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국제정치학 : 이론(사상), 이슈, 외교사 - 외무 영사직.외교관 후보자 시험대비
김중일 지음 / 공시마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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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크게 여섯 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첫 두 챕터는 외교사로 동양의 외교사와 서양의 외교사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특히 첫 챕터인 동양의 외교사에는 구한말의 조선을 둘러싼 외교사가 절반이상의 내용을 차지하고 있어서 우리가 처한 현실과 대비되어 흥미롭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이 당시에 조선을 둘러싼 청나라 러시아 일본 그리고 미국의 네 강국들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였고 오랜 쇄국정책 속에서 아무런 대비도 없이 갑자기 일본을 시작으로 서양 열강들에게 나라를 개방하게 된 조선은 말 그대로 무방비로 당했고 살아남기 위해서 그때그때마다 덜 위협적인 나라에게 의존을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서양문물 특히 무기체계를 가장 먼저 도입한 일본은 우리나라를 전장으로 하여 청나라와 러시아를 차례로 격파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아서 결국 무력한 대한제국으로부터 국권을 탈취하고는 계속 전쟁을 벌여서 피해국들에도 수천만 명의 희생을 낳고 자신들도 엄청난 피해를 입고는 몰락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과거의 역사로 끝나지만 않았다는 것을 요즘 논란이 되는 일본의 경제보복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일본의 경제보복 사유는 결국 위안부나 징용공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나 대법원의 신뢰파기라고 하는 데사실 이는 스스로의 주장에서도 모순이 됩니다즉 1965년 한일협정을 체결할 당시에 제공한 3억불 상당의 돈의 성격에 대해서자신들은 대한제국을 정당하게 통치해서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주장하고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대한제국을 병탄한 것이 국제법상 정당하므로 배상금이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2006년 1220일 일본 국회 대정부 질문 자료(내각 참질 165 44)를 보면 참의원의원 후쿠시마 미즈호가 제출한 '조선인 노무자 등에 대한 미불금 등 취급에 관한 질문'에 대한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의 별지 답변서에후쿠시마 미주호 의원은 당시 '한일조약 청구권 협정에서의 강제징용 피해자 등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 '일본정부는 1965년 한일조약 청구권협정의 무상자금에 강제징용에 대한 보상지불이 포함돼 있다고 인식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는 "'무상자금'을 포함한 한일청구권경제 협력협정을 기초로 한 경제협력이란 '한일 양국과 그 양 국민간의 재산권리와 이익청구권에 관한 문제 해결과 병행해 한일 간의 역사적으로 특별한 관계를 고려하고 이후 양국 간의 우호관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대국적 견지에 입각해 한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상금이 아닌 '경제협력자금'이라고 명확히 답변하고 있습니다사실 이는 식민지 경영의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정부의 한일협정 당시부터 지금까지의 일관된 입장이기도 합니다.

 

이는 돌려서 얘기하면 지금 일본이 각종 개인적인 배상금조차도 한일협정에 의해서 모두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모순됩니다왜냐하면 일본 정부는 배상금을 한 번도 준 적이 없으니까요단지 '경제협력자금'만을 주고는 개인적인 불법행위 배상금도 다 처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되니까요.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일본에서는 전범국으로서 자신들의 과거 잘못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즉 자신들은 대한제국을 정당하게 통치해서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주장하고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대한제국을 병탄한 것이 국제법상 정당하다는 그들의 논리를 유지하고 있고 이는 언제든지 평화헌법을 개정해서 다시 이웃국가들에 대해서 위협을 가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이번 경제보복은 바로 그러한 전쟁의 전초라고도 하겠습니다.

 

이처럼 요즘 한일관계만 봐도 국제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습니다이렇듯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국제정치는 필수과목일 수밖에 없습니다이 책은 수험서이기는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잘 서술되어 있습니다특히 쉽고 이해하기 쉽게 서술되어 있어서 외무 영사직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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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 - 세기의 핵담판 쿠바 미사일 위기의 13일 마이클 돕스의 냉전 3부작
마이클 돕스 지음, 박수민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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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는 역사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입니다그리고 로버트 케네디 등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에 대해서 책을 쓰고 각자의 논리를 펴왔습니다이 책은워싱턴포스트〉 베테랑 기자 출신의 미국 논픽션 작가인 저자가 <1945>에 이은 냉전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최근 기밀이 풀린 자료들을 비롯해서 최신 연구 성과가 담긴, 640여 페이지에 달하는 대단한 책입니다.

 

여기서 쿠바 미사일 위기는 1962년 1016일부터 1028일까지 13일간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한 것을 둘러싸고 미국과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상황을 말합니다사실 이 사건은 대표적인 의사결정 사례로 거론되기도 하고드라마적인 요소가 있어서 소설이나 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쓰였습니다제 경우 미국과 쿠바 간의 일촉즉발의 위기를 그려낸 2000년에 개봉한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Thirteen Days’라는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소련의 쿠바 내 핵미사일 기지 건설에 대해 보고받은 존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긴급안보회의를 소집하고 해상봉쇄를 결정했음에도 핵무기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련 선박이 쿠바에 접근하여 3차 세계대전 발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와중에 미국은 쿠바를 침공하지 않고 소련은 미사일 기지를 폐쇄하기로 한 극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입니다그리고 이러한 합의는 56년이 지난 현재에도 지켜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당시 미국과 소련의 대치 상황 속에서 카스트로는 초강대국 틈새에서 조국이 산산조각 날 핵전쟁의 두려움에 앞서 국민적 존엄의 추락과 이에 따른 권력의 생존이 걱정되었기 때문에쿠바 위기를 끝낼 소련의 핵무기 철수 결정에 환영하기는커녕 반발했다고 합니다경제에 무능했던 혁명기의 풍운아이자 당시의 산업부 장관인 체 게바라는 사회주의 이론에 교조적으로 집착하며 외세의 침략 위협을 통해서 정권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억눌렀습니다이러한 전략이 통해서 망해가는 경제 속에 이념을 둘러싼 실망과 분열이 애국주의에 묻혔다고 지적합니다.

 

또 저자에 따르면 쿠바 위기가 벼랑 끝에서 종식된 것은 양 대국 지도자가 전쟁을 목격한 세대였다는 점이 한몫했다고 합니다현대사의 전환점이 될 뻔한 위기상황에서 적대적 국가 지도자는 각기 권한의 한계를 인식하는 등 묵시적 공감대로 사태 해결에 기여했다는 뜻이죠그런 맥락에서 반세기 전 국가 차원의 극단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케네디흐루쇼프카스트로 3인의 각인각색 대처 방식은 오늘날 일본의 일방적인 무역보복이나 북핵 등으로 극한 대치로 치닫는 격동의 대한민국 외교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특히 저자는 위기상황을 부추기는 측근들의 조언이나 정보와 의사소통의 왜곡 그리고 국민의 높은 기대치 등등이 얽히고설킨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적 오판을 막을 의무와 권한은 리더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그렇지만 행동에 큰 제약이 없는 최강대국인 미국에 비해서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그 운신의 폭이 작을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에게 어떠한 선택지가 있는지 조금 답답하기도 합니다방대한 내용의 책이지만 저널리스트 다운 술술 풀리는 서술로 재미나게 읽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요즘 외교 상황에 빗대어 시사점을 많이 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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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방콕 (깐짜나부리, 아유타야, 파타야, 후아힌) - 방콕 핫앤뉴 정보지 & 일러스트 맵 수록, 2019-2020 최신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이진경.김경현 지음 / 길벗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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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방콕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일정이 촉박하여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습니다그렇지만 잠깐 지나 본 것만으로 거대한 그리고 아주 매력적인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그래서 언제 다시 한 번 방콕을 다녀오려고 하던 참에 적극 일본으로 가자던 가족도 이번 일본의 경제전쟁 선포에 일본 여행을 포기하고 방콕으로 가는데 동의를 해서 이번에는 조금 길게 방콕 가족 여행을 다녀오려 합니다특히 마침 두 권이 한 권에 담겨서 엄청난 시너지 내주는 최적의 여행서인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 방콕 편이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어 더욱 알찬 방콕 여행이 될 듯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출국 전 여행 계획을 더 쉽게 짤 수 있도록 도와주는 1권 격인 미리 보는 테마북과 출국 후 여행을 더 가볍게 즐기는 2권 가서 보는 코스북’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입니다실제로 책을 보니 노란색의 580여 페이지의 책이 300여 페이지와 나머지 페이지의 책 2권으로 분리되어지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무따기 시리즈)>들 전부가 이러한 형태라고 하는데이 책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구체적인 가이드가 표지에 적혀 있었습니다먼저 미리 보는 테마북인 1권을 펼치고 여기에 상세하게 실린 관광식도락쇼핑 그리고 체험 등 자신의 여행 목적과 취향에 맞는 테마 매뉴얼을 체크하고 여행갈 곳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상세히 체크를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로 가서 보는 코스북인 2권을 같이 펼쳐서 1권에 체크를 한 여행할 장소들을 2권에 나와 있는 지도에 표시해서 여행 동선을 짜 봅니다그리고 여행 동선이 표시되어 있는 2권만을 가지고 여행을 가면 된다고 합니다이처럼 무따기 시리즈는 한 권으로 두 권이상의 역할을 하는 책으로 어느 여행 가이드보다도 풍성한 내용을 입체적으로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관광지로 뜨는 동남아시아에서도 반드시 꼭 가봐야 하는 곳 중에 하나가 태국의 수도이지 동남아시에서 가장 큰 도시인 방콕일 것입니다이 책은 방콕의 여행 주제를 관광음식체험쇼핑 네 가지 파트로 나누어서 안내하고 있습니다나아가 각 파트별로 세부 매뉴얼들이 구성되어 있어 여행자마다 자신의 관심 주제를 골라서 여행 계획을 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여행 전문 작가가 수년간의 경험과 취재를 통해서 만든 <방콕 핫앤뉴 정보지 일러스트 맵 수록>이 되어 있어서 방콕 여행에 대한 지금까지의 방콕 여행 도서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정보와 깊이 있는 내용을 제공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처음 방문하는 제 가족들은 물론 저처럼 한두 번 다녀온 방콕 여행자도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테마와 여행 정보를 실려 있습니다.

 

또 이 책에는 단순히 먹거리 교통수단과 관광지 정보와 같은 여행 정보만 실려 있는 것이 아니라 태국과 방콕의 역사나 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방콕을 즐기는 법 등 태국과 방콕에 대한 역사를 비롯한 세부적인 인문 정보들도 실려 있어서 입체적으로 태국과 방콕을 이해하기에 좋습니다.

 

정말 이 책 제목처럼 무작정 시리즈는 정확하면서도 최신 정보가 담겨져 있고 특히 두 권으로 분리가능해서 효율적인 여행이 가능하고지도가 정말 잘 정리되어 있어서 자유여행을 할 때 이 책만으로도 크게 헤맬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즉 이 책 한권이라면 방콕 여행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이 책에 나오는 추천 명소들과 제 버킷리스트 그리고 가족들과 의논을 하면서이 책을 미리 읽어보고 가고 싶은 명소들을 체크해 가며 일정을 짜보려 합니다이처럼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가 여행 가이드로 참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이 책을 동반자로 삼아서 방콕 자유 여행을 다녀오면 정말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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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삶 - 사유와 의지
한나 아렌트 지음, 홍원표 옮김 / 푸른숲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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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말년에 쓴 글을 모아 사후인 1977년과 1978년에 각각 출간한 '사유'와 '의지'를 한 권에 묶고 저자의 미완성 원고인 칸트 정치철학 강의록인 '판단부분을 끝부분에 실어 놓은 책입니다사실 국내에서는 '사유번역본이 2004년에 같은 역자의 번역으로 나왔는데 '의지'는 초역이라고 합니다.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인간 정신 활동에 관심을 두게 됐었는데특히 나치 전범인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에 참관한 아렌트는 아이히만에게서 나타나는 천박함에 충격을 받았습니다이것이 계기가 되어 아렌트는 사유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사유의 부재', 즉 무사유가 악의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이 책에서 아렌트는 어떤 전통이나 학파에 머물지 않고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고대 그리스부터 당대까지의 철학 사상을 연구합니다아렌트는 전통적인 철학에서 말한 사유와 의지와 판단을 해체하는데가령 사유를 직업적인 사상가들의 몫으로 둔 것이랄지사유의 최상의 형태인 관조를 활동의 우위에 놓는다는지 의지를 욕구로 이해한다든지 하는 식의 형태를 촘촘하게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아렌트는 무엇이 오늘날 우리를 사유할 수 없도록 만드는지 묻습니다즉 매일매일 해결해야 할 일에 쫓겨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조건 따른다면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그래서 아렌트는 반복되는 일상의 습관을 중단하고자기 자신과 대화하고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즉 "멈춰서 사유할(stop and think)" 여유를 강조합니다그 때 우리는 비로소 새롭게 시작할 수 있고 옳음과 그름을 말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아렌트는 이 판단 능력만이 인간의 정신 능력 가운데 가장 정치적인 능력이라고 강조합니다.

 

이 책을 읽고 아렌트에 대해서 하나씩 공부하면서 요즘 일본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위안부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소녀들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히고 수많은 징용자들을 가혹한 노동으로 죽음에 몰아넣었던 일들조차도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인데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부인하고 나아가 다 끝난 과거일로 치부하며 이 문제를 제기하는 피해자들이나 양심가들을 공격합니다심지어 가장 가까운 피해국의 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피해국에 또 피해를 입히겠다며 피해국과 수 십 년 동안 공존해온 경제적 기반조차도 아무 망설임 없이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극우 정치인뿐만 아니라 아주 평범한 일반적인 일본의 인간들이 그러고 있습니다즉 일반의 양심과 상식이 사라진 나라이자 국가주의에 언론은 침묵하고 국민들은 의식도 없이 국가의 정책에 순응하는 나라입니다이처럼 어떤 진실에 무관심하고 죄악에 아무런 의식없이 자기 일을 한다고 해서 죄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닌데 오히려 더 큰 가해자가 되고 있습니다현재 일본은 역사적으로 보면 1차 세계대전 후 자신들은 전쟁에서 진 것이 아니라 내부의 적들 때문에 졌다면서 다시 군국주의 몰이를 했던 히틀러 집권기 시절과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세계 2차 대전의 전범으로 수많은 학살에 가담했던 아돌프 아히히만이 유대인 말살이라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것은 그의 타고난 악마적 성격이 아니라 아무런 생각 없이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고력의 결여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위안부문제나 징용문제 그리고 타국의 최고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이 경제보복에 70% 이상 찬성을 한다는늘 쓰레기를 줍고 정치적으로 무관심하며 개인적으로 착하다고 하는 보통 일본인들이 아렌트가 말한 제대로 된 '사고력이 결여‘된 존재들이라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이들이 아베나 일본 우익의 왜곡에 현혹되어 2차 대전에 만행을 저질렀던 일본군으로 다시 변신할 가능성이 큰 위협적인 존재들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솔직히 워낙 방대한 책이고 또 쉽지 않은 철학서라 정확하게 읽기가 쉽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대한 통절한 아렌트의 분석이 이웃 일본을 볼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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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X 라이프스타일 - 당신의 취향이 비즈니스가 되는 곳
정지원.정혜선.황지현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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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펴보니 작은 화보집처럼 사진과 글이 잘 조화를 이루는 예쁜 책입니다. 또 책이 실제본으로 책의 어디를 펴도 쫙 펼쳐져서 책을 읽기 좋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인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용어가 생긴 것은 불과 100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용어가 생긴 이래, 지금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단어의 해석과 쓰임은 그 어떤 때보다 다이내믹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나 다양하게 변주되는 라이프스타일의 향연에서 감히 그를 대변하거나 앞장서서 이끄는 브랜딩이 가능할까?라고 자문을 하고 도쿄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인 무지와 츠타야에서부터 그 질문의 답을 찾습니다. 두 브랜드 모두 우리가 ‘생활에서 사용하는’ 분야를 다루면서도 자신들의 업을 독특한 관점으로 새롭게 정의합니다.

 

저자는 이들이 매력적인 이유는 업을 정의하는 방식과 그 일관성에 있다며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무지의 철학은 심플하고 단순한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았고, 츠타야는 서점을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곳’으로 재정의했다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스스로 정의한 고객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서점에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산업의 눈길이 밀레니얼세대로 옮겨가는 중으로 혼밥, 혼술, 혼영 등 1인 라이프스타일이 뜨고 있고 그들이 원하는 소비성향 또는 주목하는 가치관을 분석하는 것이 현재 기업들이 당면한 과제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비주류로 여겨지던 독특한 취향의 소비 집단 힙스터hipster가 소비시장을 이끄는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우리에게 다가온 변화들은 필연적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로 발현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매장들이 손님이 찾아올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매력으로 서점은 이제 책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곳이라는 것처럼 '업'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꼽습니다. 지금은 상품이 부족해 ‘필요한 것’들만을 추구하던 시대와는 다르며, 사치품을 통해 욕망을 실현하던 시대와도 다릅니다. 저자는 취향과 개성이 다양해진 지금은 남들이 아닌 ‘나에게’ 가치 있는 것을 좇고 있으며,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은 각자 가치 있다고 여기는 총체적 경험을 의미한다고 지적합니다. 즉 이전의 소비자들에게는 ‘쓸모 있는 것’으로 어필했다면 이젠 ‘매력적인 것’, ‘의미 있는 것’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밀레니얼세대들의 변화된 가치에 주목해야 하는데, 인지도나 인기가 아니라 나의 라이프스타일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도쿄의 편의점이나 대형 쇼핑몰 식품 코너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제품들, 몇몇 채소만 더 준비해 넣고 끓이면 완벽한 집밥이 되는 요리 소스들, 양배추 등을 8분의 1 크기로 소분해 포장한 신선식품들, 200엔 정도의 소량 단품으로 마트의 한 벽면을 채운 간편식 제품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집중한 것이 결국 지금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임을 알게 된다고 합니다.

 

저자는 소비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변화의 시대, 어떤 특정한 형태의 콘텐츠나 공간 안에 브랜드를 가둘 필요는 없으며 업의 역할에 충실하되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가치를 제안할 때 브랜드는 더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마케터는 단순히 문화를 넘어 당사자의 인식까지 세심하게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는데, 오아시스 라이프스타일 그룹이 이용자의 일상과 업무 공간 모두에 워크웨어 슈트를 녹여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소한 불만의 목소리도 허투루 보지 않는 세심함 덕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고객이 가진 불만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볼 때 비로소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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