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저기까지만, - 혼자 여행하기 누군가와 여행하기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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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http://blog.naver.com/yyn0521/220094955043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에 이은, 또 다른 에세이 <잠깐 저기까지만>과 <내 누나>가 이봄에서 나왔다. 마스다 미리 공감단 3기를 했었는데 이번에도 이어서 또 하게 되어 <잠깐 저기까지만>을 전달받기로 하고, 받고서 읽기 시작했다. 표지부터 여성의 취향을 자극하는 부드럽고, 산뜻한 노란색 표지다. 역시 '마스다 미리'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 책은 마스다 미리의 여행 에세이다. 가까운 일본의 도시들을 여행하기도 하고, 영어 하나 할 줄 모르면서 핀란드로 떠났던 그때의 기록들이 담겨 있다. 여행은 혼자이기도 하고 때로는 어머니와,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들과 함께다. 여행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낭만적이거나 극적인 느낌을 주는 문장들이 별로 없어서 오히려 편안하게 읽기에 좋다. 수수하다라고 하면 딱인 느낌. 여행이라 하면 어쩐지 해외의 먼 곳을 떠나야만 될 것 같았는데, 근교에 알차게 여행을 하고 온 그녀를 보니 지금 당장이라도 가까운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혼자 여행은 해본 적이 없지만, 혼자 하는 여행도 괜히 하고 싶어지고,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오로지 내 감정에만 충실해서.

 

처음 이 책을 받을 즈음엔 친구와 일본 여행을 다니고 온 뒤였다. 그래서 읽으면서 그때의 생각이 많이 났다. 마스다 미리의 여행에선 그 여행지의 음식에 대한 묘사와 그걸 음미하는 마스다 미리의 감정이 꽤 구체적이었다. 나도 여행을 다니면서 일본에 왔으니 일본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둬야겠다며 평소보다 더 많이 먹으려고 했던 게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반갑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읽는 동안엔, 핀란드 여행기가 제일 흥미로웠다. 평소 여행가고 싶은 나라엔 없는 나라였는데, 카모메 식당의 배경이라든가, 천이 아름다웠다든가 하는 소소한 얘기들을 읽고 나니 왠지 궁금해졌다.

 

이번 마스다 미리의 신간 <잠깐 저기까지만>에서 좋았던 건, 그녀의 여행 사진. 글이 아니라 실물로 직접 보고 나니 여행지가 더욱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마스다 미리가 격하게 칭찬했던 시나몬 롤이 저거였구나 싶고. 휴가 갔다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다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 일단은 이 책으로 마음 좀 다스리고.
p.37
항상 좋아하는 그림이 일관된 것은 프로로서 옳은 일이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취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그림일지라도 그 그림이 가진 나름의 훌륭함을 인정할 줄 아는, 그런 마음이 필요하다. 이것은 어떤 일에서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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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 - 현직 선배들의 진짜 노하우 먹고살기 시리즈
텍스트 라디오 지음, 김은성 엮음 / 바른번역(왓북)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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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20066429486

 

글을 잘 쓰진 못해도, 앞으로 잘 쓰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글로써 無에서 有를 창조해낸다는 것에 평소 글쓰는 사람들을 동경했다. 그래서 예전에 글쓰기 카페에 가입해두고 힐끔 둘러보며 글쓰는 정보를 얻고 있던 차에, 서평이벤트를 진행한다는 쪽지를 받았다. 작가까지는 생각하진 못해도 '칼럼니스트', '자유기고가'와 같은 직업군에도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라는 책을 보자마자 바로 신청해서 책을 받았다.  
 
'칼럼니스트'는 팝칼럼니스트 김태훈, 연애칼럼니스트 곽정은과 같은 인물들을 통해 흔하게 접하게 되었고, 최근 들어 더욱 대중들의 눈길을 끄는 직업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세하게 그 직업에 대해서 말하는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이 책에선 어떻게 해야 칼럼니스트로 데뷔할 수 있는 건지, 그 직업군은 어떻게 활동하고, 기고를 하는지 궁금했던 부분들을 한 권에 모아 말끔히 해결해주고 있다. 
이 책은 1, 2부로 나뉘어 있고, 1부 안에는 3장으로 또 다시 갈라진다. 1부는 칼럼니스트에 대한 정보를, 2부에서는 현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1부 1장은 칼럼니스트, 그들은 누구인가 2장 칼럼니스트로 입문하고 활동하는 이야기 3장은 칼럼니스트로 생활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제목이 적혀 있다.
칼럼니스트의 정의, 칼럼니스트들의 시간관리, 콘텐츠 차별화 방법, 매체별 칼럼쓰는 노하우(월간지, 주간지, 계간지... 등), 원고료, 칼럼니스트로서의 브랜드 등 두루뭉술한 정보 말고 실제적으로 데뷔 후 활동하기까지 필요한 정보만을 담았다.
 
칼럼니스트는 대체 어떻게 될 수 있는 건가 싶었는데 블로그를 통해서 기회를 얻거나, 단행본을 냈던 저자로 출발하다가 원고 의뢰를 받기도 하고, 매체 기자로 활동을 하다가 데뷔를 하는 경우 등 데뷔 방식은 다양했다. 그리고 칼럼니스트의 분야 역시  tv, 푸드, 북, 여행, 야구, 건축, 영화, 클래식 등등 생각보다 많았다. 나중에 혹시나 글을 쓴다면 아무래도 북칼럼니스트가 아닐까 싶어서 금정연이라는 분의 인터뷰를 좀 더 자세히 읽기도 했다(하지만 글을 읽을수록 대단하셔서 감탄만).
각 칼럼니스트들의 인터뷰를 보며 단순히 그들의 분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만이 아니라 그 분야에서 칼럼니스트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노력을 갈고 닦는지 들으니, 새삼 쉬운 게 없구나란 생각을 했다. 그저 글쓰면서 자유시간 갖고 여유롭게 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읽으면서 반가웠던 부분은 함께 책 작업을 했었던 채지형 작가님의 인터뷰! 같이 일했던 곳을 벗어나 새로운 책으로 작가님을 만나게 되니 괜히 더 친근한 느낌. 작가님의 인터뷰(p.215) 중 기억에 남는 건 아래.
 
원한다면 지금, 당장, 무조건 썼으면 좋겠어요. 하루에 30분씩이라도 꾸준히 쓰세요. 그렇게 하다 보면 책을 낼 수 있는 자료가 모이거든요. 불안감은 뭔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거잖아요? 늘 글을 쓰고 있되, 기회가 오면 꽉 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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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 재수 없고 짜증 나는 12가지 진상형 인간 대응법
산드라 뤼프케스 & 모니카 비트블룸 외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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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20061702955

 

내 주변, 그리고 친구들 주변엔 왜 이렇게 하나같이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지. 안 그래도 답답한 마음 어디다 풀 수 없었을 때, 동양북스에서 '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라는 제목의 책의 리뷰 제안을 받았다. 아마존 심리 베스트셀러에서 1위를 했다는데 이상한 사람들의 심리 유형을 딱딱하게 풀어내지 않은 것 같아(제목과, 표지를 봐도!) 응한 뒤 읽기 시작했다. 기대했던 것처럼 어렵지 않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심리학 책인데도 융이니, 프로이트니 하는 얘기도 안 나오고 정말 실제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면 되는지 가까운 사람이 조언해주는 느낌의 책이다.

 

책은 남의 업적을 가로채는 사람, 뭐든지 아는 체하는 사람, 치근덕거리는 사람.. 등 12명의 이상한 사람들(언뜻 보기에는 멀쩡한!)을 제시하고, 그 사람들은 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지 두루 풀어놓았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의 유형을 읽었는데, 내가 혼자서 생각하고 있던 그 사람의 심리와 맞아떨어져 '아, 역시'하면서 읽었다. 읽기 전에는 그 사람이 정말 싫었는데, 어쩐지 그 사람은 그때 그 행동을 이런 심리로 했었겠구나 싶어서 약간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그냥 넘어가는 것 같은데, 그렇게 나쁜 사람도 아닌데 왜 유독 나한테만 그게 크게 다가왔었는지 돌아보면서, 진짜 이상한 사람은 내가 아니었는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정말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이상한 건지, 그들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지 객관적인 테스트를 해볼 수 있도록 자가진단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목차 부분. 단순하게 나열하지 않고, 열차에 비유해 1~14호선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담았는데 사소한 곳에서 신경쓴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왔던 문장은, p.136의 것. 특히 2번째 문장이 좋다. 알고 있었는데 잊고 있었던 것 같아서.

"본래의 자기 모습보다 더 잘나보이고 싶은 욕망에서 거짓말이 시작되므로 피해자인 사람이 자책할 필요가 없다. 사람으로 얻은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아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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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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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20048364010

 

나의 완소 작가 중 하나인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라는 이름만 들어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터라 마침 생일이었을 때 '받고 싶은 책 없냐'고 하기에 곧바로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받은 지는 꽤 되었는데 밀렸던 앞 책부터 읽고 좀 더 여유로운 기분에 읽고 싶어서 아끼다가 이제서야 다 읽었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이라는 감성적인 제목도 마음에 들고, 표지도 역시나 맘에 들고, 내가 좋아하는 양장본이라 엄청 기대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대를 너무 했던 탓이었는지 아쉬웠다. 167p밖에 안 되는 이 짧은 분량을 굳이 굳이 책으로 묶어 냈어야 하는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삼십대 중후반을 달리던 마스다 미리가 느꼈던 연애 감정들과 미처 행하지 못했던 청춘시절의 연애 로망이 담겨 있다. 마스다 미리만의 특유의 감정포착을 보고 싶었는데, 사실 읽으면서 '겨우 이 정도뿐이야?'라는 생각을 했다. 남학생의 교복을 빌려 입기, 패스트푸드점에서 데이트하기, 하굣길에 선 채로 계속 대화하기 등등. 사소하고 너무나 사소한 이야기들이고, 읽으면서 '마스다 미리는 어떤 학생이었길래 이런 걸 아직도 로망으로 간직하고 있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해지면 성 빼고 이름을 부르는 일본인데, 학교를 다니는 동안 남학생에게 이름 불릴 일조차 없었다니. 인기가 없었다고 마스다 미리 본인이 고백하고 있지만 이건 보통여자의 경우보다 심하지 않나?ㅠㅠㅠ 마스다 미리=여자공감. 이라는 공식이 있는데 이번 편은 공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소장할 만큼 인상적인 글이 없었다. 그나마 그림이 조금 재미를 살려주지 않았나 싶다. 수짱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난 후, 그녀의 이름을 달고 여러 출판사를 통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끊임없이 그녀의 책이 나오는데 점점 무서운 심경이다. 처음에 받았던 그녀의 매력을 점점 못 느낄까봐. 인기를 타고 너무 급하게 나와서 자꾸 완성도 없이 나오는 기분... 200p도 안 되고, 혹은 겨우 넘고 그래도 책인데 읽을 게 없어서.. 책 값은 책 값대로 드는데, 자꾸 만족보다 실망을 하는 것 같아 이제 하나하나 읽으면서 긴장될 정도. 아직 갖고 있으나 읽지 못한 다음 책 '밤하늘 아래'는 괜찮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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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붉게 피던 집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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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20031594701

 

지난 번에는 손선영의 <이웃집 두 남자가 수상하다>라는 추리소설을 읽었는데, 이번엔 송시우의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을 읽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도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그만큼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아직까지는 일본 미스터리를 더 좋아해서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엔 재미있을까 싶긴 했다. (표지는 완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긴 했는데!)
 
이 책은 잘나가는 대중문화평론가이자 강사인 현수빈이 유년기행이라는 이름으로, 1984년 자신이 어렸을 적 살던 라일락 하우스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칼럼을 쓰는 것으로 시작된다. 라일락 하우스는 다가구 주택으로, 지금은 상상할 수 없던 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던 곳인데, 그 칼럼을 하나씩 써내는 동안 퇴직한 경찰의 연락을 받게 된다. 단순히 연탄 중독 사고로 사망한 줄 알았던 옆방 오빠의 죽음이 타살이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점점 한 지붕 아래 행복하게 기억되어 왔던 라일락 하우스의 어두웠던 진실을 파헤치게 된다.
 
읽으면서 이 책의 매력은 아무래도 배경인 1984년이 아닐까 싶다. 그 당시는 내가 태어나기 전이었지만, 칼럼 속에 등장하는 고무다라이, 고양이 장난감 만드는 부업, 병을 모아 과자로 바꿔먹는 것, 까만 연탄 등은 지극히 한국스러운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의 미스터리였다면 절대 흉내낼 수 없는 한국형 미스터리만의 매력을 고스란히 안는다. 그리고 단순히 그 옛날의 것들을 끄집어 내 향수만 자극하는 게 아니라, 시대의 상처까지 보여준다. 
 
1980년대는 지금으로 치면 1가구만 살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공간에서 14명이라는 사람이 부대끼며 살고, 조금이라도 나은 살림살이를 해보겠다며 곗돈을 겨우 모으고, 목숨을 걸면서 난방을 한다 싶을 정도로 연탄 가스 중독사는 비일비재했고, 법조계의 사람이라면 벌벌 떨었고, 아동범죄를 목격했음에도 나서서 대처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주인공이 천천히 과거에 다가갈수록 사람들이 숨긴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이기심들이 하나씩 드러날 때 놀라움과 안타까움은 두루 말할 수 없다. 작가 송시우는 데뷔작이 <일본 미스터리 매거진>에 실렸다고도 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그랬을지 알 것 같았다. 일본 소설에서 볼 수 있던 적절한 긴장감과 사회 비판이 이 글에서 느껴지기 때문. 이 책은 1980년대의 향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싶다. 훌륭한 한국형 미스터리의 탄생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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