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 - 조선 선비들이 남긴 사랑과 상실의 애도문 44편 AcornLoft
신정일 지음 / 에이콘온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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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펼치기 전의 마음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집어 들기 전에는 조금 망설였어요요.

‘애도문’, ‘슬픔’, ‘상실’이라는 단어들이

괜히 마음을 무겁게 할 것 같았거든요.

고전이라 어렵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고요.

그런데 막상 책을 펼치고 나서는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게,

그리고 따뜻하게 읽혔어요요.



🌙 조선 선비들도 이렇게 울었구나

우리는 흔히 조선의 선비를 떠올리면 늘 단정하고, 감정을 절제하고,

눈물 따위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로 생각하잖아요요.

그런데 이 책 속의 선비들은 정말 많이 울어요요.

그리고 그 울음을 숨기지 않고 글로 남겨요요.

정약용은 자식을 잃고

“네 얼굴이 잊히지 않아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쓰고,

추사 김정희는 유배지에서

아내의 부음을 듣고 가슴이 무너졌다고 고백해요요.

그 순간만큼은 위대한 학자도, 문장가도 아니라

그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명의 인간이더라고요.



✍️ 슬픔을 기록한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던 건

“기억하기 위해 기록했다”는 태도였어요요.

슬픔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워버리지 않기 위해,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썼다는 점이요.

요즘 우리는 슬픔을 빨리 털어내야 할 감정처럼

여길 때가 많잖아요요.

그런데 이 책은 슬픔도 함께 살아가야 할 감정이라고

조용히 말해줘요요.



 

📜 고전인데, 이상하게 지금 이야기 같아요

한문 원문과 현대어 번역이 함께 실려 있어서

고전인데도 부담 없이 읽혔어요요.

문장은 오래됐지만 감정은 너무나 지금이었어요.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

이 문장을 읽는데 괜히 가슴이 쿡 하고 내려앉더라고요.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으로 해봤을 말이잖아요요.



🌱 선비들의 애도는 극복이 아니었어요

이 책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슬픔을 ‘극복’의 이야기로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에요요.

선비들은 슬픔을 이겨냈다기보다는 그냥 견디고, 붙들고,

글로 마음을 이어 갔어요요.

울고, 흔들리고, 그러면서도 하루를 살아냈던 기록들.

그래서 더 진짜 같았어요요.



🤍 읽는 동안 나를 돌아보게 돼요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어요요.

“나는 슬픔을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나는 기억을 너무 쉽게 덮어두고 있지는 않을까?”

누군가를 잃은 경험이 있든 없든,

이 책은 내 마음속의 애도 방식을 살짝 들여다보게 만들어요요.


🌼 슬픔인데, 이상하게 따뜻해요

이상하게도 이 책은 슬픈데 따뜻해요요.

눈물 나는 문장이 많은데 마음을 더 단단하게 해줘요요.

수백 년 전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감정으로

비슷하게 아파했다는 사실이 묘하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 이런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요

✔ 고전이 어렵게 느껴졌던 분

✔ 슬픔을 애써 덮어두고 있는 분

✔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분

✔ 인문서와 에세이 사이의 책을 찾는 분

이 책은 읽고 나서 오래 남는 책이에요요.



#이제볼수도들을수도없구나 #조선선비들의애도문 #슬픔의인문학

#정약용 #추사김정희 #고전읽기 #인문에세이 #애도와기억 #위로의책

#책추천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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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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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를 너무 타는 선아맘의 겨울 독서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요요.

추위를 유독 많이 타는 저는 한 번 집에 들어오면

웬만해선 밖에 나갈 엄두를 못 내요요.

매일같이 다니던 단골 커피숍도 이 겨울엔 잠시 안녕 상태예요요.

그런데 참 다행인 건 우리 집 효녀가

매일 엄마 대신 커피를 배달해 준다는 점이에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식탁 위에 놓이고 그 옆에 책 한 권.

요즘 제 겨울 루틴은 선아가 사다 준 커피를 마시며

온다 리쿠의 『커피 괴담』을 읽는 시간이에요요.

이 조합, 생각보다 너무 행복해요.



☕ 커피와 괴담, 의외로 잘 어울리는 조합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 살짝 고개가 갸웃해졌어요요.

커피랑 괴담이라니요.

그런데 읽다 보니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따뜻한 커피 향이 퍼지는 가운데 조용히 시작되는 이야기들.

크게 소리치지도 않고 갑자기 놀래키지도 않는데

어느 순간부터 등 뒤가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어요요.

이게 바로 온다 리쿠만의 서정적인 공포구나 싶었어요.


 

🕰️ 오래된 카페, 그리고 괴담 모임

이 책은 교토를 비롯한 일본의 오래된 카페를 오가며

네 남자가 괴담을 나누는 이야기예요요.

‘커피 괴담’이라는 모임 이름부터가 너무 온다 리쿠답지요.

이야기 속 카페들은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르는 공간 같아요.

조명이 어둑하고 나무 냄새가 배어 있고

낮과 밤의 경계가 흐릿한 곳들이요.

읽다 보면 나도 그 테이블에 함께 앉아 커피를 홀짝이며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요.



🌫️ 무섭다기보다는, 오래 남는 느낌

『커피 괴담』의 괴담들은 크게 무섭지 않아요요.

피가 튀거나 귀신이 튀어나오지도 않아요.

대신 “이거… 혹시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천천히 스며들어요요.

읽고 나서 갑자기 창밖을 한 번 더 보게 되고

집 안의 소리에 괜히 귀를 기울이게 되는 그런 공포예요.

커피처럼 처음엔 부드럽고 뒤로 갈수록 쌉싸름한 여운이 남아요.




📖 괴담을 나누는 친밀감

책 속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문장이 있어요요.

괴담을 이야기할 때 생기는 묘한 일체감에 대한 부분이요.

무섭다는 감정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

그 자체로 이어지는 친밀감요.

그래서인지 이 책은 혼자 읽어도 좋지만 누군가와 함께 읽고

“이 부분 좀 이상하지 않아?”

이야기 나누고 싶어지는 책이에요요.


☕ 집에서 읽는 커피 괴담의 행복

요즘 저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이 책을 읽는 게

오히려 더 잘 어울린다고 느껴요요.

추운 날씨에 따뜻한 집, 따뜻한 커피, 그리고 서늘한 이야기.

선아가 사다 준 커피를 마시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괜히 더 몰입이 잘 돼요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일까?”

이 기대감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더라고요.




☕ 커피 향 너머의 세계

온다 리쿠는 ‘노스탤지어의 마술사’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닌 것 같아요요.

이 책에는 공포뿐만 아니라 어딘가 그리운 느낌,

예전에 가본 적 없는 장소인데도

익숙하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어요.

그래서 더 무섭고 그래서 더 좋았어요.


 


❄️ 추운 겨울밤에 딱 맞는 책

『커피 괴담』은 한여름에 읽어도 좋겠지만

저는 이 겨울이 참 잘 어울린다고 느꼈어요요.

밖은 춥고 집은 따뜻할 때,

커피 한 잔 옆에 두고 조용히 읽기 좋은 책이에요.

오늘도 효녀가 사다 준 커피를 마시며

커피 괴담 한 편을 읽고 하루를 마무리해요요.

이 겨울, 이 조합은 정말 최고예요 ☕📖

#커피괴담 #온다리쿠 #노스탤지어의마술사 #일본소설추천 #괴담소설

#겨울독서 #집콕독서 #커피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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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가 아니어도 무지개는 볼 수 있다
박용호 지음 / 작가와비평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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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틈에서 만난 무지개 한 줄기

하루가 참 바쁘게 흘러가요요.

아이 챙기고, 집안일하고, 하루를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 되고요.

그날도 평범한 저녁이었어요.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데

선아가 옆에서 책 표지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엄마, 나 10년 살았는데 무지개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그 말을 듣는 순간

괜히 마음이 멈칫했어요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도 꽤 오래 무지개를 못 본 것 같더라고요.

어릴 땐 비 오고 나면

당연한 듯 고개를 들고 하늘을 봤는데

언제부터인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줄어들었어요요.

그날 제가 읽고 있던 책이 바로

『비 온 뒤가 아니어도 무지개는 볼 수 있다』였어요.



🌈 비가 와야만 무지개를 볼 수 있을까요?

책 제목을 다시 읽어봤어요요.

비 온 뒤가 아니어도 무지개는 볼 수 있다니…

이 말이 참 좋았어요.

그리고 조금은 위로처럼 느껴졌어요요.

이 책은 일상의 틈,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시간의 기억을 꺼내

무지갯빛으로 완성하는 수필집이에요.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작은 순간을 놓치지 않으면

그 자체가 무지개가 된다고 말해줘요요.


✨ PART 1. 시선이 머무는 곳에 무지개가 있었어요

첫 장을 읽으면서

“아, 이 책은 천천히 읽어야겠다” 싶었어요요.

대자로 누워 자는 이야기,

깜빡 잊은 생일,

놀이터를 바라보는 시선까지.

너무 평범해서

지나쳤을 이야기들인데

글로 읽으니 마음에 남더라고요.

육아를 하다 보면

늘 아이 중심으로 하루가 흘러가요요.

그래서인지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요.



 

🕰️ PART 2. 시간 속에 숨은 기억을 꺼내다

역사를 탐방하는 이야기들도 인상 깊었어요요.

과거의 이야기인데

지금의 나와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파트를 읽으며

아이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조금씩 들려주고 싶어졌어요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기억을 바라보는 태도’를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PART 3. 관계는 예기치 않은 선물이에요

이 장을 읽으면서

괜히 고개를 끄덕이게 됐어요요.

관계는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어느 순간

선물처럼 다가오기도 하잖아요요.

아이와의 관계도,

가족과의 관계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요.


🌿 PART 4. 자연은 늘 거기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 장에서는

자연 이야기가 참 좋았어요요.

물까치, 나비, 나무, 계절의 변화.

사실 늘 곁에 있는데

마음이 바쁘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요.

선아가 무지개를 못 봤다고 말한 것도

어쩌면

보지 못한 게 아니라

천천히 바라볼 시간이 없었던 건 아닐까

싶어졌어요요.


🌱 PART 5. 시간이 흘러도 남는 것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이 책은 결국

“모든 사람은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로

저를 응원해주는 것 같았어요요.

대단한 인생이 아니어도

기록할 만한 하루는 늘 있고

그 하루가 모여

무지개가 된다는 걸요.



🌈 그래서, 비 온 뒤가 아니어도 무지개는 어떻게 볼까요?

책을 덮고 선아에게 말해줬어요요.

“무지개는 하늘에만 있는 게 아니야.

엄마랑 손 잡고 걷는 길에도 있고,

맛있는 저녁에도 있고,

책 읽는 이 시간에도 있어.”

아마 내일도

무지개를 실제로 보진 못할 수도 있어요요.

하지만

우리 일상 속에 숨어 있는

무지갯빛 순간은

분명히 더 많이 발견하게 될 것 같아요.



#비온뒤가아니어도무지개는볼수있다 #무지개같은일상 #수필추천 #에세이추천

#엄마의독서 #아이와의대화 #일상을사랑하는법 #기록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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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별 삶의 온도 - 내 속도로 살고 있는 당당한 1인가구들의 이야기
가온 외 지음 / 니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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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가 끝난 저녁, 나에게 돌아온 조용한 시간

하루 종일 육아를 하고 나면

저녁이 되어서야 비로소 숨을 돌리게 돼요요.

아이를 재우고, 집 안이 조용해진 그 시간.

그때 저는 가끔 책 한 권을 꺼내 들어요요.

요즘 저녁 독서로 함께한 책은

<별의별 삶의 온도>예요.

비록 지금은 1인가구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싱글이었던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됐어요요.


⭐ 싱글이던 시절의 나를 다시 만나다

이 책은 성남시에 살거나 일하는

11명의 1인가구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듯 들려줘요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그냥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이야기들이에요.

그래서 읽다 보니

“나도 저랬었지…” 하는 순간들이 자꾸 떠올랐어요요.

혼자 살던 집,

퇴근 후 조용한 저녁,

내가 먹고 싶은 걸 해 먹고

아무 말 없이 하루를 정리하던 시간들요.

그땐 그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참 소중한 시간이었더라고요.



 

🌱 PART Ⅰ.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첫 번째 파트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예요요.

육아를 하다 보면

엄마라는 역할이 먼저가 되고

나라는 사람은 잠시 뒤로 밀려나잖아요요.

그래서인지

이 파트를 읽으면서 괜히 마음이 찡했어요요.

나를 다시 피우고,

마음을 들여다보고,

혼자인 시간을 통해 나를 회복하는 이야기들이

지금의 제 마음에도 꼭 필요한 말처럼 느껴졌어요.


🌼 PART Ⅱ. 평균과는 조금 다른, 하지만 너무 공감되는 삶

두 번째 파트에서는

혼자 사는 삶의 현실적인 장면들이 펼쳐져요요.

여행, 집, 경제, 건강, 밥 먹는 이야기까지.

화려하지 않아서 더 공감됐어요요.

아이 중심의 하루를 보내다 보니

‘나만의 리듬’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느끼게 됐어요요.

싱글 시절에는

혼자 여행 가는 것도,

혼자 밥 먹는 것도 자연스러웠는데

지금은 그 모든 게 추억이 되었네요요.


 


🤍 PART Ⅲ. 혼자여도, 함께 살아가는 법

이 책이 참 좋았던 이유는

혼자 사는 삶을 고립으로 그리지 않았다는 점이에요요.

동네 사람들과의 인연,

1인가구 센터에서의 활동,

느슨하지만 따뜻한 연결들요.

읽으면서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연결되어 살아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요.

육아로 관계가 좁아진 요즘,

이 파트가 더 크게 와닿았어요.



 

💫 엄마가 된 나에게 건네는 조용한 위로

<별의별 삶의 온도>는

1인가구만을 위한 책은 아니었어요요.

싱글이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엄마로 살아가는 저에게도

충분히 공감과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었어요.

아이를 사랑하지만,

가끔은 나 자신이 그리운 밤.

그런 저녁에 읽기 참 좋은 책이었어요요.

오늘도 육아로 바쁜 하루였지만,

책 한 권 덕분에

‘엄마 이전의 나’를 잠시 만날 수 있었어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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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로봇 팔 좀 찾아 줘! - 2015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3
다케우치 치히로 지음, 김영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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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다 보면,

가끔은 이야기보다 그 여운이 더 오래 남는 책을 만날 때가 있어요.

《내 로봇 팔 좀 찾아 줘!》가 딱 그런 책이었어요.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게 만들고,

조용히 마음을 건드리는 그림책이었어요.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색이 거의 없는 흑백 화면이었어요.

요즘 아이들 책은 알록달록한 색감이 익숙해서,

과연 흑백 그림책을 재미있어할까 살짝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그 걱정은 첫 장을 넘기자마자 사라졌어요.

단순한 선과 면으로만 이루어졌는데도 이상하게 시선이 오래 머물렀고,

장면 하나하나가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로봇이 어느 날 아침,

팔 하나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돼요.

그 설정부터 아이는 바로 몰입했어요.

‘잃어버렸다’는 상황은 아이들에게 아주 익숙하면서도 긴장감을 주는 소재니까요.

로봇은 친구와 함께 집 안을 뒤지고, 마당을 나가고,

놀이공원과 도서관, 공장까지 계속해서 팔을 찾아다녀요.

장소가 바뀔 때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그림 속을 샅샅이 살피기 시작했어요.


엄마인 저는 옆에서 “어디 있을까?” 하고 묻기만 했을 뿐인데,

아이는 어느새 이야기를 읽는 독자에서 ‘함께 찾는 탐정’이 되어 있었어요.

이 책이 참 좋았던 건, 찾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는 점이었어요.

팔을 찾지 못할 때마다 친구가 다른 물건을

팔 대신 끼워 보자고 제안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요.

포크, 빗자루, 연필, 우산…

아이의 눈에는 그 장면들이 꽤 웃기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겉으로는 깔깔 웃으면서 넘겼지만,

저는 그 순간 아이가 ‘팔의 역할’과 ‘있어야 할 자리’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읽는 내내 아이는 점점 표정이 진지해졌어요.

계속 못 찾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엔

‘못 찾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스며든 듯했어요.

엄마 입장에서는 그 감정의 흐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결국, 로봇은 팔을 끝내 찾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와요.

보통의 이야기라면 여기서 아쉬움이나 슬픔이 크게 남았을 텐데,

이 책은 조금 다르게 흘러가요.

로봇은 문득 지금 끼고 있는 포크 팔도 나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돼요.



 

그 장면에서 아이가 잠시 멈춰서 그림을 다시 들여다봤어요.

엄마인 저는 그 표정을 보며,

아이가 ‘없어도 괜찮을 수 있다’는 마음을

처음으로 천천히 받아들이는 중이라는 걸 느꼈어요.

누군가 말로 설명해 주지 않아도,

그림과 이야기만으로 충분히 전해진 순간이었어요.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아주 조용해요.

“괜찮아”라고 크게 말하지도 않고, 교훈을 내세우지도 않아요.

그저 로봇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다르다고 해서 부족한 건 아니라는 생각에 닿게 돼요.

아이와 책을 덮고 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팔이 꼭 있어야 할까?”

“다른 걸로도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그 질문들 속에서 아이의 생각이 조금 더 넓어졌다는 걸 느꼈어요.


 

흑백 페이퍼 아트 특유의 깊이 있는 그림도 참 인상 깊었어요.

단순해 보이지만, 종이가 겹쳐 만들어내는 그림자와 공간감 덕분에 장면마다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 느낌이었어요.

특히 공장 장면은 아이도 저도 한참을 들여다봤어요.

그 복잡한 기계들 사이 어딘가에 팔이 있을 것만 같아서요.


 


《내 로봇 팔 좀 찾아 줘!》는

소리 높여 웃기지 않아도,화려한 색이 없어도,

아이의 마음에 오래 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그림책이었어요.

아이와 함께 읽으며 조용히 웃고, 같이 찾고,

같이 받아들이는 시간을 선물해 준 책이에요.

완벽하지 않아도 반짝일 수 있다는 말을,

아주 다정한 방식으로 전해준 그림책이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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