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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모래신부 (외전 포함) (총3권/완결)
Magoing / 시계토끼 / 2019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픈 어머니의 약값을 벌기 위해 상단의 약사로 여행길에 오른 아버지. 아버지를 따라 같이 상단의 여행에 동참했던 에스더는 사납기로 유명한, 사막의 케무트 족이 세운 가르얌의 왕족 카르첸이 이끄는 도적떼의 습격에 의해 노예로 전락하고 맙니다. 노예가 된 날부터 카르첸에 의해 무자비한 취급을 당한 에스더는 아버지를 다시 만나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만으로 삶을 이어가고, 어째서인지 카르첸은 에스더를 다시 찾고 또 찾는데...
약자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이 약자를 함부로 다루어도 된다는 것은 아닐텐데, 어려서부터 배운 것이 그런 모양새라서 약한 에스더를 마음에 들어 하면서도 막대하다가 결국 제 무덤 제가 판, 후회 못하는 후회남(후회를 해야 하는데 끝까지 후회를 못 해요!), 인생 쓰레기!, 피폐 장인! 카르첸과 하필 걸려도 쓰레기에게 걸려서 안 해도 되는 고생 다 하고 결국 남은 것은 쓰레기밖에 없는(이 부분이 진정한 피폐함) 에스더의 이야기 입니다. 이 부분 스포 처리 할까 말까 했는데, 이 책 처음 읽던 당시의 저는 '그래도 얘가 언젠가는 후회를 할 거야...'하면서 읽었기 때문에 결국 후회하지 않는다는 부분은 큰 스포가 될 것 같았어요. 카르첸은, 후회라는 단어를 모릅니다! IF외전에서는 좀 깨달았을지도?하는 기미를 살짝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할지도?이고, 모릅니다...후회. 심지어 IF외전에서 딸도 알아챘던 에스더의 취향이나 상태를 끝까지 카르첸 혼자 몰라요. 애 낳아 키울때까지도 배우자의 취향을 모를 정도로 꿋꿋하게 에스더를 사랑해도 에스더에 대하여 알려고는 하지 않는 이기적인 남자... 그런 카르첸이다 보니 에스더에게 행하는 많은 것들이 본인은 애정인데 받는 에스더에게는 폭력이었고 공포였기에(심지어 카르첸의 미소도!) 두 사람의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결국 평행선을 달리게 되어버렸어요. 그 과정에 개선의 여지도 몇 있었지만(IF외전에서 하나 나옵니다.) 에스더를 살피지 않았던 카르첸은 알아채지 못하고, 그걸 놓치고서 아쉬워하지도 않았어요. 일관된 놈이죠.
강간범에게 끝까지 마음을 줄 수 없었던 에스더와(사실 사랑하는 사람을 보살피지 않았다는 점이 더 마이너스 포인트였지만) 에스더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에스더를 돌아볼 생각은 하지 못하는 카르첸이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 피폐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르첸과 에스더 보다는 카르첸의 누이 헤모르의 이야기가 더 인상깊었어요. 에스더는 의사 딸이고 선한 사람인데다 부모님을 눈 앞에서 잃지 않았기에 로맨스로 끝났고, 헤모르는 해선 안 될 일을 죄다 해서(카르첸의 열화 버전) 주인공으로도 남지 못했네요. 그런 점이 취향이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