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경찰서장이 된 아키모리에게는 대학생 시절 치욕을 안겨준 동료경찰 키리가야 키요타카가 눈엣가시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만나야하는 키리가야를 못본 척 하며 지내던 어느 날, 유령 이치오카 미나토의 도움으로 범인을 검거한 후 미나토의 소원 '대물에게 엉망진창으로 당하고 싶어'를 이루어주고 성불시키기 위해 대물 키리가야를 유혹해야 하는 위기에 처하는데...사소한 오해 조금, 유령의 협력 조금으로 엇나갈뻔한 두 사람이 8년이 시간을 초월하여 다시 이루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일본 비엘 삽화 소설은 꽤 오랜만에 읽어 보았는데, 번역도 깔끔하고 내용도 지금까지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무난하면서도 삽질도 크게 방해되지 않고 오해도 질질 끌지 않는.점이.좋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엔 미나토의 공이 컸어요. 비록 대물과 하드한 응응 노래를 부르는 변태 유령이지만, 저런 저속한 소원도 당당하게 말하는 솔직한 유령이다보니 새침부끄한 아키모리와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몰라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의외로 성실한 남자 키리가야(진짜 성실남은 정액을 젤 대신 쓰지도 않겠지만요. 키리가야는 나름 아랫도리도 휘두르며 살았는데 이래도 괜찮은가! 안전한 성생활 합시다...)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삽화도 좋고 내용도 전개도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이지만 한가지.아쉬운 점이 있다면 변태 유령 미나토의 변태력이 정상수준(?) 이었다는 것일까요. 얘는 한이 맺혀서 그런지 횟수에는 집착하는데 변태력은 그닥이었어요. 도구플이 끝이라니...그나마 도구플은 삽화도 없어!!!(내 안의 변태 그만 튀어 나와!) 삽화가 예쁘면 뭐하나요. 수위가 건전한데요...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