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어렸을때 주인공 순옥이처럼 아주 수시로 눈다래끼가 났었어요. 눈이 빨갛게 퉁퉁 부어서 욱씬거리는데다 간지럽고 답답한데 함부로 만질 수도 없고. 무엇보다 미관상으로도 안좋고... 다행히 전 순옥이처럼 눈 다래끼 났다고 놀림 받지는 않았지만 너무 자주 나니까 참 괴로웠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저희 집도 책 속에 소개된 <눈 다래끼 치료하는 민간요법> 과 같은 방법도 써보고 조금은 다른 방법도 써봤었답니다. 순옥이처럼 속눈썹을 뽑아서 돌멩이를 쌓고 그 사이에 속눈썹을 감춰 그 돌멩이를 차는 사람이 제 눈다래끼를 가져가게도 해봤고 눈이 좀 간질간질하다 싶으면 눈 다래끼 예방차원에서 제 발바닥에 불 화(火) 자 3개를 써보기도 했어요. 불 화(火) 자 3개를 발바닥에 쓴다고 해서 진짜로 눈다래끼가 안생긴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쓰면 아마 안날꺼야’ 란 믿음의 효과 덕분인지 발바닥에 불 화(火) 자 3개를 쓰고나면 그렇게 간지러웠던 눈에 다래끼가 정말 나지가 않더라구요. 정말 예방효과가 있는 걸까요? ^^ 장난꾸러기 만수가 순옥이를 놀린 것도 속상하지만 순옥이는 눈다래끼 때문에 또 한가지 속상한 일이 있대요. 모처럼 떠돌이 사진사가 순옥이 동네에 왔는데 순옥이는 눈 다래끼 때문에 이쁘게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요. 모든 것이 귀했던 시절, 오래간만에 온 떠돌이 사진사에게 사진을 이쁘게 찍고 싶었을텐데 어린 마음에 순옥이는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요? 하지만 순옥이가 이쁜 사진을 못찍어 실망하는 모습이 전 왜 그리 귀여운지. ^^ 발바닥에 불 화(火) 자 3개를 써서 눈다래끼가 예방됐다고 믿었던 저희 집처럼 이 책에는 참 다양한 눈 다래끼 치료방법이 나온답니다. 물론 모두 치료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들뿐이지만 작가의 말처럼 옛 사람들의 지혜를 한껏 느낄 수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치유되는걸 누구나 다 알지만 눈 다래끼가 난 한동안은 참 불편하고 보기도 안좋은데 이렇게 재미난 갖가지 방법으로 나름의 치료를 하다보면 눈 다래끼가 어느새 싹 다 나아있겠죠? 다소 짖궂고 엉뚱하긴 하지만 어차피 겪어야 할 불편한 순간을 축 처져만 있지 않고 즐겨보려는 우리 조상들의 해학적이고 유쾌한 풍습을 엿볼 수 있어 참 즐거운 책읽기 시간이였습니다. 부모님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는 책이라 이 시리즈 모두를 꼭 챙겨 읽어봐야겠어요. [책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