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철학자 - 키르케고르 평전
클레어 칼라일 지음, 임규정 옮김 / 사월의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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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인간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고뇌했던 키르케고르.

철학자치고 참 매력적인 사람이다.

 

한 뿌리였던 가톨릭 기둥에서 여러 종파들이 찢어지며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던 혼돈의 시기 가운데 그가 있었다. 철학 종파들도 다양해져 각자의 생각 이념만 주장하고 자신의 이론과 맞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면 비아냥거리며 비평했다. 희대의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작고 하고 그들의 최측근 제자들이 그 대를 이어오며 본래의 순수한 내용들을 바꾸기도 하고 핵심을 변형하기에 이른다.

 

그는 종종 무기명이나 가명으로 작품들을 출간하고 공들여 썼지만 끝내 출판하지 못한 수십 권의 작품들이 있었다. 무기명, 가명으로 출간을 했던걸 어찌 보면 비겁해 보인다 할 수 있으나 그의 작품의 세계는 그 누구보다 강열하고 핵을 찌르는 비평을 해왔다.

우유부단하단 소리를 종종 듣던 그가 내면에는 누구보다 뚜렷한 신앙과 믿음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고 어쩌면 밖으로 보이던 갈팡질팡한 모습들이 자신의 끊임없는 내면의 성찰로 인한 마음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긴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담고 있는 그의 글들을 보면 그가 겪은 혼돈의 마음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작품 속에서 특정 인물(대부분이 레기네였지만)을 생각하며 빗대어 적거나 비평 또는 비웃기도 했던 그는 참 속이 좁고 즉흥적인 감정의 소유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분노, 질투, 연민, 슬픔들이 그의 작품속엔 있었다. 그의 생각과, 그의 마음을 반영한 그 글들은 적어도 그가 가지고 있는 신념과 그가 쓴 글들이 속을 숨기고 겉으로만 현인인척하는 그런 이면적인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것만 같았다. 오히려 인간이기에 느끼는 감정에 솔직하고 그의 그런 인간적인 모습이 매우 와닿는 철학자다.


키르케고르가 진심으로 사랑했던 레기네

그토록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단 한 명의 여인을 그는 왜 그렇게 모질게 파혼을 선언했을까.

그가 세상의 온갖 비난을 다 받아 가며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가며 파혼을 강행한 것은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자 남편이 되기보다 여행을 다니며 유유자적하는 저술가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는 하나 한편으로는 그가 당시 받았던 신학 교리, 하느님과 자기 자신의 영혼에 대한 관계 등에 대해 끊임없이 집착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브라함과 이삭 이야기에 크게 영향받은 그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그 이야기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 원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아브라함과 이삭 이야기는 아브라함이 애지중지 키우던 이삭을 하느님의 계시를 받고 제물로 받치기 위해 산을 올라가 그를 묶고 칼을 집어 들어 죽이기 직전 천사가 나타나 이삭 대신 염소를 제물로 받치며 끝나는 해피엔딩이다.

이삭은 자기 자신을 제물로 기꺼이 바치고자 했던 아버지 아브라함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아브라함은 애지중지 키우던 아들을 제물로 받치기 위해 칼을 꺼내 들었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자식없는 늙은 아브라함에게 이삭이라는 아들을 점지해준 큰 축복을 신으로부터 받았지만 사랑하는 아들을 제물로 받쳐야 하는 상황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그렇게 모든것을 다 꺼내주고 포기 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하느님께 다가 갈수 있는 것일까.

아브라함은 하나님으로부터 그의 예상과는 전혀 반대되는 엄청난 은총을 받았지만, 그에게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가장 혹독한 시련을 감당한 후에야 비로소 ㅡ 이 세상에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다시 한번 회복한 ㅡ 신앙의 기사가 되었다.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레기네와의 약혼을 파기하면서 그는 가장 소중한 것을 스스로 잃음으로써 하느님을 향한 자신의 신념과 저술가로서의 삶, 그의 작품에 더욱 몰두하겠다는 내면의 강한 의지였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비록 독실한 신앙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그가 가졌던 신앙생활에 대한 신념, 조금이라도 하느님과 가까이하려 했던 노력, 끊임없는 성찰과 고뇌를 존중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소크라테스가 가졌던 삶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왜 실존하는지 실존의 이유에 대해 기독교적 성찰을 접목함으로써 당대 실존주의 철학에 과히 한 획을 그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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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 엄마 과학자 윤정인의 생활 밀착 화학 탐구서
윤정인 지음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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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화학 제품들, 나쁘다 안 좋다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는데도 쓰게 되는 건 어쩌면 일상에서 도저히 땔래야 땔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인 것 같다. 도대체 어떤 제품이 얼마나 어떻게 해로울까.

갓난아이가 있을 때엔 정말 인공 제품들을 안 쓰려고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1종 주방 세제, 천연 세탁세제부터 각종 소독제들과 유기농 친환경 제품들.

하지만 뭔가 모를 깨끗하게 안 씻기는 느낌, 잘 안 빨리는 느낌들 때문에 어느덧 원료명이나 함유량들을 보지 않고 쓰게 되었다. 일상을 살아가는데 피할 수 없는 화학 제품들을 마냥 피하기만 하는 것은 답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놓아버린 지 수년, 다시 한번 정신 차리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화학자 눈에서 바라보는 일상생활의 화학물질들.. 얼마나 많을까.

나도 마찬가지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화학제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천연 제품, 유기농 제품들을 찾고 그런 물건들이 불티나게 잘 팔리고 있는 거겠지? 나도 한때 그랬던 것처럼 두세배 비싼 돈을 주며 천연세제 쓴답시고 흐물흐물 개운하게 씻기지 않은 그릇들을 물을 펑펑 틀어가며 씻었던 것처럼 말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화학제품들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닌 유용하게 사용하면 얼마든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쉽고 명확하게 알려준다.

책은 3가지 큰 주제로 나뉜다.

지키는 화학/안전한 화학/쓸모 있는 화학.

지키는 화학에서는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건이나 첨가물 관련 화학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 장부터 정말 매우 흥미로왔다.

작가가 말하는 해열제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신생아를 키워본 엄마라면 해열제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과 교차 복용에 대해서 알고 있겠지만 두 개의 약이 어떻게 다른지, 왜 다른지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을 설명하고 있어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바르는 약은 유통기한이 없는 줄 알았던... 방부제 이야기, 구리 필름과 은나노 정말 아무것도 몰랐었던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이야기 등 너무나도 유익한 내용이 1장에 가득하다.

 

이어지는 2부, 3부에서도 우리가 흔히들 기피하는 화학들( 플라스틱, 슬라임, 불소, 테플론 등등)에 대한 이야기와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화학들( 계면활성제, 화장품, 락스 비누 등.. )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들이 많다.

일상생활 속에서 말하는 독성의 기준이란, 많은 양을 한 번에 먹게 되거나 혹은 하루를 기준으로 자주 섭취하거나, 장시간 특정 물질을 만지거나, 혹은 장시간 공기 중에 그 물질에 노출되거나 등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그러므로 독성이란 단어에 너무 놀라지 않도록 하자

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2부 안전한 화학 p138

불소에 대한 두려움. 누구나 한 번 생각해 봤을 것 같다. 작가는 우리가 이러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데 매스컴의 역할이 크다고 말한다. 오남용하거나 잘못 쓰고 있었던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 화학물 자체가 암을 유발하고 몸에 해로운 독극물인 것처럼 소개를 하니 소량의 노출이면 아무런 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아예 기피한다는 것이다.

작가도 말했듯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가는 성분이다. 실제로 정말 많이 쓰이고 첨가물로도 많이 쓰였지만 뛰어난 효과에도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갔던 물질이래'하며 마치 1급 독성물을 대하듯 사람들은 그 성분 자체만 보더라도 경악한다. 분명 참사는 맞지만 무조건 기피하기보단 작가의 말처럼 왜 그런 일이 생긴 것이고 무엇이 원인이었으며 기존에는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알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불소가 몸에 안 좋다고 어린아이들에게 불소가 들어가 있지 않은 치약을 사용해오다 충치가 많이 생겨 치과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례들을 주변에서 꽤 봐왔다. 불소 코팅이라 불리는 테플론 코팅도 같은 예다. 테플론 코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테플론 코팅이 수명을 다 했을 때에 나올 수 있는 알루미늄 같은 금속 성분이 문제라는 것, 자주 바꿔주거나 적당히 적절한 용량 용법으로 사용하면 문제가 없는 화학제품을 너무 기피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전문가가 들려주는 명확한 일상의 화학 이야기.

어떻게 하면 스마트하게, 똑똑하게 화학을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올바른 제품을 제대로 고를 수 있게 해주는 팁들도 정말 유용하다. 당장 내일이라도 한바탕 집을 환기시키고 오래된 도마/후이라잉 팬을 바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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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조윤제 지음 / 앤페이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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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람 뒤엔 더 위대한 부모가 있었다.

예전에는 나에게 inspire를 주는 사람, 혹은 따르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하면 저 사람처럼 될 수 있을까 하고 그 사람의 발자취나 습관을 들여다보곤 했는데 아이가 생기고부터는 사람 자체도 자체지만 그 사람의 살아온 배경, 그의 부모들은 어떻게 그를 이토록 훌륭하게 키워냈을까를 더 보게 된다.

 

 

성공이라는 것이 하나의 이유가 아닌 많은 것들이 서로 연결되고 어우러져 최종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인 만큼 그것의 기초 근간을 갖게 해주는 것, 기본이 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무엇이 그들을 성공으로 이끌어 주었나.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이 책은 어떻게 아이를 가르칠까라고 말하는 책이기 보다, 어떻게 하면 지혜로운 부모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책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지혜로운 부모가 되는 것.

정말 너무나 힘든 일이다. 아이가 뱃속에 들어서 있을 때부터 부모는 자신이 아닌 아이를 위한 선택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어떤 것을 먹일지, 어떤 것을 입힐지, 어떤 것을 언제 가르쳐야 하는지. 차라리, 아이가 어렸을 때가 키우기가 더 쉬웠던 것 같다. 무엇을 하면 되는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기 때문에.

아이가 어느 정도 말할 수 있게 되고 아이의 성향이 확고해지고 나니, 더 이상 보편적인 육아 방법들이 통하지 않을 때가 많았고 그에 따른 나의 선택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상황에 따른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지혜를 누군가 툭 하고 던져 줬으면 좋겠다.

 


 

인문학 관련 책을 많이 집필한 조윤제 작가님이 쓰신 자녀 교육서.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내가 읽었던 자녀 교육서 중에서도 가장 공감을 많이 하며 읽은 책 중에 하나다. 한 시대의 획을 그은 지혜로운 현인들이 행했던, 그들이 생각하는 자녀교육법을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아낸 부분들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았다. 어렵기만 한 고전 인문학을 이렇게 자녀교육 관점에서 다시 보게 되니 현자들의 했던 말, 작가의 인용구들이 더 잘 이해가 되었던 것 같다.

 

 

 

작가는 부모가 자식에게 반드시 물려줘야 할 6가지 지혜를 바탕으로 책을 전개해 나간다.

필사해서 늘 가지고 다니고 싶을 만큼 정말 주옥같은 핵심 말들이다.

 

 

본립도생(本立道生) - 인성이 바른 아이가 인생에서 성공한다.

자승자강(自勝者强) - 자기 조절 능력을 갖춘 아이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낸다.

학고창신(學古創新) - 옛것을 배우는 아이가 미래를 창조한다.

영정치원(寧靜致遠) - 머리보다 마음이 똑똑한 아이로 키워야 한다.

서이행지(恕而行之) -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가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

선승구전(先勝求戰) -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아이가 경쟁에서 이긴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옛 현인들의 자녀교육법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뛰어난 학자라고 어찌 자식 사랑이 남보다 덜 할 수 있을까. 내가 하고 있는 지금의 고민을 현자들도 똑같이 하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궁핍한 상황 속에서도, 귀양살이 중에서도, 전쟁통에서도 자식들에게 편지를 쓰며 본인들의 지혜를 전달하려 애썼을 것이다.

 

 

사마천 이야기, 삼국사기, 논어부터 다산 정약용, 대학, 소학 이토록 많은 고전 인문학을 책에 고루고루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큰 관점에서 보면 각 기록 서들 이 주장하는 바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으나, 사람의 됨됨이나 훌륭한 인재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대부분이 일맥상통한다는 부분도 알 수 있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자라고, 부모를 보며 그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한다. 이것은 모든 살아있는 생명들의 생존 본능 중의 하나로 어릴 때 부모 옆에서 보고 자란 것들을 기반으로 평생을 살게 된다. 동물들도 제 부모를 보며 먹으면 되는 풀 아닌 풀을 구분하고 사냥법을 익히며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데, 뛰어난 지능과 인격이 있는 인간은 얼마나 부모가 자식한테 미치는 힘이 클까.

 

부모의 모습이 자녀의 삶에 곧장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계속 쌓인다면 자녀가 미래에 보일 삶의 자세나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p36

아이를 바르게 이끌어나가기 위해 부모는 가르치는 것보다 보여줘야 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겸손하는 방법, 욕심을 지나치게 부리지 않는 방법, 시간을 소중하게 다루는 방법 등은 알려줄 수는 있으나 그것이 가슴에 와닿지 않은 아이에게 수십 번 얘기한들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서 부모는 가르치는 대상이 아닌 보여주는 대상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자녀를 바르게 기르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들이 정말 많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겸손하는 법, 욕심이 너무 많아도 안되고 너무 적어도 안된다.

나를 사랑하는 법, 타인을 사랑하는 법, 마음을 나누는 법, 사람을 모을 수 있는 힘.

 

 

책에서는 그저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스킬, 육아를 잘하는 스킬 등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돕는 내면이 강한 아이로 길러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내 아이의 경우에 대해서 많은 생각하게 해준다.

아이들마다 성향이 다름으로 우리 아이가 잘하고 있는 부분과 약한 부분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보였고 어떤 부분들을 어떻게 키워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우리 아이가 모든 면에서 완벽하기 보다 스스로 즐겁고 도덕적으로 인성이 바르게 자랐으면 한다. 그런 마음은 겉으로 치장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의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내면의 인성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기에 오랜시간 아이와 함께 하며 아이의 내면을 잘 키워내는 부모의 지혜가 더욱 필요하지 않나 싶다.

지혜로운 아이로 키우기 위해 먼저 스스로 지혜로운 부모가 되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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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
이민 지음 / 라온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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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디자인 교수가 쓴 육아서라니, 책 제목만 봐도, 저자만 봐도 내용이 궁금하여 시선이 확 끌린다.

부모마다 아이를 양육하는데 나름의 철학과 기준이 있고, 추구하는 가치는 다 다를 거라 늘 생각해왔다.

나 같은 경우에도 아이는 정말 나와 닮은 구석이 많은 어린 시절의 나, 거울 존재 같아서 어릴 적 내가 하지 못했던 것들, 내가 해봐도 잘 안됐던 거, 아쉬웠던 거, 하고 싶었던 것들을 더 시켜주고 싶고 내가 좋았던 것들 재미있어 했던 것들을 더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실내디자인 교수님은 어떤 철학과 가치관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을까.

전문가가 들려주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 그 의미는 정말 특별한 것 같다.

누군가에겐 갑갑하고 답답한 곳이 누군가에겐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곳이 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배움의 터전이 될 수도 있으며, 공간의 분위기에 따라 마음을 움직이기는 곳이 되기도 한다.

책을 통해 <공간>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 정말 중요한 일부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 내가 사랑했던 공간, 그리고 현재, 앞으로의 공간.

1부에서는 우리가 사랑했던 과거 공간, 현재 그리고 미래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행복한 아이의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눈을 감고 나의 어릴 적 행복했던 공간을 떠올려보았다.

시골 장작 태운 냄새를 가득 머금은 집,

새벽에 울리던 귀뚜라미 소리와 맑은 밤 하늘,

한 여름에도 차갑게 느껴졌던 할머니 집 마룻바닥.

생각해 보면 나의 가장 행복했던 공간은 다른 곳이 아닌 할머니 집이었다.

그런 편안한 공간이 우리 아이에게도 있을까.

공간 경험치는 곧 세상의 경험치.

하버드보다 입시 경쟁이 치열한 미네르바 대학은 전 세계를 옮겨 다니며 공부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바로 공간을 바꿈으로써 문화를 배우고 경험치를 쌓고 다른 시각에서 다른 환경에서 생각하고 느끼는 방법을 배운다. 살아있는 교육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일까.


또한 작가는 지속 가능 한 성장을 위한 3가지 항목으로써 '주도성, 표현성, 다양성'을 소개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주도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많은 육아서에서도 자기 주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가정 교육의 현실을 보면 사실상 '엄마 주도적'이 맞다. 방과 후 학원 스케줄을 짜고 학원을 알아보고 교재를 알아보고 체험학습을 예약하고.. 하지만 이런 것들은 사실상 아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한 것 같다.



점점 더 선택할 폭이 작아지는 아이. 해야 할 것들만 잔뜩 있고, 해보고 싶은 것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부모로서 마냥 손을 놓을 수도 없기에, 밤낮을 전전긍긍하는 엄마들.


부모교육은 티칭 아니라 코칭이라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작가의 책 속에서도 같은 맥락의 지혜를 많이 엿볼 수 있었다.


공부는 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

p77 아이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



책 한번 안 펼치고 놀기만 했던 초/중등 시절 걱정과 압박이란 1도 없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나와 언니는 참 다른 사람이었는데, 내가 중3일 때 언니는 고3이 되었고, 엄마는 언니 따라 책이라도 한자 보라고 독서실을 함께 끊어주셨다. 물론 당시 친구들과 매일 오락실 가고 놀러 가고 했던 게 일상의 다반사였지만, 놀던 아이들과 헤어지고 언니 옆자리에서 슬렁슬렁했던 시험공부 덕에 인문계 고등학교를 갈 수 있었고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공부하라는 잔소리 100번 보다 공부하는 가족을 보고, 공부하는 환경과 공간을 만들어준다면, 그것이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뭐가 됐든 서로의 생각과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아이는 여행을 가거나 특별했던 일상보다 별일 아니었지만 한 번이라도 내가 이야기를 꺼낸 상황을 훨씬 더 잘 기억한다. 아이의 사고와 지식을 넓혀주고 싶다면, 엄마도 함께 공부하여 그 분야의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그러면서 아이의 생각을 유도하는 것이 이학원 저 학원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받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거라 믿는다.


>공간의 탐색법, 활용법


2부에서는 작가가 추천하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과, 그 공간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아이와 함께 모네 작품 전시회를 보러 간 적이 있다.

그렇지만 아이도 나도 어떤 점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지 몰라 참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는 그저 그림책 보듯 휙휙 빨리만 가고 싶어 하고, 나는 거기서 무엇이라도 아이에게 설명을 해줘야 할 것 같아 '잠시만, 이것만 보고 가자, 이리 와봐 ㅡ'를 외쳤던 것 같다.


박물관을 가도, 다른 어떤 전시회를 가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아직은 이런 곳에 오기에는 너무 어리구나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저자의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엄마는 아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제대로 집중해서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아이는 그 공간에 이미 젖어들어있을 테고, 그것이 여러 번 반복되다 보면 자신도 그곳에서 특별한 것을 만날 수 있으리라.


도서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곳에서 자기가 좋아할 만한 책도 고르고, 정렬된 책등을 유심히 바라보기도 하려면 무엇보다 거기 머물러있는 시간도 길어야 하고 횟수도 많아야 한다. 작가의 말대로 나만 기다려 주면 되는 것을.. 내가 너무 서툴렀다.




너무 좋은 말들과 조언들이 많이 나오는데 내 블로그 리뷰에 다 담을 수 없는 것이 참 아쉽다.

지혜롭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참 쉽지 많은 않은 게, 나의 시선, 나의 가치관에 사로잡혀 어찌 보면 나의 기준에서만 아이를 생각하고 대하고 바라봤던 것 같다. 책을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다양한 시선에서 아이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어린 시절 내가 살았던 그 공간보다,

지금 내가 꾸린 이 가정, 이 집이 그 어느 곳 보다 나에겐 평온하고 아늑하다.

우리 아이에게도 우리 집이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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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부모의 그 말
아다치 히로미 지음, 최현영 옮김 / 사람in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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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데다 마음이 약하고 여린 아이.

내가 너무 온실 속 화초처럼 키우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씩 걱정될 때가 있다.

여러 범죄가 뉴스에 나올 때마다 이렇게 험난한 세상을 우리 아이는 잘 헤쳐나가며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하곤 한다.

여러 상황에 쉽게 상처받는 아이,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아 쉽게 모든 걸 내려놓을 것만 같은 아이.

이런 초 섬세한 극세사 같은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강하게,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 중에 내게 온 <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부모의 그 말>은 내향적 성향이 아주 강한 우리 아이에게 부모로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게 해준 책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좀 더 활발했으면 좋겠고, 때론 아무 생각 없이 막 놀았으면 좋겠고, 작은 일에 상처 안 받았으면 좋겠는 게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우리 아이는 정 반대다. 아이 성격에 대해 걱정에 걱정을 달 고 살았던 나는, 책을 보며 나의 조급한 마음을 많이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왜 여태 내성적이며 예민한 아이가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을 왜 난 보지 못했을까. 사소한 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좋은 말'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큰 영향을 받는 뜻인걸, 왜 책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을까.

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데 기본이 되는 것은 '아이가 자기 자신의 감정과 친해지도록'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즉 정서지능을 키우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부모의 그 말 p46

긍정적인 감정뿐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 또한 인간의 생존에 있어서 반듯이 필요한, 무엇보다 중요한 감정이라는 부분도 너무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부정적인 감정도, 자연스러운 감정의 일부고 당연히 느껴야 한다는 감정인 것을 이제껏 나는 그런 감정을 마냥 나쁜 것처럼 취급하고 어떻게든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회피하고 덮어두려 했던 것 같다.

책에서는 현재 느끼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감정 라벨링(Affect labeling)이 중요하다 설명한다

아이의 생각 체계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함으로 아이 자신도 지금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그럴 땐 부모가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설명해 주고 그 감정을 직면하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분이 좋다' '기분이 나쁘다' 이런 식이 아닌, '슬프다''실망스럽다'등의 구체적인 표현을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아이의 감정을 섬세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그냥 지나치는 슬픔, 외로움, 상처받은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서 그것이 분노로 표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억누름에서 오는 분노는 일시적인 것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게 될 수 있고 아이의 성향을 바꿔 놓을 수도 있다.

아이 또한 자신이 자꾸 화가 나는데 왜 화가 나는지 모른다면 얼마나 혼란스럽고 불안할까.

한 가지 더 인상 깊었던 감정에 대한 표현 부분은 사람은 누구나 상반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동생이 너무 좋기도 하면서 밉기도 한 감정, 정말 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하기 싫은 감정.

이런 상반된 감정이 존대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현재 감정을 직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지금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인지를 하였다면, 그 감정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전환할 것인지 마인드 셋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책에서는 어떻게 부정적인 감정을 빨리 전환할 수 있는지와 긍정적인 마인드를 아이에게 심어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평소에 본인의 자존감이 높고 긍정적인 엄마라면 책에서 소개하는 긍정의 대화법을 적용하는데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 같으나 나 같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큰 사람에겐 실천이 참 힘든 것 같다.

결국 어이에게 '어떻게'말해줘야 하는지가 중요한데 책의 예시처럼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위해서는 나부터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 아이에게 조언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긍정의 힘을 길러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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