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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열리는 일기장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6
조영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7월
평점 :
학교폭력, 뒷담화, 오해, 소외, 가정 불화.
이 다섯 단어만으로도 꽤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담고 있을 것 같은 소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도 열리는 일기장>을 덮고 난 뒤
마음속에 맴돈 건 다정한 위로와, 따뜻한 문장들이었어요.
마치 “너의 진심은 내가 알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처럼요.

📖 억울함으로 시작된 이야기, 그런데…
주인공 ‘연우’는 평범한 중학생이에요.
친구들과 수다 떨고, 떡볶이 먹고, 짝사랑하는 친구에게 설레는 마음도 품고요. 그
런데 하루아침에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무거운 낙인이 찍히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휴대폰을 분실한 틈에,
누군가가 연우의 이름으로 욕설과 뒷담화를 보낸 음성메시지를 퍼뜨린 거예요.
누구나 억울한 일이 생기면 바로잡고 싶어 하겠지만,
연우는 그럴 기회조차 얻지 못해요.
믿어주지 않는 선생님, 외면하는 친구들, 심지어 엄마마저도.
그 상황 속에서 선아도 잠시 멈췄어요.
“나라도 억울했을 것 같아…” 말은 하지 않았지만,
표정과 긴 숨으로 느낄 수 있었죠.
어쩌면 누구든 단 한 번의 실수나 오해로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는 걸 아이도 알아차렸던 것 같아요.

📓 어느 날, 우연히 열린 낡은 일기장
연우는 인성교육을 받으러 간 복지관에서 오래된 일기장을 발견해요.
그 일기장은 다방에서 일하던 어떤 여성의 글이었고,
가족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꿈꾸는 아주 평범한 이의 진심이 담겨 있었어요.
아이와 함께 그 일기장을 따라가다 보면 웃음이 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해요.
일기장의 주인은 “어떤 날도 감사하다”
는 문장을 빠짐없이 남기고 있었어요.
그 문장을 소리 내어 읽으며, 연우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죠.
그 따뜻한 변화가 선아에게도 전해졌는지,
책을 덮은 후 조용히 혼잣말처럼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하면 좋을 것 같아”라고 말해주었어요.
그 말이 마음속에 오래 남았습니다.

🌱 우리가 조금 더 다정해진다면
이 책은 단순히 오해와 억울함을 푸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아요.
✔️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
✔️ 감정이 앞서기 전에 한 번 더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 감사와 애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
그저 타인의 일기를 읽은 것뿐인데, 연우는 달라졌어요.
그리고 책을 읽는 우리도 조금은 달라졌어요.
상처를 무겁게 끌고 가지 않아도 된다는 걸, 때론 나 아닌 누군가의 진심을 따라가는 길에서 내 마음도 회복될 수 있다는 걸 이 책이 보여주었거든요.

엄마로서 선아와 함께 이런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어요.
한창 친구 관계에 예민해질 나이에,
이 책을 통해 진짜 용기란 억울함을 밝히는 것만이 아니라,
그 후에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배웠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