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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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06800471

 

인터파크 북앤기자단 리뷰어로 받은 3번째 도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 '한여름의 방정식'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이름만 들어도 책에 관심이 마구 폭발하는 나에겐 특히나 고마운 신간이었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출간하는 '재인' 출판사에서 펴낸 책이라니. 받자마자 어찌나 신났던지! 책을 읽으면서도 여름 풍경(푸른 바다, 셔츠를 적실 정도의 땀, 뜨거운 햇볕 등)에 대한 묘사가 많았는데  표지는 제목에 '한여름'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 때문인지, 파란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시원한 표지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 나왔다는 건 온라인 서점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는데, 정작 한여름의 방정식에 대한 얘기는 전혀 보질 못했었다. 알고 보니 <용의자 X의 헌신>에 등장했던 물리학자 유가와를 전면에 내세운 소설이었다. 한 시골 마을에서 열리는 해저 자원 개발과 환경 보호로 입장이 엇갈리는 회의에 교수로 참석하게 된 유가와. 그는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소년을 통해 낡은 여관에 묵게 되고, 그 여관에서 일어난 전직 형사의 사고사로 위장된 타살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전직 형사의 죽음이 어떻게 일어난 것인가, 범인은 누구인가에 맞춰지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차 예상하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들이 하나씩 생겨난다. 그리고 그 과거들이 하나하나 짜임새있게 맞아들어가면서 놀라움을 자아낸다(히가시노 게이고의 존경심이 일 정도로!).

 

사실 리뷰를 올리는 날은 정해져 있는데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 두께가 550p가 넘을 만큼 분량이 많아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굉장히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내용이 정말 재밌어서 그 많은 페이지를 읽는 데 꾸역꾸역 읽어낸다는 느낌보다 '그래서 결말이 뭔데'라는 즐기는 마음으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분량이 많은 만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단순히 시골 마을에서의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니라 도쿄 경시청에 근무하는 형사들이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 파헤치는 것도, 빠른 전개도 좋고, 여관집의 조카로 등장하는 삐딱한 소년과 유가와의 의외의 조합도 매력 있다. 소년의 성장이 키워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라 하면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군더더기 없는 문장(지나치게 수사적인 느낌이 없어서 좋다!)과 반전. 이번 소설에서도 반전이 있었다. 중후반부터 용의자가 좁혀지는 바람에 아무래도 수상해보이는 인물이 있어 '당연히 범인은 그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야 히가시노 게이고가 인물 하나하나를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냥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까지 그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마지막에 반전은. 정말! 언제나 그랬듯 단순히 범인 찾기만이 아니라 범죄를 일으키는 방식과 어째서 범죄를 저지르는가에 대한 결말이 오랜 여운을 남겨 좋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었을 때 나는 이 페이지를 읽기 위해 그 많은 페이지를 읽어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읽다보니 아무래도 히가시노 게이고 본인의 다른 작품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하나는 <용의자 X의 헌신>. 사랑하는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범죄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었다는 점과 유가와가 등장했다는 점이 그랬고, 또 하나는 <호숫가 살인 사건>. 미성년이 사건에 개입하고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리고 사건의 방향성 때문에 그리 느껴졌다. 어쨌든 이번 '한여름의 방정식'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의 대가의 명성을 높이는 데 한몫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문장은 548p.

"어떤 문제라도 반드시 해답은 있어." 유가와는 교헤이를 똑바로 봤다.

"하지만 해답을 바로 찾아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 인생도 그래. 금세 답을 찾지 못하는 문제가 앞으로도 많이 생겨날 거야. 그때마다 고민한다는 건 의미 있고 가치도 있는 일이지. 하지만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어. 해답을 찾아내려면 너 자신이 성숙해져야 해. 그래서 인간은 배우고 노력하고 자신을 연마해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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