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이기는 글쓰기 - 마케터, 크리에이터, 에디터, 그리고 콘텐츠를 만드는 모두를 위한
신익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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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챗GPT를 이기는 글쓰기 신익수 저자 '도파민 필력'

도파민 글쓰기, 클릭 증폭 기술, 돈 되는 머리 클릭 키워드 등

깨달음도, AI를 이기는 글쓰기도, 구독자도 결국 직접 경험하고, 자극하고, 쌓은 자만이 살아남는다.

'기승전결' 버렸더니 구독자가 쌓이기 시작하는 이유가 놀랍다.



인상 깊은 구절

돈을 만들어내는 머니 아이템. 이걸, 단 1초 만에 해결하는 비법이 있다. 일상에서 짜증 나는 '불만'거리만 찾으면 된다. 불만으로 어떻게 아이템을 만드냐고? 간단하다. 그 불만만 해결해 주는 아이템이면 돈으로 연결할 수 있다. p304

총평

좋은 글을 썼다.

아무도 읽지 않았다.

억울함보다 먼저 받아들여야 할 것이 있다. 지금은 내용의 시대가 아니라 자극의 시대다. 클릭되지 않는 글은, 쓰지 않은 글과 다르지 않다.

세 가지 착각이 당신의 글을 조용히 죽이고 있다.

내용만 좋으면 퍼진다는 확신 착각. 완벽해야 올릴 수 있다는 완벽 환상. 독자는 이성적으로 읽는다는 이콘 착각. 이 세 가지를 내려놓는 순간, 비로소 쓰는 방식이 바뀐다.

저자 신익수는 이 시대의 글쓰기를 FIRE로 압축한다. 클릭을 따라가고(F), 자신만의 색을 입히고(I), 솔직하게 리듬을 타고(R), 끝까지 즐기는 것(E). 챗GPT가 끝내 흉내 내지 못하는 건 데이터가 아니라, 인간만이 품고 있는 날것의 감정과 살아있는 결이다.

기승전결은 잊어라.

독자는 1화부터 지루하면 떠난다.

강력한 첫 장면, 현장감 있는 리듬, '너만 모른다'는 심리적 결핍 자극. 이것이 독자를 마지막 문장까지 끌고 가는 구조다. 극하고, 지럽히고,발하는 일명 '자간도'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독자의 심리를 읽는 설계다.

벤치마킹은 전략이고, 모방은 수련이다.

구독자 50만 넘는 채널의 제목 한 줄, 썸네일 한 장, 영상 초반 30초 그 안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심리 기법이 숨어있다. 복어집 사장이 초등학교 앞에서 떡볶이를 여는 이유, BTS가 다녀간 식당이 줄을 세우는 이유. 표면은 달라도 작동하는 원리는 하나다.

'돈 버는 방법'이 아니라 '이거 모르면 평생 가난하다.'

위협적이다.

손은 이미 클릭하고 있다. 좋은 문장력은 이제 기본값이다.

독자의 본능을 건드리는 감각, 그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짜 글쓰기다.

읽히는 글만이 살아남는다.

책이 던지는 질문

영상이나 콘텐츠를 제작할 대 가장 기본적이면서 핵심이 돼야 할 인식 한 가지. 모든 콘텐츠의 중심은 'I'가 아니라 'YOU'라는 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제작할 게 아니라, 모든 대중들이 열광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p200

잘하는 것 말고, 클릭되는 것을 하라.

충격이었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말.

내가 공들인 콘텐츠가 아니라, 그들이 열광하는 콘텐츠가 쌓이게 만든다.

1,000명 구독자보다 단골 10명이 수익화의 핵심이다.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 불만을 해결해 주는 것, 아무도 주지 않는 서브 간식 하나를 더 얹어주는 것. 차별화는 거창한 데서 오지 않는다.

저자 신익수는 말한다.

유료 강의보다 이 책 한 번 더 읽으라고. 비법보다 성실함이 결국 선물을 데려온다고.

클릭은 설계하되, 신뢰는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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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익성 옮김 / 다온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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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내려놓기는 충분히 경험을 통해 해체가 된다는 것.

내려 놓는 다는 건 경험한 뒤에만 가능하다는 것 '이해'가 아니라 '체감'이라는 사실

'이거 더 이상 해도 바뀔 게 없겠는걸' 느끼는 순간 더 이상 붙잡히지 않게 된다는 것.

고빈다와 싯다르타 삶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 삶이 위로가 된다. 결국 실패도 방황도 결국 내 길이었다는 사실을.

사공 '바수데바' 경청의 달인(닮고 싶다.)

'싯다르타' 답은 밖에 없고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스승



인상깊은구절

사실 '배움'이라 일컬을 만한 것은 없다네. 오, 친구여, 오로지 하나의 앎만이 존재하며, 이 앎은 어디에나 있고 그게 바로 아트만이지. 내 안에, 자네 안에, 그리고 모든 피조물 안에 있지.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든다네. 이런 앎에 최악의 적은 그것을 알려고 하는 욕망, 그러니까 배움이라고 말일세. p31

카말라는 상대에게 쾌락을 주지 않고는 쾌락을 얻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몸짓 하나하나, 만지고 쓰따듬는 동작 하나하나, 손길 하나하나, 눈길 하나하나, 아무리 작더라도 몸의 모든 부위 하나하나가 모두 비밀을 품고 있으며 그 사실을 깨우쳐 아는 사람에게 행복을 안겨준다는 것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가르쳐주었다. p89

싯다르타는 생각했다. 어린 시절에 이미 세상의 쾌락과 부유함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지. 오래전부터 머리로야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야 비로소 그 사실을 몸소 겪은 것뿐이야. 이제야 그 사실을 제대로 알게 되었고,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내 눈으로, 내 가슴으로, 내 위장으로 알게 되었지. 그런 사실을 알게 된 건 잘된 일이야. p127

총평

싯다르타 "이해가 아닌, 경험으로 통과하는 삶"

헤르만 헤세 저자는 두 인물을 통해 삶의 두 방향을 보여준다. 고빈다는 외부로 완성되는 길을, 싯다르타는 내부로 해체되는 길을 걷는다. 고빈다는 이해를 끝까지 추구했고, 싯다르타는 경험을 끝까지 추구했다. 삶은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둘 다 필요한 전체 구조다.

고빈다는 깨달음을 보는 사람이고, 싯다르타는 깨달음을 살아버린 사람이다. 고빈다는 오랜 시간 고타마 붓다에게 배움을 얻다가 오랜 시간 이후 친구 싯다르타를 만나고서야 진정 깨달음을 얻는다. 고빈다는 이해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받아들이는 구조는 끝까지 열려 있었다. 그러니 고빈다는 실패가 아니다. 끝까지 인간적인 길을 충실히 걸은 자다. 둘은 "같은 순간을 다른 방식으로 경험한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방식이 하나의 전체를 이룬다.

배움의 끝은 결국 경험으로 넘어가야 한다. 고빈다는 싯다르타의 이마에 입맞춤하는 순간, 비로소 이해가 아닌 체험으로 건너간다. 설명 없는 경험을 끝내 만나게 되는 것이다. 싯다르타는 답을 말하지 않고 몸으로 말하는 사람이었고, 그 두 사람이 하나의 흐름으로 보이는 순간, 둘이 처음부터 하나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싯다르타는 강을 보고 깨달음을 얻은 이후에도 아들로 인해 흔들린다. 그 이유는 고통이 사라진 존재가 아니라, 고통을 더 이상 거부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고통이 포함된 전체를 보는 상태에서도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에 경계는 계속 생겨난다. 싯다르타처럼 인간을 초월한 듯 보여도 결국 인간이다. ≪싯다르타≫는 경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경계가 생기는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다.

삶에는 고정된 것이 없다. 형태는 바뀌지만 존재는 계속된다.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보는 바다는 다르다. 달라진 것은 바다가 아니라, 바다를 보는 나다. 오래전 읽었던 싯다르타와 지금은 참 다르게 느껴진다. 이해하는 것과 깨닫는 것은 다르다. 고빈다처럼 남이 만들어놓은 진리를 배우는 것인가, 싯다르타처럼 내가 직접 진리가 되는 경험인가.

싯다르타는 버리는 연습이 아니라 충분한 경험을 통한 통과로 삶을 보았다. 남의 깨달음은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동의하며, 이런저런 경험을 겪어내는 싯다르타를 응원하게 된다. 돌아가는 (실패, 방황, 집착)길도 결국 하나의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싯다르타는 처음부터 스스로 모든 것을 깨닫지 않았다. 명상, 숲속 수행, 고타마의 가르침을 거쳐, 어느 순간 나만의 선택을 하게 된다. 현실의 우리도 마찬가지다. 모범생의 길과 모험생의 길이 뒤섞여 있다. 남의 가르침을 그대로 믿지 말고, 자기 삶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싯다르타는 계속 의심하고, 계속 확인하고, 끝까지 경험한 사람이었다.

욕망을 실험하던 싯다르타도 이겨내지 못해 더 원하고, 더 집착하고, 반복되는 상황을 겪는다. 결국 '끝이 없네'를 느끼며 하나의 흐름을 인지하게 되는 그 순간이 소름 돋는다. 경험하지 않으면 미련이 남는다. 진짜로 무언가를 내려놓지 못하게 된다. '아, 이건 내가 찾던 게 아니구나' 느꼈을 때, 비로소 찾지 않게 되고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버리는 건 경험한 뒤에만 가능하다. 버린다는 것은 이해의 결과가 아니라 체감의 결과다. 충분히 경험하면 저절로 버려진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설득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포화로 완성된다. '이거 더 해도 바뀌는 게 없다'고 느낄 때가 포화 상태다. 결심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붙잡히지 않게 되어 내려놓게 된다. 보름달이 되고 난 후 초승달이 되는 이치다.

양질의 전환으로 경험이 누적되면 임계점을 돌파할 줄 알았다. 그런데 싯다르타를 읽고 보니, 이해가 쌓여서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구분이 사라지는 순간 안목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이 놀랍다. 분석이 아니라 직관으로, 깨달음은 성취가 아니라 상태의 해체다.

모든 경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깨닫는 방식 자체, 즉 구조가 중요하다. 양이 아니라 보는 방식이 핵심이었다.

파도는 계속 생기지만 바다는 사라지지 않는다. 싯다르타가 말하는 시간은 과거·현재·미래가 지금 여기에 동시에 존재한다. 나는 계속 변해왔지만 나는 사라진 적이 없다. 문제는 없어지지 않는다. 대신 그것을 보는 '나'가 바뀌면 된다.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세상을 보는 방식이 바뀌면 된다. 고통도 쾌락도, 실패도 성공도 하나의 흐름으로 보인다. 행복은 결코 혼자 오지 않고 우여곡절 속에 온다.

아는 것과 그렇게 살아지는 것은 다르다. 싯다르타를 보면서, 같은 삶을 얼마나 다른 깊이로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웠다. 내가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뀌는 것을 보게 되는 것. 깨달음조차 무언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흘러가고 있던 것을 하나로 보는 것이다.

직접 겪은 것만이 내겐 진짜가 된다. 내려놓는 연습이 아니라, 삶을 충분히 경험하다 보면 저절로 놓아지게 된다. 붙잡지 않게 된다. 살아가는 방식을 다시 보게 하는 힘을 가진 책이다.

책이 던지는 질문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강' vs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호수'

월든의 소로는 숲으로 도망친 것이 아니었다. 삶을 다시 보기 위한 실험 공간을 만든 것이다. 완전한 은둔도 아니었다.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보기 위해 거리를 조절한 것이었다.

싯다르타도 다르지 않다. 숲을 떠나고, 스승을 떠나고, 욕망 속으로 뛰어들고, 다시 강가로 돌아왔다. 떠남과 단절, 경험과 다시 연결. 두 사람이 걸은 길의 결은 달라도 방향은 닮아 있다. 인간은 완전히 분리된 상태로는 살 수 없다. 진짜 깨달음은 세상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싯다르타의 강과 소로의 호수는 무엇이 다를까.

소로의 호수는 고요했다.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면 진짜가 보인다는 것. 최소한의 삶으로 현실을 다시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빼고 또 빼다 보면 결국 남는 것이 본질이라는 믿음.

싯다르타의 강은 달랐다. 흐르고 있었다. 강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동시에 담고 있었다. 빼는 것이 아니라 통과하는 것, 제거가 아니라 포함이었다. 모든 것을 끝까지 경험하고 나서야 그것이 결국 하나의 흐름이었음을 보게 되는 것.

소로는 덜어냄으로써 보았고, 싯다르타는 통과함으로써 보았다. 방식은 달랐지만 결국 두 사람이 말하는 것은 같다. 세상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주체가 바뀌는 것. 외부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이 전환되는 것.

현실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는 나의 필터가 달라지는 것이다. 강이든 호수든, 결국 물을 보는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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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행복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 우리 삶에 우여곡절이 필요하다는 과학적 증명
오이시 시게히로 지음, 신소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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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인생은 행복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행복이라는 주제를 정확하게 꿰뚫는 책이다. 우리 삶에 우여곡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탐색의 중요성, 역경의 필요성, 행복의 함정, 의미의 함정, 모험하는 삶, 장난기의 가치까지. 좋은 삶은 행복이나 의미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쾌하게 짚어준다.

행복에 관한 바이블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훨씬 더 나쁜 날이 될 수도 있었기에, 이 평범한 하루가 오히려 소중하게 다가온다. 오랜 시간에 걸쳐 깊이 파고들수록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옛것 안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온고지신의 지혜다.

행복한 삶, 의미 있는 삶,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의 요소를 이해하고 좋은 삶에 이르는 방법을 몸에 익히자. 그냥 한번 해보자. 장난기를 발휘하자. 즉흥성을 살리자. 쓰고 말하자. 부정적인 사건을 두려워하지 말자. 익숙한 것 안에서도 풍요로움을 찾자.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가 되자. 안정보다는 자유를 택하자. 후회 없이 살자.



인상 깊은 구절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결정적 순간에 확실성보다 불확실성을, 안정보다는 자유를, 의무보다 자기표현을 받아들이며 궁극적으로 남기보다 떠나기를 선택한다. p67

내 삶은 독서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4000권 이상 책을 읽었으니 4000번 넘게 인생을 산 셈이죠. 아지즈는 매일 열두 시간식 일하고 휴가도 거의 가지 않지만, 책 4000권을 통해 4000번을 살면서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경험을 쌓았다. p148

익숙한 사람, 사물 또는 장소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은 인생이 가장 풍요로운 경험에 속한다. p243

총평

행복은 결코 혼자 오지 않는다.

삶을 보다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 오래전부터 '행복'이라는 최종 목적지에 관심이 많았다. 좋은 문구를 모으고, 틈틈이 사색하며 나만의 답을 찾아가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인생은 행복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그 제목부터 나를 멈추게 했다.

저자 오이시 시게히로는 행복 연구를 통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것이다. 야구의 타율에 비유하자면, 홈런보다 내야 안타의 빈도가 결국 타율을 높인다. 고속 승진, 결혼, 첫아이의 탄생처럼 삶의 굵직한 사건들이 주는 기쁨은 생각만큼 오래가지 않는다. 행복은 거대한 성취의 결과물이 아니며, 우리는 성공의 비중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야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저자는 역설적으로, 행복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먼저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지로 몰아내려 하기보다, 잠시 그대로 두면 내면의 정신적 면역계가 스스로 작동해 불행이라는 바이러스를 제거해 준다는 것이다. 비교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연구 결과도, 이와 맥락이 닿아 있다.

책에서 가장 오래 붙잡고 있던 부분은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에 관한 이야기였다. 저자는 좋은 삶이란 행복과 의미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으며, 여기에 정신적 풍요로움이 더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낯선 음식을 먹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즉 매일 조금씩 '일신우신(日新又新)'하는 태도가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익숙함은 안정을 보장하지만, 삶을 살찌우지는 못한다.

도착(목적지)역에 삶의 의미를 너무 거창하게 두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뜻밖에 만나는 간이역에서 행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절친과 나누는 차 한 잔, 오래 기억될 소소한 순간들이 사실 인생의 진짜 안타일지 모른다. 물질적 풍요가 저축에서 비롯되듯, 정신적 풍요는 경험을 되새기고 소중히 간직하는 데서 온다.

우리 사회는 좋은 직업, 좋은 배우자, 좋은 학교를 성공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는 말한다. 성공 자체는 삶을 행복하게 만들지 않으며, 오히려 압박감을 주어 역설적으로 삶을 무의미하게 느끼게 한다고.

인생은 꽃밭만 있는 것이 아니다. 꽃밭이 되기 위해 땅을 갈고 손에 거름이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역경이 있다는 것은 잘 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힘이 쌓여 회복탄력성이 되고 끈기가 된다. 우여곡절이 삶을 오히려 더 윤택하게 만든다는 것, 행복은 결코 혼자 오지 않는다는 것을 ≪인생은 행복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책은 조용히, 분명하게 일깨워 준다.

책이 던지는 질문

그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그를 더 강하게 만든다. p199

역경은 언제나 삶에 있어 찾아온다.

그 역경은 니체의 말처럼,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결국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몸이 약했기에 오히려 운동을 통해 건강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누군가에게 약점이었던 것이 누군가에게는 더 강해지는 발판이 된다.

세상은 어둠이 있기에 더 풍요로워진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결국 다시 일어서면 된다. 그 안에서 성장의 요소를 찾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가 역경의 목에 발을 올릴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정신적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역경에 감사할 줄 아는 자세, 고난 속에서 의미를 찾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다. 똑같은 역경에 부딪히더라도 그것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불행으로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결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역경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내가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봐야 한다.

≪인생은 행복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지식용접공 유영만 교수의 강의가 떠올랐다.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먼저 몸에 투자하라는 말,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는 근력을 키워야 한다는 메시지가 겹쳐 읽혔다. 역경을 이겨내다 보면 그것이 쌓여 제2의 봄을 여는 경력이 된다.

다만 역경을 이겨내는 근력을 기르려면, 무언가를 버리거나 덜어내는 용기도 필요하다. 자연재해처럼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역경은, 어쩌면 내가 쌓아두었던 것들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라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완벽주의자보다 경험주의자가 되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실패가 실력을 낳고, 그 실력이 결국 내가 의도하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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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위한 원칙
리처드 템플러 지음, 이문희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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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책방'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양육을 위한 핵심 철학 109가지를 담고 있는 ≪부모를 위한 원칙≫

오랫동안 양육하며 이것만은 지켜야 한다는 양육 불변의 원칙을 소개하는 책.



인상 깊은 구절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든 일을 허락하지 못하게 될 테니까. 그러면 당신의 아이들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할 것이며, 훗날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능력을 갖추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때 당신은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데 자책할 것이다. 모험을 회피하지 말라. p88

계속해서 공통점을 찾아라. 물론 아이들은 변하고, 때로는 동일시가 힘들었던 아이가 커가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당신을 닮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날만을 바라며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동의 관심사를 찾든지, 아니면 당신의 부모님께 어떤 점이 닮았느냐고 여쭤보라. 계속해서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성격은 천지 차이일지언정 혹시 비슷한 기초가 있지 않은지 끊임없이 확인하라. 당신이 이러한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면, 아이는 자신 역시 똑같은 사랑을 받는 소중한 아이라고 느낄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p194

총평

2022년 ≪리빙 웰≫을 통해 처음 리처드 템플러 작가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단순히 살고 싶은 게 아니라 '좋은 삶(WELL)'을 살길 원한다는 그의 시선이 오래 마음에 남았는데, ≪부모를 위한 원칙≫에서도 그 관점은 이어진다. 33개국에서 18년간 실천한 양육의 철학을 담은 이 책은 자녀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앞서, 부모인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먼저 묻는다.

책은 인격 형성, 일상생활 지도, 훈육 원칙, 부모와 아이의 관계, 형제자매 관계, 학교생활, 위기 상황, 사춘기까지 총 8개의 챕터에 걸쳐 109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탈무드를 이을 최고의 양육 철학서라는 홍보 문구가 과하지 않다는 것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된다. 각 원칙은 3~4페이지로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문장들이 많았다. 그중 "쏘다니게 내버려 두어라"는 대목에서는 스스로의 모순을 발견하기도 했다. 어릴 적 나는 자유롭게 쏘다녔는데, 정작 내 자녀는 집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친구들보다 학습을 못 따라갈 때 부모는 걱정과 불안을 전염시키지 말라"는 말에는 조용히 다짐을 새기게 되고, "자녀는 결국 부모를 상대로 불평하고 비난하기 마련이니 자책하지 말라"는 문장에서는 뜻밖의 위로를 받기도 했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109가지 원칙 중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책을 읽으며 새삼 돌아보게 된다. 기다려 주는 것, 혼자만의 시간을 허락하는 것,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 조금 아파도 스스로 일어나는 법을 알게 하는 것, 실패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 이것들은 새로운 원칙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던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다.

자녀를 믿고 기다려 주라는 말은, 결국 나 자신도 믿고 성숙해지도록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완벽하지 않은 어른이 자녀를 완벽하게 키우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함께 균형 있게 성장하는 관점을 갖는 것이 책이 전하는 핵심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는 자녀의 본보기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배우자를 아끼는 모습으로, 실수했을 때 화가 아닌 해결책을 보여주는 어른의 모습으로. 부모의 행동과 말은 자녀의 마음에 나이테를 만든다.

80대 부모가 50대 자녀를 여전히 돌보는 시대다.

오랫동안 자녀를 붙잡고 있는 부모가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이 원칙들을 부단히 실천해야 한다. 보호보다는 모험을, 과도한 관심보다는 건강한 거리를, 그리고 갈등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스스로 해결해 가는 힘을 길러주는 부모로. 자녀가 20대가 되었을 때 독립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설 수 있도록.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사랑과 의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부모와 아이 중 한 사람은 반드시 어른이어야 한다.

≪부모를 위한 원칙≫은 자녀를 위한 책이기 전에, 부모로서의 나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해주는 책이다. 부모의 기본 마음가짐을 되새기게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그 값을 한다.

책이 던지는 질문

느긋한 부모가 좋은 부모다. P21

"느긋한 부모가 좋은 부모다"라는 문장 앞에서 한참을 멈췄다. 단순한 말 같지만, 돌아보면 나는 얼마나 조급하게 살아왔던가.

헬리콥터처럼 아이 주위를 맴돌며 무언가 떨어지기 전에 받아내려는 부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심심하다고 할 때, 그 심심함을 바로 해결해 주려 하기보다 스스로 놀이를 찾고 문제를 풀어가도록 곁에서 기다려주는 것. 그것이 진짜 도움이다. 지원사격을 위해 항상 대기하는 부모 역할은 이제 내려놓아야 할 때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먹고, 행동을 보며 자란다.

부모가 찌푸리면 아이도 찌푸리고, 부모가 웃으면 아이도 웃는다. 내가 매일 전전긍긍하고 불안하게 살아간다면, 아이의 세계도 그렇게 물들 수밖에 없다. 느긋하고 여유 있는 부모의 모습 자체가 아이에게는 가장 좋은 교육이다.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라는 문장이 생각이 났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전할 때 직선처럼 날카롭게 명령하거나 상처를 주기보다, 말과 태도에 곡선을 두어 편안하게 닿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유 있는 부모란 결국 그런 곡선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느긋한 부모가 되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안다.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사람이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죽기 살기로 바쁘게 살면서도 정작 주어진 보석 같은 시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매일 지쳐 누워있기 바쁜 나를 돌아보면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과보호는 아이에게 의존성을 심는다.

부모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때, 아이는 스스로 살아가는 힘을 키울 기회를 잃는다. 조급한 마음보다 여유를 갖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어른. 그 모습을 보며 아이도 비로소 '살아갈 힘'을 제대로 갖춘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다.

느긋한 부모가 되는 것은 아이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부모도 공부하고, 노력하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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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다크심리학 - 왜 교묘한 사람이 성공하는가?
사이토 이사무 지음, 김은선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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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랏쇼대학교 명예교수, 일본 비즈니스 심리학회 회장, 문학 박사 사이토 이사무 저자

다크 심리학을 잘 활용하면 삶이 금상첨화가 된다고 말한다.

무리한 부탁을 던진 뒤 물러서는 '도어 인 더 페이스 전략', 작은 부탁으로 시작해 점점 키워가는 '풋 인 더 도어 전략', 그리고 일단 승낙을 얻어낸 뒤 조건을 덧붙이는 '로우볼 기법'까지. 순서가 바뀌면 결과도 달라지지만 설득은 내용보다 타이밍과 배열의 게임이라는 사실. 설득이 어렵다면 다크 심리학을 활용해 보자.

이토록 다크 심리학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차이.



인상 깊은 구절

역술인의 사주 풀이가 너무 정확해서 소름 돋았던 경험이 있지 않은가? 상대의 말이 신기하게도 자신에게 딱 들어맞는 듯해 나를 꿰뚫어 보고 있다고 믿게 되는 것이 '콜드 리딩'의 출발점이다. p76

당신이 이룬 성과는 노력의 증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연과 착각이 빚어낸 산물일 때가 많다. 이를 깨닫지 못한 채 어쩌다 움켜쥔 운을 실력이라 믿는 순간 톱니바퀴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승자가 있는 곳에는 같은 법칙을 잘못 읽고 고배를 마신 패자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p115

내정적 동기부여 / 일에서 즐거움이나 성장의 씨앗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191

플로(몰입)에 진입하면 의식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향한다. p217

총평

심리 조종 기술은 예전에도 많았다. 다만 '다크 심리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니 오히려 더 공감이 가고 임팩트가 남는다. 사이토 이사무 저자는 100가지 타인을 조종하는 다크 심리학을 소개하며, 내가 하는 선택이 진정한 내 의지인지 아니면 설계된 환경의 결과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크 심리학도 잘 활용하면 오히려 내게 이득이 되고, 나 자신을 보호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비즈니스 다크심리학≫ 책은 회사 안에서 작동하는 심리 법칙, 타인을 은밀하게 조종하는 기술, 동료의 마음을 얻는 방법, 다크 심리로 성과를 만드는 전략, 조직을 장악하는 리더의 기술, 욕망을 부추기는 동기부여 기술 등 보이지 않는 심리의 영역을 폭넓게 다룬다. 버거킹이나 맥도날드가 의자를 딱딱하게 만들어 손님이 오래 머물지 못하게 하는 것, 잘 팔리는 물건을 눈높이에 진열하는 것, '판매 1위'라는 문구로 구매를 유도하는 것, 이 모두가 다크 심리학의 산물이다. 보이는 대로만 살다가는 흑우가 된다.

100가지 사례를 읽으며 자꾸 되돌아보게 됐다. 소수의 성공 사례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큰 수의 법칙'(횟수가 늘어날수록 결과는 냉혹하게도 평균으로 수렴된다), 비싼 명품 백을 먼저 보여준 뒤 조금 싼 가방을 내놓으면 이것은 내가 살 수 있어라는 착각이 들게 하여 지갑을 열게 되는 다크 심리학까지, 알면서도 당해왔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가짜 약도 효과가 있다는 플라세보 효과처럼, 다크 심리학도 적당히 조미료처럼 활용하면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 반면 과하게 쓰면 독이 된다는 점도 책은 놓치지 않고 짚는다.

처음 보는 개념도 있었지만, 알고 있던 심리 기술이 다크 심리학에 속한다는 걸 발견하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풋 인 더 마우스 효과'와 거울 뉴런(미러링 효과)을 조합하면,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특히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는 꽤 섬뜩하게 느껴졌다. 적대하던 사람에게 책 한 권을 빌리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감정을 호감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과 감정을 일치시키려는 습성이 있어서, 싫어하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면 심리적 불편함이 생기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싫어하지 않으니까 도와줬겠지'라고 스스로 합리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베풀어야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상대에게 기대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역설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누군가를 조종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를 온전히 지키고 싶어서였다. 사람은 생각보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더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손을 들고 질문할 수도 있게 된다.

다크 심리학을 알고 있다면 타인이 설계해 놓은 덫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인기 No.1'이라는 문구에 무심코 손이 가는 것, 그게 이미 보이지 않게 설계된 선택의 구조다. 심리학은 통계학이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실험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학문인 만큼, 눈에 보이는 것, 알게 모르게 들리는 것, 팔꿈치를 살짝 찌르는 넛지까지. 우리는 그 모든 것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내 의지대로 결정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을지 모른다.

심리학 공부는 나를 지키는 일이자, 나를 돌보는 첫걸음이다. 가짜가 아닌 본질을 바라볼 안목을 기르는 것. 다크 심리학을 활용하는 사람이 자기 안에 작은 즐거움을 설계할 수 있다. 타인에게 운전대를 맡겨 나의 희로애락을 조종당하는 삶은 이제 그만두자.

책이 던지는 질문

공정함을 믿는 순간 이용당한다. p128

피나는 노력 끝에 성과를 냈음에도, 정치에 능한 동료만 고평가 받는 부조리에 고통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열심히, 성실히 하면 돌려받는다는 인과응보. 그 믿음이 공정하지 않다는 걸 몸으로 겪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노력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노력하면 반드시 보상받는다는 고정관념은 위험하다. 한 번 안 되면 열 번, 열 번 안 되면 백 번, 속도가 아닌 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믿었다. 나에게도 공정하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타고난 재능이 노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일 수 있다. 노력해서 인정받은 게 아니라, 재능이 있었기에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기회 역시 공정하게 오지 않는다. 삶이 복잡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작게 시작한 일이 갑자기 풀리기 시작할 때, 기회가 찾아올 때, 피하거나 머뭇거리지 말고 그때만큼은 전력질주해야 한다. 재능이 꽃 피는 시기가 따로 있다.

노력해서 공부한다고 모두 공무원이 되는 건 아니듯, 어떤 일이 잘 안된다면 재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일과 맞지 않는 것일 뿐이다. 내게 맞는 일을 찾는 것이 먼저다. 취미와 일이 하나가 되는 덕업 일치라면, 일과 즐거움 모두 함께 갈 수 있다.

익숙하다고, 정답이라고 믿어온 것들이 실은 사회나 누군가로부터 강요받은 생각은 아니었는지 곰곰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부를 잘한 사람이 반드시 공정하다고 볼 수 없듯, 우리가 진리라 여겨온 것들이 애초에 불공정한 구조 위에 세워진 것일 수 있다.

그렇다고 노력을 폄하하자는 말이 아니다. 노력한다면, 그 노력으로 나는 무엇을 만들어내는지 물어야 한다. 삶이 불공정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세상이 내가 생각한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구조를 보는 눈이 생긴다. 그 눈이 생겨야 이용당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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