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어사 박아지 3

암행어사 박아지 3 - 여우 누이의 비밀 ㅣ 암행어사 박아지 3
천효정 지음, 호산 그림 / 비룡소 / 2025년 9월

 '암행어사'라고 하면 역사 속의 박문수를 떠올려지지 않나요? 암행어사 출동의 그 이 책은 그 고정관념을 보란 듯이 깨트리는 엉뚱하고 당찬 소녀 어사 '박아지'의 이야기는 1권부터 천효정 작가의 시리즈답게, 이번 3권 역시 정의로운 박아지,할 일은 다 하는 최참봉, 뭔가 멋진 호위무사 비연 삼총사의 케미가 참 재미있게 보여집니다.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함께 속도감 있는 이야기 덕분에 평소 긴 글 읽기를 어려워하는 아들도 단숨에 빠져들었는데요. 아들은 3권이 제일 재미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번 편은 특히 '여우 누이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가 더 뛰어납니다.

 3권을 읽고 난 후 아들이 한 것은 다시 1권과 2권을 되돌아가서 읽더라구요. 재미있는 책은 여러 번 읽게 된다는 것을 아들이 읽는 패턴을 보면서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던 '가축을 잡아먹는 요물 여동생' 이야기를 뒤집어,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욕심에 사람으로 할 일이 아닌 것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요. "진실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 있다"며 겉으로 드러난 현상 너머를 보는 박아지의 통찰력은, 아이들에게 진정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재미'와 '의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잡았다는 점입니다. 술술 읽히는 이야기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스마트폰에 익숙한 아들을 책을 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가슴 속에 남는 여운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읽고 '편견'과 '진실'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딱 좋은 책, 벌써 4권이 기다려집니다.

깊이 있는 수업을 위한 그림책 탐구 질문 1000

그림책 탐구 질문 1000 - 깊이 있는 수업을 위한
강지혜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5년 9월

<깊이 있는 수업을 위한 그림책 탐구 질문 1000>은 그림책 수업을 단순히 줄거리 읽기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삶의 역량 탐구로 확장시켜 줄 실질적인 책입니다. 학교도서관저널에서 출간된 이 책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인 '깊이 있는 학습'을 그림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방대한 1000개의 질문은 자기 이해, 감정, 관계 같은 보편적인 주제는 물론, 인공지능 및 에듀테크 활용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교사가 질문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방법을 상세하게 안내합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강력한 강점이자 돋보이는 세세함은 질문을 제시하는 체계적인 구조에서 나옵니다. 핵심 질문을 시작으로 배경지식 질문, 해석 및 평가 질문, 적용 질문까지 단계적으로 나아간 뒤,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선택 질문으로 마무리되도록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치밀한 흐름은 학생들이 그림책을 읽으며 개념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배운 내용을 실제 삶에 적용하며, 나아가 스스로 생각의 방향을 결정하는 힘까지 길러주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딱딱한 토론이나 글쓰기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그림책 활동 더하기' 섹션을 마련하여 아이들이 색다르고 재미있는 활동을 경험하게끔 배려한 세세함이 단연 돋보입니다. 

 1000개의 질문들은 교사들에게 수업 구성의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학생들에게는 그림책 속 세상을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주도적인 학습자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질문 중심 수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오늘날, <깊이 있는 수업을 위한 그림책 탐구 질문 1000>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 줄 것입니다.

에너지가 문제야!

에너지가 문제야! - 석탄, 석유, 원자력으로 본 기후 변화
이지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에너지가 문제야!>는 이지유 작가님의 시작입니다.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서 알게 된 이지유 작가님의 책을 좋아해서 여러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아이들에게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많아서 아이와 자주 읽게 됩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내 이름은 파리지옥'입니다. 환경에 조금씩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아이와 함께 읽게 된 <에너지가 문제야!>은 아이와 읽으면서 환경에 더 관심을 가지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면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알아볼까요?

 석탄, 석유, 전기,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정의부터 예를 들어 줘서 명료하게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해 알려 주는데요. 그러면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대해서 장점만 이야기를 하느냐 라고 한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에너지의 장단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에너지 정의'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데요. 알듯 모를듯 했던 이야기가 명확하게 알게 해 주는데요. 에너지 미니 백과 부분에서 지금까지 알려 준 내용을 다시 정리해 주고 어떤 것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하도록 도와줍니다. '너희는 어른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 결국 이 세상을 바꿀 거야.' 라고 말하는 작가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합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공부를 하고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함께 변화시키는 힘을 우리는 가지고 있고 변할 수 있음에 희망을 가집니다! <에너지가 문제야!>를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환경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라진 시간표

사라진 시간표 ㅣ 북멘토 가치동화 71
니시무라 유리 지음, 오바 겐야 그림, 김정화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8월

 <사라진 시간표>는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라고 합니다. 뒷표지에 '심장이 쿵쾅거리도록 재미있다! 불가사의하고 새로운 미스터리 동화'라는 말에 기대가 많이 되었는데요. 앞표지에 교실에서 뭔가 놀라운 일이 벌어진듯한 모습이 궁금해졌습니다. 익숙하 교실에서 판타지라니! 개학을 두려워 하는 아이를 보면서 함께 읽어보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야기의 발단은 주간 계획표에 먹물이 묻게 되고, 신기하게도 먹물이 튄 곳은 글자가 보이지 않고 그것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주간 계획표 마다 먹물이 튄 부분이 달랐고 그에 따라 다른 이야기들이 이어졌습니다. 

 등장 인물 소개 부분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특징을 한 번 스윽 읽기는 했지만 이야기를 읽을 때는 기억하지 못했는데요. 읽다가 보니 아이들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서 등장 인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앞표지에서 나나코는 쇼타는 어디에 있을까 다시 확인하고 찾는 재미도 있었네요. 나나코가 체육의 철봉에 먹물 자국으로 인해서 사라진 것을 알아차리고 어떤 일이 또 벌어질지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나나코와의 에피소드 다음은 나나코와 연결이 된 쇼타의 이야기인데요. 나나코는 체육이라면 쇼타는 수학이 사라지고 그러면서 먹물의 주인을 찾아가면서 먹물의 정체에 대해서 더 궁금해졌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 하나 하나가 아이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어서 따뜻하고 격려를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밝혀지는 먹물의 이야기에 긴장 되기도 하고 마지막까지 가슴 졸이면서 읽었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에는 가슴 한 켠에 선선한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창덕궁에 불이 꺼지면

창덕궁에 불이 꺼지면 ㅣ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24
최정혜 지음 / 책읽는곰 / 2025년 6월

 <창덕궁에 불이 꺼지면>은 해치가 들려주는 창덕궁 이야기입니다. 지식 그림책 같으면서도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아름다운 그림책인데요. 그림책 표지를 만져보면 별빛이 내리듯, 달빛이 내리듯 반짝임도 보이고 까슬하게 만져지기도 합니다. 보름달이 환하게 하늘에 떠서 궁궐에 훤하게 비추는 모습이 고즈넉한 궁궐을 더욱더 아름답게 보이네요. 그림책 앞면지에는 봄의 기운을 담은 해치가 뒷면지에는 겨울의 느낌의 면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아름다움과 그림의 아름다움이 합쳐져서 따스하고 몽글몽글함을 아침부터 느끼게 해 줍니다.

 창덕궁을 가 본 지가 3년 전인 것 같은데요. 창덕궁 야행을 하면서 보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겨울의 창덕궁을 설명을 들으면서 걷는 기쁨도 좋았는데 <창덕궁에 불이 꺼지면>을 읽으면서는 여름에 고즈넉한 창덕궁을 그림책과 함께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창덕궁에 가기 전에 여러 가지 알아보고 갔던 기억과 함께 <창덕궁에 불이 꺼지면>을 읽고 걸으면 더 즐거울 것임을 기대하게 됩니다. 

 <창덕궁에 불이 꺼지면>은 창덕궁에 있는 금천교 위에 불귀신을 물리치고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해치가 주인공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을 알아봐 주지 않는 해치는 이제 꼼짝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개구리 한 마리가 인사를 하구요. 매일 찾아와서 자기가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 모습이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가 떠올랐습니다. 개구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해치는 예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창덕궁 곳곳을 떠올리는데요. 이 때 수려한 그림과 계절을 담은 풍경을 눈을 떼기가 어렵습니다. 

 창덕궁의 아름다움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창덕궁에 불이 꺼지면>은 자주 함께 하고 싶은 책입니다. 날이 더워서 몸이 피곤해서 라는 핑계로 집 안에만 있게 될 때가 많은데요. 그때 이 그림책을 보면서 함께 창덕궁을 누비면서 여행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아이와 읽는 다면 지식 그림책으로 저만 본다면 한 편의 아름다운 작품을 소장한다는 생각으로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