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한방 산약초 백과 (나를 위한 약초 공부 - 목본 산약초 100가지) 손바닥 약용식물 도감 2
장기성 지음 / 이비락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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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밭은 민가로 부터 괘 떨어진 없는 밭들만 있는 곳의 시골 한구석 그것도 그 길의 끝에 있다.

밭 뒤에는 바로 야산이 있어 밭작물들은 항상 그 야산에 사는 고라니, 토끼, 멧돼지뿐만 아니라 새들까지는 매해하는 일이지만 동물들과의 전쟁이 따로 없다.

물른 항상 농약도 치고 동물들에 대한 방책을 탄탄하게 하는 이웃 농가들과 달리 농약조차 치지 않은 우리밭의 농산물들은 주변 동물들의 승리로 끝나지만 말이다.

밭 뒤의 야산에 도라지도 키우고 더덕도 조금씩 키우고 있다보니 그 야산은 자주 올라가신다.

알고 있는 약초나 산나물도 채취해서 오시지만 가끔 특이한 식물을 보시면 사진을 찍어오시기도 하셔서 내게 물어오신다.

아무리 인터넷이 있다고 해도 식물학과 전공자도 아닌 내가 그 식물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보통 비슷한 종류의 식물을 검색하다 보면 운 좋게 그 식물의 이름을 알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하지만 딱 그 정도였다.

사실 약초라고 하면 뭔가 특별한 약효과가 있는 신비로운 낯선 식물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들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밭이나 밭 주변에, 마당의 텃밭에, 가끔 가는 산책로 길 옆에 흔히 있는 감나무, 살구나무, 석류나무, 버들나무, 아까시 나무 등등 그 흔한 나무들이 모두가 악초 나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낯선 이름들도 가득했지만 정작 나무들의 모습을 보면 시골에서 자라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내게는 결코 낯설지 않은, 지금은 쉽게 볼 수 없지만 그 시절엔 산에 들에, 길가에서 너무나 흔하게 봤던 그 나무들이 다 나름의 약효가 있는 약초였다는 사실에 살짝 놀랍기도 했다.

매년 노랗고 향기로운 모과를 주는 모과나무는 그저 목에 좋은 차를 만드는 과일을 주는 나무가 아닌 마비의 치료제로도 쓰였으며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으며 뿌리는 뿌리대로, 가지와 잎도 구토나 설사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밭에 있는 모과나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최근에 많이 눈에 띄는 조팝나무도 인후통이나 설사 등에 효과가 있는 약초 중 하나라고 하니 정말이지 지금까지 그저 꽃구경용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나무들이 거의 모두 나름의 약효를 지닌 약초였던 셈이다.

학창 시절 쉬는 시간이며 늘 근사한 그늘을 선물해 주었던 등나무를 다시 이 책에서 만났다.

그저 당연하게 봤던 그 연보라색의 등나무 꽃은 약술로 만들기도 하며 변비나 근육통에 효과가 있으며 뿌리 또한 근골 통증이 나 이뇨, 부스럼에 약효가 든다니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봄과 초여름 사이 예전처럼 많이는 아니지만 동네를 다니면 연하게 아까시 꽃향기가 난다.

동네 뒤의 작은 산에 유난히 많았던 아까시 그 시절엔 아카시아 나무라고 불렸던 그 달콤하고 은은한 향기가 매력적인 아까시 나무도 꿀만 주는 것이 아니라 신장의 열을 내리며 붓기를 가라앉히며 기침이나 피부질환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고 꽃에 가려져 한 번도 유심히 본 적이 없던 잎 또한 어린잎은 나물이나 샐러드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에 생각나 그립기도 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

밭 뒤가 야산이라 가끔 밭에 가신 부모님은 지금은 귀한 진짜 산에서 자란 야생 산딸기를 따오시기도 하신다.

올해도 늦은 봄에 딴 산딸기를 얼려서 냉동 산딸기로 보관 중이다.

산딸기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이 책에 있는 산딸 나무라는 낯선 이름의 나무도 발견했다.

역시나 어디선가 본 듯한 이 나무의 사진을 보면서 낯선 것은 이름뿐이지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약초 나무들은 시골에 살았던, 그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그저 어디선가 많이 본 나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말했던 나무들도 그렇지만 칡 나무나 탱자나무, 특히 무화과나무나 감나무, 수국, 모란 등등 그저 마당에 있던 그 많은 나무들이 꽃나무나 과일나무가 아닌 하나하나가 다 저마다 효능을 지난 약초였다는 사실이 아직도 조금은 의아하다

그동안 그때그때 신선하게 잘 익은 과실이나 따서 먹고, 예쁘게 핀 꽃이나 당연하게 봤던 그 아이들에 이런 효능을 가진 약초였는데 그 긴 시간을 보면서도 그 아이들의 진정한 능력을 알아주지 못한 것이 문득 사람과도 비슷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제 이 책이 있으니 부모님께서 앞으로 찍어오시는 어떤 나무도 풀도 예전보다는 쉽게 이름을 찾을 수 있을 거 같다.

몸이 아프기 전에 마당이며 밭에 지천으로 널렸던 약초들을 잘 활용할 수 있었다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지금까지 지나쳤던 그 많은 식물들의 진정한 능력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잎은 나물도, 꽃은 술이나 차로, 먹는 부분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줄기나 뿌리 부분까지 효소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각각의 약초에 맞게 사용할 수 있을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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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부르는 작은 습관 - 평생을 바꿔놓을 돈 공부, 5년 후 부자가 될 나에게
공형조 지음 / 레몬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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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해보면 지금보다 더 절실하게 '돈을 버는 것'을 공부한 적이 있었던가 싶었다.

예전에 베스트셀러 하면 유명 작가가 새로 낸 소설이나 인문학 서적 같은 책들이 상위 순위를 차지했는데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베스트셀러의 제목에 '돈' 이 당연하게 들어가 있다.

서명에 대놓고 '돈' 이 들어간 책을 읽는 것은 예전에는 조금은 창피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공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을 넘어 생존을 위한 공부 그 자체가 된 거 같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책도 공부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해버린 요즘 경제나 사회 상황에 대한 공부 해야 하기에 더욱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거 같다.

'돈을 부르는 작은 습관'

사실 이런 주제와 비슷한 책을 이미 몇 권이나 읽었지만 지금 이 책을 다시 읽는 것은 해이해진 자신을 다시 한번 다독이고 지금의 경제적 불안을 더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었다.

돈을 부르는 작은 습관은 다시 말하자면 부자들이 하는 습관 즉 부자가 되는 방법 같은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항상 메모를 한다거나 긍정적인 사고와 언어생활을 하고 작은 부분부터 절약하는 등등 사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부자들만 아는 부자들의 습관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대한 것들을 알 수 있어서 배우고 싶은 습관에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소비에 관한 부분들에서 그저 일상생활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소비 행동에서의 문제점을 체크하고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투자 부분 특히 주식 투자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이 책에서 생각지도 못했기에 더욱 유용하게 와닿았던 거 같다.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는 것이 부자가 아닌 돈의 가치를 알고 돈을 적재적소에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 또한 덤으로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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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의 세계 - 전문가가 알려주는 평생 사기방지비법
사기방지연구회 지음 / 박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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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이 두 글자만 봐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바로 사기 피해자들이다.

나 역시도 지인 중에 사기 피해자가 있었기에 이제는 사기가 그저 뉴스나 티브이 시사 프로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의 지인은 이 책에서 등장하는 돈을 빌려주면 그 돈으로 활용해 은행보다 높은 이자는 준다는 일종의 폰지사기에 당해 가족들과 살고 있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그 돈을 전부 사기꾼에게 건네주었다.

매달 가만히 앉아서 높은 이자를 받으니 더 욕심이 났고 그 결과 더 큰돈을 투자하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물른 가장 나쁜 사람은 사기를 친 범죄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이 지적했듯이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피해자가 속은 것이 잘못이라는 시선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도 그랬다.

왜 멍청하게 그런 말도 안 되는 남의 말을 믿을 수 있고, 그런 큰돈을 아무런 의심도 하지않고 계약서나 차용증 등의 종이 한 장 없이 타인에게 건네줄 수 있는지 사실 아직까지도 나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나의 지인은 그렇게 했고 결국 자신의 늙은 부모님에게 찾아가 울며불며 손을 내밀어 그 일을 해결했다고 한다.

이것을 해결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살인은 형법상 가장 죄형이 높은 범죄임에 틀림이 없지만 '사기' 는 어쩌면 살인보다 더 무서운 범죄라는 저자들의 글에 공감이 갔다.

보통 한 사람의 목숨을 뺏는 살인에 비해 사기는 그 피해자가 그 가족들을 비롯한 소속된 공동체 전체를 다 망가트린다.

가해자의 프로파일링보다 피해자의 프로파일링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사회가 그리고 기술이 발전해 나감에 따라 발맞춰 나날이 진화하고 발전하는 사기 범죄에 대한 저자들의 이야기처럼 미리 국가가 관공서 등에서 조금이나마 예방책을 알려줬더라면 나의 지인도 지금도 어디선가 엄연히 피해지인 자신을 탓하고 있을 그 많은 사기 피해자들이 사기에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아쉬움이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까움으로 남았다.

독감이나 감기 예방주사는 꼬박꼬박 접종을 공지하면서 이 병들보다 더 무섭고 해로운 사기는 왜 이렇게 방치만 하고 있는 것인지 관공서나 도서관 등에서 하는 겉만 번지르르한 문화강좌를 할 것이 아니라 이런 교육부터 먼저 하는 것이 정말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또한 사기 행위에 대한 형편없이 낮은 처벌 기준 또한 사기 범죄를 방치하는 행위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기는 끊임없이 상대를 괴롭히는 악질적인 범죄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날이 늘어가는 사기 범죄를 다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그저 사기를 당한 개인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그 사회가 얼마나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무법 사회인지 말해주는 대표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이 책을 통해 지금도 끊임없이 누군가를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빠트릴 수 있는 각종 사기들에 알 수 있었고 그 사기들에 당하지 않을 최소한의 방어책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예시를 읽을 때마다 그런 사기에 당해 소중한 자산을 비롯한 가족과 친구, 스스로까지 잃어버린 피해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사기들 외에도 지금도 사기 수법은 변해가고 있을 것이다.

영국처럼 그나마 최소한의 체계적인 사기 방지 정책이 없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각자가 알아서 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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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낳은 칠궁의 후궁들 - 왕이 사랑했지만 결코 왕비가 될 수 없었던 여인들
홍미숙 지음 / 글로세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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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들 중에 아버지가 왕위 재위 중이고 어머니가 왕비일 때 태어난 외아들은 숙종뿐이었다고 한다.

숙종의 시대, 조선시대의 어느 왕들보다 왕권이 강했던 것은 아버지에게 어머니 명성왕후 외엔 후궁이 하나도 없었고 그에게는 누나들뿐이었기 때문이었기에 숙종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라이벌 같은 건 없는 명실공히 왕재 그 자체였다.

이런 아버지가 괘나 답답해 보였는지 기센 어머니를 꼭 빼닮은 숙종은 자의반 타의 반으로 여러 명의 여인들과의 정사로 영국의 튜더왕조의 헨리 8세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거 같다.

이 책에 실린 후궁들 중 두 명이나 숙종의 후궁이었고, 엘리자베스 1세의 어머니인 앤 볼린의 조선 버전 장희빈과 영조의 어머니인 무수리 출신의 숙빈 최씨 자식이 둘이나 왕위에 올랐으니 각각 어머니가 다른 자식 셋을 왕위에 올린 헨리 8세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장희빈은 실록에도 미인이라고 기록될 정도의 미인으로 부모가 안 계시긴 했지만 생활이 궁핍해 궁녀가 된 여인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장희빈이 가난했다고 하니 의아했다.

가난한 것이 아닌게 아니라 그녀는 지금으로 치면 재벌집의 초미인 아가씨가 숙종의 타깃으로 정권을 쟁취하기 위해 투입한 당시 비주류였던 남인 세력과 장희빈의 친정인 역관 출신의 재벌인 그녀의 숙부와 숙종의 할머니가 계획적으로 투입한 무기였다.

기 센 며느리인 숙종의 어머니 명성황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할머니의 처소에 있으면서 숙종이 문안을 올 때마다 같이 차를 마시는 자리까지 하면서 숙종을 유혹했다고 하니 나중에 그녀가 왕비가 되고 아들이 왕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니 가장 성공적인 미인계의 표본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최후의 승자는 장희빈이 아닌 장희빈에게 핍박받던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 씨이지만, 숙빈 최 씨 또한 그저 그런 무수리가 아닌 장희빈에게 질린 숙종에게 의도적으로 접근시킨 인현왕후의 가문 즉 당시 집권층 서인 가문의 무기였다고 하니 그녀의 스파이로서의 행동능력은 미인계 스파이의 대명사 마타 하리를 능가하는 실력자임에 틀림이 없는 셈이다.

아들 영조와 증손자 정조 그리고 정조의 아들인 순조까지 자신의 핏줄이 3대나 조선의 왕이 되었고 특히 영조와 정조는 그 능력 면에서도 탁월한 성군이었으며 이 책의 배경 장소인 칠궁을 처음 만든 이도 영조였으니 칠궁에 모인 그 어떤 후궁들도 그녀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칠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었다.

조선의 왕과 왕비를 모시는 종묘라는 것만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후궁이든 왕비든 어쨌거나 왕의 여인들이고 왕가의 사람들이니 위치를 조금 달라도 종묘에 모셔진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왕을 낳은 후궁들은 그 많은 조선시대 왕의 후궁들 중에 겨우 4명뿐이라는 것도 의외였다.

숙종의 아버지 현종을 제외하면 거의 2-3명의 후궁은 기본적으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사후든 어쨌든 왕의 어머니가 된 그녀들은 후손을 잘 둔 덕에 사후에 따로 사당에도 모셔졌으며 묘 또한 책에 등장한 여러 사진과 설명글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왕후의 묘로 승격되었으니 그 또한 행운일 것이다.

선조의 후궁이었던 공빈 김씨와 인빈 김씨의 묘한 인연은 참으로 죽어서도 악연은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숙종과 희빈장씨의 인연은 몇 백 년을 긴 시간을 지나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여 다시 만나게 되는 그들의 인연은 도대체 얼마나 질긴 인연이길래 하는 결국 숙종의 다른 부인들은 그녀와 숙종의 인연의 일부분이었을까 하는 느낌

도 들었다.

영조에게 사도세자 외에 장남이 있었다는 것, 정조가 자신의 큰아버지인 진종의 양자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진종의 어머니 정빈 이씨에 대한 것을 알지 못했었다.

사도세자의 어머니이자 정조의 친할머니인 영빈 이씨의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뭐 이런 어머니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그녀도 후손을 잘 둔 덕분에 자신이 영조와 함께 죽인 아들 사도세자가 한참 후의 후손인 고종에 의해 왕으로 추존되어 자신의 시어머니와 함께 칠궁에 모셔졌다고 한다.

순헌황귀비 엄씨는 사실 명성왕후의 궁인들 중에 승은을 입어 후궁이 된 여인이 있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녀가 명성왕후에 의해 10년이나 내쳐졌다는 것도, 명성왕후 사후에 다시 궁으로 돌아와 왕비 대행을 했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조선의 왕은 고종의 아들 순종으로 막을 내렸다고 알고 있기에 영친왕의 어머니인 엄씨가 칠궁에 모셔졌다고 하니 의아했지만 이승만의 방해로 아들을 만나지 못한 그녀의 한이 그나마 이것으로 조금은 풀렸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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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재생 이야기
김정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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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표지를 보고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이 다리가 뭐길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지 조금의 의아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이 표지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가끔 차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길가에 오래된 관공서의 건물이 버려져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생각해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건물들에 비교하면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건물임에도 지금은 사용하지 않은 채로 버려져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건물들이 많은 거 같다.

특히 유난히 낡고 오래된 것을 부수고 새것으로 바꾸는 것을 좋아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국민성이랄까~

이 책에 등장한 오래되고 낙후된 건물들의 다양한 재활용의 사례들을 보면서 이것이 그들과 대한민국의 차이점이라는 것일까 하는 회의감도 들었다.

대한민국 서울의 강남과 강복의 땅값이나 집값이 차이가 크다는 것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런던도 그럴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서울과는 반대로 템스강을 중심으로 북쪽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련된 문화의 도시 런던의 모습 그 자체이지만 남쪽은 버려진 공장지대 건물과 낡은 공공 주택 등 같은 런던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낙후되고 피페한 모습의 런던이 최근까지도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최근까지도 이 런던의 남북을 잇는 다리가 하나뿐이었다는 것도, 잘 살며 문화적 혜택을 다 누리고 사는 북부 지역 사람들이 굳이 가난한 남부지역과 연결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늘 자신들의 높은 사회문화적 수준을 자랑하던 영국의 수도 런던도 부자들의 이런 이기적인 지역감정 주의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흔히 말하는 특권층의 이런 폐쇄적인 모습은 동서고금의 공통적인 모습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표지에서 이미 만난 다리는 이런 두 개의 런던을 하나로 잇는 역할을 하고, 다리 건너로 보이는 영국의 상징과도 같은 세인트 폴 대성당과 템스강 남쪽에 버려져 있던 낡은 화학 발전소를 리모델링한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연결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끊겨 있던 런던의 남북을 이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하니 진정한 의미에서의 '다리' 인 셈이다.

런던 시민들은 물른 관광객들의 휴식처이자 아지트가 된 사우스뱅크, 미술관에 기본적인 개념을 확대시키고 낡은 화학 발전소를 부수지 않고 활용한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버려졌던 낡은 폐허 같은 건물의 기존 모습을 제대로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근사한 휴식처까지 마련한 셈이다.

런던 시청이 없었다는 것도 의외였지만 런던 시청을 대한민국의 많은 관공서들처럼 국민의 혈세를 마구잡이로 뿌려서 겉만 번지르르하게 지은 것이 아니라 자연보호며 환경까지 생각해서 지었다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한때 산업혁명을 시작하며 세계에서 최초로 공장을 지으며 산업화 시대를 열었던 런던의 상징과도 같았던 강변의 화물창고는 이제는 근사한 문화생활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고, 한때 잘못된 방향으로 지어 런던 시내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던 파터노스터 광장 또한 정당한 경쟁을 통한 디자인을 선택되어 원래의 흉물스러운 모습을 버리고 런던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으로 거듭난 모습은 근사하기 그지없었다..

낡고 칙칙했던 재래시장을 문화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의 하나로 만들어냈고, 한때 런던의 슬럼가를 만들었던 런던 브릿지 역도 사람들이 마음 편히 다닐 수 있는 근사한 거리로 변신시켰다.

유로스타의 종착역은 아니지만 킹스 크로스역은 원래의 고전적인 모습을 잘 살려 유로스타가 시작되고 끝나는 역과 하나의 문화권으로 만들어 그 이름을 더욱 빛내고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한 재생에 성공한 런던의 명소들을 살펴보면 원래 건물을 무리하게 없애지 않고 그 건물들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그 역사적 가치를 그대로 살리면서 그곳을 지나가거나 살아갈 런던 시민들의 휴식을 가장 큰 기본으로 삼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한 장소들은 일단 모두 차량이 통제되고 시민들과 런던을 찾아온 관광객들의 이동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재생에 성공한 런던의 명소들은 그 자체만으로가 아닌 주변의 건물들, 주변을 거니는 많은 사람들의 작은 편의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설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른 이 책에서도 실패한 사례를 알 수 있듯이 모두 한 번에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 실린 사진들 속에 런던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새롭게 태어난 런던에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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