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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문방구 1 : 뚝딱! 이야기 한판 - 제2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 ㅣ 아무거나 문방구 1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4년 3월
평점 :
📚 거꾸로 시작한 독서, 그래서 더 반가웠던 1권
이 책은 조금 특별한 순서로 읽게 되었어요.
먼저 2권을 읽었는데, 아이가 너무 재미있어해서
“처음 이야기는 어땠을까?” 하며 1권을 다시 찾아 읽게 되었어요.
보통은 1권부터 차근차근 읽게 되는데,
이렇게 거꾸로 돌아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아, 그래서 이 문방구가 생겼구나” 하며
이야기의 뿌리를 만나는 느낌이 들어서 더 좋았어요.

🏪 아무거나 문방구, 참 이상하고도 따뜻한 곳
『아무거나 문방구 1: 뚝딱! 이야기 한판』에는
조금 특별한 도깨비가 나와요.
도깨비 방망이보다 이야기 장부를 더 소중히 여기는 도깨비,
이야기라면 뭐든 귀하게 들어 주는 도깨비 ‘아무거나’예요.
이 도깨비가 차린 문방구는 물건을 파는 곳이면서 동시에
아이들의 마음이 잠시 쉬어 가는 공간 같았어요.
신비한 물건을 받는 장면보다 그 물건을 계기로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꺼내 놓는 시간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 요술 물건보다 더 강했던 건 이야기하기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각자 크고 작은 고민을 안고 문방구를 찾아와요.
엄마가 창피하다고 느끼는 마음,
하기 싫은 일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
거절하지 못해 속상한 마음, 동생 때문에 서운한 마음까지요.
아이들은 요술 물건을 통해 잠시 원하는 걸 얻게 되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한 건
물건이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꺼내 놓는 과정이었어요.
선아도 이 부분에서 이야기를 천천히 읽으며 곱씹는 느낌이었어요.
책을 덮고 나서도 등장인물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걸 보니
마음에 닿은 장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이야기는 아무거나 다 돼”라는 말의 의미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문장은
“가치 없는 이야기는 없다”는 말이었어요.
아이들의 고민은 어른 눈에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그 순간 전부일 수 있잖아요.
아무거나 도깨비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판단하지 않고,
해결책을 바로 내주지도 않아요.
그저 끝까지 들어 주고, 이야기할 수 있게 기다려 줘요.
그 모습이 참 든든하게 느껴졌어요.
아이에게도 이런 어른,
이런 공간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다시 1권을 읽고 더 또렷해진 이야기의 힘
2권을 먼저 읽고 1권을 다시 읽다 보니
이 시리즈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더 또렷하게 느껴졌어요.
문제는 갑자기 뚝딱 해결되지 않고, 요술은 오래가지 않지만,
자기 이야기를 꺼내 놓는 순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요.
선아도 읽는 내내 웃다가 어느 순간은 조용히 페이지를 넘기더라고요.
그 모습만으로도 이 책이 아이 마음 어딘가에
살짝 내려앉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 엄마의 한마디
『아무거나 문방구 1: 뚝딱! 이야기 한판』은
소리 내어 웃게 만들기도 하고,
읽고 나서 조용히 생각하게도 만드는 책이에요.
아이에게 “네 이야기도 괜찮아” “말해도 돼”
라고 말해 주는 것 같은 동화였어요.
2권을 먼저 읽고 다시 돌아와도 좋았고,
다시 읽을수록 더 정이 가는 이야기였어요.
이야기의 힘을 믿게 만드는 책,
그래서 다음 권도 자연스럽게 기다리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