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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 또 쓴다 - 문학은 문학이다
박상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3월
평점 :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작가인 저자가 수십 년간 독자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내용과 더불어 지난 몇 년간 신문, 잡지, 웹진, 페이스북 등에 쓴 글을 한데 엮어서 펴낸 책입니다. 이 책의 제목인 ‘쓴다,,, 또 쓴다’를 처음 봤을 때, 왠지 꼭 읽어야할 것 같은 끌림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쓰는 것처럼 쓴다는 것에 대한 미련이나 의무감 같은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일 듯합니다.
개인적인 내용이 가득 담긴 수필집인 이 책을 소개하면서 이 책의 저자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 한국 청소년문학의 시작점이라 불리는 소설 “봄바람”이 2018년에 ‘아름다운 작가상’을 받으면서 큰 주목을 받은 저자는 사실 1990년에 ‘한길문학’에 시를, ‘동양문학’에 희곡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작가로서의 삶을 지속하며 시와 희곡을 비롯해서 소설과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삶을 그려내기 위해 애쓰는 한편 교사와 학생,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강연 및 강의를 활발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직업인 작가에 대해서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고,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듯이, 작가는 독자를 탓하지도 않고 쓰는 도구를 탓하지도 말 일이라고 일갈합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맞는 독자가 있으면 그만이며, 또 작가는 언제고 어디에서고 어디에라도 쓰는 사람일 것이니, 그런데 독자를 따라다니고 글을 쓰기 위 해 어딘가로 가야하고 어떤 시간에만 글을 쓰는 그런 작가는 볼썽사납다며 평생 글을 쓸 준비만 하다가 생을 마칠 각오가 아니라면 피할 일이라고 다짐을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의 독특한 제목에 대해서도 한마디 거듭니다. 수필도 그렇지만, 어떤 장르의 글이든 쉽게 써지는 것은 없기 때문에 계속 쓰고, 또 쓰고, 또 쓰는 과정에서 쓰는 요령도 터득하게 되고, 안 쓰면 몸이 간질거리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잠깐 쉬었다 또 쓰자는 의미로 제목에 마침표(.) 대신 쉼표(,)를 썼고 또 계속 써야 한다는 뜻으로 ‘쓴다,,, 또 쓴다~’처럼 끝 ‘쓴다’ 다음에 물결(~) 표시도 가지는 제목을 짓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이 책에서 문학만이 아니라 문학이 놓인 생태계 전체가 위기라는 저자의 인식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언제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느냐는 반문에 저자의 오랜 내공이 느껴집니다. 수필과 글쓰기, 삶과 세상, 그리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가의 작지만 묵직한 이 수필집에는 글쓰기와 독서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고민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쓴다는 것의 치열함을 느껴보고 싶고, 무엇보다도 잘 써보려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