이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그래서 이 소설을 읽다보면 속이 시원하다가도 답답해 오는 것이 우리네 현실과 주변 인물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합니다이 책은 서울대 선정 고전200선의 추천도서에도 선정이 되었고 일본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근대소설이이기도 합니다이번에 하다 출판사에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좋은 조금 작은 판형으로 펴내서, 들고 다니면서 틈날 때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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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스
제시 볼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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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조사를 의미하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2017년 그란타가 선정한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이자 현대 영미문학에서 가장 독창적인 목소리를 지닌 작가로 주목받는 저자의 최신 장편소설입니다이 책의 제일 처음 나오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현대 미국 문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저자는 자신의 형을 반추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소설은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하며먼저 이 책의 인물들은 동시에 두 개의 공간을 여행한다고 말합니다첫 번째는 실제 세계인데 저자는 소위 언어의 사고팔기라고 불리는 현상이 텍스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언어의 상품화를 거부해서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책의 풍경은 가려져 있고 막연하다고 설명합니다이 소설의 인물들은 언어 자체를 횡단하는 듯이, 알파벳으로 구성된 두 번째 세계 A에서 Z까지 일련의 마을들을 횡단합니다.

 

실제 저자의 형인 아브람은 다운증후군이 있었는데말하는 법은 배웠지만 언어는 형에게 언제나 어려워서삶을 헤쳐 가는 형의 여정은 언어의 여정이었다고 합니다어떤 면에서 우리 모두에게 그렇겠지만 형은 더욱 힘겹게 분투해야 했는데저자가 집을 떠날 때마다 어김없이 형은 저자가 돌아온다는 보장이 어디 있냐 매번 의심했다고 합니다그때마다 형은 저자가 무슨 기나긴 여행이라도 떠나는 것처럼 작별 인사를 하고 싶어 했고 저자는 형의 그런 행동을 기억하려 노력했고 배우려고도 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이러한 저자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 있는 소설입니다줄거리는 아내와 사별하고 시한부 인생 선고까지 받은 남자는 성인이 된 아들을 누가 돌봐줄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하여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과의 마지막 여행을 떠납니다그것은 인구조사원이 되어 알파벳 순서로 표시되는 북방의 오지로 향하는 여행길로죽음의 순간이 가까워지는 아버지와 아들은 다양한 삶과 사연이 스며들어 있는 집들을 방문하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풍광이 소개되며마지막 마을 ‘Z’와 가까워질수록 떨쳐버릴 수 없는 의문들과 자유의지애도기억의 힘그리고 치열한 부성애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처럼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자신의 형을 반추하고 있습니다아버지와 아들의 여행이라는 기본적인 골격을 짜고 단어 안팎과 사이사이에 잘 배치된 디테일 속에서 아들이 된 형의 초상을 그려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바람은 소설 곳곳에 녹아들어 다양한 형상으로 슬프고도 강렬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죠또 개인적인 삶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곳곳에 도사린 현실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작가의 통렬한 비판이 은유와 상징으로 펼쳐지는 멋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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