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다래끼 팔아요 국시꼬랭이 동네 9
신민재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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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렸을때 주인공 순옥이처럼 아주 수시로 눈다래끼가 났었어요. 눈이 빨갛게 퉁퉁 부어서 욱씬거리는데다 간지럽고 답답한데 함부로 만질 수도 없고. 무엇보다 미관상으로도 안좋고... 다행히 전 순옥이처럼 눈 다래끼 났다고 놀림 받지는 않았지만 너무 자주 나니까 참 괴로웠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저희 집도 책 속에 소개된 <눈 다래끼 치료하는 민간요법> 과 같은 방법도 써보고 조금은 다른 방법도 써봤었답니다.

순옥이처럼 속눈썹을 뽑아서 돌멩이를 쌓고 그 사이에 속눈썹을 감춰 그 돌멩이를 차는 사람이 제 눈다래끼를 가져가게도 해봤고 눈이 좀 간질간질하다 싶으면 눈 다래끼 예방차원에서 제 발바닥에 불 화(火) 자 3개를 써보기도 했어요.

불 화(火) 자 3개를 발바닥에 쓴다고 해서 진짜로 눈다래끼가 안생긴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쓰면 아마 안날꺼야’ 란 믿음의 효과 덕분인지 발바닥에  불 화(火) 자 3개를 쓰고나면 그렇게 간지러웠던 눈에 다래끼가 정말 나지가 않더라구요. 정말 예방효과가 있는 걸까요? ^^

장난꾸러기 만수가 순옥이를 놀린 것도 속상하지만 순옥이는  눈다래끼 때문에 또 한가지 속상한 일이 있대요. 모처럼 떠돌이 사진사가 순옥이 동네에 왔는데 순옥이는 눈 다래끼 때문에 이쁘게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요. 모든 것이 귀했던 시절, 오래간만에 온 떠돌이 사진사에게 사진을 이쁘게 찍고 싶었을텐데 어린 마음에 순옥이는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요? 하지만 순옥이가 이쁜 사진을 못찍어 실망하는 모습이 전 왜 그리 귀여운지. ^^





발바닥에 불 화(火) 자 3개를 써서 눈다래끼가 예방됐다고 믿었던 저희 집처럼 이 책에는 참 다양한 눈 다래끼 치료방법이 나온답니다. 물론 모두 치료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들뿐이지만 작가의 말처럼 옛 사람들의 지혜를 한껏 느낄 수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치유되는걸 누구나 다 알지만 눈 다래끼가 난 한동안은 참 불편하고 보기도 안좋은데 이렇게 재미난 갖가지 방법으로 나름의 치료를 하다보면 눈 다래끼가 어느새 싹 다 나아있겠죠? 다소 짖궂고 엉뚱하긴 하지만 어차피 겪어야 할 불편한 순간을 축 처져만 있지 않고 즐겨보려는 우리 조상들의 해학적이고 유쾌한 풍습을 엿볼 수 있어 참 즐거운 책읽기 시간이였습니다. 

부모님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는 책이라 이 시리즈 모두를 꼭 챙겨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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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똥 참기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국시꼬랭이 동네 13
이춘희 지음, 심은숙 그림 / 사파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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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에는 지금처럼 화장실이 집안에 있지 않고 바깥에 있어서 밤에 화장실을 가려면 참 불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저희 집에서는 삼촌이 마룻바닥을 뜯어내고 살려낸 도둑고양이를 잠깐 키웠었는데 처음에는 제가 그 고양이를 너무 무서워해서 화장실에 갈 때마다 엄마가 부지깽이를 들고 저리 가라고 고양이를 쫓아주셨던 기억도 나네요. 푸세식이었던 화장실에 가면 아래에서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물어보는 귀신이 산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론 한동안 화장실 갈 때마다 가슴을 졸였던 기억도 납니다. 하물며 그 무서운 화장실을 밤에 가야한다면? 더더욱 무섭겠죠? 그래서 전 밤에는 주로 요강을 썼는데 길남이와 길수 형제는 한밤중에도 바깥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니 저보다 몇 배는 더 무서웠겠어요. 하긴 저 역시 큰 볼일은 밤에도 요강 대신 바깥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해서 큰 볼일은 잠들기 전 미리미리 봤던 기억이 납니다. 동생 길남이도 저처럼 자기전 미리미리 볼일을 봤으면 좋았겠지만 잠자다 갑자기 배가 아팠으니 그건 어쩔 수 없었겠네요. 참 불편했던 시절, 그래서 마음속에 더 아련하게 자리잡은 그때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그림책이었어요. 

처음에 밤똥이라고 해서 저는 똥 모양이 밤 모양인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밤에 누는 똥’ 을 밤똥이라 부른거였네요. 한밤중 배가 아파 잠을 깬 길남이는 형 길수를 깨워 똥 마렵다고 뒷간에 같이 가자고 합니다. 하지만 형은 처음에는 길남이의 말에도 잠든 척 꿈쩍을 않더니 나중에는 엉뚱하게도 동생 길남이에게 똥구멍에 힘을 바짝 주라며 똥 참는 법을 알려주네요. 그렇지만 참아보려 아무리 애를 써도 자꾸만 찔끔찔끔 나오는 똥을 길남인들 어쩌겠어요. 결국 형 길수는 밖에서 촛불을 들고 서있고 길남은 똥을 눕니다. 

"형아, 뭐 해?"
"너 기다리지 뭐 하긴 뭐 해?"

"다 눴어?"
"아~니."
"아직 멀었어?"
"한 방울만 더 누고."
"눈 온단 말이야. 대충대충 싸고 나와." 

<밤똥 참기 中 에서 발췌>

혹시라도 형이 먼저 가버릴까봐 무서운 순진한 동생, 투덜거리면서도 동생이 똥 다 눌 때까지 기다려주는 착한 형,  닭한테 밤똥 대신 눠달라고 형제에게 밤똥 파는 노래를 부르게 하는 재미난 엄마. 어쩜 이렇게 정겨울 수가 있을까요? ^^






불편한 것은 그저 불편한 것일뿐 꼭 나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길남이와 길수가 한밤중 무서움에 떨며 화장실에 가보지 않았다면 두려울 때마다 함께 해주는 형제애도 배울 수 없었을테고 밤똥 파는 노래를 부르며 키득댔던 엄마와의 아련한 추억 역시 없었을테니까요. 

사람은 나이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우리 아들은 이 다음에 커서 지금의 어린 시절을 어떻게 기억할 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 아들에게도 이쁘고 소중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네요. 

지금은 좀처럼 보기 힘든 푸세식 화장실에 관한 추억과 밤똥 팔기 풍습. 밑씻개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에 금방이라도 까르르, 우리 아이들의 웃음보가 터져나올만큼 생생한 표정의 삽화가  더해져 읽는 재미, 보는 재미가 모두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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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비밀과 거짓말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0
김진영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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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스토리 10권 세트> 중 10번째를 장식하는 책이다. 어린왕자, 동물농장, 변신 등 워낙에 쟁쟁한 작품들과 세트로 묶여있다보니 혹 10권 세트 구색을 맞추기 위한 책은 아닐까 솔직히 처음에는 오해 아닌 오해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열네 살 아이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과 거짓말이 무엇일지 엿보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는 작가의 말처럼 열네 살 아이들이 가질 법한 비밀과 거짓말, 아이들 마음까지 아주 참신하게 담아내고 있다. 내가 열네 살이었다면, 내가 장하리였다면 나라도 꼭 저렇게 생각하고, 꼭 그렇게 행동했을 것만 같다. 아이들 마음을 어쩜 이렇게 속속들이 잘 표현해냈을까 싶을 정도로 그 표현력이 가히 예술이다.

열네 살, 장하리는 성민이라는 같은 반 남자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회 화장실에 누가 놓고간 에픽하이의 (포장도 안뜯은) 새 CD를 몰래 숨겨나오고 그 CD를 성민이에게 선물한다. 이 일을 계기로 성민이와 하리는 사귀게 되지만 그날 화장실 옆칸에 있던 예주라는 같은 반 친구가 하리의 행동을 보게 되고 그걸 빌미로 예주는 하리를 협박해 물건을 훔칠때마다 하리를 데리고 다닌다. 

엄마는 도벽이 있는 식당 보조, 아빠는 매일 술을 마시는 막노동꾼. 가난해도 가족끼리 단란하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아빠는 하리를 밥 차리는 기계 쯤으로 생각하는 듯 하고 엄마는 죽은 동생 생각하느라 하리한테는 관심도 없는 것 같다면? 게다가 CD 사건을 성민이나 학교에 이야기할까봐 예주한테 수시로 불려다니면서 도둑질을 하거나 망을 봐줘야한다면? 유일하게 좋아하는 성민이조차도 하리가 성민이를 필요로 할 때는 달려와주지도 않는다면? 하리가 느꼈을 막막함과 답답함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했다. 

낙엽만 굴러도 깔깔대며 웃을 나이지만 그 풍부한 감수성 때문에 아이들은 더 쉽게 상처받고, 한번 상처를 받으면 더 상처 받지 않으려고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놓기도 하는 시기가 바로 열네 살이 아닌가 싶다. 한창 예민할 시기에 가정형편도, 가족도,  친구도,  공부도 뭐 하나 내 맘처럼 되는 일이 없는데 거기에 협박까지 받고 있으니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자살이나 가출 같은 나쁜 마음을 먹어볼 시기이기도 해서 하리도 혹 그런 생각을 품지 않을까? 책 읽는 내내 가슴이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하지만 엄마한테 화가 나 문을 쾅 닫고 밖에 나가도 더이상 돌아다닐 데가 없으면 알아서 집으로 들어오고, 또 화가 나서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궈도 누구처럼 몇십년간 방에서만 지내지 않고 금세 방밖으로 나오는 하리의 모습에 얼마나 안심이 됐나 모른다. 

내가 하리만 했을 때 난 엄마한테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으로 엄마를 상처줬을까 곰곰이 떠올려봤다. 그때 나 역시 한창 사춘기라 내 주변을 둘러싼 모든게 불만 투성이였다. 초등학교 때는 아이들을 우르르 몰고 다닐 정도로 활달했었는데 중학교 입학하고부터는 갑자기 내성적으로 변해서 친구 하나 사귀기도 녹록지 않았다. 엄마는 늘 집을 비우고 회사를 다니셔서 학교 끝나고 오면 내가 밥을 차려먹어야하는 것도 싫었고 늘 예민하신 아빠의 잔소리도, 언니랑 같은 방을 써야하는 것도, 정말 모든게 다 싫었었다. 그러다 엄마랑 말다툼을 하게 됐고 엄마한테 해서는 말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엄마가 대체 나한테 뭘 해줬는데?" 너도 꼭 너 같은 자식을 낳아서 키워보라는 엄마 말에 1초도 생각지 않고 "엄마는 딸한테 그런 악담을 하고 싶어?"라고 되물었던 걸 보면 내가 형편없는 딸인줄 내 스스로도 알긴 알았나보다. 그때는 왜 그리 모든게 불만이었고 힘들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잘 안되지만 그때는 정말 모든게 귀찮고 뜻대로 되지 않아 불만이었다. 단순히 호르몬 분비 때문이었는지 내가 그 정도를 이겨낼  마음 그릇이 못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때는 그랬다. 

그저 원망과 짜증만 늘어놓던 하리가 어느덧,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마음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해서 엄마, 아빠한테 상처 준 걸 후회하고 엄마의 김칫 국물 묻은 옷을 보고, 아빠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자는 모습을 보며 안쓰러워할 줄 알게 된 것만으로도 하리가 점점 자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열네 살 사춘기는 어른이 되려면 누구나 거쳐야하는 시기지만 누구는 조금 쉽게, 누구는 조금 더 어렵게 지나간다. 하리가 친구들보다 지금 이 시기를 훨씬 더 힘들게 이겨내야한다고 해서 자기보다 나은 친구들을 부러워만 하고 자꾸 가슴 아파해 하지 않았음 좋겠다. 불에 달군 쇠를 열심히 두드릴수록 더 단단하고 좋은 연장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하리처럼 혹독한 사춘기를 겪은 아이들이 이 다음에 어른이 돼서는 더 단단하고 야무진 어른이 될 수 있단 걸, 그래서 남들과 똑같은 어려움을 겪어도 하리는 충분히 이겨낼 힘과 용기가 저절로 생긴다는걸 하리 스스로 깨달아서 지금 시기를 조금이나마 덜 힘들게 생각했음 좋겠다. 

힘든 시기는 언젠가는 지나간다. 그 힘든 시기를 힘들다 투덜대지 않고 현명하게 잘 견디다보면 어느새 훌쩍 자란 하리와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 하리가 부디 힘내길 마음속으로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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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씨가 된 모래알 너른세상 그림책
이미애 지음, 오진욱 그림 / 파란자전거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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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가능케하는 사람들을 보면 고개가 절로 숙여지곤 한다. 난 불가능할거라 생각하고 도전도 안해본 일들에 끈질기게 매달리고, 여러번 실패해도 절대 굴하지 않아 결국엔 성공해내는 걸 보면 그들의 성공에 저절로 박수를 치게 된다. 하지만 내심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한심하고 모자란 사람처럼 느껴져서 ’저 사람은 분명 운이 좋았을거야.’ 라는 식으로 내가 도전도 제대로 안해본건 생각 안하고 단지 난 운이 없어 성공 못한 것처럼 아쉬워하는 걸 보면 아직도 철이 덜 들었구나 깊이 반성하게 된다. 

<풀씨가 된 모래알> 은 작은 풀씨와 인위쩐 아줌마가 이뤄낸 사막의 기적, 즉 인위쩐 아줌마가 듬뿍 준 물을 마신 작은 풀씨들이 뿌리를 내리고, 그 풀씨가 떠다니는 모래를 꽉 붙들어줘서 사막에서 나무가 자라게 해주고 결국 사막에 기적의 숲을 만들어낸 실제 이야기다.

"난 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어. 몸을 될수록 납작하게 만들어 엎드리고, 부지런히 뿌리를 뻗어 흩어지는 모래를 움켜쥐었지. 살아서 꼭, 꼭, 말이야. 인위쩐 아줌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거든." - <풀씨가 된 모래알> 中 에서 발췌 -  

몇시간만 늦었어도 말라죽을 뻔했던 풀씨에 물을 듬뿍 준 인위쩐 아줌마를 고맙게 여긴 풀씨의 생각이자 다짐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흙도 아닌 모래에서 뿌리를 더 깊고 단단히 내려 끈질기게 살아낸 풀씨의 노력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문장이기도 하다. 

 

중국의 마오우쑤 사막에서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미국에까지 건너가는 모래바람, 즉 황사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마을을 버리고 떠날 때, 물지게를 진 천사, 인위쩐 아줌마는 묵묵히 사막을 돌아다니며 풀씨에 물을 주고 나무를 가꿔 사막에 기적의 숲을 일궜다고 한다. 

인위쩐 아줌마가 부어준 물이 풀씨를 자라게 하고, 풀씨가 나무가 자라게 도와주고, 나무가 기적의 숲을 만들어냈듯이 이 책은 깨알같은 점들이 모여 근사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투덜거림과 온갖 핑계로 시간낭비를 하고 있을 때 풀씨는 자기 온힘을 다해 뿌리를 더 깊이 내렸고 인위쩐 아줌마는 피와 땀이 노린 노력으로 사막을 기적의 숲으로 바꿔놓았다. 해보지도 않고 지레 겁부터 먹고 포기하기가 주특기인 나와 우리 아들에게 꼭 필요한 태도, 도전과 끈기, 용기를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더불어 나무를 마구 베어 숲을 사라지게 하고 공기를 더렵혀 기름진 땅을 사막으로 만들어버린 사람들이 제일 나쁘다고 말하는 풀씨의 친구, 도마뱀의 말은 황사는 다름 아닌 인간들의 그릇된 행동이 빚어낸 무서운 결과라는 사실도 깨우쳐줘 깊이 반성하게 한다. 

권장연령은 4~7세 그림책으로 분류돼있지만 초등학생은 물론 엄마,아빠와 같이 읽어도 좋을 책, 교훈 가득하고 수많은 점(點)들이 모여 이뤄낸 그림까지 근사한 그런 그림책이었다. 

[사진 출처 : ’풀씨가 된 모래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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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파? 내가 ‘호’해 줄게! 우리말글 우리 그림책 1
산이아빠 지음, 김호민 그림 / 장수하늘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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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지금 기분이 별로야. 우리 아들 출동!" 하면 
수퍼맨처럼 한 팔을 높이 치켜들고 조르르 달려와주는 우리 아들!
"지금부터 엄마를 위해 만세 삼창을 실시한다. 실시!" 하고 외치면  
"우리 엄마는 이쁘다! 우리 엄마는 멋지다! 우리 엄마는 최고다!" 를 외쳐주는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 아들! 
"엄마, 나는 장가 안갈거야. 엄마랑 계속 살래. 난 엄마만 있으면 돼." 
세상에서 제일 이쁜 거짓말도 할 줄 아는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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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이 있어 전 행복합니다. 

여기 저만큼이나 행복한 엄마가 또 한 명 있네요. 
깎아놓은 밤톨 마냥 귀엽고, 장난기 가득한 산이의 이쁜 말 덕분에 말이죠.

엄마랑 나간 산책길에서  산이는 언덕을 종횡무진,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언덕 아래로 데굴데굴 구르게 되고 코피가 납니다. 
산이를 걱정하던 엄마까지 언덕 아래로 구르다 무릎에 피가 났네요.

그 순간, 엄마는 아픈 무릎 뿐 아니라 엄마의 걱정스러웠던 마음까지 보듬어주는
산이의 세상에서 제일 이쁜 말을 듣게 됩니다. 

"엄마, 무릎 많이 아파? 어디, 호 호. 예쁜 사람 울지 마세요. 호 호."
- ’엄마 아파? 내가 ’호’ 해 줄게!’ 中 에서 발췌 - 

자식을 키우다보면 엄마들은 참 많은 일들을 겪게 됩니다. 
그 많은 일들 중에 기쁘고 좋은 일만 있는건 절대 아니죠.
아이가 밤새 열이 나서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워야할 때도 있고
아이가 자꾸만 말썽을 부려서 머리끝까지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속상했던 마음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아요.
아이를 무섭게 혼내고 난 뒤 
엄마한테 언제 혼났냐는 듯 아이가 다시 방글방글 미소 짓는 것만 봐도
’조금만 내가 더 참을 걸’ 하며 후회하기 일쑤고 
이 다음에 커서 엄마랑 결혼하겠다는 아이의 거짓말에도 
어린아이 마냥 신나할 수 있는게  엄마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호’ 불어주는 산이의 따스한 입김에 
그깟 무릎에 피 난 것쯤이야 금세 잊어버리고 
마음 가득 행복을 느끼는 산이 엄마의 마음처럼 말이죠.







<책 속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와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내 모든걸 다 내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람.
내 모든걸 다 내주고도 더 주지 못한게 못내 미안해지는 사람.
그게 바로 엄마가 생각하는 ’자식’ 인 것 같습니다.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동화였어요.
엄마 살아생전에 제가 산이처럼

우리 엄마 마음을 몇 번이나 기쁘게 해드렸을까
마음속 깊이 반성하게 만드는 동화,  
동시에 엄마한테 표현 못했었던 사랑까지 
앞으로 우리 아들에게 다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다짐하게 하는 동화였습니다. 

 제 아들로 태어나 절 엄마이게 해주고,
그래서 '우리 엄마도 날 이렇게 사랑하셨겠구나!' 온전히 느끼게 해준 우리 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갖게 한, 아주 따스한 동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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