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문장, 삶이 달라지는 기록 - 고전에서 길어 올린 인문 사유 100
김이율 지음 / 시원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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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필사는 느림이 아니다. 소유다.

읽는 것과 쓰는 것 사이 그 간격이 인생의 차이를 만든다.

'제일기획'과 '코래드'에서 카피라이터로 근무하며 감각적이고 감동적인 카피로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온 김이율 저자가 선사하는 고전 필사 즐거움을 느껴보시기를 희망한다.



인상 깊은 구절

덧없음은 결핍이 아니라 조건이다. 사라지기 때문에 더 선명해지고 지나가기 때문에 더 깊이 남는다. p26

플라톤≪국가≫ 진리는 불편하다. 눈을 아프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려 하지 않는다. p60

에픽테토스≪엥케이리디온≫ 에픽테토스는 노예였다. 그러나 그는 자유로웠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마음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날씨, 타인의 행동, 과거, 결과. 이것들은 우리 손 밖에 있다. 우리가 쥘 수 있는 것은 태도와 반응뿐이다....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자유의 실제 모습이다. p104

허버트 마르쿠제 ≪일차원적 인간≫ 현대의 억압은 교모하다. 억압하지 않고 만족시킨다. 원하는 것을 주기 때문에 저항하지 않는다. 우리는 소비하고, 소비하고, 또 소비한다. 질문하지 않는다. 비판하지 않는다. 만족이 순응을 만든다. 그러나 만족은 행복이 아니다. 채워지는 것과 살아 있는 것은 다르다. 불편한 질문을 멈추지 마라. 저항은 불만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증거다. p178

총평

손으로 쓰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

읽기만 하면 흘러간다. 그냥 지나간다.

하지만 손으로 통과시킨 문장은 다르다.

어휘가 깊어지고, 생각이 넓어지고,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이 다른 질감으로 돌아온다.

필사는 단순히 좋은 글을 베끼는 행위가 아니다. 문장을 내 몸에 새기는, 가장 느리고 가장 정직한 소유의 방식이다.

읽고 감동받는 것과, 써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김이율 작가의 《필사의 문장, 삶이 달라지는 기록》은 고전 100권의 핵심 문장을 추려 필사할 수 있도록 엮은 책이다.

삶의 의미, 관계, 고통과 성장, 자유와 책임, 지혜 다섯 챕터, 어디서 시작해도 좋다.

"결국 같은 곳에 닿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같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었는데, 작가의 해석은 달랐다.

"성장은 언제나 균열에서 시작된다."

그 한 줄이 소름으로 박혔다. 그게 필사의 힘이다.

좋은 문장은 원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가슴을 건드린다.

그런데 써봐야 비로소 내 언어가 된다.

필사는 일종의 플라시보가 아니다.

좋은 문장과 반복적으로 접하다 보면, 시선이 달라진다.

어둠을 보지 않고 어둠 속의 별을 보는 눈이 생기는 것. 이건 억지가 아니라 훈련이다.

주어를 '나'로 바꿔가며 써 내려가면, 어느 순간 내게 주어진 좋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날에도, 문장 한 줄은 쓸 수 있다.

특별한 날은 없다.

평범한 날들이 쌓여 삶이 된다.

필사를 하다 보면 그 사실이 조용하게 스며든다.

사는 대로 살다가는 사는 대로 생각하며 인생을 흘려보내게 된다. 하지만 필사는 그 흐름에 균열을 낸다. 의미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실천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손이 먼저 알아챈다.

보이지 않는 것에 시간을 쓰는 사람이 진짜 부유한 사람이다.

필사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강하다.

책이 던지는 질문

선택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주어진 상황은 내 것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 상황에 반응하는 방식은, 여전히 내 것이다.

살아간다는 건 단순히 하루하루를 이어붙이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통과할지를 의도하는 일이다.

어려움은 우연처럼 찾아오지만, 그것을 건너는 방식은 결국 선택에 가깝다.

우리는 자주 혼동한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더 갖고 싶은 것과 더 되고 싶은 것을.

겉모습을 쫓는 동안 내면은 조용히 텅 비어간다.

진짜 가치는 소유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태도에 있다는걸. 대부분은 한참 지나서야 깨닫는다.

바쁘게 살면, 보이는 대로 산다.

생각하며 살려면 멈출 수 있어야 한다.

필사가 주는 힘이 바로 거기에 있다. 손이 느려지는 순간, 머릿속이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한다.

릴케는 말했다. 쉬운 답을 찾지 말라고.

선택의 순간에 고독 속으로 들어가, 진짜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외부의 소음을 다 걷어내고 나서야 내면의 소리가 들린다는 것. 그것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가 200년이 지나도 읽히는 이유다.

인생은 공정하지 않다.

그러니 더더욱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사는 대로 선택하면 결국 사는 대로만 살게 된다.

선택은 머릿속에서 끝나지 않는다. 움직이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것. 그것이 자유의 실제 모습이다.

존엄은 조건이 아니다.

선택이다.

지금,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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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율 99.9% 움직이는 이모티콘 만들기 with 프로크리에이트 - 국내 최다 이모티콘 승인 작가 씨엠제이가 알려주는
씨엠제이(최민정) 지음 / 한빛미디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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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그림 못 그려도 된다. 350개 출시한 작가의 승인 비밀



인상 깊은 구절

작업하다가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나요?.......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쉬거나 가볍게 운동하는 것입니다. 이모티콘 작업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일이 아니라 감정을 담는 과정이다 보니 마음이 막혀 있으면 이모티콘에서도 생기가 사라집니다. 오히려 휴식을 취하고 돌아왔을 때 더 신선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운동 후에는 몸의 활력이 회복되면서 작업 속도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p136

총평

그림을 잘 그려야 이모티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틀렸다.

국내 최다 승인 작가 씨엠제이는 말한다. 그림 실력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독창성이 승인을 결정한다고.

8년, 350개 출시. 괜히 나온 숫자가 아니다. 《승인율 99.9% 움직이는 이모티콘 만들기》는 그 노하우를 통째로 꺼내놓는다. 기획부터 제작, 제안, 승인 전략까지 최다 승인 작가의 패턴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책이다.

미승인을 받았다고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콘셉트가 부족한 건지, 유사 이모티콘이 이미 있는 건지, 퀄리티를 어떻게 높여야 하는지 정공법이 정답이었다. 수정하고, 시안을 보강하고, 콘셉트를 강화하면 된다.

처음엔 부업으로 시작하면 충분하다. 점차 본업만큼 벌기 시작할 때 전환해도 늦지 않는다. 아이패드가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 프로크리에이트 설치부터 레이어 활용, 캐릭터 스케치, 흔드는 모션, 점프 모션, 텍스트 모션까지 화면 하나하나 캡처해서 설명해놨다.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카카오톡만이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 스티커, 다양한 플랫폼까지 이모티콘 시장 전체를 한 권으로 공부한 느낌이다.

템플릿 33종도 제공한다. 색상 팔레트, 소품, 캐릭터 커스텀, 멈티·움티 포즈까지.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가장 막히는 지점을 먼저 열어두는 것이다.

그림체에 연연하지 말자.

따라 그리면서 친해지면 된다.

350개를 출시한 작가도 처음엔 한 개부터 시작했다.

책이 던지는 질문

처음이라서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고수도 처음이 있었다.

절망하고, 미승인 받고, 그래도 다시 제출한 사람이 지금의 작가가 됐다.

이모티콘도 다르지 않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려다 시작조차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 정성을 다하는 것보다 일단 배운다는 입장으로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먼저다. 가볍게 장난이 아니라, 무게를 내려놓는 것이다.

"해보기나 했어?"

이 한 마디가 떠오른다. 시도해보지 않고는 내가 얼마만큼 해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첫 승인의 설렘은 해본 사람만 안다.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그게 오래가는 사람의 방식이다.

무리하지 말자.

꾸준히 준비한 사람에게 기회는 온다.

불안한 삶을 선택 가능한 삶으로 바꾸는 건, 결국 시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삶은 처음부터 완성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다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모티콘도, 삶도 만들어지는 것이지, 타고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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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도감
박우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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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과학계는 인간을 '별의 자식'이라 부른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우리 몸을 이루는 탄소는 별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과정에서만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별의 조각이다.

그런데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나를 지워간다.

별의 조각이, 스스로 빛을 끄고 있다.

만화 한 컷이 이 사실을 꺼내들었다. 장황한 설명도 없이. 그래서 더 깊이 박혔다. 애써 외면했던 49개의 솔직한 민낯들 그 안에 내 얼굴이 있었다.

나를 지워가는 바보 같은 노력은 이제 멈추자.

별은 누군가의 시선을 기다리며 빛나지 않는다.

그냥 빛난다.

나를 지우며 살다 보니, 어느새 인간실격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



인상 깊은 구절

"밀물처럼 다가오던 부모님의 사랑을 우리는 썰물처럼 흘려보냈다. 이제야 깨닫는다. 그 물결이 얼마나 깊은 사랑이었는지를." p33

'헤맨 만큼 내 땅이다'라는 말처럼 어릴 적 자신의 열정을 되짚어가며 기초부터 다시 임하는 친구의 빛나는 모습을 상상했다. 비록 완벽한 무대 위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서툰 발짓 끝에 마침내 가장 아름다운 자신을 마주하는 그 찰나의 순간.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꿈을 대하는 가장 성숙한 자세가 아닐까 싶었다. p152

총평

《인간실격도감》 그림이 많은 책이라 가볍게 펼쳤다.

큰코 다쳤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손가락이 느려졌다.

첫 장면부터 강렬하다.

할머니가 시장을 본다. 손주 온다고 진수성찬을 차린다. 손주는 게임이 바쁘다며 오지 않는다. 할머니는 돈을 이체한다. 마지막 장면. 정성껏 차린 음식 위로 파리가 날아다닌다. 그 음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차가운 냉장고 속에 멈춰 있다. 전해지지 못한 마음은 그렇게 조용히 썩어간다.

책을 덮고 싶었다. 나도 그 손주였던 적이 있어서.

《인간실격도감》은 성공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우리가 지워버렸던, 혹은 잃어버렸던 마음을 다시 마주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림이 정교하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표정 하나하나가 더 살아 숨 쉰다. 투박한 선 하나가 어떤 정교한 문장보다 깊이 찌른다. 고수는 힘을 빼는 법을 안다.

오늘 놓친 부재중 전화 하나. 그 안에 엄마의 하루치 걱정이 담겨 있었을지 모른다.

가장 만만한 사람에게 가장 날카로운 말을 쏟아부었던 오늘을 멈춰야 한다. 노를 혼자만 젓고 있다면 결국 제자리를 맴돈다.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꺾여버린 날개의 흔적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남의 자유를 억압한 적 있는가. 통제가 안 된다고 화를 냈던 적 있는가. 그 권력이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숨 막히게 하는지 정작 휘두르는 사람만 모른다.

사람답게 사는 법을 학교는 가르쳐 주지 않았다.

우리는 사랑보다 조건을 먼저 보고, 마음보다 현실의 무게에 먼저 시선이 머문다. 오직 마음 하나로 충분했던 그 시절을 잃고, 현실에만 살다 보니 어느새 인간실격이 되어버렸는지 모른다.

저자가 말하는 건 결국 하나다.

더 성공하는 기술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가진 것을 제대로 보는 눈.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사람이 되는 것. 찌질한 내 모습을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 보는 것.

심플하다.

여운은 오래간다.

오랜만에, 읽고 나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책이 던지는 질문

남의 불행을 땔감 삼아 나의 외로움을 태우는 법 p111

누군가를 깎아내릴 때, 잠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게 유대감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타인의 불행을 땔감 삼아 잠시 외로움을 태운 것뿐이다. 불이 꺼지면 남는 건 서로를 겨누며 엮어버린 차가운 철망뿐이다.

미워할 대상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같은 시선. 가장 먼저 병드는 건 상대가 아니다. 나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먼저 썩는다. 세상을 희망으로 보는 대신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만들어버리는 것, 그 시선의 주인은 결국 나다.

붓다는 말했다. 불안을 주는 대상은 땔감이고, 화는 불이라고. 우리가 계속 땔감을 던지는 한 불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멈춘다는 건 의지가 아니다. 더 이상 땔감을 집어 들지 않는 것이다. 내려놓는다는 건 포기가 아니다. 불에게 연료를 보내지 않는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만으로도 우리는 용기를 얻는다.

구원은 멀리 있지 않다.

땔감을 내려놓는 순간, 불은 스스로 잦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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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독 빼기 - 밀·설탕·유제품·식물성 기름이 내 몸을 망친다
요시노 도시아키 지음, 장하나 옮김, 김기덕 감수 / 라이팅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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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병원을 다녀도 낫지 않는다면 먹는 것이 문제다.

각기병은 가난한 사람들의 병이 아니었다.

보리와 현미를 먹을 때는 없었다.

가공된 백미를 먹기 시작하면서 생겼다. 음식이 바뀌자 병이 따라왔다.

현대의 질병도 다르지 않다.

가공된 음식 과잉 섭취가 문제다. 부족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몸이 망가지고 있다.

일본인 의사 요시노 도시아키는 말한다.

밀, 설탕, 유제품, 식물성 기름 네 가지를 끊어라. 글루텐을 끊으면 나른함이 사라진다. 피로가 풀린다. 잠이 깊어진다. 지병이 있다면 이 4독을 끊지 않는 한 몸은 회복되기 어렵다.

충격은 따로 있었다.

내가 믿어온 건강 상식의 대부분이 기업과 전쟁이 만들어낸 것이었다는 사실.

유기농 식품을 맹신하며 식물성 기름을 과도하게 들이붓고 있었다는 것.

병원에서 처방받아도 낫지 않는다면, 약이 부족한 게 아니다. 먹는 것이 문제다.

음식은 어떤 이에게는 약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독이 된다. 같은 음식이 같은 결과를 내지 않는 이유다.

해답은 실험이다.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직접 관찰하는 것.

4독을 하나씩 빼보고, 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

식생활의 세뇌에서 벗어나는 것 그게 이 책이 건네는 가장 불편한 진실이다.



인상 깊은 구절

여름철에 기력이 떨어졌을 때 장어를 먹으면 각기병 증상이 완화된다는 점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 결과 '장어는 몸보신에 좋은 음식'... 말이 퍼지게 되었다. 장어를 먹으면 각기병 증상이 완화되는 이유는 장어에 풍부하게 함유된 비타민 B군의 영향이다. p37

최악의 조합은 요거트에 꿀과 올리브유를 뿌려 먹는 것이다. 이러한 식품들은 모두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p130

1. 글루텐(빵, 스파게티 등) → 흰쌀밥이나 현미, 잡곡을 먹는다.

2. 식물성 기름 → 앞서 언급했듯, 전통 식단에서는 굽는 데 기름이 필요 없다. 볶거나 튀기는 조리도 하지 않는다.

3. 유제품 → 일본인은 역사적으로 유제품을 섭취하지 않았고, 여러 차례 거부해 왔다.

4. 단 음식 → 조미료로 사용할 경우에는 혼미린을 소량만 더 한다. 오늘날의 과일이나 고구마, 옥수수는 품종 개량으로 당도가 지나치게 높으므로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p169

총평

비염이 20년이었다.

병원을 전전했다. 비강 스프레이가 1시간도 채가지 못했다.

원인은 처방전이 아니라 밥상에 있었다. 저자 요시노 도시아키는 고등학교까지 괴롭히던 코막힘이 글루텐 때문이었다는걸, 의사가 된 후에야 알았다. 환자를 고치던 의사가 자기 몸의 원인을 가장 늦게 찾은 것이다.

4독이 있다.

밀, 식물성 기름, 유제품, 설탕. 굶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건강하다고 믿어온 것들이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몸을 허물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글루텐을 끊은 것만으로 20년 비염이 사라진 사람이 있다.

수면이 돌아왔다는 사람, 혈당이 정상으로 내려온 사람, 체중이 제자리를 찾은 사람. 만병통치가 따로 없다. 단 저자는 못 박는다. 줄이는 것으로는 효과가 없다. 철저히 끊어야 몸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치킨집 냄새를 맡으면 꼭 사 먹게 된다면, 이미 기름에 중독된 것이다.

식물성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건강하다고 배웠다. 그게 세뇌였다. 알데하이드, 트랜스지방산이 들어간 아이스크림, 값싼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저가 초콜릿. 술 담배를 하지 않는 종교인이 악성 림프종에 걸리는 이유가 신도들이 건넨 과자 속에 든 기름 때문이라는 대목은, 읽다가 손이 멈췄다.

유제품 섭취의 역사는 100년도 되지 않는다.

성인은 유제품 없이도 충분하다. 골다공증의 진짜 원인은 칼슘 부족이 아니다. 당질 과다 섭취다. 단 음식을 분해할 때 뼈에서 인산이 빠져나온다. 뼈를 약하게 만드는 건 우유 부족이 아니라 설탕 과잉이었다.

밀가루, 유제품, 설탕, 식물성 기름.

기업이 건강한 이미지와 달콤함을 무기로 100년간 팔아온 것들이다.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먹는 풍습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그 기원을 알면 다시는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들 수 없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가공하지 않은 식재료, 끓이고 굽고 찌는 조리법, 한 입에 30번 씹기.

조개와 생선을 가까이하고, 튀김과 마가린을 멀리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몸은 달라진다.

병원을 다녀도 낫지 않는다면 묻자.

오늘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음식이 독인지 약인지는, 결국 당신의 밥상이 결정한다.

글루텐부터 2분의 1 줄이기 돌입이다.

책이 던지는 질문

장누수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p46

모든 질병은 장에서 시작된다. 히포크라테스가 옳았다.

원인을 모른다.

치료도 안 된다.

병원을 다녀도 제자리걸음이라면 '장누수'를 의심해야 한다.

장누수는 말 그대로 장벽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 찌꺼기와 독소가 혈액으로 스며든다. 몸은 이걸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끊임없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피곤하고, 아프고, 낫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을 수 있다.

빵이나 파스타를 먹고 나면 코가 막히는가.

글루텐 불내증이다. 생각보다 훨씬 많다.

본인이 모를 뿐이다.

히포크라테스는 말했다.

모든 질병은 장에서 시작된다고. 2,500년 전 이야기다. 지금도 유효하다. 장이 튼튼하면 장수한다는 말도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해결책은 거창하지 않다는 사실만 알고 실천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4독을 피하고, 충분히 씹고, 식물성 기름 대신 좋은 기름을 쓰는 것. 인스턴트를 줄이고, 발효 식품을 가까이하고, 가공식품보다 날것의 음식으로 채우는 것. 정제 설탕을 줄이고, 식물성 기름 라벨에 속지 않는 것.

좋은 음식을 먹지 않고 독을 채우고 있으니 몸이 아픈 것이다.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우리는 그 원인을 음식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고 있었다.

장누수를 알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지금 겪고 있는 질병과 아픔의 상당 부분은 달라진다. 몸을 고치는 건 병원이 먼저가 아니다. 밥상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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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우주 - 더 잘 머물고 싶어 유영하는 삶의 기록
정영한 지음 / 북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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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여행의 묘미!

"일본에도 파도타기 좋은 곳은 많지 않나요?"

"물 향기가 달라."

각자의 우주, 각기 다른 세상을 살아간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이방인의 눈으로 자신을 해체하는 기록



인상 깊은 구절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는 결핍이 아닌 권태를 비집고 찾아든다. p31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친 뒤 손미나 선배는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길의 부름을 받고, 그 길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준다."라고 말했다. 마음의 소리를 믿고 그저 떠나는 거다. p50

서은국 교수의 책 ≪행복의 기원≫ 첫 장에는 "꿀벌은 꿀을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도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행복을 삶의 목적으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p201

결과는 늘 고민과 계산이 아닌 도전에서 빚어졌다. p243


총평

달리는 게 맞는 건지 몰랐다.

멈추는 건 더 몰랐다.

그런데 멈추고 나서야,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각자의 우주가 있었다. 내가 전부라고 믿었던 세계 바깥에, 내가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삶들이 조용히 돌고 있었다.

《각자의 우주》는 여행 에세이가 아니다. 이방인의 눈으로 자신을 해체하는 기록이다. MBC 아나운서 정영환은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 대신, 익숙했던 자신을 잃어버린다. 방향을 잃은 게 아니라, 잘못된 방향 키를 쥐고 있었다는 걸 발견하는 것이다.

모든 고민을 돈 문제로 귀결시키면 속은 편하다. 그러는 사이 주체적인 삶으로부터 조용히 멀어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효율이 방패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그 방패가 나를 가두고 있었다.

희생이 보상으로 돌아온다는 믿음도 흔들린다. 열심히 살았는데 인과관계가 꼬이기 시작하는 순간,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현실의 복잡계. 부조리가 세상의 이치였음을 이제는 안다. 억울한 게 아니라, 그냥 세상이 그렇게 생겼다.

가까운 사람에게서도 본심을 의심하게 되는 세상이 됐다. 거리 두기가 자기 보호라는 걸 경험으로 학습한 요즘이다. 그럼에도 세상에는 여전히 호의와 선의가 공존한다. 그걸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덜 각박해진다.

행복은 얻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덤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삶의 유한함이 불안이 아닌 감사로 바뀐다. 여행을 그리워하는 건 영원해서가 아니라 잠깐이기 때문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면 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제대로 가려면, 한 번쯤 멈춰야 한다.


책이 던지는 질문

처음 본 사람이라 오히려 가능한 것 아닐까. 살아 갈수록 비밀이 쌓여서 입이 간지럽지만, 보통 비밀은 안 좋은 일들이 더 많고, 그걸 듣게 되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마음의 짐을 떠안게 되잖아. 그래서 차마 가족과 친구를 비롯한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더 말하기 어려운 법이지. p137

살다 보면 비밀이 쌓인다.

입이 간지럽다.

그런데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말 못 한다. 소중한 사람일수록 짐을 나눠지게 하기 싫어서. 처음 본 사람이라서 오히려 가능한 것이 있다. 여행이 그 공간을 만들어준다.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는 이미 그곳의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한다. SNS, 후기, 여행 사이트 정보가 많을수록 안심은 커지지만 실상은 멀어진다. 너무 많이 안다는 건,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같다.

진짜 여행은 미지와 마주하는 순간 시작된다.

속도를 줄이고, 욕심을 내려놓는 것.

현재에 남는 것.

"모든 여행은 끝나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게 무엇이었는지 알게 된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 이 자리, 이 사람, 이 대화에 집중하면 그만이다. 산도, 구름도, 바다도, 스쳐 지나는 사람도 전부 함께 여행하는 것이다.

여행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다. 예전 여행작가 무전여행에서 배운 건 단 하나였다. 거절당하면 다른 식당으로 가는 것. 밥을 먹을 때까지 시도하는 것. 인생도 다르지 않다.

짐이 가벼운 사람이 여행을 즐긴다.

중요한 것만 챙겼는데도 가방이 꽉 차는 사람은, 짐 때문에 여행을 잃는다.

삶도 마찬가지다.

여행은 오해의 미학이다. 내가 이야기하면 자연이 들어준다고 믿는 것. 그 안에서 자기 고백적인 시간이 불쑥 찾아온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 앞에서, 비로소 솔직해지는 것이다.

나를 쓰러뜨리지 못한 것은 결국 나를 강하게 만든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단지 한 페이지만 읽는다.

그 한 페이지 안에 당신의 비밀도, 용기도, 전부 갇혀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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