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남자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12
스와 데쓰시 지음, 양윤옥 옮김 / 들녘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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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럽다. 그래, 나는 당황스러웠다.

'헉'하는 기분이 들었고, 갑자기 어정쩡한 얼굴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내게는 아직 어려운 문학적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번 읽어서는 당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멍하게 읽기에만 바빠져 버렸던 것 같다.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헤메기만 하다가 책이 끝나 버렸다.

이렇게 글이 난감하기는 중학교시절 이후로 처음인 듯하다. 중학교 1학년 때 뭣모르고 읽었던 [설국]에서 맛본 참패의 쓴기분을 다시 느꼈다. 나의 무식함과 문학적 이해불능이란 상황에 온몸이 긴장 상태가 되어 버렸다. [설국]을 읽고 문학을 이해 못하는 나의 뇌와 감성에 당혹스러움을 느꼈고, 부끄러움으로 남아 버렸었다. 설국은 내게 발목을 잡는 책이 되었고, 그 공포감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이 공포감은 오래도록 내 발목을 잡아 순수문학이 아닌 장르문학에 빠지게한 계기이기도 하다.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한지 이제 겨우 1년이 조금 지났으며, 읽은 책도 일백여권 안쪽이다. 그러면서도 순수문학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내게는 <안드로메다 남자>가 버겁게만 느껴졌다. 어쨌던 이책은 내가 해독하기 힘들었다는 이야기다.

 

작가의 숙부가 전하는 <퐁파!><타퐁튜><체리파하> 등등이 전하는 의미를 찾기에만 급급해져 버렸다. 하지만, 안드로메다 남자에게는 그 뜻이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였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기계에서 찍어낸 공산품처럼 똑같은 모습, 규율과 규칙에 얽매여 있는 모습을 비꼬아 보고, 일탈을 꿈꾼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과 다른 언어를 구사하고 주위를 당혹스럽게하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함과 위태로움, 초조한 감정을 느꼈다. 숙모(도모코)의 죽음이 안드로메다의 가속을 부추기고, 은둔하다 심지어 사라져 버리게 만든다. 숙모(도모코)가 살아 있을 때는 이상한 언어를 사용해도 불안함보다는 해학적이고 행복해 보이기까지 하다고 생각했다. 사랑스러운 느낌이고 밝은 느낌이였다.

'숙부는 정신병이였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고, 새로운 언어의 구축인가 하기엔 불안정하고 초조해 보인다. 어려운 책이다. 내용은 사실 아주 단순하다. 그 단순함을 풀어내는 언어가 어렵고 복잡할뿐. 세번쯤 읽으면 [안드로메다의 남자]처럼 나도 안드로메다를 꿈꾸게 될까?  

결국은 사회속에 고립된 외로운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될지도 모르고 당신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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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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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이야기가 실화라고 해서 처음에는 호기심반, 궁금증반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장소가 가지는 영향력 또한 무시 할수 없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다보니 도서관이라는 배경에 크게 끌리게 된것이 사실이고, 어떤 실화기에 전세계가 감동한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해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사랑스러운 고양이였고, 명석한 고양이였고, 장난꾸러기지만 절대 미워 할수 없는 도서관 고양이 듀이였습니다.

 

미국의 소도시 스펜서의 공공도서관에서 일어난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이 듀이와의 인연과 애정, 듀이의 특별함에 대해 온마음을 다해 소재하고 회상하고 있었습니다. 추운겨울 도서관 책반납함에서 발견된 새끼고양이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듀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듀이와 도서관을 지키고, 듀이와 희망을 전해 주었습니다. 소도시 전체가 듀이의 사랑스러움에 듀이의 친근함에 잠시나마 마음의 짐을 잊고 웃을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며, 따뜻한 마음과 미소를 찾게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작은 소도시의 도서관에서 점차 듀이의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듀이를 보며 즐거워하고, 감동하며, 희망을 엿보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듀이의 의미는 위안이였고, 휴식처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누구도 듀이에게 특별한 것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듀이 그자체로 희망을 찾고, 사랑을 느끼고, 위안을 삼을 뿐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도서관 고양이 듀이]라고 해서 듀이의 모험담이나, 활약상, 감동스토리를 기대를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듀이는 여느 고양이와 많이 다르진 않았습니다. 듀이는 조금더 영특함을 지녔고, 상처받은 마음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었고, 따스함으로 치료해 주는 점이 달랐습니다. 다른부분은 '역시 고양이다.' 하는 느낌이여서 더 사랑스러웠던거 같습니다. 또, 듀이를 발견하고 도서관에서 살게 해주고, 늘 보살펴주던 도서관장 비치의 굴곡 많은 삶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의아해지기도 했지만, 비키와 듀이의 삶의 여정은 따로 분리 될수 없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19년간 듀이와 비키는 가족이였으며, 사랑이였고, 서로의 희망이였습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굽히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듀이와 비키의 이야기가 희망과 웃음을 잃지 말라고 제게 말하는 듯했습니다.

비키 마이런은 자신이 듀이를 지키고 안아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듀이가 자신을 지키고 안아 주었다는 말에 공강하며 그 작은 몸을 온전히 내어주는 듀이의 체온을 느끼며, 사랑을 보는 시간이였습니다. 울지 않겠다 다짐하면서 읽었지만 듀이의 마지막 숨결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버렸습니다. 듀이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 믿던 비키 마이런의 바램이 이루어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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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김안나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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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스피드 시대에 역행하는 듯한 느리고, 애틋함이 묻어나는 소설이다.

우리에게 우편물이 귀찮은 쓰레기가 된건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그 옛날 내게 온 우편물이나 편지 하나 하나가 소중했던 시절을 기억하고 돌아보게 되었다. 친구에게 받은 편지가 그리워지며, 친구에게 한줄이라도 편지를 보내고 싶어 지게 만들는 사랑스러운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이였다.

 

어릴적 [키다리 아저씨]의 편지글 형식 소설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소녀적 감각(감상)으로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로맨스(?) 였지만, 편지글이란 지루함에 허우적거린 이후 편지글 형식 소설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되어었다. 그래서, 솔직히 이책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을 받고 무척 당황스럽고 걱정이 앞섰다. 분량도 상당히 많은 편(P490)이라 중도에 포기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두려움을 가중 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내 예상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다 읽은 뒤의 이 감탄과 감동이란.... 사랑스러움 그 이상이다.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건지섬의 주민들과 작가인 줄리엣의 편지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전쟁의 상처를 사랑으로 승화 시킨듯 예쁘고, 따뜻함을 지니고 있었다. 건지섬의 <감자껍질파이 클럽>이란 문학회는 통금시간을 어긴 -돼지바베큐 때문에- 주민 중 엘리자베스가 독일군에게 거짓말로 둘러 됨으로써 시작되게 된다. 이 문학회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이 줄리엣에게 편지로 전해지게 되고, 급기야 줄리엣은 건지섬으로 향한다. 엘리자베스와 관련된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나 역시 건지섬의 아픔에 동화되어 가고 그녀의 용감함에 찬사를 보내게 되었다. 엘리자베스는 전장의 진정한 영웅이라 생각되었다. 아름다운 건지섬이 전쟁으로 황폐해져 갔고 사람들도 메말라갔지만, 주민들은 문학회 모임으로 힘을 얻고, 활기를 찾고, 소통하고 있었다. 전쟁속 대치상황 속에서도 사랑을 피어나고, 우정은 더욱 단단해졌다. 전쟁도 막지 못한 사랑과 우정이 가슴 따뜻하게 전해졌다.

 

<감자껍질파이 클럽> 문학회 일원들이 전하는 문학적 견해와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내게 문학의 눈을 넓히는 계기가 될듯하다.

[지금 내가 할 일은 키트를 불러서 저녁을 함께 먹고 오늘밤은 여기서 함께 지내는 것이다. 그래야 줄리엣과 도시가 '숲 속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겠지 - 미스터 다시와 엘리자베스 베넷처럼 말이다.] 이 구절만 보더라도 <오만과 편견>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편지형식의 1인칭 시점이 주는 주관적관점이 안겨주는 스릴이 있었다. 굳이 감추지 않아도 알수 없는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른 편지가 기다려지고, 편지에서 사랑을 찾고, 우정을 만나고, 배려를 느낄수 있었던 좋은 글이였다. 전쟁의 아픔을 이렇듯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그려내다니 놀랍다는 말 그 이상이 필요할까. 절대 후회없는 책이 될것이다.

건지섬의 은빛바위들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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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사람이다
오영진 지음 / 브리즈(토네이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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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가득 담긴 자그마한 발에서 나는 2년전 출산을 하고 처음 아이를 안았을 때를 떠올렸다. 뱃속 아이의 태동을 느끼면서 출산후 이 아이를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신뢰를 심어 줄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모진 산고 끝에 안아든 아이의 작은 손가락이 내 손가락 하나를 움켜 쥐는 순간 나는 진통 내내 참아 내었던 눈물을 터트리고야 말았었다. 내 손가락을 온 힘을 다해 움켜 쥐던 아이의 믿음에 형용할수 없는 감정과 사랑이 쏟아지는 기분을 느꼈었다. 내 뱃속에서 시작된 순간부터 아이와 나의 사랑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남자와 여자의 사랑,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등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 사랑은 보이든 보이지 않든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하니까 사람이다> 여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 사랑이 누구와의 관계에서든 존재 할수 밖에 없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유쾌하나 사람과 사랑, 삶의 고뇌가 느껴지는 사람과 사랑, 가을처럼 외로운 사람과 사랑,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람과 사랑이 나를 울리고 웃게 만들기도 했으며, 인생의 교훈도 배우는 시간이 되게 했다.

 

한번쯤 들어 봤던 이야기 같기도 했던 이야기는 사람사는 세상살이가 거기서 거기구나 하고 생각되었으며, 진실된 사람들이 사는 냄새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나, 80년대 학생운동에 대해서 아는게 없는 세대다 보니 그 시대의 이야기는 그다지 공감이 되진 않기도 했다. 다만 고뇌와 투쟁 속에서도 사람과 사랑은 존재하고 있었다. 의경과 운동권 학생의 인연에서 느낀 것은 안타까움과 희망이였다. 시간에 따라 두사람의 상반된 입장 앞에 시대의 아픔을 느낄수 있었고, 서로의 입장을 되돌아 보는 그들이 희망적 이였다.  

 

정열적인 사랑만이 아닌 진짜 사람사이의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만남이였다. 매일 만나기에 잊었던 사랑도 찾게 되었고, 애써 부인했던 과거의 사랑도 인정하였으며, 매일 말없이 잡아주는 두 손에 사랑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늘 울고 보채기만 하는 아들 녀석의 투정이 갈구하는 사랑진행형임을 새삼 깨달는 시간이였다. 연인의 사랑이 식었더라도 부부사이의 사랑은 늘 건재하고, 내 사랑 역시 보답없이 나누고 있음을 기억 할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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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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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인가 북카페에서 로맨스소설을 추천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댓글을 달면서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추천해 주었으며,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지정해 주기까지 해서 어떤 내용인지 많이 궁금해 졌었습니다. 그 무엇보다 카페 회원분들이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추천하는 이유가 인상직이였습니다. 가장 현실적이고 공감되는 소설이라는 것이였습니다. 사실 기존의 로맨스소설들이 비현실적이긴 했습니다. 재벌가의 반항적인 아들이거나, 재벌가의 두 남녀의 사랑같은 이야기들이 대부분이고, 이 이야기들이 재미는 있을지언정 공감대 형성에는 단 일퍼센트의 가능성도 없다는 것입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라디오 방송작가 공진솔과 라디오 방송국 피디 이건의 만남은 일상속의 사내커플들의 사랑이야기처럼 흔하고도 흔한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내가 했던 사랑같기도 했습니다. 30대의 두 남녀가 한번쯤 사랑도 해보고, 이별도 겪어 보았음직한 이시대의 진정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 되어졌습니다.

소소한 일상들에서 느껴지는 진솔과 이건피디의 사랑하기는 너무 느려 답답하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했습니다. 나를 보는 듯한 진솔의 머뭇거림과 소심함에 답답해지기도 했지만, 현실 속의 나 역시 소심한 사람일 뿐이라 상처받기 두려워하는 진솔의 마음에 공감했습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의 매력은 진짜 우리 이야기란 저모가 진솔의 미세한 심리적 변화를 잘 표현해 냄에 있다고 보입니다. 공감대형성 이야말로 절대적 힘으로 다가옵니다.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담아 내었고, 사랑을 두려워 하던 여자가 다시 사랑을 사작해 가는 여성의 작은 심리를 섬세히 묘사해 내었습니다. 시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진솔과 이건의 대화는 삶의 원숙함을 표현한 듯 편안하고 아름다운 느낌입니다. 로맨스소설은 이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은 에피소드로 책속의 연인들이 진짜 연인처럼 사랑하듯이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진솔의 입장에서만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도 새로웠으며, 차분하면서 더욱 명쾌한 기분입니다. 남자의 입장과 여자의 입장을 대조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진솔의 입장과 갈등, 세세한 마음의 변화만을 보여 줍니다. 오히려 이건이 조연같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추천해주신 분들이 하나 같이 이건피디가 정말 멋지다며 이상형이라고 했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서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강렬함도 격렬함도 없지만, [사랑 때문에 상처 받고 싶어하지 않던 진솔이 사랑 때문에 상처 받아도 좋아.]라고 변해가는 모습이, 자신을 강하게 다져가는 모습이 제게 가장 와닿는 부분이였습니다. 저는 천천히 끊어 오래 오래 따뜻한 사랑이 좋습니다.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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