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 엄마 과학자 윤정인의 생활 밀착 화학 탐구서
윤정인 지음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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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화학 제품들, 나쁘다 안 좋다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는데도 쓰게 되는 건 어쩌면 일상에서 도저히 땔래야 땔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인 것 같다. 도대체 어떤 제품이 얼마나 어떻게 해로울까.

갓난아이가 있을 때엔 정말 인공 제품들을 안 쓰려고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1종 주방 세제, 천연 세탁세제부터 각종 소독제들과 유기농 친환경 제품들.

하지만 뭔가 모를 깨끗하게 안 씻기는 느낌, 잘 안 빨리는 느낌들 때문에 어느덧 원료명이나 함유량들을 보지 않고 쓰게 되었다. 일상을 살아가는데 피할 수 없는 화학 제품들을 마냥 피하기만 하는 것은 답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놓아버린 지 수년, 다시 한번 정신 차리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화학자 눈에서 바라보는 일상생활의 화학물질들.. 얼마나 많을까.

나도 마찬가지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화학제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천연 제품, 유기농 제품들을 찾고 그런 물건들이 불티나게 잘 팔리고 있는 거겠지? 나도 한때 그랬던 것처럼 두세배 비싼 돈을 주며 천연세제 쓴답시고 흐물흐물 개운하게 씻기지 않은 그릇들을 물을 펑펑 틀어가며 씻었던 것처럼 말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화학제품들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닌 유용하게 사용하면 얼마든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쉽고 명확하게 알려준다.

책은 3가지 큰 주제로 나뉜다.

지키는 화학/안전한 화학/쓸모 있는 화학.

지키는 화학에서는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건이나 첨가물 관련 화학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 장부터 정말 매우 흥미로왔다.

작가가 말하는 해열제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신생아를 키워본 엄마라면 해열제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과 교차 복용에 대해서 알고 있겠지만 두 개의 약이 어떻게 다른지, 왜 다른지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을 설명하고 있어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바르는 약은 유통기한이 없는 줄 알았던... 방부제 이야기, 구리 필름과 은나노 정말 아무것도 몰랐었던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이야기 등 너무나도 유익한 내용이 1장에 가득하다.

 

이어지는 2부, 3부에서도 우리가 흔히들 기피하는 화학들( 플라스틱, 슬라임, 불소, 테플론 등등)에 대한 이야기와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화학들( 계면활성제, 화장품, 락스 비누 등.. )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들이 많다.

일상생활 속에서 말하는 독성의 기준이란, 많은 양을 한 번에 먹게 되거나 혹은 하루를 기준으로 자주 섭취하거나, 장시간 특정 물질을 만지거나, 혹은 장시간 공기 중에 그 물질에 노출되거나 등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그러므로 독성이란 단어에 너무 놀라지 않도록 하자

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2부 안전한 화학 p138

불소에 대한 두려움. 누구나 한 번 생각해 봤을 것 같다. 작가는 우리가 이러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데 매스컴의 역할이 크다고 말한다. 오남용하거나 잘못 쓰고 있었던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 화학물 자체가 암을 유발하고 몸에 해로운 독극물인 것처럼 소개를 하니 소량의 노출이면 아무런 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아예 기피한다는 것이다.

작가도 말했듯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가는 성분이다. 실제로 정말 많이 쓰이고 첨가물로도 많이 쓰였지만 뛰어난 효과에도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갔던 물질이래'하며 마치 1급 독성물을 대하듯 사람들은 그 성분 자체만 보더라도 경악한다. 분명 참사는 맞지만 무조건 기피하기보단 작가의 말처럼 왜 그런 일이 생긴 것이고 무엇이 원인이었으며 기존에는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알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불소가 몸에 안 좋다고 어린아이들에게 불소가 들어가 있지 않은 치약을 사용해오다 충치가 많이 생겨 치과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례들을 주변에서 꽤 봐왔다. 불소 코팅이라 불리는 테플론 코팅도 같은 예다. 테플론 코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테플론 코팅이 수명을 다 했을 때에 나올 수 있는 알루미늄 같은 금속 성분이 문제라는 것, 자주 바꿔주거나 적당히 적절한 용량 용법으로 사용하면 문제가 없는 화학제품을 너무 기피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전문가가 들려주는 명확한 일상의 화학 이야기.

어떻게 하면 스마트하게, 똑똑하게 화학을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올바른 제품을 제대로 고를 수 있게 해주는 팁들도 정말 유용하다. 당장 내일이라도 한바탕 집을 환기시키고 오래된 도마/후이라잉 팬을 바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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