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의 세계 - 전문가가 알려주는 평생 사기방지비법
사기방지연구회 지음 / 박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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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이 두 글자만 봐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바로 사기 피해자들이다.

나 역시도 지인 중에 사기 피해자가 있었기에 이제는 사기가 그저 뉴스나 티브이 시사 프로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의 지인은 이 책에서 등장하는 돈을 빌려주면 그 돈으로 활용해 은행보다 높은 이자는 준다는 일종의 폰지사기에 당해 가족들과 살고 있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그 돈을 전부 사기꾼에게 건네주었다.

매달 가만히 앉아서 높은 이자를 받으니 더 욕심이 났고 그 결과 더 큰돈을 투자하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물른 가장 나쁜 사람은 사기를 친 범죄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이 지적했듯이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피해자가 속은 것이 잘못이라는 시선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도 그랬다.

왜 멍청하게 그런 말도 안 되는 남의 말을 믿을 수 있고, 그런 큰돈을 아무런 의심도 하지않고 계약서나 차용증 등의 종이 한 장 없이 타인에게 건네줄 수 있는지 사실 아직까지도 나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나의 지인은 그렇게 했고 결국 자신의 늙은 부모님에게 찾아가 울며불며 손을 내밀어 그 일을 해결했다고 한다.

이것을 해결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살인은 형법상 가장 죄형이 높은 범죄임에 틀림이 없지만 '사기' 는 어쩌면 살인보다 더 무서운 범죄라는 저자들의 글에 공감이 갔다.

보통 한 사람의 목숨을 뺏는 살인에 비해 사기는 그 피해자가 그 가족들을 비롯한 소속된 공동체 전체를 다 망가트린다.

가해자의 프로파일링보다 피해자의 프로파일링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사회가 그리고 기술이 발전해 나감에 따라 발맞춰 나날이 진화하고 발전하는 사기 범죄에 대한 저자들의 이야기처럼 미리 국가가 관공서 등에서 조금이나마 예방책을 알려줬더라면 나의 지인도 지금도 어디선가 엄연히 피해지인 자신을 탓하고 있을 그 많은 사기 피해자들이 사기에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아쉬움이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까움으로 남았다.

독감이나 감기 예방주사는 꼬박꼬박 접종을 공지하면서 이 병들보다 더 무섭고 해로운 사기는 왜 이렇게 방치만 하고 있는 것인지 관공서나 도서관 등에서 하는 겉만 번지르르한 문화강좌를 할 것이 아니라 이런 교육부터 먼저 하는 것이 정말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또한 사기 행위에 대한 형편없이 낮은 처벌 기준 또한 사기 범죄를 방치하는 행위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기는 끊임없이 상대를 괴롭히는 악질적인 범죄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날이 늘어가는 사기 범죄를 다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그저 사기를 당한 개인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그 사회가 얼마나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무법 사회인지 말해주는 대표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이 책을 통해 지금도 끊임없이 누군가를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빠트릴 수 있는 각종 사기들에 알 수 있었고 그 사기들에 당하지 않을 최소한의 방어책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예시를 읽을 때마다 그런 사기에 당해 소중한 자산을 비롯한 가족과 친구, 스스로까지 잃어버린 피해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사기들 외에도 지금도 사기 수법은 변해가고 있을 것이다.

영국처럼 그나마 최소한의 체계적인 사기 방지 정책이 없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각자가 알아서 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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