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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니스 - 거대 기업에 지배당하는 세계
팀 우 지음, 조은경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2월
평점 :
이 책의 한국어판 제목은 빅니스이지만, 사실 이 책의 원제는 '거대함의 저주(Curse of Bigness)'입니다. 저자는 독점기업의 해체는 국가 경제에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역사상 가장 야심 찬 일련의 기업 해체 작업을 통해 독일과 일본의 경제는 확 바뀌었는데 이후로도 두 국가는 더 나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세상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된 경험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애플, 아마존, 구글 등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은 기업들은 여느 국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규모가 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질수록 역설적으로 거대 기술기업에 집중되는 부와 영향력은 커지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자가 보기에 미국 기술 산업계는 이미 페이스북(소셜미디어)·구글(검색 엔진)·아마존(온라인 상거래)의 독점체제로 재편되었고, 이들 회사는 잠재적 경쟁자가 나타나면 거액을 쏟아부어 인수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페이스북은 마이스페이스·인스타그램·와츠앱 등 90건 이상의 합병을 체결했고, 구글은 유튜브·애드몹 등 무려 270개 기업을 사들였다. 정부가 “소비자가 입을 피해가 불분명하다”며 인수·합병(M&A)을 모조리 승인한 결과였다는 것이죠.
이렇게 소수 기업으로의 과도한 힘의 집중을 지켜만 봐도 될까요?. 저자는 이러한 ‘빅니스(Bigness)’, 즉 ‘기업집중’이 어떻게 세상을 망쳤는지, 반대로 이를 정부가 제어하면 세상이 얼마나 좋아지는지를 역사적 사실을 들어 설명합니다. 극단적 예로 1930년대 독일과 일본의 ‘국가대표 기업’ 육성 정책은 파시즘과 군국주의가 활개를 치는 세상을 열었다는 점과, 반대로 미국 정부가 IBM, AT&T, 마이크로소프트 등 독점 기업들을 겨냥해 시행한 반독점 정책들은 엄청난 경제적 기회를 만들었고, 이후 놀라운 혁신으로 이어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기업집중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며 세계인이 기본적으로 평등하며, 산업의 자유 혹은 민주주의 자체를 보장하기 위해서 고삐 풀린 자본주의가 야기하는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는 패배할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이 책은 미국 컬럼비아대 법학대학원 교수인 저자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진행된 독과점 역사를 살펴보고, 과점이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비교 분석하며, 국가가 거대 기업의 힘을 제어하지 못하면 어떤 재앙이 일어나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주며 대응을 촉구하는 책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재벌에 의한 독과점화가 점점 더 심화되는 상황이죠. 이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주는 책입니다.
"본 서평은 리앤프리 카페를 통하여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