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할머니

건전지 할머니 ㅣ 건전지 가족
강인숙.전승배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건전지 할머니>는 전 세계 17개국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인정받은 ‘건전지 가족’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로, 출간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건전지’라는 일상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소재를 통해 가족 구성원 각자의 소중함과 사랑을 유쾌하게 그려낸 전작의 감동이, 이번에는 할머니라는 존재로 확장된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입체 촬영 기법으로 구현된 독특한 그림책의 시각적 매력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줍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동구 할머니와 건전지 할머니가 힘을 합쳐 동구를 멧돼지에게서 구해내는 장면입니다. 두 할머니는 각자의 지혜와 용기를 발휘해 위기 상황에 맞서며, 손주를 향한 사랑이 얼마나 강인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생활 속 안전 지침과 야생 동물과의 공생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모험의 재미와 함께 중요한 교훈을 전합니다. 두 할머니가 나누는 다정한 대화와 협력은 가족을 넘어선 이웃과 공동체의 따뜻함까지 느끼게 해줍니다.

 작가는 자신이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받았던 사랑과, 지금은 부모님이 자신의 아이들을 돌봐주는 모습을 떠올리며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가족의 사랑과, 할머니에 대한 감사와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이 책 곳곳에 따뜻하게 배어 있습니다. 활기차고 귀여운 할머니의 모습을 핑크빛 색상과 밝은 표정으로 담아낸 건전지 할머니와 동구 할머니의 캐릭터는, 읽는 이로 하여금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과 에너지를 발견하게 만듭니다. 책을 덮고 나면 마음 한 켠이 따뜻하게 충전되는 여운이 오래 남아,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나의 스마트폰 일기

나의 스마트폰 일기 - 슬기로운 진이 스마트폰을 정복하다 ㅣ 어린이 실전 미디어 리터러시
전해리 지음, 원혜진 그림 / 판퍼블리싱 / 2025년 5월

 아이에게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 줄 때 고민했던 그 때가 떠오릅니다. 벌써 5년째 사용하고 있는 아이와 스마트폰으로 갈들을 겪을 때가 자주 있는데요. 스마트폰은 이제 아이들의 삶 깊숙이 들어온 존재입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학습하고 소통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동시에 중독과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나의 스마트폰 일기>는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아이와 스마트폰의 ‘첫 만남’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를 고민하는 모든 부모와 교사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을 단순히 통제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돌아보고 좋은 습관을 형성해 가는 아이의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그려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본 이야기는 스마트폰을 처음 갖게 되며, 일기를 통해 하루하루의 변화와 실수를 기록하고 깨달음을 얻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메신저 갈등, 낯선 사람과의 접촉 등)에 대한 대처법과, 스마트폰 사용 원칙을 세우는 과정은 또래 아이들에게 매우 실질적인 안내서가 됩니다. 만화와 삽화, 그리고 간결한 글 구성이 흥미를 유발하고, 초등학생들이 스스로 책장을 넘기며 읽기에 무리가 없다는 점도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공감해주는 서술 방식은 교육적인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스마트폰을 무조건 멀리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 스스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점에서 매우 특별합니다. 아이에게는 스마트폰과 함께 자라는 첫걸음을 돕는 습관 형성서로, 부모에게는 잔소리가 아닌 대화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소통의 도구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이 그 해답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어휘력을 키워주는 예쁜말 고운동시 따라쓰기

어휘력을 키워주는 예쁜 말 고운 동시 따라 쓰기
초등글쓰기연구소 엮음, 서다정 그림 / 빅퀘스천 / 2025년 4월

 <어휘력을 키워주는 예쁜 말 고운 동시 따라 쓰기>는 아름다운 동시를 따라 쓰며 자연스럽게 어휘력과 표현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필사책입니다. 빅퀘스천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책에는 어여쁜 동시 50편과 함께 다양한 활동 10가지가 수록되어 있어, 단순한 필사를 넘어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구성이 돋보입니다. 봄·여름·가을·겨울 네 계절의 테마에 맞춘 동시들이 담겨 있어 계절의 감성을 느끼며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점도 이 책의 큰 매력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시를 따라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오감을 활용한 관찰 글쓰기, 상상력을 동원한 짧은 이야기 쓰기 같은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언어를 체험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를 오감으로 관찰해 보기’나 ‘아빠가 1일 선생님이 된다면?’ 같은 주제는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며 창의적인 사고를 이끌어냅니다. 또한 계절마다 다른 활동들이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책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인상 깊습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시인을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소월, 방정환, 윤동주, 정지용 같은 잘 알려진 시인뿐 아니라 서덕출, 박용철, 권태응 등 다소 낯선 시인들도 소개되어 있어, 어린이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현대 시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게 해줍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작은 시인상’이라는 코너도 있어, 따라 쓰기 활동에 더 큰 재미와 성취감을 더해 줍니다. 글쓰기와 말하기에 자신감을 키우고 싶은 초등학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한 권으로 끝내는 그림책 보건 수업

한 권으로 끝내는 그림책 보건 수업 - 교육 과정에 맞춘 열두 달 보건 교육 길잡이 ㅣ 그림책 학교 15
김나영 기획, 김향임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5년 3월

 보건 수업을 할 때 부담스러운 적이 있었다. 그럴 때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의미있게 다가갈 수 없을지 고민이 될 때도 많았다.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는 교사라면 <한 권으로 끝내는 그림책 보건 수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보건 교육을 그림책이라는 친근한 매개체를 통해 쉽고 자연스럽게 풀어낸 실용적인 수업 안내서이다. 아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지녀야 할 삶의 가치인 ‘건강’을, 강의식 전달이 아닌 이야기 중심의 수업으로 접근함으로써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보건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직 보건교사와 초등교사들이 함께 엮은 이 책은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보건 개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수업 전개를 설계하고 있어, 수업을 처음 시도하는 교사에게도 든든한 출발점이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보건이라는 다소 무겁고 낯선 주제를 ‘그림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감성적으로 접근한 점이다. 성교육, 위생, 양성평등, 건강관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39권의 그림책과 연계된 수업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아이들이 토론하고, 만들고, 놀이하며 배우는 ‘참여형 보건 수업’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각 수업에는 준비물, 활동지도, 사진 자료가 포함되어 있어 수업 준비의 부담을 줄여주며, 수업의 전반적인 흐름과 목표도 명확히 제시되어 현장의 실천력을 높인다.

 <한 권으로 끝내는 그림책 보건 수업>은 단순한 교사용 지도서가 아니라, 아이들과 건강한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나누고자 하는 모든 교사를 위한 실천 안내서이다. 학교 현장에서 보건 수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만큼, 이 책은 교과 중심 수업뿐 아니라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보건교육이 막막했던 교사들에게 이 책은 교육과 감동, 실천을 아우르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네 꿈을 응원해, 권투 장갑!

네 꿈을 응원해, 권투 장갑!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17
유설화 지음 / 책읽는곰 / 2025년 3월

 그림책 『네 꿈을 응원해, 권투 장갑』은 유설화 작가의 따뜻한 상상력과 유쾌한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장갑 초등학교 아이들이 만든 발명품을 발표하던 중, 목장갑이 만든 타임머신을 통해 미래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현실과 환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어린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미래의 자신을 만나 꿈을 확인해보는 아이들의 여정은 단순한 모험을 넘어, '진짜 꿈이란 무엇일까?'라는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권투 장갑의 이야기를 통해, 겉으로 보이는 꿈과 마음속 진짜 바람 사이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꿈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꿈과 진로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유설화 작가 특유의 유머와 따뜻한 그림체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개성 있는 장갑 캐릭터들과 장면마다 숨어 있는 다양한 디테일은 반복해서 읽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네 꿈을 응원해, 권투 장갑』은 단순한 동화책을 넘어, 어린이 독자에게는 자신감을, 어른에게는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 감동적인 그림책입니다. 권투 장갑과 비슷한 성향의 아이들에게는 용기를 그의 부모들에게는 격려를 주는 그림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