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지 질문 - 삶의 불안을 덜어줄 철학의 언어
장재형 지음 / 타인의취향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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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취향'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15만 스테디셀러 ≪마흔에 읽는 니체≫ 장재형 저자

12명 철학자의 언어에서 길어 올린 인생의 문장들

(플라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미셸 드 몽테뉴, 장 자크 루소,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프리드리히 니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버트런드 러셀,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사람이 고통을 겪을 때 그 고통이 어떻게 찾아오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또 그 아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를 다섯 개의 물음으로 표현했다.

왜 나는 모든 것이 불안한가?

왜 나는 타인을 위해 살고 있는가?

삶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참고 버티면 언젠가 나아질까?

내면의 부를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마흔에 읽는 니체≫에서 많은 통찰력을 선사했는데.

≪다섯 가지 질문≫은 보다 더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 준다.


인상 깊은 구절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은 과로가 아니라 특정한 종류의 걱정이나 불안이다." 버트런드 러셀 p 58

영화 <미쓰 홍당무> "너 착하게 살지 마라. 그럼 사람들이 너한테 못되게 군다? 그런데 네가 못되게 굴잖아? 사람들이 너한테 착하게 굴어." p 82

르네상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에세 3>에서 방향을 잃은 삶을 이렇게 설명했다. "가려는 항구가 없는 자에겐 어떤 바람도 유용하지 않다." p 142

"내 행복의 공식: 하나의 긍정, 하나의 부정, 하나의 직선, 하나의 목표." 프리드리히 니체 p 222

즐거워하는 사람은 언제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p 271

총평

법륜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태어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어났기 때문에 이유가 생긴다고. 《다섯 가지 질문》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고, 생각하고, 답하며 나의 길을 제시한다. 12명의 철학자 문장 속에서 근본적인 본질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 참 즐겁다.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니체의 이 문장은 고통을 마주할 때 더 단단해지는 극복인이 되어야 하는 이유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생각하게 한다.

'비관주의 + 대비 = 무너지지 않는 삶.' 쇼펜하우어는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고통이 삶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긍정주의는 현실의 어두운 면을 감추고, 고통과 위험을 은폐하며 좋은 일만으로 채워지도록 유도한다. 쇼펜하우어의 관점에서 보면 불행하고 힘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잘못된 것은 늘 밝고 행복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사회다.

우리 삶은 잃고 나서야 시작되는 것일 수도 있다. 세상에 하나의 정답만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 나를 위한 삶이다. 그래서 내 선택 하나하나가 중요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기억하는 자가 되든, 기억되는 자가 되든 모든 것은 하루살이일 뿐"이라고 했다. 인생은 짧고 덧없지만, 살아보니 참 길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잃고 나서도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다.

12명의 유명한 철학자가 손실에서 이익을 얻는 지혜로운 방법을 말해준다. 그릿, 회복탄력성, 삶의 주인이 되는 법, 기버… 이런 질문들이 나를 잠시 멈추고 사색하게 한다. 과거나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힘든 상황에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으며, 그런 삶에서도 평화와 고통은 매일 찾아온다. 내게 맞는 적절한 행복을 찾는 것이 평온함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한다.

타인을 나의 방식으로만 대하려다 보니 근심이 생긴다. 따뜻한 관심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같은 방향을 함께 바라보며 나아가야 한다. 장자는 근심이란 세상을 자기 기준대로 고치려는 자가 끊임없이 겪는 불만과 답답함이라고 말했다. 오리 다리가 짧다고 늘리지 말고, 학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말자. 일이 잘 안 풀릴 때 타인에게 원인을 돌리는 것이 맞을까? 평소에 쌓여 있던 원망의 마음 때문에 타인에게 돌리며 합리화하는 것은 아닐까. 그 원망이 나를 망친다. 내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에 만족하고 끝내자. 그 뒤는 하늘이 정해줄 것이다.

우리도 철학자들처럼 자기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철학자들은 자기 자신을 외면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달인도 매일 자신과의 싸움에서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자신의 한계까지 몰아붙이지도 않고 삶이 내 뜻대로 안 된다고 한탄하기에 참 부끄럽지 않은가.

세상일이란 자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운명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명(命)은 고치지 못해도 운(運)은 바꿀 수 있다. 이 점이 참 재미있다. 다르게 보면 통제할 수 없는 것은 이미 정해진 '명'이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운'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운'을 기다리고만 있는가. 쟁취해야 한다.

살아가면서 무슨 일이 생기면 '왜'라고 물어보게 되는데, '왜'는 두 가지로 나뉜다. 긍정적인 왜와 부정적인 왜. 부정적인 왜는 "왜 나만 이걸 해야 하지?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지?"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발전이 없다. 왜는 긍정적으로 써야 한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지? 왜 이런 결과물이 생겼지? 그럼 난 어떻게 이걸 해결하지?" 생각하며 '어떻게'가 나오게 된다. 긍정적인 왜를 생각하다 보면 해결 방법이 나오고, 그러다 보면 나중에 인식(관점)이 바뀌게 된다. 철학자의 문장이 그렇다.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신세 한탄에만 그치고 무너질 때, 철학자의 문장으로 긍정적인(포지티브) 왜를 사용하자. 《다섯 가지 질문》 장재형 저자가 건네는 철학의 언어는 큰 도움이 된다. 고전을 애정하는 저자가 함께 좋은 글들을 공유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주어 너무 감사하다. 장재형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책이 던지는 질문

톨스토이는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갑자기 공허함과 마주친 것일까? p 127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산다면 삶은 우리에게 '공허함'을 선물한다. 삶의 목적을 잃은 채 매너리즘에 빠져 살아가게 된다. 플라톤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바르고 행복한 삶을 위해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

어느 정도 돈이 쌓이면 돈을 목적이 아닌 도구나 수단으로 생각하게 될까. 내가 지금 추구하고 있는 삶의 방향이 맞는지, 그것이 돈인지, 휴식인지, 배움인지, 일탈인지... 챕터마다 장재형 저자가 "넌 어때?"라고 물어보는 것 같다.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공허할 수 있다는 것이 왠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사물이든 인생이든 값지게 느껴질까?

우리가 진리라 믿었던 것들이 100년이 지나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세상 속에서, 난 나 자신을 잃고 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삶의 이유를 다시 찾아야 한다. 타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고민하고 행동으로 찾아낸 나만의 삶의 목적이 필요하다.

의미를 찾을 수 없게 설계된 '시스템'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질만능주의, 풍요로운 세상, 모두 다 빠르게, 결과주의...

결과로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하는 세상이 나를 공허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누구에게 증명할 것인가? 예뻐야 하고, 집은 커야 하고, 좋은 대학에 나와야 하고, 부러움을 살 만한 곳에 취업해야 하고... 또 다르게 생각해 보니 목표가 있다고 해서 공허함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분업화된 현대 시스템에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도구'로 살고 있는 느낌이 나를 더 공허하게 만든다. 많은 물건을 걱정 없이 사고 싶고 마음껏 누리고 싶은 '재정적 자유'는 누가 내게 가스라이팅한 것이 아닐까!

빠르게 간다면 느리게 가는 혁명을 느껴보고, 쓸모없는 소비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분을 '발명'해 내고 있는 건 아닌지 나 자신을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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