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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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북앤기자단 리뷰어로 받은 2번째 책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알고 보니 저자는 아침 방송에서 봤었던 경향신문 기자 유인경이었다. 평소 저자가 말하던 것을 지켜봐와서 그런지 내용을 읽을 때 똑부러지던 그녀를 떠올리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을 받았을 때 사실 일적으로 굉장히 고민하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어쩜 이렇게 타이밍도 좋은지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라니. 책을 받자마자 정말 웃었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1년 조금 지나고 일을 고민하는 나에게 조금만 더 생각해보라고 건네진 책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금은 해본다.

 

이 책의 부제는 '30년 직장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그리고 그녀의 딸은 이제 20대 후반의 나이를 지녀 직장을 다니기도 했고, 지금은 파리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한 회사에서 30년 넘게 버틴 엄마의 진심 어린 조언이 담겨 있다. 프롤로그와 추천사, 그리고 총 5장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다. 신기하게도 각 장의 월요일, 화요일 이렇게 요일로 나뉘어 있고,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이 자주 내뱉을 말이 제목으로 채워져 있었다. 1. 아, 지친다 2.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3.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4.머뭇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5. 한 걸음 쉬었다 가자.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딸의 추천사. 엄마와 딸의 콘셉트를 가진 책이라서 딸이 추천사를 썼나본데 오히려 그게 딸에게 엄마가 조언해준다는 콘셉트를 잘 살려낸 것 같아서 처음 읽을 때부터 집중도가 확확 올라갔다.  

 

이 책의 저자 유인경은 딸이 tv 속 연예인이 했던 말에는 끄덕거리며 조언을 받아 들여도 자신이 하는 말은 잘 안 듣는 것 같다고 그렇게 토로하지만 모든 딸들은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귀로는 들어도 마음으로 듣지는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나도 엄마가 나를 위해서 해주는 조언들이 다 맞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내 마음까지 전달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분명 엄마의 조언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도 이렇게 이 책을 읽으면서 위안과 공감을 얻는 건지도.

일하는 여성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꼽으면, '외로움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이었다. 홀로 파리에서 지내는 딸이 새벽에 외롭다고 전화가 오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딸에게 위로해주는 이야기였는데 여기서 그녀가 하는 말. "외롭다고 술을 마시거나, 남들에게 위로해달라며 의지하기 시작하면 그냥 미숙아로 나이 들어버린단다.", "퇴근 후에도 집에 들어가기 싫어 어떻게 해서든 약속을 만들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물론 인간 관계가 풍성해지는 것은 좋고 시시껄렁한 수다에서도 배울 것이 많지만, 그저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딸아, 외로움 속에서 다른 사람이 아닌 네 자신을 만나고 발견하는 시간을 많이 갖길 바란다.", "너도 언젠가 나이 들었을 때, 남편과 자식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이것저것 요구할 때 파리에서 보낸 그 외로운 밤들을 그리워할 거다. 고통이건 외로움이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 책을 읽으면서 50대 엄마의 입장도 조금은 생각해볼 수 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항상 엄마는 내게 어른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못하던 일들을 선뜻 해주었기 때문에 엄마에게도 오늘은 새로운 날이고, 익숙지 않다는 걸 몰랐다. 저자는 딸에게 "앞으로 난 더 늙어갈 테고, 넌 결혼해서 아이도 낳겠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난 처음 손자를 키워보니까 실수를 할 텐데 그때 제발 이 엄마를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할머니로 사는 건 처음이라 그런 거니 말이다."라고 말을 하는데, 이게 쿵하고 가슴을 쳤다. 엄마도 나를 키우면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건 처음이었을 텐데 나는 모질게 엄마를 비난만 했던 것 같아서. 앞으로 내가 생각하는 엄마의 기준보다 엄마가 못하더라도 한숨보단 이해하고 웃어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할 것 같다.    

 

그 밖에 여기서 배운 건, 양성평등 사회라 해도 아직은 남성의 룰대로 회사가 정해져 있다는 것. 그 게임의 법칙을 알아야 여성들이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는 것. 하루에 3시간의 중요성(여기서도 '1만 시간의 법칙'이!), 누구나 먼저 다가가기 힘들다는 것, 일부러 인맥을 만들지 말라는 것, 손을 들 땐 번쩍 들 수 있는 용기, 오리지널이 되어야 하며, 아름다움을 꾸준히 가꿔야 한다는 것, 불행의 아이콘이라 봐도 무방한 오프라 윈프리를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을 가질 것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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