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문장에서 발견한 삶의 태도
《삶의 방향을 묻는 과학자의 문장들》은 85명의 과학자가 남긴 180개의 문장을 필사하고, 그 의미를 음미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위대한 문장을 직접 손으로 옮겨 쓰고, 뒤이어 나오는 해설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가?'
과학자들은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 보이지 않는 원리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남긴 통찰은 시대를 초월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익숙한 일상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지루함을 견디며 천천히 쌓아가는 법을 일깨워 준다.
'지루함을 견딘다'는 것은 단순한 끈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일에 의미가 있음을 믿는 태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AI 시대, 끊임없이 소비하는 지금 더욱 절실한 문장이다. 우리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 없이 살아가며 병들고 있는 건 아닐까. 나를 알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게 된다면, 그 시선에 따라 마음이 바뀌고 결국 내 삶을 둘러싼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의 결과다.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에 있다."
그러므로 하루하루를 바르게 사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 원리처럼 일상의 패턴을 파악하고, 어디에 지렛대를 놓을 수 있을지 살펴보며 삶을 효율적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나 키르케고르 같은 실존주의 사상가들은 의미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 삶을 '창조'해 나가며 이겨내는 '초인'이 되어야 한다.
과학자들이 던지는 문장들은 언제 어디선가 접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당연한 진리를 금세 잊고, 어딘가 지름길이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삶에 지름길이 있을까? 오르막길도 있고, 낭떠러지도 있고, 함정도 있지만, 해결 방법을 생각하고 찾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짜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만 하는 사람은 이제 멈추고, 과학자들처럼 현장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직접 겪지 못한 깨달음은 읽는 것만으로는 절대 내 것이 되지 못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병자가 마음속 의심과 염려, 자기 욕심을 버리면, 약을 먹기도 전에 낫는다"는 구절이 있다. 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 마음이 나를 병들게 한다. 자기 돌봄이란 단지 몸을 고치는 기술이 아니라 삶의 태도, 마음의 작용, 인간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며, 작은 우주로서의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다.
스스로 깨닫기 위해서는 직접 길을 걸어봐야 한다.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과학자들의 문장을 필사하고, 공감 가는 문장을 벗 삼아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나 자신을 바꾸는 것은 위대한 공식이 아니라 진리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한 인간의 태도다. 과학자들의 삶의 태도가 엿보인다.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을 다시 만들어가는 존재다.
적응은 포기가 아니라 성장의 일부이며, 회피가 아니라 변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삶은 결과보다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삶의 방향을 묻는 과학자의 문장들》에서 절실히 깨닫게 한다. 내 삶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과학자들이 던지는 질문을 사유하며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삶의 가치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