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가 온다 - 진화를 지배하는 놀라운 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제니퍼 다우드나.새뮤얼 스턴버그 지음, 김보은 옮김 / 프시케의숲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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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물학/의학쪽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언론을 통해 유전자가위라는 말은 한번이라도 들어봤을것이고, 최근에 우리가 맞고 있는 코로나 mRNA백신을 통해 DNA,RNA도 어느정도 친숙한 언어가 되었다. 

언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뉴스를 통해 인간 DNA에 대한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었다는 짤막한 뉴스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지도 자체는 완성되었지만 그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하나씩 모아가기 시작할 것이다"라는 정도로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전 슈카월드 유투브 채널에서 유전자가위의 원리에 대해서 잠깐 설명해주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래서 이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책 초반의 CRISPER 기술에 대한 설명은 그 동영상으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즉 컴퓨터가 0과 1 2비트의 신호를 통해 많은 처리를 하듯이 인간의 DNA도 4가지 단백질 A,G,C,T의 서열로 이루어져 있고.. (모든 생명체가 다 동일한 매커니즘으로 동작하고.. 이것또한 진화의 증거라는 얘기가 있다) 이 단백질 순서의 4 bit 조합이 여러가지 기능과 관련이 되게 된다.

유전자 가위를 간단히 설명하면 박테리오파지라고 하는 박테리아가 숙주의 몸에 기생하는 과정에서 유전자의 변형이 일어나는데 이 현상을 잘 이용하면 우리가 원하는 DNA를 원하는 만큼 잘라서 붙이는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연구를 하다가 이것이 가능하다는것을 증명하기에 이르렀다. 프로그래밍의 언어처럼 말 그대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는것이며 이를 증명한 사람중에 한 사람이 이 다우드나 교수이다.

  책에서는 그 원리와 발견한 과정.. 그리고 후반부에는 이 기술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이분의 이름은 김초엽님의 SF소설에서도 오마쥬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이를 발견한 인간도 놀랍지만.. DNA를 복구하는 자연의 신비로움(?)도 놀랍고.. 아마 일정량을 세포에 뿌리면 인간의 복구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으로 동작하게 되는것 같다.. 생각보다 유전자의 변형은 바이러스에 의해, 균에 의해 꽤 많은 횟수로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아무래도 이 교수는 이를 통해 해결될 많은 유전질환들의 치료를 기대하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듯 하다.

결국 이 유전자 편집및 치료 기술은 결국 자연만이 자연선택을 통해 긴 세월을 통해 무작위적인 인 진화의 고리를 인간이라는 한 생물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들 연구에 따르는 후폭풍(인간배아 연구라던가..)을 어떻게 감당하고 경고하고, 좋은방향으로 발전시키고자하는 담론을 일반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 책을 쓴것이고, 나는 교수님의 다양한 많은 생각들을 공감하고 때로는 반대하기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저자는 GMO식품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편견도 안타까워 하고 있는데.. 사실 이 책을 보면서 GMO(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한 생각이 바뀐것도 있다. 제래미 다이어몬드의 "총,균,쇠"등에서 다루는 인간이 어떻게 식물과 동물을 인간에 유리하도록 진화 시켰는지를.. 생각해보면.. 어짜피 우리는 유전자 편집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인간에게 편리하도록 식물과/동물을 변형시켜 왔으며, 유전자편집을 할것인지 아닌지는 결국 무엇이 더 효율적이고 탄소 배출을 줄일수 있는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유발하라리의 책(사피엔스였는지 호모데우스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에 보면 침만 뱉어서 우편으로 보내면 내가 가진 유전적 결함을 20만원내외의 가격으로 확인해주는 회사가 이미 외국에 상용화되어있고, 유전자 편집 기술또한 일반인이 저렴한 키트를 사서 직접 실험해볼 수 있는 수준까지 비용이 낮아졌으며, 책에 보면 한국의 김진수 박사와도 교류한 내용에 대한 언급도 나오는데, 이 분이 설립한 툴젠 이라는 회사가 얼마전 코스닥에 상장했다. 유전자 편집(CRISPER)기술은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다우드나 교수의 말 처럼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나 또한 내 글을 누군가가 읽으며 이 책을 읽고, 많은 생각과 담론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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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책이지만 읽어 볼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밀리의 서재에 올라와 있어서 두꺼운 책이지만 2주정도 걸려 읽은듯 하다. 서울대가 선정한 도서목록에도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올라와 있는 이책은 청소년기에 읽어도 좋은 책 이겠지만, 아마 어렸을때 읽었으면 감흥이 없었을듯 하고, 이제야 읽은것이 오히려 내용도 더 술 술 읽히고 집중도 잘 되어 좋았던것 같다.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한 생존기계로서의 의미를 갖고, 결국 자연선택이라고 하는것도 "앞으로 널리 퍼트려지고 유지하기에 적합한 좋은 유전자"를 퍼뜨리는것이 그것들의 행동의 본질이기 떄문에 작가가 유전자의 입장에서 소위 "이기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동작하고 있다라는것이 작가의 가설이고, 이 책은 그를 뒷받침할 많은 예시와 증거를 통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다.
이 책이 40년이나 지난 책이지만 그 내용이 증명이 되었는지 여부는 다른 책들을 읽어보지 않아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내용자체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이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또한 공격도 많이 받는듯 하다.
번역을 지적하는 글도 많은데 제로섬(zero sum)을 영합 이라고 번역한 것들은 영어표현을 관심있게 보면 이해할 수 있는것들이라 크게 어렵게 다가오지는 않은듯 하고, 원시수프가 무었이었는지 오래전 생물교과서에 나오는 개념을 떠올리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다. meme(밈)이라고 하는개념을 만들어 이를 독자에게 설명하면서, 인간만이 유전자의 강요에 거부 할 수 있는 유일한 개체라고 이야기 하고 있고, 생명체의 발전은 유전과 meme을 통해 진화한다고 하는 설명도 흥미롭다.
초반의 책에 대한 비판에 대한 설명이 조금 지루하긴 하지만 이내 읽다보면 저자의 독창적 시각에 감탄하게 될것이다. 다윈의 "종의 이론"은 이 좀 지루한 면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좀 더 읽기에 수월한 책이고, 자신의 주장을 수학적 모델이나 시뮬레이션 결과로 증명하는 내용은 아니므로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고, 동식물에 대한 재미있는 사례들도 많이 있다.
탁란을 하는 뻐꾸기 이야기는 방송에서 봤던 놀랍지만 어찌보면 잔인했던 뻐꾸기 새끼가 다른 알들을 죽여 혼자 살아남은 다큐멘터리도 떠오르고, 물속에서 소통하는 혹등고래의 노래소리?는 최근 연구에서 고래도 유행어가 있다는 내용으로 신문기사도 생각나게 한다. 흰개미도 버섯 농사를짓는것도 신기하고, 작가는 결국 유전자가 생물에만 영향을 주는게 아니라 공생관계나 집을 만드는 것보다는 남이 만든 집을 이용하는것이 더 쉬운 일이므로 이를 이용하는것도 결국은 유전자에 의한 영향이므로 생명체 외부까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듯 하다.
우리가 흔히 유전자라고 얘기하지만 유전자의 정의는 다소 모호한 size의 개념인듯 하고, 생명체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결국 남는것이나 이득을 보는것은 결국 유전자이기 때문에 작가는 유전자 레벨에서의 진화를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듯 하고, 책의 중간에 나오지만 SF소설처럼 우리가 아주 시간적/공간적으로 떨어져있는 우주에 우리가 원하는 어떤바 (예를 들어 유전물질을 퍼뜨리도록 계획했을때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방향은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자가 복제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전자에 미리 어떤 동작을 하도록 프로그래밍 한 후에, 이를 퍼뜨리기 위한 생존기계(생명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라는 창의적 발상이 오래전에 지어진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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