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지 이펙트 - 페이스 투 페이스-접속하지 말고 접촉하라
수전 핀커 지음, 우진하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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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지 이펙트~

마을 효과라니 무슨 책이길래 이런 제목인가 싶었다 

"접속하지 말고 접촉하라" 라는 표지에 인쇄된 문구가 이 책의 주요 내용을 말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책을 어느 정도 읽고 나서야 알았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 제목에서 말하는 빌리지는 단순한 행정상의 동네나 마을의 의미가 아니다

사회적인 접촉의 의미를 지닌 자신만의 그리고 우리들만의 마을을 의미 한다고 생각된다

처음에 소개되었던 유방암 환자인 실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언젠가 친구가 말했던 "동성친구의 중요성"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결혼과 함께 동성 친구와의 관계도 어느 정도 소원해진다

남편과 아이가 생기고 자신이 책임 저야 할 또 다른 부양가족이 생겼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친구보다 더 중요한 가족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가족도 중요하지만 친구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는 거 같다

예전에도 어느 책에서 늙어서 함께 할 친구가 있다면 삶의 질이 휠씬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는 장수의 비밀을 이야기하면서 사회적 유대감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책의 내용에서 등장하는 장수 나라라고 알려진 일본의 실체는 경악을 금치 못 했다

고독사한 사람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거나 그리고 연금을 받기 위한 유가족들의 시신 유기까지 참으로 참담한 기분마저 들었던 이야기다

 

사회적 유대감이라고 해서 꼭 친밀한 관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생의 어려운 부분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이 예를 들어준다

친구의 친구라거나 아들 친구의 엄마나 그저 친한 이웃인 그들의 보살핌과 작은 도움들도 살아가고 있고 위험의 순간에서 벗어난 많은 사람들이 존재했다

 

작은 시골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나 역시도 동네 사람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다

가끔 누군가 우리 집에 와서 동네의 다른 사람의 이름을 대며 집이 어딘지 아느냐고 물어올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질문에 단 한 번도 제대로 대답을 한 적이 없는 거 같다

99.9% 내 대답은 "모르겠다"이다

 

나 역시도 이런저런 일도 인터넷을 하고 있지만 직접 사람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업무 외에는 거의 없다
어딜 가나 사무적으로 대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쉽게 생각한다

"이 사람과 친구를 할 것도 아니고 그저 각자의 업무가 끝나면 그만인 관계니까~~" 더 이상의 관계를 만드는 일은 어지간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이유,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과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100세 이상의 장수와 건강을 누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왜 사회적 동물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빌리지는 아마 "자기 스스로 만든 마을+ 지인들로 인해 만들어진 심리적 울타리"라는 생각이 든다

울타리가 있으면 일단 사람이건 동물이건 안심을 한다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하고 사소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그 누군가들로 인해 존중과 사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어떤 약보다 더 좋은 효과를 지닌 거 같다

행복에 대해 읽었던 책 중에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라는 부분이 생각난다

별것 아닌 거처럼 보이는 일상이 인간으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살아가는데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인 거 같다

 

[이 글은 21세기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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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해변
크로켓 존슨 글.그림,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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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 꼬마 둘이 모래사장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마 이 꼬마들이 있는 모래사장이 책의 제목이자 주요 배경 장소인 마법의 해변일 거 같다

책을 받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예전에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이나 동그라미가 자신의 한 조각을 찾아다니던 '나의 한쪽은 어디인가?" 라는 작품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해변에서 놀고 있던 소년과 소녀는 해변의 모래사장에 그림을 그리며 논다

문득 배가 고파진 꼬마들은 이야기를 하다가 해변에 "잼"이라는 글자를 써본다

파도가 지나가고 글자는 사라진다

그런데 파도에 지워진 글자가 있던 자리에 뭔가가 보인다

의아해하며 확인하니 잼이 가득 들어있는 은접시가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확인하니 정말 맛있는 잼이었다

소년이 조금은 의아해하면서 배가 고프기도 해서 이번에는 "빵"이라고 해변에 글자를 쓴다

다시 한번 파도가 지나가고 이번에는 신선한 빵이 가득한 금접시가 놓여있다

그제야 의아해하던 소년과 소녀는 자신들이 있는 곳이 마법의 해변임을 알게 된다

 

빵과 잼은 있으니 이제는 우유에 그늘을 만들 파라솔, 디저트로 먹을 사탕까지 모두 해변에 글자를 써서 얻어낸다

바닷소리가 들리는 고둥을 찾고 싶다는 앤의 말에 벤이 왕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이 부분에서 솔직히 의아했다

잼부터 빵에 파라솔, 사탕까지 다 받아놓고 어쩌면 보잘 것 없는 고둥을 받기 위해 왕에게 물어보라니~~

 

그렇게 두 꼬마는 없던 왕을 마법의 해변으로 불러낸다

왕을 불러내 단지 자신들이 받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할 생각이었던 두 꼬마는 왕이 원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들어준다

단지 해변에 글자를 쓰는 것뿐이라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로 왕이 원하는 농장이며 숲이며 왕궁과 도시까지 만들어내 준다

 

하지만 자신의 왕국을 다 만들어내자 왕은 자신의 왕국을 차지하기 위해 두 꼬마를 해변에 버려두고 떠나려 한다

뛰어서 왕을 따라가던 꼬마들은 지쳐 다시 해변으로 돌아가 조랑말을 적어보기로 했다

그러다 왕이 두고 간 고둥을 귀에 댄다

바닷소리를 듣기 위해 마법의 해변에서 얻어낸 그 고둥으로 왕에게 주었지만 자신 왕궁으로 가기 바빴던 왕이 두고 간 것이다

 

파도소리가 들리는 고둥을 귀에 대지도 않았는데 파도소리가 들려서 두 꼬마는 놀란다

밀물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꼬마들이 만들어낸 것들이 하나 둘 바닷물에 잠겨간다

왕이 원했던 농장이며 숲, 성, 도시들이 물에 잠겨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여전히 자신들의 이야기 속에서 왕좌를 향해 달려가고 있을 왕을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마법의 해변에서 만들어낸 모든 것들이 밀물 안에 잠기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이루어 줄 것 같았던 마법의 해변이 자신이 만들어 낸 모든 것들을 거둬간 셈이다

단 하나 바닷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고둥 하나를 빼고 말이다 

처음에는 언어가 지닌 힘을 이렇게 표현한 이야기인가 했는데 왕의 등장부터 욕심 그리고 파멸까지 덧없는 욕심을 지닌 어른들의 모습을 모습을 보는 거 같았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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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입맛 요즘 반찬 - 스타일 쿠킹클래스 101recipe의
문인영 지음 / 비타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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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게 된 이유를 굳이 따진다면 그냥 여름이라는 계절이기 때문도 괘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특별히 다이어트를 한다거나 하는 이유가 없는데도 하루에 한 끼도 먹지 않고 지나가난 날이 괘 된다

어느 날은 냉커피만 들이키다 또 어느 날은 과일만 먹다고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특히 주말에는 그나마도 귀찮아져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물만 마시고 하루 종일 누워있기도 한다

 

배가 고프가 못해 아프면 그제야 뭔가를 넣어야 한다는 생각에 냉장고를 열지만 딱히 먹을만한 것이 없다

그렇다고 평소에 입맛이 까다롭다거나 미식가이거나 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냥 괜찮은 밥반찬 한두 가지만 있어도 밥 한 그릇은 비워내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데 가득 찬 냉장고를 아무리 둘려봐도 딱히 먹을 만한 것이 없어 냉장고 문을 연채로 한참을 들여다보다 결국 꺼내는 것은 물이나 맥주 캔 하나가 전부이다

 

그런 즈음에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저 밥 한 공기 먹을 수 있는 반찬 한두 가지가 필요했을 뿐이다

일단 첫 페이지에 화려한 나물 요리들이 입맛을 돋우는 거 같다

참기름과 소금을 넣고 무치는 것만 생각했던 시금치나물을 두부와 함께 무치는 시금치 두부 무침은 한 가지로 나물과 단백질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으니 더욱 좋은 거 같다

시금치나물에 두부구이를 자주 해서 먹었는데 이렇게 먹으면 색다를 것 같다

 

양배추 부추나물은 고추장을 넣어 밥을 비벼먹으면 맛있을 거 같다

집안 텃밭에 부추가 많기는 하지만 부추김치를 담가도 몇 번 먹지 않고 그냥 버리기 일쑤이고 양배추도 사서 쪄 먹거나 떡볶이나 라면볶이에 넣어 먹는 정도로만 먹었는데 괜찮은 방법이다

평소에 좋아하지만 전골 정도 외에는 알지 못 했던 느타리버섯을 이용한 요리도 괘 맛있어 보인다

 

책에 있는 요리들을 쭉 흩어보면 그리 어렵거나 시간이 걸리는 요리는 별로 없는 거 같다

그냥 평소에 먹던 요리에 재료를 한두 가지 더 추가한다거나 조금 색다른 방법으로 요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별미 반찬과 세계 일품요리 부분은 생각지도 못한 요리들이 가득하다

반찬들도 좋지만 그 자체만으로 한 끼 식사가 돌 거 같은 요리들도 있고 특히 다양한 샐러드들이 있어서 여름 텃밭에 있는 여러 가지 채소들로 맛있는 한 끼를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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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한글 맞춤법 2 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한글 맞춤법 2
김남미 지음 / 나무의철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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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글쓰기를 할 때 굳이 맞춤법 검사를 하지 않았었다

자랑까지는 아니지만 맞춤법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학창시절 친구들의 편지나 리포터를 마지막 점검해주는 역할도 많이 했을 정도로 괘 괜찮은 실력이었다

국어 성적은 항상 상위권이라 스스로도 괜찮다는 생각+자만에 젖어 있었던 거 같다

 

그런데 글쓰기를 자주 하다 보니 오타는 그렇다 치더라도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가끔씩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지금 막 쓴 "헷갈리는" 이런 말이 맞춤법에 맞는 건가?? 싶어 한참을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맞춤법에 신경을 쓰다 보면 글의 흐름이 끊겨서 또 한참을 멍하니 보내게 되는 것도 이제는 일상다반사이다

물른 요즘은 글을 다 쓴 후에는 꼭 맞춤법 검사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누구라도 한 번은 봐야 하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컴퓨터가 다 해주는데 무슨 맞춤법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스스로 알고 쓰는 거와 그저 기계에 의존해서 사용하는 것은 좀 다른 거 같다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티브이 프로그램 중에 "우리말 맞추기"  (맞나??) 이 있었다

평소에 퀴즈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 것도 있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한 적도 몇 번이나 있었다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내가 배울 때와는 많이 달라서 황당해 한 적도 적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건지 솔직히 뻑하면 바뀌는 한글 개정판을 보면서 어이가 없기도 헸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었다

포기하자~~

어차피 몇 년 지나면 또 바뀔 텐데~

아마 모르기는 해도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예를 들어 나오는 "짜장면"과 "자장면"만 봐도 그렇다

중국집 메뉴판에 다 "짜장면"이라고 되어있지만 표준어가 "자장면"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둘 다 사용한다고 한다

솔직히 좀 어이가 없다

어차피 외래어니까 "짜장면"도 함께 사용하기도 2011년부터 시행했다고 한다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 국어의 기본적인 법칙에 대한 이야기도 예전에 본 적이 있는 거 같은데도 낯설다

사용할 때마다 늘 '헷갈리는" 이 "헷갈리다."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특히 눈에 띈다 

나도 이 단어를 쓸 때마다 머뭇거리며 확인을 하는 편인데 이 책의 마지막 장에 있는 한글 파괴편은 정말이지 쇼크였다

"골이따분" 이나 '핵갈리는'등은 뜨아~했다

나도 가끔 조카가 보내는 문자를 보면서 아연실색 할 때가 있기는 하지만 책을 보면서 한글이 이렇게 엉망으로 엉망으로 만드는 것이  심하구나 싶었다

 

나름 맞춤법에 자신이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과연 국어에 대해 어디가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실력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하게 알았다

처음에는 그저 교양 수준으로 읽어볼 생각이었는데 읽다 보니 국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 했던 것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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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갈 용기 - 자유롭고 행복해질 용기를 부르는 아들러의 생로병사 심리학
기시미 이치로 지음, 노만수 옮김 / 에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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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용을 읽기도 전에 제목만으로도 정신이 멍해지는 거 같았다

이 책이 몇 달 전까지 베스트셀러 1위였던 "미움받을 용기"와 같은 저자의 시리즈라는 것을 알기도 전이었다

베스트셀러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타입은 아니지만 괘 많이 눈에 띄길래 궁금해서 미움받을 용기를 읽었었다

아주 큰 감명을 받는다거나 그런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의 전환이라는 것을 할 수 있어 괘 괜찮았었다

 

하지만 이 "늙어갈 용기"라는 책은 제목만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책에서 저자 역시 죽음을 눈앞에 둔 큰 수술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마도 최근 두 달간의 친지들의 죽음을 본 후라 더욱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난 6월 메르스로 온 나라가 시끄럽던 시기에 어머니를 모시고 두 번 대학병원에 병문안을 갔었다

어머니의 막내 남동생 즉 나의 막내 외삼촌이 갑자기 쓰러지신 후 계속 중환자실에 계시다며 메르스 때문에 아무도 문병을 오지 않아서 평소 외삼촌과 사이가 좋으셨던 어머니께 와달라고 사촌이 전화를 한 것이다

 

메르스로 인해 한산한 병원~

평소 외가와 왕래가 거의 없는 나는 20여 년 만의 만남이었다

가족행사에는 주로 언니나 동생이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왔기 때문에 그다지 인연도, 정도 없었다

20여 년 만에 만나는 외삼촌은 겨우 의식만 있으실 뿐 몸은 말 그대로 꼬챙이처럼 말라있었다

그래도 어머니를 알아보시는지 눈에 눈물이 흘려 내리셨다

 

다음에 또 오겠다고 했지만 결국 2주 뒤 위급하다는 연락이 왔고 급하게 기차를 타고 병원으로 갔다

들어가 보라는 말에 나는 들어가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나마 외삼의 임종을 지킬 수 있었다

병원에 입원하신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고 했다

하얀 시트가 덮인 외삼촌을 눕힌 침대가 영안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올해 나이 60~ 딱 60이었다

 

그 자리에 온 친척 중에 내가 아는 사랑이라고는 이종사촌 남동생뿐이라 인사를 하고 한동안은 만날 일이 없어야지 하면서 헤어졌었다

하지만 그리고 한 달이 조금 지난 8월 초 요양원에 계시던 큰 이모부께서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왔다

외가 식구들은 모두 한 도시에 모여살고 있어 우리 집만 따로 떨어져 있었다

한 달 간격으로 장례를 두 번이나 치르고 나니 드는 생각이 어느 쪽이 더 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외삼촌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갑자기 쓰러지신 후 겨우 한 달 만에 돌아가셨고 이모부께서는 나이도 많으셨고 노화와 치매로 인해 요양원에 계신지 몇 년이 지나 돌아가신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외삼촌 쪽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외삼촌은 자신인 채로 돌아가셨지만 이모부께서는 말 그대로 몸도 못 움직이고 자신이 누군지도 므른 채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늙어갈 용기는 없는 거 같다

요절까지는 아니지만 늙어서까지 살고 싶지는 않았다   

책 속 저자는 자신이 심근 경색으로 쓰러졌던 때를 자주 이야기한다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순간에 느꼈을 저자의 생각들을 읽으며 문득 가치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평소에 나는 세상 어떤 일에도 (특히 죽음 앞에서도) 당당함보다는 담담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짙다

회의주의자~

예전에는 모든 일에 당당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당당 보다는 담담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었다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생각해보니 당당에는 전투적 자세가 필요하지만 담담은 모든 것을 초월해야 하는 것이다

 

물른 다른 길도 있다

담담하기 위한 다른 길은 포기다!!

나는 담담해지기 위해 초월을 꿈꿨지만 결국 내가 걷고 있는 길은 포기인지도 모르겠다

타인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 기대가 없으면 실망할 일도 없을 테니~

나는 세상 어떤 것에도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포기의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시 한번 타자와 자신을 구분하는 일에 중요성을 강조하는 거 같다

죽음은 인간으로 태어난 아니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 지닌 숙명이다

솔직히 나에게는 죽음보다는 늙어간다는 것이 더 두렵다

생로병사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다만 그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그 받아들임을 어떤 형태로 표현하는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은 죽음을 먼저 생각하기 전에 삶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늘 잊고 사는 거 같다

결과적으로 저자가 말하는 늙어갈 용기는 살아갈 용기라는 거 같았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 책은 결국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잘 늙어서 잘 죽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주변과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이 책으로 선물 받은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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