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씨가 된 모래알 너른세상 그림책
이미애 지음, 오진욱 그림 / 파란자전거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불가능을 가능케하는 사람들을 보면 고개가 절로 숙여지곤 한다. 난 불가능할거라 생각하고 도전도 안해본 일들에 끈질기게 매달리고, 여러번 실패해도 절대 굴하지 않아 결국엔 성공해내는 걸 보면 그들의 성공에 저절로 박수를 치게 된다. 하지만 내심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한심하고 모자란 사람처럼 느껴져서 ’저 사람은 분명 운이 좋았을거야.’ 라는 식으로 내가 도전도 제대로 안해본건 생각 안하고 단지 난 운이 없어 성공 못한 것처럼 아쉬워하는 걸 보면 아직도 철이 덜 들었구나 깊이 반성하게 된다. 

<풀씨가 된 모래알> 은 작은 풀씨와 인위쩐 아줌마가 이뤄낸 사막의 기적, 즉 인위쩐 아줌마가 듬뿍 준 물을 마신 작은 풀씨들이 뿌리를 내리고, 그 풀씨가 떠다니는 모래를 꽉 붙들어줘서 사막에서 나무가 자라게 해주고 결국 사막에 기적의 숲을 만들어낸 실제 이야기다.

"난 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어. 몸을 될수록 납작하게 만들어 엎드리고, 부지런히 뿌리를 뻗어 흩어지는 모래를 움켜쥐었지. 살아서 꼭, 꼭, 말이야. 인위쩐 아줌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거든." - <풀씨가 된 모래알> 中 에서 발췌 -  

몇시간만 늦었어도 말라죽을 뻔했던 풀씨에 물을 듬뿍 준 인위쩐 아줌마를 고맙게 여긴 풀씨의 생각이자 다짐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흙도 아닌 모래에서 뿌리를 더 깊고 단단히 내려 끈질기게 살아낸 풀씨의 노력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문장이기도 하다. 

 

중국의 마오우쑤 사막에서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미국에까지 건너가는 모래바람, 즉 황사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마을을 버리고 떠날 때, 물지게를 진 천사, 인위쩐 아줌마는 묵묵히 사막을 돌아다니며 풀씨에 물을 주고 나무를 가꿔 사막에 기적의 숲을 일궜다고 한다. 

인위쩐 아줌마가 부어준 물이 풀씨를 자라게 하고, 풀씨가 나무가 자라게 도와주고, 나무가 기적의 숲을 만들어냈듯이 이 책은 깨알같은 점들이 모여 근사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투덜거림과 온갖 핑계로 시간낭비를 하고 있을 때 풀씨는 자기 온힘을 다해 뿌리를 더 깊이 내렸고 인위쩐 아줌마는 피와 땀이 노린 노력으로 사막을 기적의 숲으로 바꿔놓았다. 해보지도 않고 지레 겁부터 먹고 포기하기가 주특기인 나와 우리 아들에게 꼭 필요한 태도, 도전과 끈기, 용기를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더불어 나무를 마구 베어 숲을 사라지게 하고 공기를 더렵혀 기름진 땅을 사막으로 만들어버린 사람들이 제일 나쁘다고 말하는 풀씨의 친구, 도마뱀의 말은 황사는 다름 아닌 인간들의 그릇된 행동이 빚어낸 무서운 결과라는 사실도 깨우쳐줘 깊이 반성하게 한다. 

권장연령은 4~7세 그림책으로 분류돼있지만 초등학생은 물론 엄마,아빠와 같이 읽어도 좋을 책, 교훈 가득하고 수많은 점(點)들이 모여 이뤄낸 그림까지 근사한 그런 그림책이었다. 

[사진 출처 : ’풀씨가 된 모래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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