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 삶의 방식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법
크리스 길아보 지음, 강혜구.김희정 옮김 / 명진출판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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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http://blog.naver.com/yyn0521/208042543

 

10년 후에는 9시 출근, 6시 퇴근이라는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고 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1인 기업이라든가, 소자본창업이라든가 하는 것들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당장 시작은 아니더라도 관심이 생긴 분야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서 도서관에 들러 '창업'과 관련된 책을 빌리게 되었는데, 그중에 크리스 길아보의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가 속해 있었다.

 

예전에 언뜻 본 적이 있던 책으로, 2012년에 출간된 것이었다. 이 책은 출간된 지 시간이 좀 되긴 했어도, 지금 읽어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사업가의 기본서 같은 책이다. 그것도 대규모 자본을 갖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엘리트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 자신의 일자리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사람, 거창하게 사무실을 꾸리고 사업을 시작할 수 없는 사람, 할머니에게 설명을 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쉬운 지식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00달러라면 우리나라 돈으로는 약 10만원 정도의 금액인데 이걸로 창업을 시작했다니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창업의 틀을 확 바꿔버렸다. 그래서 책을 미처 다 읽기도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다녔고, 한번 읽은 책은 웬만하면 따로 구입해두지 않는 성향임에도 굳이 서점에 들러 이 책을 구매했다. 책장에 두고, 앞으로 10년을 생각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고 싶어서.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빈손으로 세상에 뛰어들기, 2장은 이제 실전이다, 3장은 미래는 계속되어야 한다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1장에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사업가의 정신에 대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업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만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판매한다는 것을 말한다. 2장은 사업계획서 작성, 마케팅의 방법, 사업 자본을 모으는 법 등 실제 창업을 했을 때 부딪힐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상세히 적어놓고 있다. 3장에서는 사업을 정착시키고 나서의 문제들을 짚고 있다. 사업을 더 키울지, 혹은 유지를 할지, 실패를 했을 땐 어떻게 이겨내는지 등이다. 뒤에는 부록으로 100달러로 성공한 사람들의 목록과 한국의 소액 창업 정보를 싣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고객들이 원하는 건 반드시 '상품'만이 아닐 때도 있다는 것. 책에 소개된 바버라와 존 베리안은 '목장에서 말타기+숙박 패키지' 상품을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사업을 소개할 때 "목장을 경영하고, 사람들이 와서 돈을 내고 말도 탑니다."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고객들이 단 하루라도 자신의 전혀 다른 모습을 찾도록 도와줘요."라고 한다. 이들 외에도 100달러로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사업 혹은 상품에 대해서 단순히 사실만을 전달하기 보다는 고객들이 그 상품을 통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가치를 제시한다.

회계와 세무 업무를 하는 제시카 레이건 잘즈만이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가치는 다음과 같다. "복잡한 회계와 세무 처리, 제가 대신 해 드립니다. 사장님은 사업에만 매진하세요." 똑같은 회계와 세무업이라도 실제 고객들이 원하는 진정한 가치, '복잡한 것은 신경 안 쓰고, 사업에만 몰두하고 싶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이러한 사례들을 접하면서 사업이 상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에서, 고객들에게 가치를 파는 매력적인 일이라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 상품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다면, 어쩌면 사업은 수익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이 책에선 일정한 공간에 정착하지 않고 전 세계를 누비는 노마드 비즈니스나, 굳이 얼굴을 맞대고 일을 진행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한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부분을 읽을 땐 '김난도의 내일'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이전에 '내일'이라는 책을 꽤 마음에 들어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사실 이미 여기서 먼저 한 내용에 대한 겉핥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이 실제 100달러라는 소규모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을 실제 조사하여 내용을 꾸려서인지 더욱 구체적인 내용들이 실려 있다. 노마드 비즈니스, e비즈니스에 대한 환상만을 심어주는 것이 아닌, 진짜 자신의 사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 부분이 많다.

 

그 밖에 책속에서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아래와 같다.

실체가 없는 스타일=과시 (아무도 이런 사람을 존경하지 않는다)

스타일이 갖춰지지 않은 실체=무명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들을 존경하지만 이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스타일을 갖춘 실체=영향력 (이것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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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의 균형 감각 - 한 남자와 그의 삶을 바꿔준 유기견 매디의 365일 미국 횡단기
테론 험프리 지음, 김순미 옮김 / 예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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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07662403

 

 

인터파크 북앤기자단 리뷰어로 받은 책이다(이젠 몇 번째로 받은 책인지 헷갈림). 이번에 받은 책은 <매디의 균형 감각>이라는 포토 에세이였다. 개인적으로 포토 에세이를 구입한 일이 없기 때문에, 리뷰어라는 기회가 아니었으면 내 책장에 꽂힐 일이 없을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 테론 험프리라는 대기업에서 일하던 사진작가가 어느 날 직장인의 삶이 하찮고 불행하게 느껴져 과감히 사표를 쓰고 미국 일주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당시 그는 자신이 원하던 사진이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 사진만을 찍어내는 것에 회의를 느꼈다. 그러다 그는 일주 여행을 함께할 훌륭한 친구 하나를 만나게 된다. '매디'라는 이름을 가지게 될 유기견이었다.

처음에는 365일간의 특별한 여행을 함께한 매디와의 일상을 기록하려고 사진을 찍었지만, 균형 감각이 특별한 매디의 능력을 포착하고 새로운 시도의 사진을 찍게 된다. 매디는 휴지를 칭칭감고 미라로 변신하는가 하면, 아슬아슬한 나무 위, 자동차 위, 스노보드, 거북 위에 올라탄다. 심지어는 금지 표지판이 많은 캘리포니아 남부의 'NO dogs in park'라고 써 있는 공원 표지판 위에도 올라간다! 사람이 포즈를 취하는 것도 아니고, 동물이 그렇게 아슬아슬한 포즈를 취하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은 사진이 많은데, 저자 테론 험프리는 대단히 균형 감각 있는 특별한 개, 매디의 능력으로 수월하게 촬영을 마쳤다고 고백한다.

포토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사진의 비중이 워낙 커서, 굉장히 읽는 데 오래걸리는 편인데도 책을 읽어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뭔가를 보고 싶지만, 글자를 꾸역꾸역 읽어내긴 힘들 것 같을 때 기분 좋게 한 편 읽기에는 좋은 책이다. 포토 에세이의 특징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이 책의 서문은 굉장히 마음에 든다! 한때 나도 일을 하면서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기도 해서 모든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듯!

사실 여행을 하면서 특별한 사진을 남기려고 한 테론 험프리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엔, 매디가 아니었다면 이 책은 절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는 '우와'하고 바라볼 수 있는 컷들도 있었지만, 평범하다고 생각된 사진도 더러 있었기 때문에 조금 아쉽기도. 블로그에서 시작해 미국 전역에 매디 열풍을 일으켰다는데 미국에서는 몰라도 사진밖에 없는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는 성공할지는 미지수. 게다가 작가소개를 보다가 알게 된 'maddieonthings.com'을 들어가면 더 많은 사진을 무료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평소에 나라면 전혀 접하지 못했을 책이지만, 이렇게 제공받아서 새로운 책을 시도해볼 수 있었다는 건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책의 판형이나 양장인 것도 플러스! 책의 표지가 굉장히 예쁘게 나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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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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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07415723

 

 

한 번 마음에 드는 작가가 나타나면 책소개도 제대로 읽지 않고 무조건 집어들게 된다. '마스다 미리'는 어느샌가 나에게 꼭 그런 작가가 되었다. 어쩜 그렇게 내 속을 빤히 들여다보고 글을 썼는지, 수짱시리즈(특히, 아무래도 싫은 사람!!!)를 보고서 그녀의 만화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게다가 그녀의 이름으로 출간된 책들은 하나같이 제목부터가 공감이 너무나 일고, 표지가 너무나 예쁘다.

 

이번에 그녀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와 함께,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여자 공감 얘기가 맘에 들었던 거라 일단 남자공감을 키워드로 하고 있던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는 다음 기회로!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를 주문했다. 당일 배송으로 받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노트도 같이 받았고, 봄의 벚꽃을 생각나게 하는 핑크색 표지가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어떻게 그렇게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는지. 글도 너무나 좋았지만, 책 자체가 예뻐서 갖고 있는 것으로도 만족스럽다.

 

온라인 서점의 책소개를 통해선, 여자 특히 30, 40대 여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지만! 20대인 나도 공감할 수 있을 만큼 공감의 폭이 넓다. 그녀만큼 살아온 시간이 긴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공감이 간다. 인터뷰를 하고서 자신이 한 말이 아닌데 싶어서 굳이 고쳐두고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그녀의 성격이나, 이제는 어떤 약속에서 자신이 마무리를 먼저 꺼내는 나이가 됐음을 알고 그 역할을 기꺼이 맡는 그녀의 성격도 좋다. 사소하고 자칫 소심해보일 수 있지만 나는 신중히 생각하고 하루하루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가는 그녀를 보는 게 흐뭇했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 즐겁게 쏘리라 마음 먹었는데 비싼 걸 주문하고 결국 얻어먹게 되어버려 미안해하며 속 쓰려하거나, 여러 경험을 쌓아두려고 하는 것들도 한 번쯤은 나도 그런 상황에 놓였고, 그렇게 행동한 적이 있어서 글 하나 허투루 볼 수 없었다. 책도 고개 끄덕이면서 금방 읽고 책장에 꽂아 두었다가, 생각나면 꺼내서 읽으면 좋겠다 싶다.

 

+) 책을 주문하기 전에, 마스다 미리 신간 이벤트를 보고 신청했다가 당첨이 되었다. 경쟁률이 치열했기에 안 될 줄 알고 주문해버렸는데 ㅠㅠ 그치만 그래도 쉬벡 받을 수 없는 어른아이 자격증과 공감단 카드를 받아서 기뻤다! 마스다 미리는 이번 여자공감단 이벤트 당첨 건으로 나에게 애정지수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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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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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06800471

 

인터파크 북앤기자단 리뷰어로 받은 3번째 도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 '한여름의 방정식'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이름만 들어도 책에 관심이 마구 폭발하는 나에겐 특히나 고마운 신간이었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출간하는 '재인' 출판사에서 펴낸 책이라니. 받자마자 어찌나 신났던지! 책을 읽으면서도 여름 풍경(푸른 바다, 셔츠를 적실 정도의 땀, 뜨거운 햇볕 등)에 대한 묘사가 많았는데  표지는 제목에 '한여름'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 때문인지, 파란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시원한 표지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 나왔다는 건 온라인 서점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는데, 정작 한여름의 방정식에 대한 얘기는 전혀 보질 못했었다. 알고 보니 <용의자 X의 헌신>에 등장했던 물리학자 유가와를 전면에 내세운 소설이었다. 한 시골 마을에서 열리는 해저 자원 개발과 환경 보호로 입장이 엇갈리는 회의에 교수로 참석하게 된 유가와. 그는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소년을 통해 낡은 여관에 묵게 되고, 그 여관에서 일어난 전직 형사의 사고사로 위장된 타살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전직 형사의 죽음이 어떻게 일어난 것인가, 범인은 누구인가에 맞춰지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차 예상하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들이 하나씩 생겨난다. 그리고 그 과거들이 하나하나 짜임새있게 맞아들어가면서 놀라움을 자아낸다(히가시노 게이고의 존경심이 일 정도로!).

 

사실 리뷰를 올리는 날은 정해져 있는데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 두께가 550p가 넘을 만큼 분량이 많아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굉장히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내용이 정말 재밌어서 그 많은 페이지를 읽는 데 꾸역꾸역 읽어낸다는 느낌보다 '그래서 결말이 뭔데'라는 즐기는 마음으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분량이 많은 만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단순히 시골 마을에서의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니라 도쿄 경시청에 근무하는 형사들이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 파헤치는 것도, 빠른 전개도 좋고, 여관집의 조카로 등장하는 삐딱한 소년과 유가와의 의외의 조합도 매력 있다. 소년의 성장이 키워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라 하면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군더더기 없는 문장(지나치게 수사적인 느낌이 없어서 좋다!)과 반전. 이번 소설에서도 반전이 있었다. 중후반부터 용의자가 좁혀지는 바람에 아무래도 수상해보이는 인물이 있어 '당연히 범인은 그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야 히가시노 게이고가 인물 하나하나를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냥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까지 그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마지막에 반전은. 정말! 언제나 그랬듯 단순히 범인 찾기만이 아니라 범죄를 일으키는 방식과 어째서 범죄를 저지르는가에 대한 결말이 오랜 여운을 남겨 좋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었을 때 나는 이 페이지를 읽기 위해 그 많은 페이지를 읽어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읽다보니 아무래도 히가시노 게이고 본인의 다른 작품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하나는 <용의자 X의 헌신>. 사랑하는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범죄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었다는 점과 유가와가 등장했다는 점이 그랬고, 또 하나는 <호숫가 살인 사건>. 미성년이 사건에 개입하고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리고 사건의 방향성 때문에 그리 느껴졌다. 어쨌든 이번 '한여름의 방정식'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의 대가의 명성을 높이는 데 한몫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문장은 548p.

"어떤 문제라도 반드시 해답은 있어." 유가와는 교헤이를 똑바로 봤다.

"하지만 해답을 바로 찾아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 인생도 그래. 금세 답을 찾지 못하는 문제가 앞으로도 많이 생겨날 거야. 그때마다 고민한다는 건 의미 있고 가치도 있는 일이지. 하지만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어. 해답을 찾아내려면 너 자신이 성숙해져야 해. 그래서 인간은 배우고 노력하고 자신을 연마해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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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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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http://blog.naver.com/yyn0521/206370981

 

 

인터파크 북앤기자단 리뷰어로 받은 2번째 책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알고 보니 저자는 아침 방송에서 봤었던 경향신문 기자 유인경이었다. 평소 저자가 말하던 것을 지켜봐와서 그런지 내용을 읽을 때 똑부러지던 그녀를 떠올리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을 받았을 때 사실 일적으로 굉장히 고민하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어쩜 이렇게 타이밍도 좋은지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라니. 책을 받자마자 정말 웃었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1년 조금 지나고 일을 고민하는 나에게 조금만 더 생각해보라고 건네진 책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금은 해본다.

 

이 책의 부제는 '30년 직장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그리고 그녀의 딸은 이제 20대 후반의 나이를 지녀 직장을 다니기도 했고, 지금은 파리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한 회사에서 30년 넘게 버틴 엄마의 진심 어린 조언이 담겨 있다. 프롤로그와 추천사, 그리고 총 5장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다. 신기하게도 각 장의 월요일, 화요일 이렇게 요일로 나뉘어 있고,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이 자주 내뱉을 말이 제목으로 채워져 있었다. 1. 아, 지친다 2.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3.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4.머뭇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5. 한 걸음 쉬었다 가자.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딸의 추천사. 엄마와 딸의 콘셉트를 가진 책이라서 딸이 추천사를 썼나본데 오히려 그게 딸에게 엄마가 조언해준다는 콘셉트를 잘 살려낸 것 같아서 처음 읽을 때부터 집중도가 확확 올라갔다.  

 

이 책의 저자 유인경은 딸이 tv 속 연예인이 했던 말에는 끄덕거리며 조언을 받아 들여도 자신이 하는 말은 잘 안 듣는 것 같다고 그렇게 토로하지만 모든 딸들은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귀로는 들어도 마음으로 듣지는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나도 엄마가 나를 위해서 해주는 조언들이 다 맞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내 마음까지 전달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분명 엄마의 조언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도 이렇게 이 책을 읽으면서 위안과 공감을 얻는 건지도.

일하는 여성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꼽으면, '외로움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이었다. 홀로 파리에서 지내는 딸이 새벽에 외롭다고 전화가 오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딸에게 위로해주는 이야기였는데 여기서 그녀가 하는 말. "외롭다고 술을 마시거나, 남들에게 위로해달라며 의지하기 시작하면 그냥 미숙아로 나이 들어버린단다.", "퇴근 후에도 집에 들어가기 싫어 어떻게 해서든 약속을 만들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물론 인간 관계가 풍성해지는 것은 좋고 시시껄렁한 수다에서도 배울 것이 많지만, 그저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딸아, 외로움 속에서 다른 사람이 아닌 네 자신을 만나고 발견하는 시간을 많이 갖길 바란다.", "너도 언젠가 나이 들었을 때, 남편과 자식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이것저것 요구할 때 파리에서 보낸 그 외로운 밤들을 그리워할 거다. 고통이건 외로움이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 책을 읽으면서 50대 엄마의 입장도 조금은 생각해볼 수 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항상 엄마는 내게 어른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못하던 일들을 선뜻 해주었기 때문에 엄마에게도 오늘은 새로운 날이고, 익숙지 않다는 걸 몰랐다. 저자는 딸에게 "앞으로 난 더 늙어갈 테고, 넌 결혼해서 아이도 낳겠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난 처음 손자를 키워보니까 실수를 할 텐데 그때 제발 이 엄마를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할머니로 사는 건 처음이라 그런 거니 말이다."라고 말을 하는데, 이게 쿵하고 가슴을 쳤다. 엄마도 나를 키우면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건 처음이었을 텐데 나는 모질게 엄마를 비난만 했던 것 같아서. 앞으로 내가 생각하는 엄마의 기준보다 엄마가 못하더라도 한숨보단 이해하고 웃어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할 것 같다.    

 

그 밖에 여기서 배운 건, 양성평등 사회라 해도 아직은 남성의 룰대로 회사가 정해져 있다는 것. 그 게임의 법칙을 알아야 여성들이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는 것. 하루에 3시간의 중요성(여기서도 '1만 시간의 법칙'이!), 누구나 먼저 다가가기 힘들다는 것, 일부러 인맥을 만들지 말라는 것, 손을 들 땐 번쩍 들 수 있는 용기, 오리지널이 되어야 하며, 아름다움을 꾸준히 가꿔야 한다는 것, 불행의 아이콘이라 봐도 무방한 오프라 윈프리를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을 가질 것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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